동영상 18 분

 

PPT 114 페이지

 

PPT 13 페이지

 

DICTATION 34 페이지

 

 

반갑습니다. 오늘은 8월 29일입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들 대부분이 8월 29일이라는 날짜를 잘 기억하지 않는데요. 지금으로부터 112년 전인 1910년 경술년 8월 29일에 우리나라 전체가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서 합병을 당하고 그로부터 약 35년 간 큰 곤욕을 치루었죠. 그 한일 합병을 당했던 날짜가 1910년 8월 29일이죠.

여기가 그 유명한 페블비치 컨트리 클럽입니다. 최근 골프가 대중화가 돼서 여러분들이 즐기시는데요. 일단 골프를 치신다고 하는 분이면 누구나 평생에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 바로 이 페블비치죠.

미국 캘리포니아 몬트레이라는 지역에 있는데요.

페블비치 바로 건너편에 프레지디오 오브 몬트레이라는 군사용 시설이 있습니다. 미국의 국방어학원 외국인 센터죠.

작년, 2021년 7월 21일에 이 외국어 센터에서 Uruwishi Holzhausen이라는 미 공군 중사가 중국어, 그중에서 특히 만다린어에 대해서 강의를 하면서 사진에서 보이는 지도 한 장을 가지고 중국에 대한 설명을 했죠.

이 Holzhausen 중사는 원래 소속이 텍사스에 있는 Goodfellow라고 하는 공군기지 소속이었는데요.

Goodfellow 공군기지의 홈페이지에 강의하는 내용을 실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서 중국 본토에서 난리가 났죠. 1년 전에 일어난 상황인데요. 당시 중국 언론에서 나온 여러 기사들의 제목을 한번 보시죠.

미군이 국치지도를 가지고 지리를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이 국치지도를 보면 대만과 대륙의 색깔이 다르다. 그래서 네티즌들이 다 무너져 내렸다.

지도를 보시죠. 이 부분인데요. 지도 제목이 조금 잘려 있습니다만 풀 네임은 중화국치지도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랫부분에 보시면 대만이 보이는데, 대만이 분홍색으로 색칠이 되어 있어서 대륙이 노란색으로 표시된 것과는 색깔 자체가 다르게 되어있죠.

그다음 기사를 보면 ‘미군이 이런 중국 지도를 쓰고 있다니’.

그다음에 다른 기사를 보시면 ‘중화국치지도, 시공을 초월한다’. ‘미군은 중국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 지를 증명하고 있다.’ 미군을 비꼬고 조롱하는 내용이죠.

그다음에 ‘미군은 정말 중국 지도를 잘못 사용한 것일까요? 아니면 배후에 무슨 음모가 있는 듯하다.’라고 쓰고 있죠.

다른 기사를 보시면 ‘미국 군대가 뜻밖에도 이런 중국 지도를 쓰고 있다. 무지인가 아니면 또 다른 음모가 있는가?’라고 하고 있죠.

그다음에 또 다른 기사에서는 민국 시기, 그러니까 중화민국 시기죠. 그때 그린 ‘중화국치지도, 국치를 잊지 말고 더욱 노력하고 힘쓰자.’라는 타이틀이죠.

그리고 이 기사는 대만에서 나온 것인데요. ‘또 중국을 모독하는가? 미군 수업용 중화국치지도.’ 중국, 대륙을 이야기하는 것이죠. ‘중국, 대륙 매체에서는 대만 독립을 고취하고 있다.’라고 썼죠. 중국 본토와는 대만의 입장이 그 결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마지막 뉴스 렌즈라는 언론에서 게재한 기사를 보면 제목이 좀 길죠. ‘미군이 백 년 전의 중화국치지도로 중국 정세를 분석한 것은 중국을 모독한다는 간단한 문제로 넘어갈 일은 아니다.’라고 헤드라인을 뽑고 그 아래에 보시면, ‘이 지도는 현재 100년이 다 돼 가는데 왜 이런 낡은 지도를 사용하고 있나요? 이 지도는 현재의 지형과 지세를 나타낸 것이 아니라 중국의 전통적인 세력 범위로 봐야 합니다. 세력 범위란 일종의 주관적인 개념이고 마땅히 중국인들이 인지하는 세계관으로 봐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뭔지 몰라도 상당히 꿀리는 대목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말이 길죠. 여기서 포인트가 두 가지 같은데요. 하나가 현재가 아니라 과거의 “전통적인 세력 범위”라는 것과 “중국인 자기들이 인지하고 있는 세계관”이라는 다소 억지스러운 단어를 구사하고 있죠.

이상 몇 가지 중국 언론들의 대응 상황을 봤는데요. 그 대응의 강도가 상식을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미 공군 중사 한 명이 중국어, 만다린어 교육 수업 중에 지도를 한 장 사용했는데 이렇게 벌집 쑤셔놓은 듯이 여러 언론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을 보면 뭔지는 모르지만 한번 짚고 넘어가야 될 이슈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방금 사진에서 보신 지도는 1929년에 중국에서 만든 중화국치지도라는 이름을 가진 지도고 현재 이 지도는 미국의 의회 도서관에서 소장을 하고 있습니다.

윗부분을 보시면 중화국치지도라고 돼 있죠.

그다음에 왼쪽을 보시면, 중화민국 18년 10월이니까 1929년 10월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그리고 아래쪽에 보시면 화북성립제일공창제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화북성이 세운 제일공창이라는 곳에서 이 지도를 만들었다는 것이죠.

그다음에 오른쪽 끝을 보시면 아래로 길게 여러 글자들이 서술돼 있는데요. 이 지도는 중국이 200년 동안 권리를 잃고 나라를 욕보이고 인민들이 피해를 입고 침략을 당해서 쪼개진 땅을 그렸다. 그래서 이름을 “국치지도”라고 한다고 되어 있죠.

그리고 상단을 보면 제목 오른쪽과 왼쪽에 두 편의 글이 실려져 있는데요.

1929년이면 당시에 장개석 선생이 국민당을 이끌면서 중화민국을 세웠던 당시죠.

앞부분에 총리설, 총리가 이렇게 말했다고 되어 있는데 이 총리가 장개석 선생을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보시면, 우리 중국인의 지위가 완전히 추락해서 이 지경까지 이르렀다. 만약에 우리가 국민적인 정신을 진작시키지 못하고, 한마음으로 힘을 합치지 못하고, 조계와 해관과 영사재판권을 다시 빼앗아오지 못하고, 모든 불평등한 조약을 폐지하지 못한다면, 우리 중국은 세상 위의 국가가 되지 못할 것이며, 우리 중국인은 세상 위의 국민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쓰고 있죠.

이 지도 제목이 국치지도인데요. 당시 총리라는 분이 생각했던 국치의 내용이 대개 나오는 것이죠.

조계와 해관과 영사재판권을 빼앗겼고, 또 여러 제국주의 나라로부터 불평등한 조약을 맺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역으로 국민적인 정신을 진작시키고 한마음으로 힘을 합해서 이 위기를 극복하자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른쪽을 보시면 또 총리 어록이 나오는데요. 현재 중국은 이미 국제적으로 평등과 자유를 잃어서 이미 완전한 일개 독립국가가 아니다. 일반인들은 모두 일개의 반식민지라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직 완전한 식민지는 아니다. 일종의 차[次]식민지라고 해야 하는데 중국의 지위가 고려나 안남보다 더 낮기 때문이다. 여기서 고려는 당시 일제 치하의 조선을 이야기하는 것이죠. 조금 의아스러운 게 당시 우리나라는 일본 제국주의 치하에서 완전한 식민지가 됐는데 이런 조선보다도 오히려 지위가 더 낮다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상황을 좀 과장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죠.

또 지도 아래쪽을 보시면 대만이 보이는데요. 분홍색으로 표시돼 있죠. 중국 본토의 노란색과는 다르죠. 중국의 여러 언론들이 경기를 일으키는 것은 바로 이 색깔 때문이죠. 여러 다른 지도들도 많이 있는데 하필이면 굳이 대만의 색깔을 달리한 지도를 가지고 왜 교육 중에 사용을 하느냐는 것이죠.

지도를 좀 더 자세히 보시죠. 대만이 보이고 그 왼편에 팽호열도, 펑후라고 부르는 군도들인데요. 그 아랫부분에 쭉 글이 쓰여져 있습니다. 대만과 팽호열도는 과거에 모두 우리나라 땅이었다. 그런데 광서 21년, 1895년에 일본에 떼어서 넘겨 주었다고 되어있죠.

그리고 이 분홍색으로 표시한 땅은 아래편의 범례를 보시면 상실지, 그러니까 잃어버린 땅을 표시하는 색깔이죠. 예컨대 대만과 팽호열도는 원래 우리 중국의 땅인데 1895년에 일본한테 빼앗긴 상실지라는 것이죠.

그러면 1895년이라는 연도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바로 청일전쟁이 끝나던 해입니다.

그 전년도인 1894년에 청나라와 일본이 전쟁을 하죠. 그다음 연도에 청나라의 패배로 전쟁이 끝나고 청나라는 일본과 시모노세키 조약을 체결하죠.

1895년 4월 17일 시모노세키의 춘범루(슌반로)라는 곳에서 양국의 대표가 조약을 맺는데요.

일본 측은 이토 히로부미, 청나라 측은 이홍장입니다. 두 사람 모두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그리 달가운 인물들은 아닙니다.

당시 조약 체결하는 모습을 그린 장면들입니다.

그리고 체결된 조약서를 보면 이토 히로부미의 서명이 보이죠. 그러니까 원래 대만과 팽호열도는 중국 자기들 땅이었는데 청일전쟁에서 일본한테 패배를 하고 일본과 맺은 시모노세키 조약에서 눈물을 머금고 일본한테 넘겨주었고, 그래서 이 지도상에서는 상실지로 표시를 했고 이런 사실들이 국치, 나라의 치욕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중화국치지도를 만들고 이런 치욕스러운 사건을 잊지 말고 기억을 해서 우리가 이를 극복해 나가자고 하는 취지에서 이 지도를 만들었다는 것이죠.

이상 여기까지 보면 중국과 대만과 일본의 이야기니까 그런 역사가 있었구나 라고 간단하게 넘어갈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야기가 단순히 그리 끝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지도에 오른편 위를 보면, 우리나라 한반도도 분홍색으로 색칠이 되어 있고 이 분홍색이 바로 상실지, 잃어버린 땅으로 표시했다는 것이죠.

한반도 오른편 동해 쪽에 몇 글자가 쓰여 있죠. 보시면, 조선 또는 한이라는 나라는 우리의 속국 되기를 원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1895년 시모노세키 조약에서 그 독립을 허락했다. 그리고 1910년에 일본이 멸망시켰다고 되어 있습니다. 정말 황당스럽기 그지없는 서술인데요. 이러한 인식이 중국 지도층이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 공유하고 있는 공통된 인식이라는 것이죠.

이 표현을 다르게 보면, 1895년까지는 조선 또는 한민족들은 스스로 중국의 속국되기를 원했는데 1895년 청일전쟁에서 패배를 하고 시모노세키 조약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조선의 독립을 허락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뒤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만 중국의 지도층은 물론이고 이런 지도를 통해서 중국인들한테 아주 어린 시절, 초등학교 때부터 조선이란 나라는, 또는 한민족이라는 종족은 역사 이래 1895년까지 중국의 식민지였다고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주입식 교육을 시키는 것이죠.

그 결과 현재의 대부분 중국인들은 한민족과 한반도는 역사 이래 1895년까지 중국의 식민지, 속국이었고 최근 들어서 독립을 했지만 한반도라는 곳은 중국이 너무나도 당연히, 반드시 되찾아야 할 땅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죠.

제가 이런 식으로 말씀을 드리면 무슨 지도 한 장을 가지고 이런 식으로 과대 포장을 하느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인터넷 여기저기를 찾아보니까 이런 지도가 1929년에 만들어진 이 지도 하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1915년에 만들어진 지도부터 시작을 해서 불과 얼마 전인 1980년도까지 같은 내용으로 제작이 되고 있으면서 또 이를 교과서에 포함을 시키고 있다는 것이죠.

그 지도가 무려 제가 2~3일 동안 인터넷에서 찾아낸 것이 19편인데요. 아마 이것 말고도 상당히 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바로 제가 다음 에피소드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만 한민족과 한반도가 중국의 속국 또는 식민지였다는 차원을 넘어서 한반도는 중국의 일부, 그러니까 식민지가 아니라 바로 중국 땅이었다고 표시한 지도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한반도가 중국의 식민지 또는 속국이었다는 인식과 한반도 자체가 바로 중국의 땅이었다는 인식은 근본적으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예컨대 영국이 대영제국의 권위를 자랑할 때 인도를 식민지로 삼았죠. 나중에 독립이 됐습니다. 그렇지만 만일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 자체가 우리 땅이라고 생각했을 때 과연 인도의 독립이 가능했을까요? 근본적으로 그 깊이를 달리하는 인식 차입니다.

이상 여기까지 중화국치지도에 대한 인트로를 마치고 다음 에피소드부터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