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삼. “땅>ㅅ당>스탄>스테이트”. 2009.12.17. yuneys.wordpress.com

땅>ㅅ당>스탄>스테이트

18세기에 지어진 <해동역사>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고 한다.

地曰須大具 : 地를 須大具라고 한다.

조선 사람들이 地(땅)을 “須大具”라고 한다는 뜻이다. 현재 발음으로 읽으면 [수대구]이다. 물론 이것은 우리 말을 가까운 소리가 나는 한자로 표기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소리는 다를 것이다. 어떻게 읽어야 할까?

“須”는 [su]>[s] : [스] 또는 [ㅅ]이다.
“大”는 [tai]>[ta] : [다]이다.
“具”는 [ghu]>[gnu]>[ngu]>[ng] : [받침ㅇ]이다.

그러면 이 세 글자의 발음은 곧 [스당]>[ㅅ당]>[땅]이다. 이것은 바로 [stang]>[stan]이니, 아프가니스탄 Afghanistan, 벨루치스탄 Beluchistan · 파키스탄 Parkistan · 아프가니스탄 Afghanistan · 타지키스탄  Tadzhikistan · 키르기즈스탄 Kyrgyzstan · 우즈베키스탄 Uzbekistan · 투르크메니스탄  Turkimenistan · 카자흐스탄 Kasakhstan 의 ‘stan’이다. stan은 페르시아말로 ‘땅’을 뜻한다. 유럽에서 국가이름에 land를 붙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 (England · Netherland · Deutschland · Poland 등)

중앙아시아에서는 “stan”[스탕][스탄][스딴]으로 발음했던 것을 조선사람들은 [ㅅ당]이라고 발음했던 것이다. 혀끝을 윗니 뒤쪽 천장에 붙여 [ㅅ]소리를 낼듯말듯하면서 바로 [당]으로 소리내면 그것이 바로 [ㅅ당stan] 소리이다. 지금의 [땅]과는 발음이 다르다.

훈민정음을 보면 ‘땅’은 ‘ㅅ다/ㅅ다히’라고 표기되며 토시와 더불어 ‘ㅅ다해/ㅅ다희/ㅅ다히’라고 쓰인다. 이후 ‘ㅅㄷ’ 표기가 ‘ㄸ’으로 바뀌면서 발음도 바뀌었다. 지금의 ‘사나이/사나히’를 옛날엔 ‘ㅅ나히’라고 표기했다. [ㅅs]발음이 한국어에도 존재했던 것이다.

또한 ‘스탄’은 서쪽으로도 퍼져나갔다. 영어의 state · station · stair · step · sterile · stance · start · stamp · stand · stable · stage 등과 같은 ‘sta’ 역시 ‘ㅅ다’에서 나온 말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의 언어인 실담어를 전공한 강상원 박사의《왕손 정통언어복원 실담어 주석》(한국세종한림원, 2003), pp.2∼3에 보면, “ㅅ다 地·坤·壤: ta : the essential nature of the earth. the mother of the all things. the earth. land. soil.”이라고 하였다. “따[ta]”는 곧 “지구/나라/땅/흙”이라는 뜻이다. 싯담어라고도 하는 실담어는 산스크리트어의 원형으며, 또한 한국어의 원형이라고 한다.

결국 “땅”이라는 말은 중앙아시아에서 들어온 말이다. 우리 문화는 중앙아시아 문명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으며, 또한 그 문명권 속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