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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컨센서스 25차 콜로키엄]

  • 주제: 위협으로서의 중국, 기회로서의 중국
  • 발제자: 정영록 교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 일시: 2007년 6월 19일 오후 5시
  • 참석자: 김병국, 손동현, 윤순봉, 이정우
  • 자료정리: 송문희(EAI)

콜로키엄 정리자료_text 14p


[요약] 위협으로서의 중국, 기회로서의 중국

[발제] 위협으로서의 중국, 기회로서의 중국 (정영록 교수)

[토론]


[요약] 위협으로서의 중국, 기회로서의 중국

1.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관심 증대

연 11%가 넘는 경제적 과속성장 속에서 중국증시는 현재 활황국면에 놓여 있다. 연 11%에 달하는 경제성장이라는 것은 환율평가 절상요인까지 합친다면 5년 만에 중국경제가 거의 두 배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중국경제 성장의 경착륙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정치, 외교적인 부문에서도 중국은 6자 회담을 주도하는 등 이미 동북아 정세결정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對)테러 방지를 포함하여 미국과 중국간 대화와 접촉의 빈도가 동북아뿐 아니라 세계정세 전반에 걸쳐 확대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향후 전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이슈에 대해 대연합(grand coalition)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한국은 딴 나라와의 연계 없이도 중국을 독자적으로 활용할 시간과 능력이 있는가? 여전히 한국의 선택은 남았는가? 과연 한국에 있어 중국은 기회인가? 위협인가?

2. 위협으로서의 중국

오늘날 중국의 부상이 장차 한국과 세계에 위기를 불러 올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이것은 두 가지 경우의 수를 상정한다. 하나는 중국의 자체 붕괴가 세계경제에 미칠 혼란이며 다른 하나는 중국이 패권국가로 재부상(再浮上)하면서 급격히 세계질서를 주도하는데 따르게 될 위험(risk)이다. 광둥파, 베이징파, 상하이파, 태자당 등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의 힘겨루기 양상은 중국의 분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일본은 3국 분할론(위, 촉, 오)과 6국 분할론 (위, 촉, 오, 몽고, 티베트, 위글)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중국내 민주주의의 미발달과 소득격차에 주목하면서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에 대한 위협 및 이에 따른 민주혁명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또한 중국발(發)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과 은행 부실문제, 수자원을 포함한 에너지자원 관리의 실패 등으로 인한 중국시스템의 붕괴 시나리오는 향후 중국경제의 몰락이 세계경제에 몰고 올 엄청난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국민들은 최근 CCTV가 series로 방영한 “대국굴기(大國屈起)”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대국굴기(大國屈起)”는 폴 케네디(Paul Kennedy)의 ‘강대국의 흥망’에서 아이디어를 원용한 것으로서 과거 포르투갈, 에스파냐,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프러시아, 러시아, 일본, 미국 9개국 흥망(興亡)의 역사적 과정을 탐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중국정부가 대국굴기 시리즈를 반복적으로 방영하는 것은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에서 얻은 자신감 회복의 표현인 동시에 국제무대에서 새로운 강국으로서의 위상과 아이디어를 전파하려는 속셈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은 공개적으로는 아직까지도 평화주의를 선언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민족주의와 중화주의를 강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드러내놓고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를 꺼려했던 “칭기즈칸의 몽고”나 “청나라”에 대한 재해석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것은 5천년 중국역사를 재정립하고 연결시키는데 필요한 고리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소수민족정책에 있어서도 과거의 부정적인 태도에서 “포용”으로 전환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들은 중국이 나름의 time table을 가지고 강국 혹은 패권국가로 나가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암시해주고 있다.

공산당 일당 지배하의 중국이 향후 강국으로 부상하는 경우 위협의 양상은 다음과 같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정치-외교적인 측면에서의 안보적인 위협이다. “동북공정”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역사의 중화주의적인 재해석과 이어도 문제 등의 영토분쟁, 그리고 미국 인공위성 요격 실험 성공 등이 그 예라 할 것이다. 둘째, 경제적인 측면에서 자원 과소비 및 독점국으로서의 위협이다. 경제성장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막대한 자원과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은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사용해 세계도처에서 에너지와 자원을 사들이고 있다. 그 결과 자원가격의 폭등으로 주로 자원 빈국인 저개발국이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며 중국이 국가자원 동원력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세계 수출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 따른 환경파괴가 전 지구적인 재앙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져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3. 기회로서의 중국

중국의 부상(浮上)이 내재하고 있는 여러 위협요인들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많은 기회요인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우선 중국이 과거 25년간 연 10% 전후의 고속성장을 지속하면서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것은 인류 역사상 미증유의 경험이자 기록이다. 오늘날 중국은 세계화에 따른 최대의 수혜국이 되었다. 앞으로도 2008년 북경올림픽과 2010년 엑스포 개최에 따른 개발수요 폭발이 예상된다.

중국은 국가 사이즈(size) 면에서 우선 거대하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1억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나라는 10여 개국에 불과하다. 중국은 그 중에서도 13억 이상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연간 경제규모 1조 달러 이상인 국가는 G7외에는 중국이 유일하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007년 상반기 기준 1조 2000억 달러로 세계1위를 차지하고 있다. 6자 회담에서 중국은 노련한 외교술을 보여주었다. 향후 남북한 관계 개선의 과정에 있어서도 중국이 북한에 대해 일정부분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통일모색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지 않을까?

4. 중국을 관리할 수 있을까?

“역사성”과 “국가의 수명론”에 근거해 볼 때 중국의 미래모습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그려진다. 중국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 큰 비중을 갖고 세계경제를 지배했던 경험이 있다. 오늘날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아편전쟁 패배 이후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중국경제의 사이클을 되돌리면서 중국이 다시 예전의 영광을 되찾는데 일조하고 있다. 중국 주류사회의 세계관은 최고주의-엘리트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엘리트층은 과교흥국(科敎興國)에 기반한 과학적 발전관을 가지고 있으며 조화로운 사회건설을 공공연하게 천명하고 있다. 중국의 특이점은 최고급 계층과 1달러 경제계층이 큰 무리 없이 동시에 공존(共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마디로 중국은 “개념”이고 존재하지 않는 실체이다. 중국은 어떤 고정적인 형태로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지 전혀 알 수가 없는 존재이다. 이러한 중국의 실체를 좀 더 파악하기 위해서는 평균적이고 사회주의적인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하고 중국 주류사회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5. 한국의 대책은 무엇인가?

한국기업은 다국적기업(MNC)이나 중국 내 초(超)우량 국유기업과의 경쟁이 가능한가? 기술공개 여력은 충분한가? 세계적인 기업경영 마인드(mind)를 갖추고 있는가? 비용(cost)면에서 도저히 경쟁할 수가 없는 현지 중소기업체를 이길 수 있는가? 성공적인 현지화가 가능한가? 외교적인 partnership구축도 중요한 문제이다. balance 유지를 통한 균형 외교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다. 그러나 중국을 포함한 다자(多者)체계에 포함되거나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국가(예를 들면 미국)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인다.

중국의 부상이 앞으로 위협이 될 것인가, 기회가 될 것인가를 따로 나누어 검토할 필요가 없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전략이 필요한 때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중국은 유능한 중국 공산당의 지도하에 잘 짜인 스케줄대로 발전을 계속해 나갈 확률이 크다. 이러한 중국이 한국에게 기회를 제공하기보다는 점점 더 극복할 수 없는 거대한 대상으로만 변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키워드>

위협으로서의 중국, 기회로서의 중국, 대국굴기(大國屈起), 패권국가로의 부상, 중국자체붕괴론, 역사성, 국가의 수명론, 중국은 개념이다, 계급사회, 중국 공산당의 힘


[발제] 위협으로서의 중국, 기회로서의 중국 (정영록 교수)

1. 최근의 쟁점: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관심 증대

연 11%가 넘는 경제적 과속성장 속에서 중국증시는 현재 활황국면에 놓여 있다. 연 11%에 달하는 경제성장이라는 것은 환율평가 절상요인까지 합친다면 5년 만에 중국경제가 거의 두 배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중국경제 성장의 경착륙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우리나라 업계 및 금융계는 자칫하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식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향후 이익실현 기회가 대국에게만, 세계의 일류 기업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에 대해 걱정스런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편 한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관심은 중국의 아킬레스건 중의 하나인 삼농(농민, 농업, 농촌)문제 해결을 위해 과거 한국의 새마을운동에 관심을 보이는 정도에 불과할 뿐 그 상대적 중요성은 미약한 편이다.

정치, 외교적인 부문에서도 중국은 6자 회담을 주도하는 등 이미 동북아 정세결정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테러 방지를 포함하여 미국과 중국간 대화와 접촉의 빈도가 동북아뿐 아니라 세계정세 전반에 걸쳐 확대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향후 전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이슈에 대해 대연합(grand coalition)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한국은 딴 나라와의 연계 없이도 중국을 독자적으로 활용할 시간과 능력이 있는가? 여전히 한국의 선택은 남았는가? 과연 한국에 있어 중국은 기회인가? 위협인가? 과거 수교 초기 10년 정도는 기회였는데, 이제는 위협으로 가고 있지 않은가? 특히 2001년 중국의 WTO가입 후 5년이 지나간 지금 업계에서는 공중론(恐中論)이 대두되기 시작하고 있다. 질 높고 값싼 저임금을 내세운 중국과 첨단 기술력을 자랑하는 일본 사이에 한국이 끼여 있다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샌드위치론”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2. 위협으로서의 중국

오늘날 중국의 부상이 장차 한국과 세계에 위기를 불러 올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이것은 두 가지 경우의 수를 상정한다. 하나는 중국의 자체 붕괴가 세계경제에 미칠 혼란이며 다른 하나는 중국이 패권국가로 재부상(再浮上)하면서 급격히 세계질서를 주도하는데 따르게 될 위험(risk)이다.

1) 중국의 자체 붕괴론

① 해외의 인식

광둥파, 베이징파, 상하이파, 태자당 등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의 힘겨루기 양상은 중국의 분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일본은 3국 분할론(위, 촉, 오)과 6국 분할론 (위, 촉, 오, 몽고, 티베트, 위글)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중국 내 민주주의의 미발달과 소득격차에 주목하면서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에 대한 위협 및 이에 따른 민주혁명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재 중국의 경우 1인당 GDP가 2천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대체적으로 1인당 GDP가 3천 달러를 넘어서는 구간부터 민주화의식이 한층 고양되는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중국도 이러한 과정을 거치게 되지 않을까? 또한 중국발(發)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과 은행 부실문제, 수자원을 포함한 에너지자원 관리의 실패 등으로 인한 중국시스템의 붕괴 시나리오는 향후 중국경제의 몰락이 세계경제에 몰고 올 엄청난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② 한국의 준비

한국의 경우 일찍부터 중국에 앞다투어 진출했던 상당수 중소기업체들은 오히려 철수 중인데 비해 아직도 일부 대기업체는 맹신적인 진출을 추진 중에 있다. 현실적인 냉철한 전략 없이 중국에 너무 치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정치-외교적인 측면에서도 과연 한국이 실리(實利)를 찾으면서 균형외교를 적절히 구사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주변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외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만의 독특한 우위가 관건이 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bargaining chip이 필요할 것이다. 결국 다자(多子) 틀 속의 일원 또는 절대강자의 한쪽에 붙어야 할 것이 아닌가?

2) 패권국가로의 재(再)부상에 대한 위협

① 중국 국내의 움직임

중국 국민들은 최근 CCTV가 series로 방영한 “대국굴기(大國屈起)”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대국굴기(大國屈起)”는 폴 케네디(Paul Kennedy)의 ‘강대국의 흥망’에서 아이디어를 원용한 것으로서 과거 포르투갈, 에스파냐,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프러시아, 러시아, 일본, 미국 9개국 흥망(興亡)의 역사적 과정을 탐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중국정부가 대국굴기 시리즈를 반복적으로 방영하는 것은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에서 얻은 자신감 회복의 표현인 동시에 국제무대에서 새로운 강국으로서의 위상과 아이디어를 전파하려는 속셈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은 공개적으로는 아직까지도 평화주의를 선언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민족주의와 중화주의를 강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일전쟁을 역사적 배경으로 하면서 강력한 민족주의 정서가 깔려있는 “Rush 1937 (刀峰 1937)”과 이연걸 주연의 곽원갑(霍元甲) 등의 제작 및 방영은 중국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원조한 것이다. 또한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드러내놓고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를 꺼려했던 “칭기즈칸의 몽고”나 “청나라”에 대한 재해석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것은 5천년 중국역사를 재정립하고 연결시키는데 필요한 고리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소수민족정책에 있어서도 과거의 부정적인 태도에서 “포용”으로 전환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들은 중국이 나름의 time table을 가지고 강국 혹은 패권국가로 나가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암시해주고 있다.

② 위협의 차원

공산당 일당 지배하의 중국이 향후 강국으로 부상하는 경우 위협의 양상은 다음과 같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정치-외교적인 측면에서의 안보적인 위협이다. “동북공정”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역사의 중화주의적인 재해석과 이어도 문제 등의 영토분쟁, 그리고 미국 인공위성 요격 실험 성공 등이 그 예라 할 것이다. 둘째, 경제적인 측면에서 자원 과소비 및 독점국으로서의 위협이다. 경제성장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막대한 자원과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은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사용해 세계도처에서 에너지와 자원을 사들이고 있다. 그 결과 자원가격의 폭등으로 주로 자원 빈국인 저개발국이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며 중국이 국가자원 동원력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세계 수출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 따른 환경파괴가 전 지구적인 재앙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져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3. 기회로서의 중국

1) 중국의 고속성장

중국의 부상(浮上)이 내재하고 있는 여러 위협요인들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많은 기회요인 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우선 중국이 과거 25년간 연 10% 전후의 고속성장을 지속하면서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것은 인류 역사상 미증유의 경험이자 기록이다. 1980년대 일부 생산의 과잉문제와 냉전구조의 와해에 따른 산업의 구조 조정 필요성이 대두되는 환경 하에서 중국은 사양산업으로 남겨지게 된 과잉설비들을 미국으로부터 매우 싼값으로 들여와 성장에 활용하였다. 오늘날 중국은 세계화에 따른 최대의 수혜국이 되었다. 앞으로도 2008년 북경올림픽과 2010년 엑스포 개최에 따른 개발수요 폭발이 예상된다.

2) 거대시장의 기회

① 초(超) 인구보유국가

중국은 국가 사이즈(size) 면에서 우선 거대하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1억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나라는 10여 개국에 불과하다. 중국은 그 중에서도 13억 이상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② 유효수요의 존재

연간 경제규모 1조 달러 이상인 국가는 G7외에는 중국이 유일하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007년 상반기 기준 1조 2000억 달러로 세계1위를 차지하고 있다. 13억 인구 중 5천만 명의 1인당 소득규모가 이미 약 3만 달러에 육박해 있고 2억 명의 소득규모가 만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현재 인구 1억 이상에 경제규모 1조 달러 이상인 나라는 미국, 일본, 중국 이 세 나라뿐이다. 중국 국민은 증대된 경제력을 배경으로 개인저축 및 과시적인 소비를 늘리고 있다.

3) 한반도 통일문제

6자 회담에서 중국은 노련한 외교술을 보여주었다. 향후 남북한 관계 개선의 과정에 있어서도 중국이 북한에 대해 일정부분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통일모색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지 않을까?

4. 종합평가 및 우리의 대책: 중국을 관리할 수 있을까?

1) 중국의 미래는?

중국의 미래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역사성”과 “국가의 수명론”에 근거해 볼 때 중국의 미래모습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그려진다. 중국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 큰 비중을 갖고 세계경제를 지배했던 경험이 있다. 청나라 때인 1800년에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하는 것이었다. 오늘날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아편전쟁 패배 이후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중국경제의 사이클을 되돌리면서 중국이 다시 예전의 영광을 되찾는데 일조하고 있다.

중국 25사 2천년 역사를 보면 한 국가의 평균수명이 80년이었고 최장 2백 년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경로의존성의 측면에서 볼 때 초기 국가가 어떤 국가 시스템을 갖추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현재의 중국은 소년기를 통과한 것으로 판단된다. 초기 지도자의 태도 역시 중요하다. 현재 중국 공산당은 부패 등의 문제를 안고 있지만 시간이 가면 이러한 문제도 점차 해결될 것이다.

2) 중국 주류사회는?

중국 주류사회의 세계관은 최고주의-엘리트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엘리트층은 과교흥국(科敎興國)에 기반한 과학적 발전관을 가지고 있으며 조화로운 사회건설을 공공연하게 천명하고 있다. 중국의 특이점은 최고급 계층과 1달러 경제계층이 큰 무리 없이 동시에 공존(共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3) 중국에 대한 시각의 정립

중국은 “개념”이고 존재하지 않는 실체이다. 중국은 어떤 고정적인 형태로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지 전혀 알 수가 없는 존재이다. 이러한 중국의 실체를 좀 더 파악하기 위해서는 평균적이고 사회주의적인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하고 중국 주류사회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4) 우리는 중국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현재 중국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을 정립할 필요성이 매우 큰 시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실적이고 적실성 있는 대(對)중국 전략은 부재(不在)한 가운데 중국 전문인력들만의 유희에 그치고 있는 측면이 많다. 세계화와 선진화 그리고 여가문화의 고급화에 따라 중국 내 소득 3만 달러 이상 계층은 유럽여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등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휴인 메이데이(노동절)때 유럽의 호텔비가 중국 관광객으로 인해 폭등했던 바 있다. 이들 계층은 이미 우리나라로부터의 소비에서 이탈한 상태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우리의 목표 소비대상은 현재 약 2억 명 정도로 추정되는 중국 내 연간 소득 1만 달러 이상의 계층이다. 한국기업은 다국적기업(MNC)이나 중국 내 초(超)우량 국유기업과의 경쟁이 가능한가? 기술공개 여력은 충분한가? 세계적인 기업경영 마인드(mind)를 갖추고 있는가? 비용(cost)면에서 도저히 경쟁할 수가 없는 현지 중소기업체를 이길 수 있는가? 성공적인 현지화가 가능한가?

외교적인 partnership구축도 중요한 문제이다. 현재 한국 외교부는 친중파와 친미파로 나누어져 암암리에 헤게모니 싸움을 전개 중이다. Balance 유지를 통한 균형 외교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다. 그러나 중국을 포함한 다자(多者)체계에 포함되거나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국가(예를 들면 미국)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인다. 한미 FTA로 그나마 만회한 부분은 있지만 대중국책략이 부재한 가운데 대미외교에 소홀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미래세대는 어떠한가? 현재 중국에 유학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 수는 5만 4천 명에 달한다. 그러나 중국부와 국제부로 나누고 국제부의 외국인 학생에게는 중국부의 3/5만 가르치는 초 중고 편제 하에서 교육받은 한국 유학생은 중국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 경쟁력이 없어 대부분 탈락하게 되고 정상적인 졸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중국의 부상이 앞으로 위협이 될 것인가, 기회가 될 것인가를 따로 나누어 검토할 필요가 없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전략이 필요한 때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중국은 유능한 중국 공산당의 지도하에 잘 짜인 스케줄대로 발전을 계속해 나갈 확률이 크다. 이러한 중국이 한국에게 기회를 제공하기보다는 점점 더 극복할 수 없는 거대한 대상으로만 변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토론]

토론주제

  • 중국의 미래 청사진은 어떤 모습일까?
  • 중국 공산당의 힘은 무엇인가?
  • 한국에게 있어 중국은 위협인가, 기회인가?

1. 중국의 미래 청사진은 어떤 모습일까?

손동현: 중국의 경우 전근대적인 상태에서 갑작스런 근대화의 길로 접어들었고 이와 동시에 세계화와 정보화라는 파고를 헤쳐나가고 있다. 중국 엘리트 계층들은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중국의 변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중국의 미래에 대해 어떤 모습의 지도를 그리고 있는가?

정영록: 강연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중국은 실체가 없는 “개념”이다. 중국 엘리트 계층들도 나름의 철학은 있지만 미래에 대해 정해진 청사진은 가지고 있지 않다. 중국의 경우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소위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에 입각한 현실인식이 철저하다. 그러나 워싱턴 컨센서스로 대변되는 미국식 신자유주의 가치관은 절대로 중국에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consensus)는 형성되어 있다.

2. 중국 공산당의 힘은 무엇인가?

손동현: 도덕적인 청렴성과 높은 경제력을 갖춘 상류층과 그렇지 못한 하류층이 별다른 무리 없이 공존하고 있는 중국의 현실은 서구식 민주주의와는 맞지 않는 측면이 많은 것 같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중국국민이 오랜 역사적 전통하에서 이러한 위계질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인가? 대다수 중국국민은 자유의식이 부재한가? 중국국민의 깨어남은 앞으로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사건에 불과한 것인가? 소수의 상류층과 대다수를 차지하는 하류층간의 심각한 격차(gap)를 흡수해 내면서 체제안정을 유지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장치는 과연 무엇인가? 모택동 혁명 이후 왕조시대 지배계급의 부패와 무능은 많이 척결된 부분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 중국공산당 정부의 도덕적 청렴성은 어느 정도 갖추어졌는가?

정영록: 중국은 철저한 계급사회로 다시 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표면적으로 계급사회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산당원인 엘리트를 정점으로 아주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위계구조를 구축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중국은 관료승진에 있어 70점이 안 되는 사람이 승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것은 중국의 인재육성 시스템이 아주 체계적이고 명확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중국 인민 20명 중 1명이 공산당원인데 이 1명은 그 그룹 내에서는 최고 엘리트이다. 이것은 중국의 인구 13억 중 7천 만을 엘리트 공산당원이 차지하면서 나머지 인민들을 조종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공산당 조직부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cross-over 체제 구축에 성공함으로써 엘리트 공산당원이 전문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겸비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의 경우 중앙과 지방정부는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중앙정부의 관료로 입성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성장이나 부성장을 거치면서 실무경험을 축적해야 한다. 중국 지도부의 인사나 승진은 정해진 위계구조 하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예측이 아주 쉽다. 기업이나 연구소 역시 계급적 서열 하에 있다. 이런 점에서 중국은 향후 하나의 거대한 “괴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비용(cost) 효율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부정(不正)이나 정실(情實)이 개입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한 리스크(risk) 관리 차원에서는 이런 구조가 효율성이 크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중국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피라미드식 계급사회로 정의한다면 미국 역시도 계급사회가 아닌가? 차이가 있다면 민주주의의 또 다른 분출 통로로 “entertainment”를 열어둔 것뿐이다.

중국 대다수 국민들은 등 따습고 배 부른 “온포(溫飽)”를 제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한 마디로 민초들의 관심은 먹고 사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 문제만 중국공산당 정부가 잘 해결해 준다면 계급구조의 존재나 계층간 격차 여부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서구의 민주나 평등의 관념과는 다른 것이다. 공산당 관료의 부패 문제가 부각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볼 때 아직까지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비교적 도덕적인 편에 속한다. 중국정부는 지금도 1년에 차관급 이상 관료를 여러 명 총살시키고 있다. 중국에서 백 만원 이상을 수뢰한 공무원은 사형(死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손동현: 중국에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가?

정영록: 얼마 전에 중국 공산당은 국가에 대한 충성을 중요시하는 유교를 체제 안정을 유지하는 도구로 삼고자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유교사상을 강조하는 것은 중국 혁명의 정신적인 아버지라 할 수 있는 모택동의 “비림비공” 주창과도 모순되는 등 그 한계가 드러나게 되었다. 그러자 이제는 몸에 맞지 않는 “유교”라는 옷을 벗겨내는 대신 “인본주의(人本主義)”를 새롭게 주창하면서 국민적 결속을 다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변화하는 시대상황에 탄력적인 모습으로 효율적으로 대응하면서 체제의 안정과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중국 공산당의 저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념(理念)보다는 실리(實利)를 우선시하는 현실적인 중국인들에게 이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국은 더 이상 아시아에 속하지 않는다. 자본주의식의 경제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중국의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는 점점 더 희석되고 있다. 그러나 토지공유제나 주요기간산업의 국가독점은 계속될 것이고 전면적인 금융개방의 가능성도 희박하다.

3. 한국에게 있어 중국은 위협인가, 기회인가?

정영록: 중국의 국가자원 동원능력은 무서울 정도이다. 중국은 인재육성의 토대가 되는 교육정책에 있어서도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에 집중적인 교육을 함으로써 교육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만들고 있다. 한 마디로 교육에 있어서도 “선택과 집중”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정부가 서방 각 국으로 내보내는 유학생수가 2007년 현재 약 백 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중에서 삼십만 명 가량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 자국의 기술수준 향상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교육경쟁력을 비교해 볼 때 향후 5년 안에 중국의 대학들은 한국의 대학들을 앞지르게 될 것이다.

윤순봉: 한-중 FTA에 대한 전망은 어떠한가?

정영록: 한국과 중국만의 FTA는 바람직하지 않다. 굳이 해야만 한다면 한-중-일 3국 FTA체제로 가는 것이 나을 것이다. FTA가 체결되면 중국내 다국적기업(MNC)과 초우량 국유기업과 경쟁해야 하는데 오히려 한국이 시장(market)을 내주게 될 위험성이 더 크다. 현재 미국상표를 붙인 중국산 복사기가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 현대자동차는 중국산 토요타나 렉서스 등과 경쟁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제조업 부분의 labor charge가 한국의 1/8 내지 1/15 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의 임금구조로는 이처럼 유리한 중국의 비용구조(cost structure)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다.

2001년에 중국이 FTA에 가입함에 따라 이전에 계약만 해 두고 정황을 지켜보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중국으로 들어가 2006년까지 3천 5백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중국으로 유입되었다. 자체브랜드는 45%에 불과하고 자국의 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해외 브랜드 상품을 만들어내는 중국은 이미 제조업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아직 사용하지 않은 labor pool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당기간 cost 측면에서 계속적으로 유리한 지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1조 2천억 달러에 달한다. 만약 중국이 채권(bond)을 일시에 매각한다면 미국은 엄청난 경제적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향후 미국이 중국에 대해 비협조적인 봉쇄정책 (containment)을 감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