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지금부터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Q&A 방식으로 하죠.
첫 번째 질문은, 그러면 이러한 pcr 진단검사의 규모는 과연 어느 정도 될까요?라는 질문인데요. 먼저 글로벌 차원에서 살펴본 후에 우리나라 경우를 보죠.
먼저 글로벌입니다. 관련 자료는 옥스포드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Our World in Data에서 구했는데요. 아마 여러분들께서도 직접 자료를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여기저기 통계가 누락된 부분도 있고 해서 그나마 어느 정도 자료가 완비된 기준 날짜가 9월 11일입니다. 그래서 제가 앞으로 별도 코멘트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글로벌 통계와 우리나라 통계 모두 9월 11일 자 24시를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Our World in Data에서는 전 세계 222개국 자료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인구 기준으로 보면 대략 79억 명 정도가 되죠. 그런데 그중에서 95개국은 검사 관련 통계가 빠져 있습니다. 인구로 보면 약 9억 명인데요. 전체 12% 정도를 차지하죠. 그래서 이 부분을 빼고 나면 pcr 검사 관련 통계가 있는 나라가 127개국 70억 명 정도 되죠. 88%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이 검사 통계가 없는 95개국 9억 명 인구 속에는 OECD 국가도 세 나라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랑스와 체코와 스웨덴. 그리고 OECD 외에 이집트나 DR 콩고, 탄자니아, 수단, 알제리 이런 아프리카 국가들이 많이 포함돼 있고요.
그다음에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같은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죠. 그리고 추가로 검사 관련 통계가 있는 127개국 중에서 55개국을 추가로 제외했습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인데요. 첫 번째가 통계 불량 국가, 인구가 100만 명 채 되지 않는 국가, 소득 1만 달러 이하 국가. 이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제외 국가에 해당되는 인구가 약 44억 명인데요. 중국이 14억 명 조금 넘고 인도가 14억 명에 조금 못 미치죠. 그리고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같은 국가들입니다.
제외된 국가의 첫 번째 유형이 통계 불량 국가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예컨대 중국같은 경우에는 검사건수와 관련해서 600여 일 동안 딱 2건의 숫자가 나옵니다. 작년 6월 24일 9천만 건 검사를 했다. 그리고 작년 8월 6일에 추가로 7천만 건을 더해서 토탈 1억 6천만 건 검사를 했다는 딱 두 건의 숫자만 나오죠. 그래서 이 통계는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고 봤죠.
그다음 두 번째 유형이 인구가 100만 명 채 되지 않는 나라들입니다. 주로 유럽에 있는 소국가나 남태평양에 있는 섬나라들인데요. 이들 나라는 인구 규모가 작기 때문에 대수의 법칙이 잘 작동하지 않아서 통계적 착시 현상을 유발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유형이 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가 되지 않는 국가들입니다. 제가 지난 6월 28일 자 에피소드에서 가난한 나라들은 호구지책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론 백신 접종조차 하기 힘들다고 말씀드린 바가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소득 1만 달러 이하 국가들은 검사에 소요되는 비용 그 자체도 상당히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검사건수를 늘리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늘리지 못하는 것이죠. 그래서 마찬가지로 글로벌 통계에는 소득 1만 달러 이하 국가들을 제외했습니다.
최종 엔트리가 결국 72개국인데요. 전체 인구가 25억 5천만 명 정도 되죠. 그런데 지난 600여 일 동안 총 검사건수가 21억 4천만 건입니다. 인구의 84%에 해당되는 숫자만큼 검사가 이루어진 것이죠.
국가별로 보면 이렇습니다. X축이 국가인데요. 왼편이 검사건수가 많은 나라고 오른편이 검사건수가 적은 나라들이죠. 그리고 상하 Y축은 검사건수입니다.
그런데 미국 영국의 숫자가 너무 커서 다른 국가들의 변별력이 조금 떨어지는데요. 그래서 Y축을 일, 십, 백, 천, 만, 십만으로 가는 로그 스케일로 바꿔보면 훨씬 보기가 수월하죠.
제일 왼편이 미국인데 5억 3,700만 건 검사를 했죠. 우리나라가 72개국 중에서 30번째로 1,370만 건 검사를 했습니다. 제일 오른편이 적도기니, 숫자가 제일 작죠. 약 20만 건 검사를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주민등록 인구가 5,183만 명, 그리고 검사건수가 1,370만 건이니까 총 인구의 26%에 해당되는 숫자만큼 검사가 이루어진 것이죠.
글로벌 72개국 인구 대비 검사건수가 84%인데요. 우리나라의 26%는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부분은 되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코로나 확진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으니까 검사건수 역시 따라서 적은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죠. 뒤에서 상세하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이 표에서 보시면 코로나 선진국들, 그러니까 우리나라보다 인구 당 확진자 숫자가 훨씬 적은 국가들의 인구 대비 검사건수를 나타낸 자료인데요. 우리나라가 26%, 72개국이 84%.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인구 대비 확진자 숫자가 훨씬 적은 오스트레일리아는 132%, 홍콩이 119%, 뉴질랜드가 65%, 싱가포르가 무려 309%입니다. 유일하게 타이완이 12%, 우리보다 검사건수가 적죠. 여기서 100% 이상 넘어가는 것은 한 사람이 여러 번 검사를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100%를 초과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싱가포르같은 경우는 전 국민 모두가 평균 3차례 이상의 pcr 검사를 했다는 것입니다. 요컨대 우리나라 검사율이 72개국 평균인 84%보다 훨씬 낮은 이유가 상대적으로 확진자가 적기 때문이라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다음으로 우리나라의 검사건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일자별 진행 상황을 보죠. 좌우 X축이 일자 진행이고 상하 Y축이 신규 검사건수입니다. 이 연두색인데요. 상당히 들쑥날쑥하죠. 이제는 거의 상식 수준입니다만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검사건수가 뚝 떨어졌다가 월요일부터 다시 원위치가 되죠.
이 그래프에 신규 확진자 추이를 더하면 이렇게 됩니다. 하늘색이죠. 신규 확진자와 신규 검사건수가 거의 유사하게 동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곡선들이 너무나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여러 전문가들이나 전문기관들에서 사용하고 있는 7일 이동평균, 비유하자면 그래프가 스무드하게 바뀌었다고 해서 스무디드(smoothed)라는 형용사들을 많이 쓰는데요.
7일 이동평균을 적용하면 대략 이런 모습입니다.
여기서 원래 일자별 추이를 제거하면 7일 이동평균의 흐름이 훨씬 더 명확하게 보이죠. 마찬가지로 신규 확진자와 신규 검사건수가 동행해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그다음은 관점을 조금 바꾸어서 우리나라의 확진자 당 검사건수를 살펴보겠습니다.
9월 11일 자 기준으로 총 확진자가 27만 3천 명, 그리고 총 검사건수가 1,370만 건이니까 평균적으로 50건 검사를 하면 확진자 1명이 나오죠.
아까 보신 표에서 Y축의 스케일을 조금 조정을 해서 좌우 규모를 50배로 맞췄습니다. 왼쪽 파란색이 신규 확진자고 오른쪽 녹색이 검사건수인데요. 검사건수의 스케일이 신규 확진자의 50배죠. 이렇게 보면 각 차수별 유행 때 검사건수의 과소 여부가 대략 드러나는데요.
1차 유행 때 보시면 녹색 검사건수의 피크치가 신규 확진자보다 훨씬 못 미치죠. 다시 말해서 검사건수가 평균보다는 훨씬 적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2차 때나 3차 유행 때는 피크치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니까 마찬가지로 검사건수가 평균 수준을 유지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4차 유행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검사건수의 높이가 확진자의 거의 절반 수준이죠.
같은 내용으로 확진자와 검사건수를 대상으로 산포도를 그려봤습니다. 좌우 X축은 신규 확진자고 상하 Y축은 신규 검사건수입니다.
날짜 진행 순서대로 점을 찍어보면 이렇게 되죠. 자세히 보시면 1차, 2차, 3차 유행 때는 거의 비슷한 패턴으로 등락을 거듭하는데, 금년 6월 17일부터 시작된 4차 유행 때부터는 그래프가 완전히 다른 패턴을 보입니다.
색깔로 구분을 해보면 파란색이 1차, 2차, 3차, 유행 때이고 녹색이 4차 유행 때입니다.
여기에 추세선을 그려보면 이렇게 됩니다. 파란색이 1, 2, 3차 때인데요. 추세선의 기울기가 45.637, 그리고 R 스퀘어 결정계수가 0.7705로 나옵니다.
그런데 4차 때는 추세선의 기울기가 18.542, R 스퀘어는 0.8582로 나오죠. 또 추가로 각각의 경우에 상관계수를 구해보면 0.88, 0.93으로 나옵니다. 그러니까 1~3차 유행 때 상관계수가 0.88, 결정계수가 0.77. 그리고 4차 때는 상관계수가 0.93, 결정계수가 0.86으로 나오니까 두 경우 공히 신뢰도도 아주 높고 유의미하다고 해석할 수 있죠. 극단적으로 정비례 관계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사회과학에서 이 정도 높은 숫자가 나오기도 힘들죠.
그런데 우리들이 여기서 주목해야 될 부분은 추세선의 기울기입니다. 이 기울기의 의미라는 것이 확진자 한 사람을 찾아내는데 얼마만큼 검사를 해야 되는가, 또는 얼마만큼 검사를 해야 확진자 한 명을 찾을 수 있는가라는 것이죠. 다시 말해서 확진자 당 검사건수에 해당되는 것이죠.
아까 봤습니다만 1~3차 유행 때를 보면 기울기가 45, 그리고 4차 때는 기울기가 18로 나오죠. 그러니까 1~3차 유행 때는 확진자 1명을 찾아내는데 45건 검사를 해야 됐는데 이번 4차 때는 18건만 검사를 해도 확진자가 1명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현재는 어떻게 보면 무증상 감염자가 지천에 널려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대략 양자를 비교해 보면 2.5배 차이가 나죠.
그리고 실제 확진자 당 검사건수를 구해보죠.
좌우 X축은 날짜 진행이고 Y축은 확진자 당 검사건수입니다. 이 역시 스무드하게 7일 이동평균을 사용했습니다.
가장 피크치가 작년 5월 4일 662건을 검사해야 확진자 한 명이 나온다는 것이죠. 그리고 최근 9월 11일 자 기준을 보면 24건만 검사를 해도 확진자를 1명 찾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양자 간의 차이가 너무 큽니다. 무려 28배 차이가 나죠.
그러니까 제가 모두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1차 유행이 끝나고 나서 4~7월에 얼마나 많은 건수의 검사를 했는지 알 수가 있죠. 거꾸로 말하면 최근에 검사건수가 얼마나 적은지라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그래프에 신규 확진자 곡선을 추가하면 이렇게 됩니다. 왼쪽 Y축 파란색이 확진자 당 검사건수고 오른편 녹색 Y축이 신규 확진자입니다. 이 표를 좀 상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1차 유행 때는 처음 당하는 일이라서 그런지 검사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서 봐야 될 부분이 1차 유행과 2차 유행 사이죠. 검사건수가 대폭적으로 늘어납니다.
그 결과 연두색의 신규 확진자 규모가 거의 제로 수준까지 떨어지죠. 그러다가 8월에 2차 유행이 일어나고 검사건수를 상당히 늘렸습니다만 그 앞에 있던 4~6월보다는 적죠. 그래서 안정기에 들어가서도 신규 확진자 규모가 제로가 되지 못하고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것이죠. 그러다가 3차 유행이 시작이 됩니다. 이때부터는 검사건수가 뚝뚝 떨어지죠. 그러다가 결국 4차 유행이 일어나는데요.
전체 흐름으로 봐서 1차와 2차 유행 사이에 있던 안정기 때가 어떻게 보면 가장 모범적인 방역 정책과 검사건수를 보여주었던 시기죠.
조금 더 구체적으로 1~3차 유행과 4차 유행을 구분해서 보겠습니다. 그래프상 파란색이 1~3차 때고 황색이 4차 때죠. 이 뒷부분 숫자가 너무나 작아서 인식도가 좀 떨어지는데요.
그래서 Y축을 로그 스케일로 바꾸면 이렇게 됩니다.
1~3차 때보다 4차 유행 때 확진자 당 검사건수가 크게 떨어졌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 수 있죠. 실제로 숫자를 구해보면 1~3차 때는 68건을 검사를 해야 확진자 1명이 나왔는데 현재 4차 때는 28건만 검사를 해도 확진자 1명이 나오는 것이죠. 그러니까 검사건수가 무려 2.5배나 감소했다고 해석되는 것이죠.
그런데 앞서 살펴본 이 추세선의 기울기 역시 2.5배 감소로 나왔습니다. 우연인지 몰라도 이 -2.5배라는 숫자가 서로 일치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1~3차 유행 때와 4차 유행 때를 비교하면 확진자 당 검사건수가 2.5배 줄었고 역으로 표현하면 양성률이 평균 2.5배 올라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보죠. 지난 600여 일을 8개 기간으로 나눠봤습니다. 1~4차 유행 때 기간으로 나누고, 유행 사이사이에 있었던 안정기 네 기간. 그래서 합해서 8개 기간으로 나눌 수 있죠.
먼저 1일 평균 확진자를 보면 1차 유행 때가 169명, 2차 때가 192명, 3차 때가 622명, 4차 때가 현재 1,417명입니다.
여기다가 확진자 당 검사건수 추이를 더해보면 이렇습니다. 연두색이죠.
신천지 사태가 터지기 전인 기간 1의 확진자 당 검사건수는 269명인데요. 당시 확진자나 확진자 당 검사건수 숫자가 너무 작아서 대수의 법칙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될 부분은 앞서도 말씀 드렸듯이 기간 3입니다. 1차 유행이 끝나고 2차 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작년 5~7월 안정기 때 확진자 당 검사건수가 무려 270건에 달합니다.
그 결과 1일 평균 확진자도 35명 선으로 뚝 떨어지죠. 이 숫자는 현재 4차 유행이 일어나고 있는 기간 8과 비교하면 거의 10배 차이가 납니다. 기간 3이 270건, 기간 8이 28건이죠.
이상 여기까지 우리나라의 일자리 현황을 살펴봤습니다만 몇 가지 파인딩이 있죠.
그 첫째가 우리나라의 검사건수가 인구 대비 26% 수준인데요. 글로벌 평균 84%보다 훨씬 낮은 수준입니다. 그리고 우리보다 확진자 숫자가 훨씬 적은 코로나 선진국들, 예컨대 오스트레일리아나 홍콩, 뉴질랜드, 싱가포르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의 검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시간 진행별 추이를 보면 1~3차 유행 때보다 현재 4차 유행 때 검사건수가 평균에서 2.5배 정도 감소를 했고요. 지난 600여 일 동안을 8개 기간으로 나누어서 비교를 해보면 기간 3, 그러니까 1차 유행이 끝나고 2차 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안정기 때의 숫자와 비교하면 최근 4차 유행 때의 확진자 당 검사건수가 무려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이상 모두를 종합하면 현재 우리의 pcr 검사건수가 비정상적으로 적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상 여기까지 pcr 검사건수에 대해서 글로벌 차원과 우리나라의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