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CTEXT) – 〈西漢劉秀上山海經表〉

百度百科 – 〈上山海經表〉

 

上山海經表

侍中奉車都尉光祿大夫臣秀、領校祕書言校祕書太常屬臣望:
所校《山海經》凡三十二篇, 今定篇為一十八篇, 已定. 《山海經》者, 出於唐虞之際. 昔洪水洋溢, 漫衍中國, 民人失據, 崎嶇於邱陵, 巢於樹木. 鯀既無功, 而帝堯使禹繼之. 禹乘四載, 隨山刊木, 定高山大川, 益與伯翳主驅禽獸, 命山川, 類草木, 別水土, 四岳佐之, 以周四方. 逮人迹之所希至, 及舟輿之所罕到, 內別五方之山, 外分八方之海, 紀其珍寶奇物, 異方之所生, 水土草木、禽獸昆蟲、麟鳳之所止, 禎祥之所隱, 及四海之外、絕域之國、殊類之人. 禹別九州, 任土作貢, 而益等類物善惡, 著《山海經》, 皆聖賢之遺事, 古文之著明者也. 其事質明有信. 孝武皇帝時, 常有獻異鳥者, 食之百物, 所不肯食. 東方朔見之, 言其鳥名, 又言其所當食, 如朔言. 問朔何以知之, 即《山海經》所出也. 孝宣皇帝時, 擊磻石於上郡, 陷, 得石室, 其中有反縛盜械人. 時臣秀父向為諫議大夫, 言此貳負之臣也. 詔問何以知之, 亦以《山海經》對. 其文曰: 「貳負殺窫窳, 帝乃梏之疏屬之山, 桎其右足, 反縛兩手. 」 上大驚. 朝士由是多奇《山海經》者, 文學大儒皆讀學以為奇, 可以考禎祥變怪之物, 見遠國異人之謠俗. 故《易》曰: 「言天下之至賾, 而不可亂也. 」博物之君子, 其可不惑焉? 臣昧死謹上.
〈宋本《山海經》, 又《道藏》本〉

《산해경》을 올리며 드리는 글

시중이자 봉거도위이며 광록대부인 신 수秀와, 비서감 교정 업무를 맡고 있는 신 망望은 다음과 같이 아룁니다.

신들이 교정한 《산해경》은 원래 총 32편이었으나, 이제 18편으로 정리하여 확정했습니다.

《산해경》이라는 책은 그 기원이 요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예전에 큰 홍수가 천하를 뒤덮고 물이 중원을 범람하자, 백성들은 거처를 잃고 언덕 위를 떠돌며 나무 위에 올라가 집을 짓고 살아야 했습니다.

그때 물을 다스리는 임무를 맡았던 곤鯀은 성공하지 못했고, 제요帝堯는 그 아들 우禹에게 그 사명을 넘겼습니다. 우는 네 마리 짐승이 끄는 수레를 타고 산을 따라 나무를 베며 나아가 높은 산과 큰 강의 흐름을 바로잡았습니다.

그와 함께한 이들 중에는 익益과 백예伯翳가 있어 짐승들을 몰아내는 일을 맡았고, 우는 산과 강에 이름을 붙이고, 초목의 종류를 나누며, 땅과 물의 성질을 구별했습니다. 이 모든 일은 사방의 명산[四嶽]들이 보좌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그가 온 천하를 두루 다스릴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는 인간의 발길조차 미치기 어려운 먼 지역과 수레와 배도 잘 닿지 않는 외진 곳까지도 이르러, 안으로는 오방의 산을 구분하고, 밖으로는 팔방의 바다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하는 온갖 진귀한 보물과 기이한 것들, 먼 나라에서 나는 이물異物들, 지형과 수질, 식물과 동물, 날짐승과 벌레, 물고기, 기린과 봉황이 깃드는 곳, 상서로운 기운이 숨겨진 자리, 심지어 사해四海 밖의 먼 나라들과 낯선 종족들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기록했습니다.

우는 구주의 땅을 나누고, 각 지역의 토산물에 따라 조공을 정했으며, 익과 그 무리는 사물의 선악과 우열을 나누어 정리하여 《산해경》이라는 책으로 엮었습니다. 이 책은 모두 성현이 남긴 일들을 기록한 것으로, 고문古文 가운데에서도 빛나는 저술입니다. 그 내용은 간결하고 사실에 가까워 신뢰할 만합니다.

한나라 효무제孝武帝 때, 한 신하가 기이한 새를 바쳤는데, 그것은 온갖 것을 먹되 먹지 않는 것도 있어 사람들이 그 성질을 알지 못했습니다. 이때 동방삭東方朔이 그것을 보고는 이름을 말하고, 무엇을 먹여야 할지도 알려주었는데, 실제로 그 말대로 했더니 새가 먹었습니다. 황제가 “어찌하여 그것을 아는가?” 하고 묻자, 동방삭은 《산해경》에 나오는 것이라 답했습니다.

또 효선제孝宣帝 때, 상군上郡의 반석磻石을 깨어보니 안에 석실이 있었고, 그 안에는 두 손을 등 뒤로 결박당하고 족쇄를 찬 도적 같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때 신 수의 아버지 향向은 간의대부였는데, 이 인물이 바로 《산해경》에 나오는 반역자 ‘이복貳負’이라 했습니다. 황제가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그는 역시 《산해경》의 내용을 근거로 대답했습니다. 그 구절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습니다.

“이복은 엽어窫窳를 죽였기 때문에, 천제가 그를 수속산疏屬之山에 가두고, 오른발에 족쇄를 채우고, 두 손을 뒤로 묶었다.”

황제는 이 말을 듣고 크게 놀랐습니다.

그 뒤로 조정에서는 《산해경》을 기이한 책이라 여기는 자들이 많아졌고, 문장과 학문에 뛰어난 유생들은 모두 이 책을 읽고 배워 마치 진기한 보물처럼 여겼습니다. 이 책을 통해 상서로운 징후나 괴이한 변화의 기운을 살필 수 있고, 먼 나라 이방인의 풍속과 노래를 엿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주역》에도 “천하의 가장 깊은 이치를 말하면서도, 세상을 어지럽히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만물을 널리 아는 군자라면, 어찌 이 책에 미혹되지 않고 지나칠 수 있겠습니까?

신은 죽음을 무릅쓰고 삼가 이 책을 올립니다.

〈송대 판본의 《산해경》과 도장道藏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주석

사재四載란, 치수를 맡았던 우禹가 타고 다녔다고 전해지는 네 마리 짐승이 끄는 수레 또는 사륜 수레를 의미합니다. 이는 우가 직접 전국을 순행하며 산을 깎고 물길을 돌리는 치수 작업을 수행했다는 상징적인 표현입니다.

그와 함께한 익益과 백예伯翳는 우의 협력자로, 익은 일반적으로 물산과 생물 등을 분류하는 일을 담당했고, 백예는 짐승들을 몰아 산림의 질서를 잡는 임무를 수행한 인물로 전해집니다.

《산해경》에서 언급되는 구주九州는 고대 중국의 지리적·행정적 구획 단위로, 대표적으로 기주, 연주, 청주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우가 전국을 구획하고 각지의 특산물을 파악해 조공 체제를 정립했다는 전설과 맞닿아 있습니다.

황제가 수속산에서 발견한 묶인 인물에 대한 고증으로 언급된 이복貳負은 전설 속에서 제왕의 뜻을 거역한 반역자로, 《산해경》에서는 신적인 존재 엽어窫窳를 죽인 뒤 황제에 의해 처벌받은 인물로 나옵니다. 엽어는 하늘의 질서를 어지럽힌 존재로, 주신主神에게 응징당한 괴수입니다.

본문 마지막에 언급된 《도장道藏》본은 도교의 경전들을 집성한 《도장》 속에 수록된 《산해경》의 판본을 뜻하며, 이는 송대 이래 《산해경》이 도교적 전통 속에서도 존중받고 활용되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