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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CTATION 26 페이지

 

 

반갑습니다. 계속해서 중화국치지도에 대해서 말씀드리죠.

지난 에피소드에서도 살펴봤습니다만 중국의 지나족들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무려 65년 이상 걸쳐서 19가지 이상의 중화국치지도를 일관성 있게 만들었고 초등학교 시절 아주 어릴 적부터 지나인들의 머릿속 깊숙이 각인될 정도로 학습을 시켰죠. 그래서 시진핑 주석이 “한국이라는 나라는 실제로 중국의 일부분이었다.”고 했던 발언조차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가 된 것이죠. 이러한 사실은 우리 한민족 입장에서 보면 일반적인 상식이나 가치 판단 기준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비정상적이고 이례적인 사안이죠.

그러면 도대체 지나족들한테는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이렇게 이웃을 깔보고 업신여기고, 더 나아가서는 이웃을 파괴하고 점령하려고 하는 대단히 자기중심적인, 다시 말해서 유아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는 걸까요? 그냥 단순한 논리로서는 그리 쉽게 잘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제가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까 지나족들은 1840년대에 아편전쟁에서 서구 열강들한테 패배를 하고, 그 이후에 그들이 처했던 대외적인 환경이 너무나 열악했고 또 연이어서 서구 열강들의 침략과 식민지화가 진행되었죠. 이에 대해서 지나족들은 국가적인 수치, 그러니까 국치를 느꼈던 것입니다.

그런데 동병상련이라고, 이웃해 있는 우리 한민족도 마찬가지로 지나족처럼 제국주의 국가들에 의해서 휘둘리고 있었는데요. 그러면 너무나도 당연히 동류의식을 느껴야죠. 그런데 지나족들의 멘탈 구조는 상당히 배배 꼬여져 있었죠. 이웃한 우리 한민족에 대해서 측은지심을 가지기는커녕 조선은 지나족, 자기들의 소유이고 자기들의 속국인데 이 조선이 제국주의 국가들의 통제 범위 속으로 넘어가는 상황에 대해서 오히려 수치심과 치욕을 느꼈던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중화국치지도가 우리한테 보여주고 있는 두 가지의 얼굴이죠.

그러면 이와 같은 상황을 한자말로 표현한다고 하면 어떤 말이 적합할까요? 요새 시쳇말로 강대강 약대약[强對强  弱對弱]이라는 말이 있죠. 강한 자에게는 강하고 약한 자에게는 약하다라는 뜻이겠죠. 이를 거꾸로 하면 강대약 약대강[强對弱  弱對强]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하다는 뜻이겠죠. 바로 중화국치지도에 담겨있는 정신과 거의 유사하죠.

그런데 이 강대강 약대강이라는 말은 그냥 급조한 말이고 그래도 나름 족보가 있는 사자성어가 없을까 해서 여기저기 찾아보니까 기연파경[欺軟怕硬]이라는 한자말이 있습니다. 업신여길 기[欺]에 연약할 연[軟]이니까 연약한 자를 업신여긴다. 그리고 두려워할 파[怕]에 강할 경[硬]이니까 강한 자를 두려워한다는 뜻이죠. 합해보면 기연파경, 약한 자를 업신여기고 강한 자를 두려워한다는 뜻입니다. 바로 이 기연파경이라는 정신이 중화국치지도를 낳게 하고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소위 시대정신, 헤겔 말을 빌면 자이스트가이스트[zeitgeist]가 되는 것이죠.

시대정신, 소위 자이스트가이스트[zeitgeist]라고 하는 것은 한마디로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정신을 말하는 것이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인 헤겔 선생께서 즐겨 사용하던 용어죠. zeit=time, geist=spirit. 영어로 표현하면 spirit of time, 글자 그대로 시대정신이죠.

우리 국어사전을 보면 한 시대의 사회에 널리 퍼져 있어서 그 시대를 지배하거나 특징 짓는 정신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와 같은 시대 정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중화국치지도와 관련해서 보면 대외적인 요인과 대내적인 요인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대외적으로는, 1840년도에 아편 전쟁이 일어나고 두 차례에 걸쳐서 청나라가 패배를 하죠. 그 이후 수없이 많은 정치 주체가 만들어지고 공화 체제 왕정 체제와 민주 체제가 서로 엇갈리면서 제국주의 국가들은 지나족들에게 끊임없는 패배와 굴욕감을 맛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여러 명의 풍운아들이 등장하죠. 이홍장 선생, 장개석 선생, 원세개 선생, 손문 선생, 모택동 선생 이런 분들이 영웅으로 등장을 하고 역사의 뒤안길에서 사라져 갑니다.

이야기의 범위를 조금 더 좁혀서 보면 역사 분야와 지리학 분야에서는 대표적으로 두 분의 인물이 등장하죠.

고힐강 선생과 담기양 선생입니다. 역사 분야에 관한한 이분들의 영향력은 너무나 지대하죠. 그래서 지나족들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사용하는 교과서에서 역사가 조작되고 왜곡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기연파경이라는 시대정신은 우리 한민족한테는 대단히 불행한 일입니다만 춘추대의라고 하는 지나족들의 민족정신과 결합을 하게 됩니다. 이 민족정신이라는 말도 헤겔 선생께서 즐겨 사용하시는 용어죠.

시대정신이라는 것이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고 소위 말하는 세 가지 정신 중에 하나라는 것이죠. 그러니까 세계정신, 벨트가이스트[weltgeist]. 민족정신, 폭스가이스트[volksgeist]. 시대정신, 자이스트가이스트[zeitgeist]. 이 세 가지가 각각 따로가 아니라 상호 영향을 미치면서 공조를 해간다는 것이죠.

독일말로 welt가 영어로 world고 geist가 spirit이니까 weltgeist가 world spirit이라는 뜻이겠죠. 그다음에 volks가 folk라는 민족의 뜻이고 geist가 spirit이니까 folk spirit, 그러니까 민족정신이죠. 그다음에 zeit가 time, 시대라는 뜻이고 geist가 spirit이니까 자이스트가이스트[zeitgeist]는 time of spirit, 시대정신이라는 뜻이겠죠.

다시 말해서 weltgeist, 세계정신은 지구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spirit이죠. 그다음에 volksgeist는 특정 민족, 그러니까 여기에서는 지나족이 되겠죠. 지나족들을 지배하고 있는 spirit이죠. 그리고 zeitgeist, 시대정신은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지나족들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는 spirit, 정신을 말하는 것이죠. 결국 이러한 시대정신은 민족정신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지나족 입장에서 보면 지난 3천년 동안 아주 전통적으로 지켜져 내려오고 있는 민족정신, volksgeist가 있죠. 바로 춘추대의라는 것이죠. 공자 선생께서 만든 것인데요.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는 역사와 관련해서 춘추대의의 핵심을 세 가지로 요약했습니다. 그 첫 번째가 존화양이[尊華攘夷], 화[華]를 존중하고 이[夷], 오랑캐를 물리친다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상내약외[詳內略外]죠. 중국 안의 역사는 상세하게 기록을 하고 바깥의 역사는 간략하게 기술한다는 것입니다. 그다음에 세 번째가 위국휘치[爲國諱恥]죠. 나라, 지나족을 위해서 부끄러운 것은 숨긴다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로 요약되는 소위 춘추대의는 지난 3천 년 동안 거의 흔들림 없이 지나족들 사이에 지켜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죠.

결국 앞서 살펴본 기연파경, 그러니까 약한 자를 업신여기고 강한 자를 두려워한다고 하는 시대정신은 이와 같은 춘추대의, 특히 그중에서도 존화양이, 중국을 존중하고 오랑캐를 물리친다는 부분과 위국휘치, 나라를 위해서 부끄러운 것을 숨긴다고 하는 volksgeist, 민족정신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상호 결합이 된 것이죠.

그러면 이쯤에서 질문이 하나 나오죠. 기연파경, 그리고 춘추대의라고 하는 시대정신과 민족정신이 당연히 현대적인 세계정신, 소위 말하는 자유와 민주와 공화라는 세계 정신과 같이 발을 맞추어서 나아갈 수 있냐?는 것이죠.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같이 가기가 상당히 힘들 것 같습니다.

현재 중국이란 나라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보면 자유 체제보다는 오히려 집단 체제를 선호하고, 민주 체제보다는 독재 체제로 나아가고 있고, 공화 체제보다는 오히려 과거의 황제 체제로 되돌아가려는 경향성을 아주 강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중국으로서는 앞뒤좌우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이웨이, 자기 길을 가겠죠. 만약 그렇다고 하면 바로 지나족들과 이웃하고 있는 우리 한민족들한테는 어떤 의미에서는 큰 재앙으로 다가올 수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 한민족들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죠. 우리에게 중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라고 하는 질문과 이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죠.

한편으로 좀 다른 차원에서 한번 보죠. 현재 제 아들이 약 35년 정도 지나면 제 나이와 비슷해지는데요. 그때 우리 아들 딸들은 어떤 모습의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을까? 라고 생각을 하면 정말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아주 좁은 시각에서 보면 우리가 어떤 산업을 통해서 어떻게 돈을 벌고 개인 소득을 높여서 우리가 배부르고 따뜻하게 잘 먹고 잘 살 거냐고 하는 문제에 집중을 해야죠. 그런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 단계만 더 깊이 파 들어가 보면 이와 같은 소득과 행복한 생활을 갖추기 위한 기본적인 전제조건이 네 가지가 있죠.

그 첫 번째가 과연 앞으로 30~40년 동안 우리 한민족이 이 한반도라는 땅을 지킬 수 있는가? 라고 하는 국토 유지 문제죠. 그다음 두 번째는 우리 한민족이 적정한 수준의 인구 숫자를 유지할 수 있는가? 라고 하는 민족 문제입니다. 세 번째는 우리 아들 딸들이 한반도 땅 위에서 우리 독자적인 자주권을 유지할 수 있는가? 라고 하는 주권 문제죠. 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우리가 중국 땅의 일부가 되지 않고, 우리가 중국의 속국이 되지 않고 독립된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가? 라고 하는 것이죠. 네 번째는 우리가 중국처럼 준 황제가 지배하면서 독재 체제, 집단 체제를 통해서 공산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세상을 과감히 거부를 하고 자유, 민주, 공화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가? 라고 하는 소위 시스템, 체제 문제입니다. 이 네 가지 중에서 한두 가지만 뒤틀린다고 해도 앞서 말씀드린 소득과 행복한 생활 자체가 존재할 수 없는 것이죠. 전제조건 네 가지 중에서 체제 문제는 우리 한민족 스스로 독자적인 판단에 귀속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국토와 민족과 주권 문제는 아주 깊숙한 수준으로 이웃하고 있는 중국의 지나족들과 관련돼 있죠. 어떻게 보면 지난 5천 년 동안 우리의 조상들이 정말 힘써 지켜온 우리 한민족과 한반도가 자칫 우리 대에 와서 중국 땅의 일부 또는 중국의 속국으로 전락할 수가 있습니다. 그 이후의 운명은 불 보듯 뻔하죠. 지나족들한테 흡수된 수많은 민족과 문화와 문명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갑니다. 결국 우리 한민족 역시 그런 운명이 되겠죠.

조금 다른 차원에서 우리 5천 년의 역사를 한번 보죠. 제가 저녁에 소주를 한잔 하면서 어떤 분들하고 이야기를 해보면 지난 5천 년 동안에 우리나라가 중국이라는 나라에 흡수되지 않고 또는 중국의 속국이 되지 않고 현재까지 독립된 주권 국가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우리 한민족은 너무나 운이 좋다고 하시는 분이 종종 계시죠. 정말 우리나라가 단순하게 운이 좋아서 이제껏 살아남은 걸까요? 아니면 또 다른 무엇, 한마디로 실력이죠. 우리 한민족이 실력이 있었던 걸까요?

위에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존화양이, 지나족들은 천하의 중심은 화족 또는 화화족 자기들이고, 주변 사방에는 오랑캐들이 있는데 동쪽 오랑캐를 동이, 남쪽 오랑캐를 남만, 서쪽 오랑캐를 서융, 북쪽 오랑캐를 북적이라고 불렀죠. 그중에서 이미 남만, 서융, 북적에 속했던 나라들은 지나족들이 정복을 하고 언어, 인종, 문화까지를 동화시켜서 흔적조차 찾을 수 없죠. 유일하게 남아 있는 나라가 동쪽에 있는 동이족, 우리 한민족이죠. 우리가 지난 5천 년을 지나면서 중국 땅, 또는 중국의 속국이 되지 않았던 이유가 정말 단순히 운이 좋았을까요? 저는 단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지난 5천 년 역사를 보면, 지나족들은 우리 한민족의 땅을 자기 땅 또는 속국으로 만들기 위해서 끝없이 시도하고 끝없이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상대적으로 우리 한민족의 힘이 세고 강했기 때문에 그들한테 흡수되지 않았던 것이죠.

제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여러 차례에 걸쳐서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만 현재 제가 갖고 있는 결론만 간략하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지난 5천 년에 걸쳐서 파워, 무력 기준으로 판단해보면 우리 한민족과 지나족 사이에 우리 한민족의 힘이 더 강했던 기간이 약했던 기간보다 더 길죠.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고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과는 상당히 차이가 나죠.

정말 간단하게 훑어보면, 예컨대 고조선의 2,500년 동안 우리 한민족의 힘은 지나족들이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로 막강하고 강력했습니다.

삼국시대 때는 양측의 힘이 비등했죠.

통일신라 때는 당나라 힘을 잠깐 빌어서 통일을 하긴 했습니다만 바로 당나라는 축출되었고 당시 통일신라는 당나라보다 힘이 좀 약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발해의 전성기 때를 보면 오히려 땅도 당나라보다 넓었고, 힘은 훨씬 더 강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려 때는 양자의 힘이 비등했죠.

문제는 고려 말 때 몽골족들한테 짧은 기간 동안 지배를 당했는데요. 제 개인적인 판단은 우리가 지나족들한테 지배를 당한 게 아니고 지나족, 한민족 공히 몽골족들한테 지배를 당한 것이죠.

제일 안타까운 역사는 묘청의 난이 일어나면서부터 김부식 선생이 묘청을 벌하고 그때 우리 한민족의 자주 세력들이 거의 몰락을 하면서 중화 사대주의자들이 나라의 힘을 독점하죠. 그 이후에 정도전 선생께서 이성계 선생을 사주를 하고 간판 스타로 내세운 후에 쿠데타를 통해서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웠죠.

그 이후 500년에 걸쳐서 조선 말까지 정말 나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해방 이후 우리 한민족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짧은 기간입니다만 다시 주도권이 우리 한민족한테 넘어왔던 적이 있죠.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일은 지난 5년 동안의 한중 관계를 보면 정말로 상상하기조차 싫을 정도의 굴욕적인 모습을 중국한테 보였죠. 좀 심하게 말씀을 드리면 굴욕적인 모습이 아니라 굴종적인 모습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거의 중국을 주인으로 섬기는 종과 같은 모습, 주종관계의 모습을 지난 5년 동안 보여줬던 것이죠.

최근 이런 분위기는 다소 잦아들고 있는 모습인데요. 물론 앞으로도 살펴봐야 되겠죠.

어쨌든 지난 5천 년의 역사를 놓고 보면 거의 절반 정도는 우리 한민족이 지나족들보다 훨씬 더 힘이 셌습니다. 우리가 결정적으로 힘이 약했던 시기는 그중에서 70~800년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죠.

예컨대 우리 한민족의 땅이 지금은 과거보다 많이 좁아졌습니다만 그래도 한반도라는 땅을 유지하고 그래서 중국의 속국이 되지 않고 독자적인 민족과 독자적인 언어와 독자적인 문화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운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니죠. 우리의 실력이 뛰어났던 것이죠.

지난 이야기는 차치하고 이 순간에 우리 한민족의 선택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다시 중국한테 굴욕적이고 굴종적인 자세를 보일 거냐? 라는 것이죠.

반복해서 말씀드립니다만 현재 중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시대정신은 기연파경입니다. 약한 자를 업신여기고 강한 자를 두려워하죠. 그리고 민족정신은 춘추대의죠. 중국은 존숭하고 오랑캐는 폄하한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만일 중국한테 굴종 자세를 보이면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중국의 속국 위치로 전락하게 될 개연성이 상당히 높죠.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될 문제 중 하나는, 과연 우리가 현재 중국한테 굴종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대등하게 경쟁을 해서 이기거나 비길 수 있는 실력이 되느냐는 것이죠. 만일에 경쟁할 실력도 없는데 중국과 경쟁을 한다고 하면 바로 그 결과는 파멸로 연결이 됩니다.

여러 가지 경쟁이 있습니다만 가장 큰 요소는 두 가지겠죠. 하나는 경제적인 경쟁과 하나는 군사적인 경쟁이죠.

먼저 경제 차원에서 보면 우리나라와 중국은 상호 파괴적인 행위는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마음 먹는다고 해서 중국을 망하게 할 수도 없고 중국 역시 마음 먹는다고 해서 우리를 망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서로 간에 상당한 수준의 타격을 줄 수는 있죠. 이미 중국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우리 한국한테 여러 가지 징벌적인 조치를 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와 관련해서 피해를 보고 있는 여러 기업들한테는 대단히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사실 중국의 징벌 조치, 보복 조치가 우리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봐야죠.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습니다만 우리 한국 측의 끝없는 노력과 양보에도 불구하고 만에 하나 양국 간에 경제 전쟁 또는 보복 전쟁이 일어난다고 하면 과연 누구의 피해가 더 클까요?

저도 산업 현장에 약 45년 있었습니다만 제 개인적인 판단은 중국이 입는 피해가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에 중국이 우리한테 경제 보복을 한다고 하면 그 대상 되는 상품과 서비스 군은 크게 봐서 관광 산업, 엔터테인먼트 산업, 그다음으로 저가의 생필품 정도가 되겠죠.

간간히 언론에서도 소개가 됩니다만 예를 들어서 저질의 김치 같은 경우를 보죠. 우리나라도 이제는 소득이 ppp 기준으로 3만 5천 불 이상으로 올라갔으니까 어떻게 보면 중국에서 수입해 오는 저질 김치 정도는 포기해도 될 만큼 우리의 생활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관광만 하더라도 과거에 유행했던 저가, 저품질 관광은 포기해도 되죠. 아마 우리가 입을 수 있는 충격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역으로 보면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 중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반도체죠. 만일 우리가 마음을 먹고 반도체 수급 수출량을 조절한다고 하면 중국한테는 거의 치명적이죠.

얼마 전에 중국과 호주 간에 일어났던 무역전쟁을 보면, 초기에는 호주가 일방적으로 몰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호주의 석탄이 중국에 공급되지 않고 그래서 발전량이 줄어들고, 중국에서 최악의 전력난이 일어나 결국은 지난 10월에 중국이 호주산 석탄을 재수입하면서 어떻게 보면 중국이 일정 부분 백기를 들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여기서 다시 기연파경을 생각해 보죠. 중국은 약한 자를 업신여기고 강한 자를 두려워합니다. 실제로 호주는 약한 자가 아니라 신사, 젠틀맨이었죠. 그런데 지나족들은 신사를 약한 자로 간주하고 업신여긴 것이죠. 이런 파동이 지나고 나서 호주는 중국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두려워해야 될 강자로 부상한 것이죠.

중국이 1차 산업 제품인 석탄을 가지고도 이렇게 휘청거리는데요. 만일에 첨단 산업에서 가장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가 제대로 중국에 공급되지 않는다, 또는 우리가 의도를 가지고 공급량을 조절한다고 했을 경우에 이에 따르는 중국 내의 파급 효과는 아마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일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두 나라 간에 경제 전쟁이나 보복 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겠죠. 그렇지만 계속 중국이 우리나라를 약한 자로 치부하고 업신여긴다고 하면 참고 참다가 언젠가는 한번 상호 간에 입장 차이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결과는 양쪽 모두 큰 재앙이겠죠. 하지만 그 피해 수준은 우리나라보다 중국이 훨씬 더 클 거라는 것이죠.

그래서 중국이 우리나라한테 사드 배치에 따라서 여러 가지 저급한 행동을 취하고 있는데요. 우리들이 절대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들이 대인배 모습을 보여야겠죠.

그다음은 군사력을 통한 경쟁이죠. 이 부분은 제가 아주 간략하게만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저도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군사력 차원에서는 우리 한국이 중국한테 일방적으로 밀린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사태의 진전 상황을 보면 그리 간단하게 결론 내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당초에 일주일이면 함락될 것 같았던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도 잘 버티고 있는 원인 중에서 가장 큰 것은 한마디로 국가 체제, 국가 시스템 차이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독재 체제, 집단 체제, 황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와 자유 체제, 민주 체제, 공화 체제 채택하고 있는 나라 간의 군사력을 동등하게 놓고 단순 비교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이에 더해서 무기라고 하는 하드웨어를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그러니까 병사들의 의식 수준 역시 군사력을 결정하는 큰 요인이 되죠. 어떻게 보면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의 영향력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 좀 더 상세하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요컨대 경제적으로든 군사적으로든 우리가 중국과 경쟁을 해서 어느 하나 꿀릴 게 없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당하게 나가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 지난 5년 동안에 우리나라가 중국한테 보여주었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리면 정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화가 치밀죠. 도저히 독립 국가 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여러 가지 외교적인 무시와 홀대와 업신여김을 우리들은 수없이 당했죠.

제가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민족 역사 5천 년을 통틀어서 지난 5년보다 더 굴욕적인 장면은 딱 한 가지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1637년 병자호란에서 패배를 하고 나서 인조께서 남한산성에서 굴욕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이죠. 그 사례를 제외하고는 가장 굴종적인 모습을 지난 5년 동안 보여준 것 같습니다.

아무리 모택동을 존경하고 아무리 짱깨주의를 존중한다고 한들 나라 전체를 통째로 들어서 중국에 갖다 바칠 만큼 이런 비굴한 행태, 굴욕적인 행태를 보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앞으로 역사가 어떤 식으로 평가할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헤겔 모형에 비추어 보면 현재 중국과 중국인들이 갖고 있는 시대정신과 민족정신이 전 인류에게 보편 타당하게 적용되고 있는 자유와 민주, 공화라는 세계정신, veltgeist와는 크게 충돌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를 바르게 고치고자 하는 조짐은 털 끝 만큼도 보이지 않는 것이죠.

여기서 우리는 앞으로 전 세계가 봉착할 또 다른 risk(위험요소), 그리고 그 결과 엄청나게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죠. 어떻게든 현재 중국이 갖고 있는 시대정신과 민족정신이 글로벌 차원의 세계정신과 충돌하는 비극적인 상황은 막아야 합니다.

이런 큰 흐름에 기반해서 앞으로 몇 가지 에피소드를 진행을 하고자 합니다. 먼저 첫 번째는, 지나족들의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연파경이라는 용어 그 자체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죠. 원래 출처와 어떤 맥락에서 이런 말이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다음 에피소드에서는 1840년도 아편전쟁이 일어났을 때부터 현재까지 오랜 세월이 흘러가면서 지나족들한테는 어떠한 도전들이 있었고 그래서 어떻게 대응을 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연파경이라는 시대정신이 하나씩 축적되면서 형성되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죠.

그다음에 에피소드에서는 역사지리 분야에서 시대정신의 큰 줄기를 잡은 고힐강 선생과 담기양 선생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다음 에피소드에서는 헤겔 선생이 말씀하신 시대정신을 넘어서 민족정신이라고 하는 것이 중국에서는 어떻게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지, 다시 말해서 춘추대의라고 하는 아주 왜곡된 사상과 철학에 대해서 좀 더 상세하게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여기까지 시대정신의 도입부를 마무리하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