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 전략’에 대해 간략히 정리했다. 최종본은 <대기업병> 저술에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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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rologue. 고객지향적인 기업

1. 역지사지를 체질화한다

2. 고객의 소리를 경청한다

3.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4. 고객지향적인 경영을 한다


Prologue. 고객지향적인 기업

《포천》紙가 선정한 미국 서비스업 500대 기업 중에서 최우수 소매업체로 선정된 홈데포(Home Depot)社는 합판․페인트 공구 같이 집안수리나 장식에 쓰이는 모든 것을 판매하는 대형 소매점 체인으로 21개 주에 224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불필요한 치장을 생략하되 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3만5천 가지 물건을 구비하여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회장인 버나드 마커스(Bernard Marcus)와 사장인 아서 블랭크(Arthur Blank)는 14년 전 애틀랜타에서 처음 점포를 연 이후 줄곧 저가와 양질의 서비스를 훌륭히 조화시킴으로써 성공을 거듭해왔다. 월마트(Wal-Mart)社의 회장 데이비드 글래스(David Glass)도 ‘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소매점’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1]

홈데포의 서비스철학은 ‘모든 고객을 부모형제처럼 모신다.’라는 것이다. 시장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1990년대는 훌륭한 서비스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특히 확보한 고객을 어떻게 유지하느냐 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홈데포의 경우 고객이 한번 방문하면 1인당 평균 38달러밖에 쓰지 않지만 1년에 30번 방문한다면 생애 통틀어 2만5천 달러나 된다는 식으로 계산하고 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홈데포는 최근 10년간의 EPS(주당이익) 성장률이 연평균 42.5%였으며 1993년에는 매출액이 71억 달러였다. 순이익은 3억6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45.6%나 증가했다.

홈데포의 탁월한 서비스의 핵심적인 비결은 다음 세 가지이다.

1) 고객에게 직접 이익이 되는 것에만 투자한다.

이 회사의 매장은 바닥이 시멘트로 되어 있어 분위기는 창고나 격납고 같지만 가격이 20~30% 싸고 품질은 최고를 보장한다.

2) 종업원이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도록 한다.

판매원은 직접 집안수리에 필요한 기술을 고객에게 가르쳐주기도 하며, 고정급을 받고 있어 구매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3) 종업원을 동업자로 대우한다.

홈데포의 모든 판매원은 ‘저는 홈데포의 주주인 00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쓰여 있는 오렌지색 앞치마를 입고 있다. 각 매장의 지배인의 경우 최소 1백만 달러의 주식을 갖고 있는데 플로리다 주 잭슨빌의 매장을 맡고 있는 어느 지배인은 “부친이 앨라배마 주에서 땅콩농장을 하셨는데 늘 가난에 쪼들렸답니다. 거기 출신 중 저처럼 억대부자인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라고 자부심을 나타낸다.

‘저가-대량의 물건을 양질의 서비스와 결합시킨 대형할인소매점’이라는 것이 홈데포가 지향하는 ‘업의 본질’이다. 아이디어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철저히 ‘고객지향적’이라는 점이다. 홈데포는 가장들이 단순히 전구 갈아 끼우는 것 이상의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목표를 두었다. 따라서 고객에게 배관, 건축, 타일부착 등에 관한 무료상담을 실시하여 시장을 확대해나갔는데, 수도꼭지 하나 교환할 줄 모르던 가장들을 집안의 급배수시스템까지도 고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

1993년 가을 앤드류 태풍이 지나간 다음, 남부 플로리다의 홈데포 매장들은 손해를 보면서 합판을 팔았는데, 그 이유는 자재 공급자들이 약삭빠르게 40%까지 가격을 인상하였지만 홈데포는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감동하였고 “5천만 달러짜리 광고보다 더 값진 이미지를 심어주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포천》紙는 컨설턴트, 소비자단체, 기업경영자 등 75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12개 업종의 최고 고객만족 회사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2]

항공운수: 미드웨스트․익스프레스(국내선), 싱가포르 항공(국제선)

미드웨스트 익스프레스(Midwest Express)社는 뉴욕, LA 등 미국 내 15개 도시를 운항하며, 여행전문지인 《Nationwide Network》紙에서 실시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MGM Grand Air는 전세운항회사이다. 미드웨스트 익스프레스는 훌륭한 기내식과 폭 23인치의 넓은 좌석, 예약을 무리하게 많이 받지 않는 회사방침으로 유명하다.

싱가포르 항공은 《Cond’e Nast Traveler》紙가 발표한 전 세계 항공사의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승무원이 항상 복도를 지나다니므로 승객이 굳이 호출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되며, 고급기내식과 정시운항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자동차: 토요타의 렉서스

토요타社의 렉서스(Lexus)는 작년 J.D.Power & Associates의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국 내 3만4천 명의 신차구입자들이 구입 후 일 년 뒤의 제품품질과 딜러서비스를 기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딜러들은 고객이 주행테스트를 포함하여 2시간의 점검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일단 차를 구입하면 4년 동안은 미국 내 어디서나 항상 ‘路邊 무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은행: 뱅크원

《American Banker》紙는 뱅크원(Banc One)의 회장 존 맥코이를 1992년도 ‘올해의 은행가’로 선정했다. 여기에는 뱅크원의 탁월한 고객서비스가 한몫을 했다. 이 은행은 분기마다 한번씩 3만5천 명 정도의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오하이오와 텍사스를 중심으로 美 중서부에 흩어져 있는 1,377개의 지점 가운데 60% 정도가 토요일에도 영업을 하며 20%는 일요일에도 문을 연다. 24시간 고객과의 핫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고객의 거래실적을 컴퓨터로 조회하여 문제가 생기더라도 신속한 해결이 가능하다.

렌터카: 허츠

허츠(Hertz)는 1993년 렌터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5개 항목 전부 수위를 차지했다. 그 비결은 ‘#1 Club Gold 프로그램’이다. 연회비 50달러만 내면 전화 한통화로 편리하게 차를 렌트할 수 있다. 전화로 예약한 뒤 목적지의 공항에 도착해서, 공항버스에 올라 이름만 대면 버스를 내리는 것과 동시에 차를 인도받을 수 있다. 차 앞에는 회원의 이름이 붙어 있고 기온에 맞춰 에어컨이나 히터가 가동되고 있다.

컴퓨터: 델․컴퓨터

다른 PC회사와 마찬가지로 델컴퓨터(Dell Computer)도 과거에는 납기지연이나 제품불량 등으로 비난 받아왔으나, 작년에 《Data Quest》紙가 실시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보증내용을 향상시키고 제품수명이 다 될 때까지 기술지원을 해준다. 텍사스 오스틴에 본사가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대로 소프트웨어를 내장해서 판매하는데, DOS, 윈도우즈 같은 운영체제는 물론 워드프로세서나 스프레드시트 같은 운영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다. 이들 소프트웨어의 가격은 평균소매와 같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며 내장비용은 15달러이다.

신용카드: AT&T 유니버설

이 회사의 비자카드나 마스터카드는 어디서나 통용되며 수수료가 없고 연체이자율이 은행계 카드보다도 낮다. 고객과의 평균 전화통화시간은 카드업계 중 가장 길며, 고객이 제기한 문제의 95%는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된다.

이 회사는 미국 내 은행카드 소지자 7만5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고객만족 1위로 선정되었고, 1993년 가을에는 말콤볼드리지상(賞)을 받았다.

증권업: 워터하우스 증권

뉴욕에 있는 워터하우스 증권(Waterhouse Securities)社는 고객이 가장 중시하는 수수료율이 가장 낮다. 이 회사의 수수료는 100주당 35달러로 업계 평균인 47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렇다고 해서 서비스 수준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며 41개 지점에서 700종의 투자신탁을 포함해서 금융상품의 전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호텔: 포시즌즈(Four Seasons)

토론토에 본사를 둔 포시즌즈(Four Seasons) 호텔 체인은 《Business Travel News》紙가 기업의 여행담당자 7,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객만족도 1위로 선정되었다. 그 비결은 투숙객의 구두를 무료로 닦아준다든가, 거실 딸린 방에 묵는 고객에게는 25달러에 상당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출장여행자들이 실제로 원하는 서비스에 주력하는 것이다. 1993년 8월에는 유명한 Regent Hotel을 소유한 체인을 인수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체인으로 부상했다.

보험: USAA

1922년 육군 장교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이 회사는 1993년 《Consumer Reports》誌 평가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 비결은 고객의 불만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있다. 자동차 사고를 신고하면 85% 정도는 당일에 처리된다.

장거리 전화: MCI

MCI는 1992~1993년에 《Data Communication》紙가 실시한 고객서비스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장거리통신의 경우 기술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으므로 고객서비스 차별화가 더욱 중요시된다. MCI의 고객은 자주 사용하는 전화번호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비자카드나 마스터카드로 요금을 지불할 수 있으며 이용할 때마다 아메리칸 항공에서 단골고객에게 주는 혜택을 받고 GM차를 살 때도 할인해 준다. 그러나 MCI의 요금은 AT&T나 Sprint보다 낮다

소화물 배달: UPS

페더럴 익스프레스社도 속도나 신뢰성이 뛰어나지만 UPS(United Parcel Service)社는 가격과 선택폭 두 가지 면에서 우위에 있다. 도착에 걸리는 시간을 1~3일까지 3단계로 나누어 배달한다. 10파운드의 화물을 미국 내 지역에 다음날 아침 10시 30분까지 배달하려면 UPS는 28.75달러인데 페더럴 익스프레스는 43.75달러나 된다. UPS는 1990년도 말부터 한 달 걸려 하나씩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공공서비스: 볼티모어 가스전기

백만 명의 메릴랜드 주민에게 전기를 공급하는 볼티모어 가스전기(Baltimore Gas & Electric)는 5천만 달러를 들여 업계 최초로 고객정보시스템(CIS)을 구축했다. CIS의 도입으로 BG&E는 고장 신고가 들어오면 다른 회사처럼 다음날이 아니라 즉시 기술자를 보낸다. 또한 고객은 하루 종일 기술자를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되었다. CIS를 이용하여 사전에 방문시간을 정확히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객만족이란 현장과 고객접점 종업원의 미소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양위주의 사고에서 탈피해 질 위주 경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객이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요구된다.

1) 역지사지(易地思之) 체질화한다.

이는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즉 고객의 입장에서 경영을 펼쳐나가는 자세를 말한다. 사용하는 용어, 조직의 역할, 의사결정의 기준 등 모든 것이 고객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2) 고객의 소리를 경청한다.

고객의 불만에 찬 소리와 제안사항은 고객만족 경영을 하는 데 있어 아이디어의 보고(寶庫)이다. 고객의 소리를 듣고 이를 경영에 반영해가는 프로세스가 기업의 경상활동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3)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의 본질도 고객 시각에서 정의하고,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도 고객에게 직접 물어보아 그들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해나가는 것이다.

4) 고객지향적인 경영을 한다.

기업의 경영방식을 내부효율 위주에서 고객만족 위주로 전면적인 개편을 해야 한다. 여기에는 고객만족을 위한 가치관 설정과 전파, 고객만족도의 측정, 고객접점의 중시, 역피라미드 조직 구축, 고객중심 조직 구축,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대량 맞춤생산) 방식의 경영 등이 포함된다.

1. 역지사지를 체질화한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易地思之 사상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상대방 입장, 즉 ‘고객입장에서 생각하는 방식’이 조직 전체에 체질화되어야 한다. 사용하는 용어, 조직의 역할과 기능, 의사결정 모두가 고객만족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고객입장의 용어’를 사용

사용하는 용어를 보면 그 조직이 고객지향적인지 내부지향적인지를 바로 알 수 있다. 매표소를 가진 업종에서는 매표소의 간판을 ’표 파는 곳‘ 대신 ‘표 사는 곳’으로 바꾸어야 한다. 지금 당장 서울의 지하철역을 가보면 ‘표 파는 곳’이라는 간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 위 전광판의 ‘서울 사무소~신갈분기점까지 소통 원할’이라는 안내문구 대신 ‘톨게이트에서 영동고속도로 입구까지 소통 원할’로 바뀌어야 한다.

은행의 외화 환전카운터에는 ‘외환매도율’과 ‘외환매입율’이라는 표시 대신 ‘살 때’와 ‘팔 때’로 표시해야 한다.

올란도의 디즈니월드에서는 종업원을 ‘employee’가 아니라 ‘cast’라 부른다. 영화나 연극에 출연하는 배우(cast)처럼,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까지도 디즈니월드라는 무대에 출연해 고객만족을 위해 최선의 연기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 매표소의 역할이 특이하게 정의되어 있다. 보통의 경우처럼 ‘돈을 받고 표를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이 디즈니월드를 접하는 첫 번째 고객접점이므로 ‘첫인상(first impression)을 파는 곳’으로 정의한다. 매표소에서는 디즈니월드의 고객만족 경영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눈높이 대화’도 마찬가지이다. 어린이가 길을 물으면 디즈니랜드의 종업원은 절대 서서 대답하지 않는다. 앉아서 어린이와 눈 높이를 맞추어 대답한다. 고객인 어린이가 목이 아프게 고개를 드는 것보다는 ‘차라리 내 다리가 아픈 것이 낫다’는 자세이다.

1人10色 시대

고객만족 경영이 필요한 것은 한마디로 세상이 변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만 해도 시장상황은 상품과 서비스를 적당히 만들어서 내놓아도 고객이 별 탈 없이 소비해주던 ‘10人1色시대’였다. 시장 수요보다 항상 공급이 모자라 시장의 주도권을 고객이 아닌 기업이 쥐고 있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는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고객의 생활이 풍족해진 한편, 단순히 값싸고 질 좋은 제품보다는 개성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요구하는 ‘10人10色시대’를 맞이했다. 기업도 고객의 각각 다른 요구에 대응하지 못하면 즉각 경쟁사에 시장을 빼앗기게 되어 더 이상 ‘고객들(customers)’이라는 복수 개념은 성립하지 않게 되고 ‘고객(customer)’이라는 단수개념이 중요해졌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한 명의 고객도 아침, 저녁으로 취향이 달라지는 ‘1人10色시대’에 접어들었다. 기업은 이러한 까다롭고 변덕스러운 고객의 니즈와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기업이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며 고객이 주도권을 행사한다. 즉 시장상황이 ‘만들어서 내놓으면 팔리던 product-out’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맞추어 주어야 하는 market-in’으로 변한다. 일본만 해도 ‘소비자’라는 용어가 ‘생활자’로 바뀌고 있다. ‘소비자’란 ‘기업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으면 소비해 주는 사람’이라는 뜻이 담겨 있으며, ‘소비자 보호’라고 할 때는 소비자가 약자이므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반면 ‘생활자’는 ‘개개의 고객이 자기 자신 고유의 생활을 영위하면서 자기의 개성, 감성, 멋, 취향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고른다’는 고객주도권적인 뜻이 담겨 있다.

고객만족 경영은 열병처럼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민간기업은 물론 공공부문, 정부까지도 고객만족 경영을 벌이고 있어 과거 10년 전만 하더라도 ‘하면 좋은 것’이라는 선택과목이었던 것이 지금은‘하지 않으면 망하는 것’이라는 필수과목이 되었다. 미국 대통령이 미국기업 중 질 경영을 가장 잘 실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시상하는 말콤볼드리지賞(MBNQA)의 평가기준도 30%를 고객만족에 할당하고 있으며 나머지 70%의 항목도 기업내부적으로는 질 경영을, 외부적으로는 고객만족 경영을 추진하기 위한 과정을 평가한다.

고객이 무시되는 이유

이렇게 중요한 고객이 과거는 물론 현재까지도 무시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고성장시대에 관습화되어 버린 양위주의 사고방식’이다. 경제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폭발하는 수요에 따라가기 위해 기업은 오로지 생산량을 늘려 공급만 하면 되었고 품질이나 고객의 니즈는 무시되었다.

또한 기업의 평가 방식이 상사평가가 주종을 이루고 있어 자연히 고객지향적인 문화보다는 내부지향, 상사지향적인 문화가 자리 잡게 되었으며 우리나라만의 특수 환경인 군사문화의 영향으로 공공부문과 민간기업 공히 고객과 국민을 경시하는 풍토가 자리 잡게 되었다.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가 지적했듯이 국가경쟁력 중 핵심요소인 ‘국민성’에 있어서도 우리나라는 유교사상에서 비롯된 ‘관대한 국민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고객 경시를 부채질한 면도 있다. 일본의 경우, 기업이 불량제품을 내면 ‘까다롭기로 이름난’ 국민들이 힘을 모아 그 회사를 도산시켜버리는 사례가 종종 있었고 이렇게 엄정한 경영환경 속에서 단련된 일본기업이 미국시장에서 활개를 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2. 고객의 소리를 경청한다

고객의 소리(VOC)

고객이 원하거나 기대하는 바를 알기 위해서는 ‘고객의 소리(VOC; Voice Of Customer)’를 체계적으로 열심히 경청해야 한다. 고객은 풍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원천이다. 기업은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서 개선하려는 욕구를 자극 받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고객은 그들의 영역에서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고객은 최신의 제품정보와 경쟁제품과의 비교내용, 기호변화에 대한 통찰력, 서비스와 사용패턴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이야기해준다. 때때로 고객은 자신의 욕구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없거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가졌던 가장 최근의 문제점조차 기억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관리자가 고객의 행동을 관찰해야 한다.

제록스社에서는 사무실에서 새로운 사무기기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관찰하기 위해 산하에 있는 팔로알토 연구센터(Palo Alto Research Center)에 많은 인류학(人類學) 전공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DEC社에서는 소프트웨어 설계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기술활용 실태를 관찰하기 위하여 소위 ‘상황조사(contextual inquiry)’라고 부르는 상호대화 방식을 개발했다. 또 화학섬유기업인 밀리켄社는 모든 제품이 최초로 납품되는 과정을 점검하는 ‘최초납품팀’을 운영한다. 팀원들은 제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관찰한 후 개선 아이디어를 추가로 개발하기 위해 고객의 생산공정에 직접 방문하여 제품의 납품과정을 직접 경험해본다.

1970년대 고객과 관련된 많은 조사를 실시하여 이론적인 기반을 튼튼하게 만든 굳맨(Goodman)은, 고객의 소리 중 조직상층부까지 전달되는 비율은 5%에 못 미친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45%는 현장에서 묵살되고 나머지 50%는 회사 내부로 들어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고객의 목소리가 조직 내로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3]

  • 1)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을 모른다.
  • 2) 이야기해봐야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관
  • 3) 이야기하면 괜히 자기만 귀찮아진다는 생각
  • 4) (불만사항을 전하는 대신) 다른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고객이탈 발생

또 Goodman의 조사에 따르면, 어느 회사에 불만(컴플레인)을 갖고 있는 고객 중 직접 그 회사에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은 7%에 불과하다. 보통 우리는 이런 고객을 경원시하지만 그런 고객의 공통점은 ‘그 회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이런 고객은 불만을 해결해주면 즉시 반복고객으로 되돌아온다. 성난 고객의 소리는 우리에게 개선의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문제는 침묵하는 다수이다. 이들 중 91%는 주위의 10명에게 불만을 오염시킨다. 더욱이 자기가 당했던 불만을 과장하기도 한다. 그 중 13%는 주위 사람에게 불만을 전달하는 ‘걸어 다니는 광고탑’의 역할을 한다. 즉, 우리 귀에 하나의 컴플레인이 들어올 때, 현장에는 수백 배의 컴플레인이 남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고객을 만나는 배회경영

경영자는 주요 고객들의 생활 속에 직접 들어가서 하루를 보낼 필요가 있다. 경영자가 가지고 있는 시장에 대한 육감과 상상력 그리고 몸소 터득한 지식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 그것이 기업전략의 요체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경영층의 관심 초점이 고객에게 가 있는 경우에만 그 회사는 고객이 요구하는 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이고 신속한 자기변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모토롤라(Motorola)社에서는 최고경영자를 포함하는 운영정책위원회의 구성원이 정기적으로 고객과 사적(私的) 회합을 가지고 있다. 워싱턴스틸(Washington Steel)社에서는 고객의 욕구를 분석하기 위해서 모든 기계 작업자들이 주기적으로 고객의 공장을 단독으로 방문하고 있다.

캠벨수프社의 고든 맥거번(Gordon McGovern) 회장은 고객과 ‘접촉하기’ 위해 철저한 방법을 쓰고 있다. 그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고객의 소리를 들음으로써 사업을 쇄신한다는 것이다.[4]

맥거번은 최근 회사의 임원들을 어느 슈퍼마켓으로 소집하여 중역회의를 열었다. 그 후 전원이 가게 안을 이리저리 걸어 다니면서 고객들이 캠벨의 제품에 대하여 어떤 말을 하는지 직접 들어보았다. 또한 그는 전국에서 3백 명 가량의 여성을 선발하고 그들의 부엌에 회사 중역들을 정기적으로 파견하여 식사메뉴가 어떠한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조사하도록 했다. 맥거번은 회사 간부들이 스스로 식료품을 사러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거번 자신은 매주 토요일에 가까운 슈퍼마켓을 들러 식료품을 구입하고 있다. “고든 씨는 직접 물건을 사러 와서는 캠벨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이면 누구랄 것 없이 친근하게 말을 붙이지요.” 슈퍼마켓 사장의 이야기이다. 식품업계 전체가 계속 변화하는 미국인의 기호에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때이다. 맥거번의 자세는 캠벨을 미국에서 제일 시장에 민감한 식품회사로 만들고자 하는 꿈(지금까지 보수적이고 조심성이 많았던 식품가공회사로서는 180도의 전환이다)을 실현시킬 열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고객 배회경영(MBWA, Management By Walking Around 또는 Management By Wandering Around) 방식의 핵심은 CEO의 의지이다. 밀리켄社의 로저 밀리켄(Roger Milliken) 회장은 80%의 시간을 고객 문제에 할애한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스파턴버그 시의 밀리켄 고객서비스센터를 방문한 어떤 사람은 회장이 강연하고 있는 것을 보고 “당신과 사장이 여기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사이에는 누가 회사를 관리합니까?”라고 약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밀리켄은 물음에 직접 대답하지 않은 채 “그렇다면 고객과 함께 지내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을까요?”라고 대꾸했을 뿐이었다. 밀리켄은 고객과의 MBWA를 충실히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회장인 밀리켄이 앞장서서 실천함으로써 회사 전체가 실천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새로운 방식에 흠뻑 빠져 있는 밀리켄의 어느 경영자는 이렇게 말했다.

고객을 빼놓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겁니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오히려 그것은 고객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고객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만이 사업을 번창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가슴속에 새겨야 합니다. 우리는 항상 스스로 지나치게 똑똑해지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오리건 주에 위치한 와이어호이저社의 경우도 고객 MBWA의 좋은 사례이다.[5] 워싱턴 주 타코마의 본사로부터 멀리 떨어진 이 제재소의 관리책임자는 와이어호이저의 다른 제재소들과 판이하게 다른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총책임자로부터 포크리프트 기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업원들이 그들 고객회사의 종업원으로 일주일씩 근무한 것이다. 예컨대, 발송책임자는 캘리포니아 주의 한 유통센터 집하장에서 작업을 했으며, 고객서비스부의 한 직원은 건축자재를 취급하는 회사의 점포에서 판매보조원으로 근무했다.

그들은 판매를 목적으로 고객사에 나갔던 것이 아니라 보고 들으며 배우기 위해서 나갔던 것이다. 그들은 많은 통찰력을 얻어서 돌아왔다. 그들의 제품인 재목을 플라스틱으로 포장하기도 하고 양쪽 끝에 눈에 띄는 페인트를 칠하기도 했다. 또 하역작업을 하기에 편하게 재목을 철도차량에 적재하는 요령도 익혔다. 바이어들은 곧 와이어호이저가 그들의 문제를 이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제를 미리 예상하고 대처까지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와이어호이저의 목재는 다른 회사의 제품과는 다른 이미지를 고객의 마음에 심어주었다. 특색 없는 제품의 세계에서 이 회사의 제품만은 특색 있는 제품이 되었다. 와이어호이저가 접한 반가운 소식은 자기들의 방식이 업계에 유행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타코마의 제재소를 비롯한 다른 여러 제재소로부터 책임자를 비롯한 직원들이 찾아와서 그 방식을 배워가지고 가서는 그들의 공장에서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와 같은 성공사례는 흔히 방문객을 몰려오게 한다. 새턴(Saturn)을 비롯해, 워싱턴제철(Washington Steel), 노드스트롬(Nordstrom), 페더럴익스프레스(Federal Express)까지 여러 회사에서 경영자, 컨설턴트, 기자 그리고 학자들로부터 방문견학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고객에게 관심을 쏟는다는 것은 결코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영진은 고객과 접촉하는 일이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업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비록 시장에 관심을 쏟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는 경우에도 대개 고객과의 접촉을 일정범위에 국한시키고 부하의 보고에 의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 단계나 두 단계를 거친 정보를 가지고 시장윤곽을 파악하고 그 감(感)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정보와 통찰력

고객에게는 통찰력이 아닌, 정보를 의존해야 한다. 고객들은 그들의 경험을 설명할 수 있고, 그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을 규정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의 자료를 판독하여 그들의 문제를 풀어주는 것은 기업의 역할이다. 이러한 통찰력은 기업의 창의력에서 나온다.

일리노이 주와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각각 크게 성공한 화학회사인 낼코화학(Nalco Chemical)과 베츠(Betz Laboratories)의 경우는 시장에 초점을 맞추어 창의적인 전략을 구사할 때 얻을 수 있는 성공사례를 잘 보여준다. 두 회사는 제철소, 정유소, 제지공장 같은 대규모 산업체에 화학적으로 물을 처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래 낼코와 베츠는 단지 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화학품을 만들어 유통시키는 것을 그들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화학품을 넣은 자루나 드럼을 배달해주고는 그 중량에 따라 대금을 청구했다. 그들은 제품의 가격․서비스․품질을 가지고 경쟁을 했다. 다행히 낼코와 베츠에는 경영자와 판매간부들이 판매일선에 나가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는 기업문화가 있었다. 이로 인해 경영자들이 고객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산업체들이 물처리 문제를 직접 다루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영선부 사람들은 그들의 핵심업무인 보일러와 스팀 문제에 주력하기를 원했다. 그들은 물처리 회의에 나가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그 문제에 관한 참고서들을 읽을 시간도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두 회사는 물을 처리하는 일을 그들이 직접 맡는 편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그들은 새로운 서비스업을 개발해냈다. 낼코와 베츠는 월간단위로 요금을 받으면서 산업체 현장에 나가서 직접 물처리에 따르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비스를 제안했다. 그렇게 되면 고객들은 그들 본연의 업무에 주력할 수 있게 된다. 베츠와 낼코는 화학품을 공급할 뿐 아니라 대단히 가치 있는 기술서비스도 제공하게 된 것이다. 고객들은 낼코와 베츠의 경영진과 만나 “우리의 물처리 문제를 맡아주면 좋겠다.”라고 말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느끼고 있는 문제를 납품업자들이 풀어줄 수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낼코와 베츠의 경영진들은 고객이 안고 있는 문제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그들 스스로 잠재적인 이익가능성을 찾아낸 것이다. 그들이 창조한 새로운 사업은 당장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렇게 여러 경로를 통해 들어온 고객의 소리는 생산, R&D 등 전 부문에 전달되고 경영에 반영되어야 한다. 가오(花王)의 ‘新에코시스템’이나 오티스 엘리베이터의 ‘오티스라인(Otis-line)’은 고객의 소리를 체계적으로 청취․관리․운영하는 표준적인 모델로 소위 SIS(Strategic Information System, 전략적 정보시스템)의 핵심적인 경쟁력 요인으로 되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고객의 소리를 체계적으로 분류․연구하여 고객입장에서 본 ‘핵심 경쟁요인’을 찾아야 한다. 현상을 분석하고 현재의 위치를 확인하는 한편 선진기업과의 격차를 찾아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도출해야 한다. 이렇게 모아진 고객의 니즈를 상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는 방법으로는 다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 품질기능전개(QFD;Quality Function Deployment)
  • QMI(Quick Market Intelligence)

2차 고객의 소리

‘고객’이란 유통과정의 다음 단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6] 고객의 상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2차 고객도 우리의 고객인 것이다.

쉐브론 천연가스사업부의 고객 고리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쉐브론은 현지 유통회사에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파이프라인 회사를 이용하고 있다. 현지 유통회사는 파이프를 통해 가스를 화학회사에 공급하며 그 회사는 용해제를 제조하는 데 이를 사용한다. 화학회사는 이 용해제를 콜로라도 주의 한 금광회사에 판매한다. 금광회사는 금을 추출하는 데 그것을 사용한다. 쉐브론의 경영진은 고객들과의 공동연구 모임을 통해 그들의 공급체인과 최종 실수요자인 금광회사에 관해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한 예로, 화학회사에 공급되는 가스가 일반 가스관을 통해 공급되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섞인다는 사실이었다. 불순물이 섞인 가스를 사용하니 용해제를 제조하는 비용이 더 비싸게 먹혔고 제조 수율이 떨어졌다. 그들은 또 금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유독성 용해제를 다루는 것을 겁내고 있으며 특히 화학회사로부터 수송되어올 때 그것을 취급하는 일을 겁낸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에 실속 있는 몇 가지 제안이 나왔다. 쉐브론의 기술자 한 사람은 화학회사 측이 일반 파이프라인을 아예 사용하지 말고 독자적인 순수 가스관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또 다른 방안으로 쉐브론과 화학회사가 제휴하여 화학회사의 가스 도입 지점에 가스 정화장치를 설치하자는 것이었다. 보다 과격한 안(案)도 있었다. 그것은 금광에서 바로 용해제를 만들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결국 금광까지 가스관을 부설함으로써 쉐브론은 제조상의 수율 문제와 함께 위험한 수송문제까지도 해결할 수 있었다.

경영자들이 직접 관여해서 관심을 쏟지 않는 한, 이 같은 해결방안들이 나올 수는 없었을 것이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조치들은 단 하나의 고객에 맞추기 위한 투자치고는 지나치게 규모가 큰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광업회사와 화학회사 그리고 쉐브론에 충분한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라면 그 같은 투자는 단기적으로도 그 정당성이 입증될 수 있다. 쉐브론은 아직도 이 분야에 대한 여러 방안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 회사의 계획은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 같은 경영진의 통찰력으로 회사의 전략적인 경쟁력이 올라갔다는 사실은 생각해 볼 일이다. 쉐브론은 상품을 놓고 협상하는 승패 게임을 넘어서서 모두가 승리하는 차별화(differentiation)의 세계로 들어갔던 것이다.

3.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의 니즈에 부합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회사가 마음대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물어보아서 고객이 원하거나 기대하는 바를 찾아 이를 충족시켜주어야 한다. 통상의 경우 많은 경영자들은 고객의 니즈를 머릿속에서 상상해서 작위적으로 만들어내지만, 이는 실제 고객의 니즈와는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객만족에 있어 전설적인 경영자인 얀 칼슨(Jan Carlzon)은 1982년 적자에 허덕이던 스칸디나비안 항공(SAS)의 CEO를 맡은 지 1년 만에 경영수지를 흑자로 바꾸어 놓았고, 《Transportation of the World》誌가 조사․발표하는 유럽 항공사의 고객만족도(CSI)에서 SAS를 수위에 올려놓았다. 칼슨의 경영방식은 매우 상식적이다. 배회경영(MBWA)을 실천하는 것이다. 즉 항공사의 현장인 자사 항공기를 타고 옆에 앉은 고객에게 원하는 바를 물어보고 이를 실천에 옮긴다. 과거 경영자들은 책상에 앉아 머릿속에서 ‘고객은 크고 깨끗한 비행기, 안락한 의자, 맛있는 기내식, 친절한 승무원’을 바랄 것이라는 일종의 소설을 쓰고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나 적자의 골만 더 깊어졌다. 칼슨이 실제로 고객에게 물어본 결과, 고객이 바라는 것은 그것과 다르게 ‘비행기 수를 늘려 비행 스케줄을 늘리고, 이륙시간과 착륙시간을 맞추어 달라’라는 것이었다. 칼슨은 이를 실천했던 것이다.

호텔에서 세미나를 개최할 경우를 보자. 보통 호텔 측에서 신경을 쓰는 부분은 ‘맛있는 커피, 신선한 과일, 친절한 접객, 흠 없는 식기류 준비’등이다. 반면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요구사항이 다르다. 세미나를 주최하는 고객입장에서는 ‘휴식시간에 사용하기에 충분한 화장실 규모, 외부연락이 가능한 전화기,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과 앉아서 담소할 수 있는 소파, 마지막으로 커피와 과일’이 중요하다. 고객에게 물어보면 쉽게 나올 수 있는 해답인데도 고객을 무시하거나, 자만심에 빠져 자기 스스로 머릿속에 소설을 쓰는 것이다.

고객입장에서 ‘업의 본질’을 정의

미국의 철도산업은 자기입장에서 ‘업의 본질’을 정의하여 실패한 전형적인 예이다. 거의 1세기동안 철도산업이 수송사업을 독점해왔으나, 각 도시 사이에 고속도로가 놓이고, 항공회사들이 출현하기 시작하면서 철도산업은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 철도산업의 선도자인 앰트랙社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비행장을 멀리 피해 철도를 놓는 등 온갖 방안을 강구했다. 하지만 오늘날 앰트랙은 고객의 외면 속에 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 앰트랙의 제품은 자기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철도이다. 그러나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히 ‘빠르고 편안한 운송수단’으로 바뀌어야 했다. 비행기라는 경쟁자가 등장했을 때, 앰트랙의 입장에서 볼 때도 비행기가 더 빠르고 편안한 운송수단임을 부인할 수 없다면 경쟁에 직면한 앰트랙이 내릴 수 있었던 결정은 둘 중의 하나이다.

첫째는 항공사업에 진출하는 일이다. 그래서 오늘날 ‘앰트랙 에어라인’이 날아다니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용이하지 않다면, 제품의 성격을 새롭게 바꿔야 했다. 비행기가 충족시켜 줄 수 없는 욕구를 채울 수 있는 분야를 개발하는 것이다. 예컨대, 관광을 포함한 여가여행 또는 시간을 급하게 요구하지 않는 제품의 운송 등을 앰트랙이 제공하는 새로운 제품으로 인식해 이를 내세웠다면, 오늘날처럼 도산의 위기에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제품의 성격을 자기 입장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충족해야 할 니즈를 중심으로 재정의해야 하는 것이다.

콜롬비아, MCA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영화 또는 극장사업에 큰 그림자를 드리운 것은 1970년대의 VTR의 출현이다. VTR이 출현하자 사람들은 극장에 가는 대신, 집에서 비디오를 빌려다 봤다. 영화사업자들은 고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려고 애를 썼다. 대형극장들은 사람들에게 영화선택의 여지를 주기 위해 극장을 4~5개의 소극장으로 나누는 형태로 개조했다. 극장에 들어선 고객이 자기 취향에 맞는 영화를 골라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집에서처럼 편안한 자세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극장 의자를 더욱 편하게 만들고 앞뒤 간격도 넓혔을 뿐 아니라, 바닥에 고급 카펫도 깔아 보았다. 집에서는 즐길 수 없는 낭만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더욱 좋은 팝콘과 스낵도 개발했다. 그러나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은 날로 줄었다. 제품의 형태만을 염두에 두고 영화사업을 생각한 콜롬비아, MCA 등은 VTR의 출현을 안타까워하며, 극장을 어떻게 개조해서 손님을 끌 것인가에만 신경을 썼던 것이다. 그 결과, 오늘날 콜롬비아나 MCA는 남의 손에 넘어가기에 이르렀다. 이 회사들이 자신들의 제품이 어떠한 것인지를 고객의 입장에서 이해하기만 했더라도, 그러한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들은 다만, 2~3시간을 가장 만족하게 보낼 수 있는 형태의 ‘즐거움’을 찾았던 것이다. 영화회사들이 이를 깨달았다면 VTR은 위협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아주 잘된 영화라도 개봉관에서 3개월 내지 6개월 후면 중고품이 되는데, 비디오의 보급은 이러한 중고품을 팔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영화사들은 개봉관을 갓 떠난 영화들은 물론, 다시는 극장에서 상영하지 못할 1930~1940년대의 영화들을 비디오로 제작해 효과적으로 판매할 생각을 했어야 했다. 또 제작비가 저렴한 비디오용 영화도 생각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거대한 시장이 생겼음에도 콜롬비아, MCA 등 영화사들은 그러한 기회에 눈을 돌리지 못한 채 자신의 영화사업에 침투한 VTR을 경쟁자로만 인식해 파탄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런 점을 깨달은 일본의 소니와 마쓰시타(松下)는 더 이상 자신들이 전자사업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TV를 보거나 워크맨을 듣는 사람들이 결국은 즐거움을 찾으려는 것임을 깨닫고, 자신들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가져다 주는 사업을 한다고 규정한 것은 매우 현명한 처사이다. 소니와 마쓰시타가 자신들이 즐거움을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자 미국의 콜롬비아와 MCA를 각각 매입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전자제품을 통해서는 하드웨어를 제공하고 미국의 영화사를 통해서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즐거움을 전하겠다는 자신들의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이다.

화장품을 만드는 레브론社의 입구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새겨져 있다.

“We Sell Hope(우리는 희망을 판다)”

레브론이 파는 것은 화학제품이 아니다. 아름다움도 아니다. 그들은 ‘이 화장품을 바르면 예뻐지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파는 것이다.

획기적인 품질 향상

1985년 미국 품질관리협회는 갤럽조사를 통해 가격과 품질의 관련성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여론조사를 실시한 당사자조차 그 결과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고객은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객은 성능과 품질이 우수한 자동차라면 가격을 3분의 1 정도 더 지불할(1만 달러짜리를 1만 3,581달러에) 용의가 있다고 조사되었다. 품질이 좋은 접시 닦는 기계라면 아마 50% 정도 더 주고(300달러짜리가 아닌 464달러짜리) 비싼 물건을 살 것이며, TV와 소파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300달러짜리 TV 대신 497달러짜리 물건을, 500달러짜리 소파 대신 868달러짜리 물건을 구매한다). 또 고객은 중질의 구두 한 켤레를 20달러 주고 사느니 고급구두를 그 2배에 상당하는 47달러에 사겠다고 답변했다. 비록 품질이 우수한 제품이라 하더라도 한 푼도 더 지불할 수 없다고 말하는 고객의 비율은 자동차의 경우 10%, 접시 닦는 기계 4%, 구두 3%, TV 6%, 소파 4%로 나타났다.

결론은 명확하다. 고객은 보다 우수한 품질, 나아가서 최고 수준의 품질에는 그만한 대가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우수한 품질을 공급하는 기업만이 번창할 것이고, 조직원은 최고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데 대해 자부심을 갖고 사기가 오를 것이다. 그러나 어떤 제품도 안정적으로 품질우위를 유지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항상 새로운 기업이 나타나 고객을 위해 가능한 것은 무엇이든지 개선시켜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4. 고객지향적인 경영을 한다

고객만족에 대한 CEO의 리더십 발휘

고객만족경영은 우선 CEO가 ‘첫째도 고객, 둘째도 고객’이라는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는 데서 출발한다. 즉 고객만족만이 현재와 미래 환경에서 경쟁력과 장기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이는 선진기업의 질 경영과 고객만족 경영을 눈으로 확인함으로써(벤치마킹) 보다 확고히 할 수 있다.

또 CEO는 이러한 가치관을 머릿속에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에게, 고객에게, 사회에 공개적으로 천명해야 한다. GE의 잭 웰치 회장은 취임사에서 “나에게 얼굴을 보이기 위해 고객에게 엉덩이를 돌리는 사람과는 함께 일할 수 없다.”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모든 경영 사안에 대한 판단 기준을 고객만족으로 삼아야 하며 특히 고객만족이 이익이나 매출과 상충되는 한계상황에서의 의사결정은 조직 전체에 매우 큰 상징적인 영향을 미친다. CEO는 이 경우에 일관되게 고객만족 편을 선택해야 한다.

‘고객제일주의’는 ‘이익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와는 모순되는 측면을 갖고 있다. 고객의 입장에 서서 철저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면 비용이 그만큼 증가하고 이익이 감소하기 때문에 상충(trade-off) 관계가 있다고 경영자들은 생각한다.[7] 그러나 야마토운수는 이러한 문제를 ‘시간차 공격’이라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즉 우선순위를 부여해서 이익 문제는 일단 접어두는 것이다. 철저히 고객을 만족시키면, 궁극적으로는 이익이 날 것이라는 발상이다. 택배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오쿠라 마사오(小倉昌男) 사장은 종업원에게 “나는 향후 회의에서 이익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즉, 고객제일주의와 이익추구라는 긴장관계를 변증법적으로 초월하려 했던 것이다.

고객중시의 가치관 확립과 공유

고객만족에 대한 가치관은 회사의 비전, 경영방침이나 규정에 녹아 들어 전 임직원의 가슴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행동좌표가 되어야 한다.

LA 지역에서 최고의 고객만족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노드스트롬(의류백화점)에는 사규가 1조밖에 없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판단하되 고객에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행하십시오. 그 외에는 규칙이 없습니다.”

소매점 체인인 스튜 레오나드의 규칙은 2가지 조항으로 되어 있다.

규칙 제1조. 고객은 항상 옳다.

규칙 제2조. 그렇지 않다고 생각되면 다시 제1조를 읽어보아라.

가치관을 구호로 외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핵심은 실천 여부에 있다. 많은 회사의 경우 이런 가치관은 남 보기 좋을라고 걸어놓은 장식용 액자에 불과하다.

고객만족은 질 경영의 실천 수단

‘고객만족 경영’과 ‘질 위주 경영’은 동전의 양면이다.

질(質)이란 원래 철학에서 나온 용어로 경희대학교의 주관중 교수는 ‘원목적(原目的)에 대한 응합도(應合度)’로 정의하고 있다.[8] 즉, 원래 목적을 충족시키면 질이 높은 것이고(高質), 충족시키지 못하면 질이 낮은 것이다(低質). 또 변질(變質)은 원래 목적이 시간이 경과하거나 상황에 따라 다른 목적으로 바뀐 것을 말하며, 악질(惡質)은 원래 목적 자체가 악한 것으로 도둑질이나 강도질이 여기에 해당한다. 도둑질을 잘하는 도둑은 고질(高質)이지만 남을 해치는 행동이므로 악질(惡質)이라고 하는 것이다.

경영학 측면에서 보면 에드워드 데밍은 질을 “끊임없는 개선”이라고 했고, 조셉 쥬란은 “용도에 맞는 것”이라고 했으며, 필립 크로스비는 “요구에 대한 부응”이라고 했다. 또 이시가와 카오루는 “고객에게 가장 경제적이고 가장 쓸모 있으며 항상 만족스러운 것”이라고 정의했다.[9]

기업들도 질의 정의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기업들은 종래에는 주로 생산프로세스나 기업활동과 관련시켜 질을 정의하는 경우가 많았다. ‘불량률 제로’, ‘6시그마 불량 배제’, ‘사양에 대한 합격’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객의 소리’ 또는 ‘고객의 느낌’ 등 고객과 관련된 정의가 더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IBM은 질을 ‘고객의 기쁨’이라고 하고, 제록스는 ‘고객의 요구를 완전히 만족시키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정의한다. 또 기업들은 질에 있어서 서비스 측면을 중시하고 있다. 질이란 제품 자체의 성질이 아니라, 제품이 고객에 의해 소비될 때 고객 만족 여부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품보다 제품의 서비스가 더 관심의 초점이 된다. 서비스란 제품과는 달리 소비되는 그 순간에 포말처럼 생겨났다가 소멸하는 일회적인 현상이다. 바로 그 순간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회사의 질은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질에 대한 정의는 곧 기업이 갖는 핵심가치관을 정하는 것과 깊이 관련되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보통 다음의 세 단계를 밟는다.

  • 1단계: 우선 고객에게 회사에 바라는 질이 무엇인지를 물어라.
  • 2단계: 종업원들로부터 아이디어를 구하라. 특히 판매부문 사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3단계: 전 세계적으로 경쟁기업들이 어떤 정의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참고하라.

질이란 고객이 원하는 동시에 기업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고객과 기업의 비전이 일치할 때 가장 완벽한 질 경영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질에 대한 정의는 이러한 비전을 명료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질에 대한 정의가 만들어지고 나면 이것은 활발하게 의사소통되고 또 실제 경영현장에서 실천되어야 한다. 우선 종업원들이 이 정의를 이해해야 한다. 이는 강의, 전통적인 교육, 교재 등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다음으로는 이 정의가 전략계획과 성과평가에 어떤 형식으로든 반영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것이 단순히 말잔치가 아니었음을 종업원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질 경영 실천을 위해서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두 번째 단계이다.

고객과 관련된 선진기업의 이념

회사 내용
IBM 최선의 고객 서비스(3개 경영이념 중 2번째 항목)

IBM의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목표는 완벽한 고객만족이다.

GM 고객에게 최고 quality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3개 mission statement 중 1번째)
혼다(本田) 우리 회사는 세계적 시야에 서서 고객의 요청에 부응하여 성능이 우수하고 값싼 제품을 생산한다. (社是의 서문)
닛산(日産) 우리는 고객의 만족을 제일로 하여 고객을 창조하고 고객을 확대시킴으로써 사회발전에 기여한다. (기업이념)
토요타 고객을 제일로 생각하고 제품생산의 원점에 서서 품질, 가격, 기술이 뛰어난 상품을 창조한다. (경영기본방침 중 1번째)
캐논 세계 제일의 상품을 만들어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세계문화 향상에 공헌한다. (3개 기업목적 중 2번째)
가오(花王) 고객에 대한 봉사 (3개 경영이념 중 1번째)

고객만족도를 측정하여 평가기준으로 활용

고객만족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진행현황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잣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고객에게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만족여부를 직접 물어보는 고객만족도 조사를 정기적, 정량적으로 해야 한다.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최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여러 가지 수단들이 종종 목적화되어 최종목표가 망각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고객만족도 조사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고객만족도는 사람이나 조직을 평가하는 기준에 포함되어야 한다. 내부지향적․상사지향적인 문화가 만연되는 가장 큰 원인은 상사평가제도에 있으므로 고객만족도로 평가를 할 경우 조직문화를 현장지향․고객지향적으로 전환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고객접점 중시

고객접점은 그 기업의 얼굴이다. 고객은 회사의 내부시스템이나 운영방식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자기가 직접 사용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경험으로 그 회사를 판단한다.

통상 고객접점을 ‘MOT(Moment Of Truth)’ 즉 ‘진실의 순간’으로 표현한다. 이는 SAS의 얀․ 칼슨이 사용한 말로 원래는 투우사들이 쓰는 용어이다. 투우를 할 때 마지막 순간 투우사가 긴 칼을 꺼내 소의 등골을 찌르기 위해 소를 노려보는 순간을 말한다. 이때 투우사에게는 소의 등골을 제대로 찔러 즉사시키지 않으면 자기가 소의 뿔에 찔린다는 절체절명의 진실 한 가지만 존재한다. 기업의 경우도 고객접점에서 제대로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형편없는 회사로 낙인 찍히게 되는 것이다.

미국품질관리협회의 통계를 보면 고객이 이탈하는 사유가 제품에 대한 불만보다는 고객접점에서 종업원의 무관심한 태도 탓이 더 크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 서비스 불량과 종업원의 무관심한 태도 68%
  • 제품에 대한 불만 14%
  • 가격 등 경쟁력, 기타 9%

또 고객접점에서는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의 법칙이 성립한다. 모든 접점이 100점을 받아도 한 접점에서 0점을 받으면, 종합만족도는 평균값이 아니라 0점이 되는 것이다. 이는 ‘댐의 수위 논리’에서 수위가 가장 낮은 부분이 댐의 수위가 되는 것이나 ‘파이프 이론’에서 파이프의 가장 좁은 부분을 통과하는 유속이 전체의 유속인 것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고객접점에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특정 부문의 질을 올리기보다는 경영 전 부문이 골고루 성장해야 하는 것이다.

역(逆)피라미드 조직

고객접점에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피라미드 조직을 거꾸로 세운 ‘역피라미드 조직’을 구축하는 것이 요구된다. 고객만족에서 귀감이 되고 있는 다나, 월마트, 페더럴익스프레스, 노드스트롬, 오므론(OMRON), 도부(東武)백화점에서는 이 개념을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사실 나는 입사하자마자 세일즈에 배치되었죠. 즉 고객과 가장 가까운 현장에 배치되었고 그 후 계속 승진하여 사장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조직표를 보면 사장이 고객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느끼고 새삼 놀라곤 합니다.

따라서 조직표를 거꾸로 걸어놓고 일하는 의식이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사원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원래 고객의 위치가 조직표의 가장 위에 있고, 그 밑에 현장이 있으며, 사장은 가장 밑에 위치하는 것입니다.

사장의 일이란 물론 기업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고 갈 것인가를 판단하고 결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근로현장을 얼마나 즐겁고 활기찬 곳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 이것을 지원하는 일이 사장의 커다란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것을 위한 분위기, 동기부여, 조건정비를 정확하게 해두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오므론의 타테이시 요시오(立石義雄 사장), 사장 취임 열흘 후 강연에서 –

기업 규모가 커지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조직은 계층화된다. 이런 조직에 속한 개인은 자율성을 거의 상실하는 상태에 빠지게 된다. 즉, 자기 자신을 스스로의 목적을 위해 행동하는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요구나 명령을 실행하는 ‘대리인’으로 간주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심리학에서는 ‘대리 상태’라고 부른다. 대리 상태에 빠지면 조직 내의 인간은 다음과 같은 비극적인 행동을 취하게 된다.[10]

1) 권력자에게만 채널을 맞춘다.

일반적으로 개인은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연결되는 다양한 채널을 갖고 있지만, 대리 상태에 빠지면 권력자에게 통하는 채널만을 열고 다른 채널은 닫아버리는 경향이 강해진다.

2) 권력자 위주의 사고를 한다.

개인적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권력자가 의미를 부여하면 이를 쉽게 수용해 버린다.

3) 책임을 상실한다.

자기에게 명령을 내리는 권력자에 대해서는 책임을 느끼지만, 권력자에게 명령을 받아 취한 행동의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

이러한 대리 상태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역피라미드’이다. 역피라미드에 의해 기대되는 첫 번째 효과는 고객에 대한 채널이 개방된다는 것이다. 역피라미드에 의해 조직구조상 상층부에 서게 된 현장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고, 조직 내부로만 향했던 현장종업원의 시선이 밖으로 향하게 된다. 동시에 현장종업원의 주체성이 증가하고 행동의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본사 스태프와 현장 라인과의 관계도 변한다. 현장과 고객접점으로 권한이 위양되고 본사는 본사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의 제공에 집중하게 된다. 또 중간관리자의 행동과 역할도 바뀌게 된다. 중간관리자가 현장의 정보를 민감하게 흡수하는 한편, 상사의 명령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현장에 지시하는 일은 줄어든다. 이로 인해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현장을 ‘관리’하는 역할에서 현장을 ‘지원’하는 역할로 바뀌어간다.

고객중심 조직

16세기 갈릴레오(Galileo) 이전에는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돌아간다는 천동설이 상식이었으며 지동설을 주장하다가는 종교재판에 회부되었다. 만약 지금 갈릴레오가 살아 있다면 ‘왜 물건을 만들고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공장이나 현장이 아닌 회사의 본부조직이 기업 우주의 중심으로 취급받는지’에 대해 아마 질문할 것이다.[11] 갈릴레오 식 우주에서는 고객과 상품에 가장 가까이 있는 부문이 조직이라는 우주의 중심이며 본부 조직은 태양을 돌고 있는 지구처럼 행성에 불과하다. 관료주의는 관리자가 현장이나 고객접점 종업원과 멀어질 때 그 싹이 트고 계층구조는 경영진과 현장의 거리를 멀게 하여 관료주의의 폐해가 생기도록 하는 원인이 된다.

계층구조 조직론의 원조인 막스 베버(Max Weber)와 갈릴레오(Galileo)가 언쟁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대화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막스: 나는 당신의 지동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소. 조직이란 피라미드(pyramid)처럼 생겨야 하오.

갈릴레오: 피라미드 꼭대기에는 누가 앉아 있나요?

막스: 물론 사장이지.

갈릴레오: 그럼 고객은?

막스: 물론 가장 밑바닥에 있지.

갈릴레오: 그러면 고객을 모시는 종업원은?

막스: 아마 밑바닥 바로 위일걸.

갈릴레오: 당신의 책[12]이 나온 후 미국기업의 경쟁력이 어떻게 됐는지를 보면서도 당신은 어떻게 피라미드 같은 돼먹지 않은 것을 아직도 믿고 있어요?

막스: 아직도 누구나 믿고 있지. 아마 지구상에서 당신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걸?

종업원 만족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종업원이 우선 만족해야 한다.

토요타 자동차에서는 고객만족(CS, Customer Satisfaction)의 기본전제는 ‘종업원 만족(ES, Employee Satisfaction)’이라고 강조한다. 스스로 만족하는 종업원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으며 친절도 감정을 통해 자연스레 고객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미국 기업의 경우는 WIIFM이 강조된다. ‘What’s In It For Me?(내게 도움 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대답을 충족시키지 않고서는 고객만족이 불가능하다. ‘고객이 만족하면 내게 좋아지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의미이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나의 근무시간이 8시간에서 10시간으로 늘어나 내가 불행해진다면 어느 누구도 고객만족을 실천하지 않을 것이다.

유럽에서는 TMI의 클라우스 뮐러 등이 종업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의미하는 임플로이십(employeeship)을 강조하고 있다. 고객만족에서는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임플로이십도 동일하게 중요하다. 스스로 동기부여된 종업원의 자발적인 참여 없이는 고객만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약속은 작게, 실천은 크게

고객만족의 공식은 효율성의 공식과 다르다. 효율성은 ‘인풋 대비 아웃풋’으로 계산하지만 고객만족은 ‘고객의 기대 대비 회사의 실천’으로 측정한다(고객만족=actual output/ desired output). 고객만족이란 인풋과는 상관없이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고객의 기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회사의 약속’이다. 고객은 회사가 약속한 것만큼 기대한다. 따라서 회사는 항상 고객에게 약속을 할 때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백업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며, 일단 약속한 것은 어떠한 경우라도 반드시 그 이상을 실천해야 한다.

처음부터 제대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처음에 제대로’해야 한다. 미국 일류기업은 ‘DIRFT(Do It Right the First Time)’라는 구호를 공통적으로 내걸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이라는 의미이다. 크로스비(Philip Crosby)는 ‘어떠한 경우라도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사전예방비용이, 시행착오를 고치는 데 들어가는 실제비용보다 적게 든다’라고 강조한다.

서비스 부문에서 최초로 말콤볼드리지상을 받은 페더럴익스프레스에는 ‘1․10․100의 법칙’이 있다. 불량이 생기면 즉시 고치는데 1의 비용이 들지만, 책임 소재나 문책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불량을 숨긴 채 그대로 회사 문밖을 나가게 되면 이를 제대로 고치는데 10배의 비용이 들며, 이것이 고객 손에 들어가 클레임으로 되돌아오면 바로잡는 데 100배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법칙이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불량은 암(癌)’이므로 철저히 제거해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 라인스톱제와 6시그마[13] 같은 실천수단이 따라야 한다.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

미국에서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한 개념으로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mass customization)’이 있다. 이는, 1980년대 말까지 미국이 일본에 비해 뒤졌던 반도체, 자동차 부문에서 1990년대 초에 경쟁력을 회복하고 심지어 역전 조짐까지 보이자 그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새로운 개념이다.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은 미국의 경영컨설팅 회사인 스트래티직 호라이즌즈(Strategic Horizons)의 대표인 조지프 파인(Joseph Pine)에 의해 제창되었고, 일부 미국 기업은 이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경쟁력을 대폭 향상시켰다.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이란 지금까지는 계속 양립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두 가지 개념, 즉 ‘대량생산(mass production)’과 ‘고객화(customization)[14]’를 합성한 개념이다. 즉, 개개의 고객에게 고객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대량생산방식처럼 낮은 원가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혹자는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을 지금까지 많은 일본 기업이 시행해왔던 ‘다품종소량생산’의 연장 개념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은 ‘다품종소량생산’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양자는 가치관, 조직구조, 경영자의 역할 그리고 경영관리 시스템에서 큰 차이가 난다. 파인은 다음의 매트릭스를 이용하여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과 다른 경영 시스템의 차이를 보여준다. 이 매트릭스는 두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변화의 매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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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부터 1970년대 초까지 미국 기업은 대량생산 방식을 바탕으로 세계를 석권하였다. 이 시기는 제품의 변화와 프로세스의 변화가 모두 안정적이었으며 표준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낮은 원가로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경쟁우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대량생산의 결과, 제품이 널리 보급되자 고객은 개성을 찾기 시작하였고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하였다. 이렇게 고객 니즈가 단기간에 급격히 변하게 되자, 일찍이 미국에 번영을 가져다준 대량생산 패러다임에 그늘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를 대신해서 세계의 주목을 끈 것이 일본적 경영시스템이다.로세스의 변화는 기존의 능력․경험․지식을 바탕에 깔고 점진적으로 변하는 ‘안정적인 변화’와, 기존의 오래된 지식․경험․설비를 일시에 무력화시키는 급격하고도 ‘다이내믹한 변화’로 나누어진다. 또 제품의 변화는 시대와는 관계없이 범용화된 ‘안정적인 제품’과, 다양화와 고객화를 필요로 하는 ‘다이내믹한 제품’으로 나뉘어진다.

일본적 경영시스템은 JIT(Just In Time, 적기 생산) 방식과 TQC(Total Quality Control, 전사적 품질관리)를 통해 낭비를 철저히 줄였다. 다능공(多能工)의 육성과 근로자의 의식개혁을 목표로 철저한 현장주의를 추진하여 시장 변화에 강한 유연성(flexibility)과 낭비가 적은 효율성을 동시에 실현했다. 이 차이가 서서히 美․日 간의 경쟁력의 차이로 나타났던 것이다. ‘지속적인 개선(改善, 카이젠)’이야말로 일본기업을 강하게 만든 원천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이후 시장은 개선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면서 격동적으로 변해갔다. 분명히 카이젠은 업무 프로세스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그 프로세스의 유연성을 높인다. 그리고 종업원이 기술의 범위를 넓히면 넓힐수록 그들의 업무는 복잡하게 조합되어 다품종 제품을 생산하기도 하고 개별수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일본기업이 최근 안고 있는 문제는 대량고객화를 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이젠 시대의 조직구조와 시스템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데 있다. 오히려 일부 미국기업은 일본기업으로부터 카이젠의 정수를 배우고 여기에 미국식의 과학적․분석적․체계적인 사고를 가미시켜 일본식 경영을 능가해버렸다. 요컨대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화를 향해 사업의 구조전환을 꾀하여 경영방법을 혁명적으로 바꿈으로써 스스로 변신하고 활성화에 성공했던 것이다.

대량생산과 카이젠,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의 차이

대량생산 카이젠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
전략 가능한 저(低)코스트로 생산 성숙시장에 있어서의 저(低)코스트에서 프로세스 차별화 신규시장에 있어서 코스트에서 프로세스 차별화
조직 직능별 계층조직 자율화된 직능횡단적 팀 유연하게 연결된 모듈 네트워크
업무의 흐름 계획에 따라 실시되는 순차적이면서 선형적인 업무 흐름 팀 내에서 밀도가 높고 상호작용적인 업무흐름 고객마다 만들어지는 가치사슬
관리자의 역할 엄격한 감독자 팀 코치 네트워크 조정자
컨트롤 시스템 집권화된 계층적 명령 시스템 분권화된 팀에 의한 의사결정과 팀에 의해 관리되는 명령 시스템 집권화된 네트워크 조정과 독립된 모듈 컨트롤
정보기술 코스트에 걸맞은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해 수작업을 자동화 기능횡단적인 정보 및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끊임없이 변화하는 네트워크를 통합하기 위해 데이터의 상호접속, 동시처리가 중요

대량생산에서는 표준제품을 낮은 원가로 양산하는 것을 지향한다. 각 기능은 고도로 전문화된 관료적, 계층적인 조직형태를 취하고 있다. 정보는 바텀업으로, 의사결정은 톱다운으로 흐른다. 종업원은 관리자의 엄격한 감독 아래 엄격한 규칙에 따라 반복적인 작업을 되풀이한다.

카이젠(改善)에서는 부문, 직능 혹은 계층의 틀을 넘어서 강한 결속력을 갖춘 팀이 편성되어 고객 니즈 변화에 신속하면서도 유연하게 대처해나간다. 업무 프로세스를 끊임없이 점진적으로 개선하여 고객만족에 공헌하는 것을 신념으로 삼고 있다. 관리자는 코치이며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과 개선노력을 촉진시킨다. 그들이 팀 내부에 운명공동체라는 의식을 조성시키는 것은 중요한 업무이다.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의 경영방식은 크게 다르다.

1) 업무 프로세스를 ‘모듈’로 구성되도록 재편한다. 모듈이란, 기능적으로 자율적이며 교체가능하고 다양하게 재배열 ․ 결합시킬 수 있는 ‘업무 단위’ 또는 ‘활동 단위’를 말한다. 예컨대 수주, 납품, 융자안건 심의 같이 어떤 특정한 프로세스와 태스크로 바꾸어 놓는다.

2) 제품과 서비스를 각각의 고객마다 고객화하기 위해서 최선의 조합과 최선의 순서로 모듈을 통합시킬 수 있는 조직구조를 마련한다. 모듈이 언제, 어떻게 조합되어 어떻게 통합되는지는 각각의 고객이 무엇을 원하며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항상 변해간다. 여기에서 관리자는 다이내믹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각 모듈을 순조롭게 연결시켜 나가는 ‘조정자’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이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은 카이젠과는 다르다. 말하자면 고객의 요구가 아주 다양하고 그것이 단기적으로 변해 예측 불가능할 때 그것까지도 기회로 삼는 세계이다. 성공의 열쇠는 어떤 모듈이 필요하든 그것을 신속히 싸게 또한 순조롭게 통합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있다.

[1] Fortune (1993. 5. 31).

[2] Fortune (1993. 5. 31)

[3] Goodman, J. (1999). Basic facts on customer complaint behavior and the impact of service on the bottom line. Competitive Advantage, 9(1), 1-5.

[4] Business Week (1984. 12. 24)

[5] Francis J. Gouillart and Frederick D. Sturdivant: Spend a Day in the Life of Your Customers: HBR(Jan-Feb, 1994). Francis J. Gouillart와 Frederick D. Strudivant는 제미니 컨설팅의 선임부사장이다.

[6] Francis J. Gouillart and Frederick D. Sturdivant: 앞의 글.

[7] 伊藤邦雄, 環境の 不確實性と 企業變身, 日本經濟新聞 (1992.2.7).

[8] 주관중, 질로 흥하고 양으로 망한다.

[9] 이상의 네 사람은 질경영에 있어 세계 4대 권위자이다.

[10] 伊藤邦雄, 環境の 不確實性と 企業變身, 日本經濟新聞 (1992.2.7).

[11] Cantoni, C. J. (1993). Corporate dandelions. New York: AMACOM/American Management Association.

[12] Weber, M. (1978). Economy and society: An outline of interpretive sociology. Univ of California Press.

[13] 6시그마는 백만 개당 불량이 3.4개 나오는 수준을 말한다.

[14] 고객화란 개별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개별적인 상품․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방식으로 중세 장인시대의 생산방식과 유사한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