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봉. “경영혁신의 실체: 변화 관련 이론을 중심으로.” 1995.5.29. mi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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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요약(executive summary)

1. 환경과 변화의 관련성
2. 변화의 유형
3. 변화의 모델
4. 변화 관련자
5. 개인의 변화와 저항 극복
6. 심득사항

제1장. 서론: 한국 기업 경영혁신, 이대로 괜찮나?

제1절. 취지
제2절. 글의 구성

제2장. 변화의 개념

제1절. 변화에 대한 시각

1. 변화에 대한 두 가지 시각
2. 변화의 일상화

제2절. 환경의 변화

1. 베커드와 해리스
2. 코터와 슐레진저
3. 노무라총합연구소
4. 파인
5. 코너

제3절. 조직변화의 계기

1. 역장분석(力場分析): 변화를 둘러싼 힘겨루기
2. 조직변화의 촉진요인과 억제요인

제4절. 환경변화와 조직의 적합성(適合性)

제5절. 환경변화에 대한 저항은 파멸

1. 대기업 경영자들의 변화에 대한 관점
2. 기업 평균수명 30년설
3. IBM 사례
4. 로손 호 사례
5. NCR 사례
6. P&G 사례

제6절. 미래 대응능력과 초과지식의 축적

제3장. 변화의 유형

제1절. 변화의 유형과 특징

1. 계획 여부에 따른 유형
2. 영향의 범위에 따른 유형
3. 변화의 내용에 따른 유형
4. 변화의 규모에 따른 유형
5. 변화의 속도에 따른 유형
6. 변화의 속도와 규모에 따른 유형

제2절. 변화 유형의 선택

1. 변화의 속도 선택
2. 변화의 규모 선택
3. 부분적·점진적 변화와 전체적·급진적 변화의 선택
4. 조직 문제의 깊이와 변화 유형의 선택
5. 추진 주체에 따른 유형의 선택
6. 변화의 규모, 속도, 주체의 종합적인 선택

제4장. 변화의 모델

제1절. 세 단계 변화 모델

1. 르윈의 변화 모델
2. 영국항공의 변화 사례
3. 베커드와 해리스의 전이 모델
4. 브리지의 전이 모델
5. 티키의 3막의 드라마

제2절. 대규모 조직의 혁신적 변화 모델

1. 리바이의 이차적 변화 모델
2. 다른 분야에서의 이차적 변화 과정
3. 박젝 등의 대규모 조직의 변화 모델

제3절. 기타 변화 모델

1. 킬만의 변화 과정 다섯 단계
2. 캔터의 깔때기형 변화 과정
3. 코너의 MOC 모델
4. 모토로라의 변화 사례

제5장. 변화 관련자

제1절. 변화 관련자에 대한 분류

1. 오타와의 분류
2. 캔터의 분류
3. 코너의 분류

제2절. 리더

1. 리더의 역할
2. 변화 전략가로서의 역할
3. 변화 후원자로서의 역할
4. 구조개혁형 리더십

제3절. 변화 실행자

1. 변화 실행자의 역할
2. 변화관리팀

제4절. 변화 대상자

제5절. 변화 관련자들의 시너지 창출

제6장. 개인의 변화와 저항 극복

제1절. 개인의 변화

1. 개인의 변화와 조직의 변화
2. 변화에 대한 심리적 반응 단계
3. 변화에 대한 개인의 감정곡선
4. 성공 및 실패 경우의 심리 추이
5. 극단적인 실패: 변화로 인한 쇼크

제2절. 변화에 대한 저항

1. 저항의 개요
2. 저항은 자연스러운 현상
3. 저항의 원인

제3절. 저항 극복

1. 변화는 재탄생의 프로세스
2. 권력 문제의 극복
3. 불안 문제의 극복
4. 혼란 문제의 극복
5. 개인 문제의 극복
6. 무력감에서 탈피

제4절. 저항 극복전략

1. 수평축 모델
2. 변화의 기술적인 측면과 사회적인 측면
3. 성공경험의 조기 체험
4. 제록스의 변화 사례

제7장. 변화의 추진방법

제1절. 변화의 추진 순서

1. 킬만의 변화 추진 다섯 단계
2. 베커드와 해리스의 전이 단계의 관리
3. 하비의 변화 추진 세 단계

제2절. 사전 진단

1. 최고경영자의 변화 의지
2. 조직문화 관련 사항
3. 불문율의 파악과 대처
4. 조직원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

제3절. 비전 설정

1. 고무적인 비전
2. 효과적인 비전의 본질과 역할
3. 공유할 수 있는 비전
4. 비전 만들기

제4절. 계획 수립

1. 세 가지 변화 전략
2. 실험 조직 또는 주도 조직의 선정
3. 변화 관리 체제의 구축
4. 변화 프로세스와 행동계획의 개발
5. 핵심집단의 참여유도 계획
6. 변화계획 단계에서의 열 가지 함정

제5절. 변화의 실행

1. 캔터의 변화실행 여덟 단계
2. 변화 실행 단계의 열 가지 문제점
3. 변화에 대한 자발적인 의지와 능력 증대

제6절. 평가와 피드백

1. 변화 노력의 평가
2. 목표달성 후의 변화 관리
3. 조직의 학습능력 축적

제8장. 변화의 성공요인

제1절. 변화 방정식

제2절. 변화의 성공요인

1. 캔터의 변화실행 10계명
2. 김영배의 10대 변화 성공요인
3. 이진주의 변화 성공/실패 요인
4. 버거의 변화 성공요인
5. 변화 성공요인 종합


요약(executive summary)

지난 30여년 동안 비약적이고 괄목할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룬 한국 경제가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부문에 걸쳐 ‘단절의 시대’라고 불릴 정도의 불연속적인 환경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많은 한국 기업들이 적자생존을 위해 나름대로의 변신을 도모하고 있으며 그 실천행동으로 ‘경영혁신’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그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즉 성공 사례보다는 실패 사례가 더 많고 경영혁신이 다소 ‘유행성’까지 띄고 있으며 경영혁신에 대한 노하우와 전문가가 크게 부족하다. 이러한 현실의 근본적인 원인은 경영혁신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가 부족한 데 있다. 경영혁신이란 불만족한 현재의 상태를 미래의 바람직한 모습으로 바꾸어 가는 하나의 ‘큰 변화’로 해석하여, 이 글의 일차적인 목적을 ‘변화에 대한 실체 규명’으로 정했다.

1. 환경과 변화의 관련성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 이후, 변화란 순간적이고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왔으나 최근 들어 3C(customer, competition, change) 시대가 도래하면서 환경 변화가 격심해지자 패러다임이 바뀌어 변화가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조직 변화에 대한 촉진요인으로 작용하게 되고, 반면 조직의 기존 관행 등은 억제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 중 촉진요인이 억제요인을 앞서게 되면 조직은 변화를 시작한다(조직의 외적 적합성). 또한 조직 내부적으로도 조직을 구성하는 요소인 업무, 사람, 공식 구조, 비공식 구조 등이 서로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변해간다(조직의 내적 적합성).

2. 변화의 유형

변화는 사전 계획 여부, 변화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 변화의 실질 내용, 변화의 규모, 변화가 이루어지는 속도, 변화의 추진주체 등을 기준으로 여러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또 특정 상황에 특정 유형의 한가지 변화만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 여건에 따라 복합적으로 적용된다.

3. 변화의 모델

변화 모델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르윈, 티키, 베커드와 해리스, 브리지 등이 제안한 전통적인 ‘세 단계 변화 모델’과 리바이, 박젝 등이 제안한 ‘이차적 변화 모델’이 있으며 그 밖에 ‘기타 변화 모델’로 킬만, 캔터, 코너 등이 제안한 모델이다.

전통적인 변화 모델은 대개 세 단계 모델로 1단계에는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현상을 부정하며 2단계에서는 변화의 계획을 만들어 실행한 후 3단계에서는 변화를 정착시키는 과정을 밟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르윈의 모델로 이 모델은 먼저 1단계에서는 해빙(unfreezing: 녹이는 단계)을 하며 2단계에서는 변화(moving: 바꾸는 단계)를 하고 3단계에서는 재결빙(refreezing: 다시 얼리는 단계)을 한다.

대규모 조직에서 패러다임이 바뀌는 혁신적 변화 모델은 전통적인 세 단계 변화 모델과는 그 진행과정에 다소 차이가 있다. 세 단계 변화 모델은 2단계인 ‘계획 수립 및 실행’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만 대규모의 혁신적인 변화에서는 사전에 치밀하게 세워진 계획이 그대로 진행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매우 혼란스러운 시행착오 과정을 필연적으로 거치게 된다. 예를 들면 리바이는 ‘침체→변혁→전이→안정화 및 발전’이라는 혼란 단계를 추가하고 있으며 박젝 등은 ‘실험주의→비전 창조’라는 긍정적인 시행착오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혼란과 시행착오는 변화에 걸림돌이라기보다는 근원적인 패러다임을 창조적으로 파괴해가는 과정으로 본다.

4. 변화 관련자

변화 관련자는 리더, 실행자, 대상자라는 세 그룹으로 구성된다. 리더는 변화에 대한 전략을 만들고 주요한 의사결정을 하며 변화에 대해 지원한다. 실행자는 변화에 대한 구체적 프로젝트를 기획, 집행, 관리한다. 대상자는 실제 변화의 대상이 되는 구성원들이다.

5. 개인의 변화와 저항 극복

조직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개개인의 실천으로 구체화된다. 따라서 조직원의 감정이나 반응은 변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이며 이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변화의 주도자는 다분히 심리적이고 경험적인 이러한 문제에 대해 변화의 전 과정에 걸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부분의 변화에서 개인은 통상 ‘변화의 필요성 부정 → 변화 회피, 저항 → 수용, 실시 → 유지’라는 네 단계의 심리적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 두 번째 과정인 ‘변화 회피, 저항’ 단계를 슬기롭게 극복할 경우 변화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6. 심득사항

경영혁신이란 단순히 경영층의 ‘선언(commitment)’만으로 착수되는 것이 아니며 ‘신바람’만으로도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경영혁신에 대한 열정과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위기의식만으로도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변화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이론무장을 바탕으로 회사가 현재 처한 위기의 실체를 명확히 하고 진정으로 이에 맞는 경영혁신의 방향이 어디이며 어떠한 기법을 적용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판단해야만 경영혁신의 노력이 회사의 경쟁우위와 직결된다.


제1장. 서론: 한국 기업 경영혁신, 이대로 괜찮나?

제1절. 취지

한국 경제는 지난 30여년 동안 비약적이고 괄목할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루었다. 그 바탕에는 수출장려형 정부정책과 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금융 지원, 인건비가 낮고 교육수준은 높은 현장 노동인력, 그리고 사업보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뭉친 농업적 근면성 등이 있었다. 그 위에 창업 1세의 과감한 의사결정과 공격적 사업진출, 환경여건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규모 양산체제의 경영방식 적용, 또한 선진국과의 격차를 단기간에 따라갈 수 있었던 뛰어난 모방학습능력 등이 서로 상승효과(synergy effect)를 발휘한 결과이다. 그러나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 기업들은 ‘단절의 시대’라고 불릴 정도의 불연속적인 환경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 이후 WTO로 대표되는 ‘무한경쟁’의 새로운 경제질서 그리고 이미 현실로 나타난 EU, NAFTA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ASEAN 등으로 대표되는 블록화는 이미 세계 경제가 국제화, 세계화, 개방화로 진행되고 있는 메가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구 소련과 동구권 붕괴 및 중국의 시장개방체제 도입 등으로 20억의 인구가 새로이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편입되었으며 미국과 EU 그리고 일본을 포함한 극동지역을 중심으로 세계 정치의 권력이 재편되는 소위 ‘세계 정치의 삼극화 현상’도 이미 그 실체를 보이고 있다.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기존의 모더니즘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포스트 모더니즘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으며 인구학적인 면에서 소위 신인류로 불리는 부류가 핵심적인 소비세대로 진입하고 있다. 한편 선진국에서나 회자되던 고령화 조짐도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기업의 제품기획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업 기술 측면에도 빠른 속도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 상품화되고 있으며 이종 산업 간의 업제화와 이종 기술 간의 복합화를 통한 새로운 개념의 신제품, 신기술, 신산업이 속출하여 기존의 산업분류표 자체가 무색해질 정도에 이르렀다.

이러한 새롭고도 도도한 조류에 직면한 한국 기업들은 나름대로의 변신을 도모하고 있으며 그 실천행동으로 많은 기업이 ‘경영혁신’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얼마 전 국내 컨설팅 관련기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은 크든 작든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가장 대표적인 환경적응 조직인 기업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중생대 공룡의 예에서 보듯 바로 멸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기업들이 경영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성공 사례보다 실패 사례가 훨씬 많다. 여러 자료나 책자, 세미나 등을 통해 성공 사례가 자주 소개되는 반면 실패 사례는 별로 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이와 크게 다르다. 성공 사례는 해당기업 입장에서 대외홍보 차원에서라도 외부에 소개할 가치가 충분하지만 실패 사례를 굳이 소개할 기업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는 점도 감안해야겠지만,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는 기준도 ‘혁신을 위한 혁신’ 차원의 성공인지, 아니면 그 경영혁신이 진정으로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경영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원래 위치로 되돌아가는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하는 점 역시 제대로 따져보면 진정한 의미에서 성공적인 경영혁신의 사례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하겠다.

둘째, 경영혁신이 다소 ‘유행’의 성격을 띠고 있다. 최근에 경영혁신과 관련하여 SIS, IE/VE, TPM, 구조개혁형 리더십, CAD/CAM, 품질기능전개(QFD), 벤치마킹, 리엔지니어링, 질(質) 위주 경영(TQM), 다운사이징,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 학습조직, 참여형 비전 만들기, CALS 같은 수많은 경영이론이 홍수처럼 밀려오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러한 경영기법이 경영상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과대 포장되어 알려지는 경향도 있다. 이에 많은 경영자는 이러한 유행 기법들을 자기 회사에 접목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망하는 것처럼 서두르고 있으며 특히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가 특정 기법을 도입했다는 정보를 접하면 새로운 기법을 검증도 없이 앞뒤 가리지 않고 경쟁적으로 도입하려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이러한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경영자와 임직원들은 단편적인 테크닉의 한계만 실감한 채 경영혁신에 대한 적대감이 쌓여가는 것이 현실이다. 중요한 사실은 성공적인 경영혁신을 위해서는 기법의 정교함도 중요하지만 성패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은 그 회사가 현재 처한 위기의 실체를 명확히 하고 진정으로 이에 맞는 경영혁신의 방향이 어디이며 어떠한 기법을 적용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전제되어야 경영혁신의 노력이 회사의 경쟁우위와 직결된다.

셋째, 한국에는 아직 경영혁신에 대한 전문가가 제대로 양성되어 있지 못하며 전문컨설팅 기관도 부족하다. 한국의 대형 경영 관련 연구소의 대부분이 계열 기업군에 속해 있어 이들 계열 기업군이 경영혁신에 대해 컨설팅을 받고자 해도 정보보안이나 자존심 등의 문제로 국내 연구소보다는 외국계 컨설팅 회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점 역시 조속히 해결되기 힘든 문제이다. 특히 일부 컨설팅 회사들은 고객사의 경영상 문제점이나 현재 위치를 무시한 채 자신들이 개발한 기법이나 강점 중심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무책임성까지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용역료를 높일 목적으로 문제점을 사실보다 과대 포장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부분까지도 경영혁신을 하도록 부추기는 사례까지 있다고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한국 기업에서 경영혁신이 실패로 끝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중 가장 큰 것 중 하나가 경영혁신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가 부족한 것이다. 경영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선진기업의 사례에서 보듯, 경영혁신이란 단순히 경영층의 ‘선언(commitment)’만으로 착수되는 것이 아니며 ‘신바람’만으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또한 경영혁신에 대한 열정과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위기의식만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 특히 한국 기업의 대부분이 경영혁신의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21세기 초일류기업’을 달성하는 길은 정말 험하고 많은 노력과 오랜 기간이 걸리는 여정이므로 경영혁신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이론 무장은 성공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이 글의 일차적인 목적을 경영혁신의 실체에 대한 규명으로 정하였다. 경영혁신이란 불만족스러운 현재의 상태를 미래의 바람직한 모습으로 바꾸어가는 하나의 ‘큰 변화’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변화(change)’에 관련된 여러 이론들을 검토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를 갖는다 하겠다.

제2절. 글의 구성

이 글은 모두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에 이어 제2장에서는 변화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검토하였다. 변화의 실체와 속성이 무엇이며 이러한 환경변화 중 기업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어떠한 것이 있으며 또한 기업이 환경변화를 접한 후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가 촉발되는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기업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적자생존 법칙에 따라 멸종한 사례와 마지막으로 기업이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초과능력(특히 초과지식)을 사전에 축적해가야 한다는 내용 등에 대해 검토하였다.

제3장에서는 변화의 유형에 대해 살펴보았다. 많은 연구자들이 분류한 변화의 유형들을 계획 여부, 변화의 영향이 미치는 범위, 변화 내용, 변화 규모, 변화 속도 등을 기준으로 분류해보고 또한 기업이 실제로 변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적용해야 할 변화의 유형을 선택하는 판단 기준에 대해 검토하였다.

제4장에서는 변화의 모델에 대한 검토를 하였다. 여러 연구자들이 제안한 변화 모델에 대해 특징과 공통점을 잣대로 몇 가지 유형으로 묶고 그 세부 내용을 살펴보았으며 각 유형에 관련된 사례를 분석하였다.

제5장에서는 변화 관련자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역시 여러 연구자들이 제시한 변화 관련자들을 재분류했으며 각각의 관련자들이 변화 과정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하였다.

제6장에서는 변화의 과정에서 각 개인이 보여주는 행동양태와 모든 변화에서 나타나는 저항의 실체를 규명하고 이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 문헌 연구와 사례 연구를 병행하였다.

제7장에서는 변화의 구체적인 추진방법에 대해 검토하였다. 변화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 사전 진단을 하고 변화의 비전을 설정하며 계획을 세운 후 이를 실행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전 과정에 걸쳐 세부적인 순서에 대해 연구하였다.

제8장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핵심 성공요인에 대해 살펴보았다.


제2장. 변화의 개념

먼저 이 장에서는 변화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살펴본다. 변화의 실체와 속성이 무엇이며 환경변화 중 기업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또한 환경변화를 접한 기업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변화에 착수하게 되는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기업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적자생존 법칙에 따라 멸종한 사례와 마지막으로 기업이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초과능력(특히 초과지식)을 사전에 축적해가야 한다는 내용 등에 대해 검토해본다.

제1절. 변화에 대한 시각

1. 변화에 대한 두 가지 시각

동서양을 막론하고 변화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시각이 있다. 서양문명의 뿌리 중 하나인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는 변화에 대한 시각이 플라톤 학파의 견해와 헤라클리투스 학파의 견해 두 가지로 크게 나누어진다. 먼저 플라톤 학파에서는, 이 세상은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변하지 않는 것이 영원한 것이며 변하는 것은 그림자처럼 일시적인 것으로 보았다. 반면 헤라클리투스 학파에서는, 변화란 항상 일어나는 것이고 정상적인 것이며 오히려 안정된 상태가 인위적이고 가공적인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었다. “세상에 바뀌지 않는 것은 단 하나뿐이다. 그것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이다.”라고 한 헤라클리투스의 말이 그들의 견해를 적절히 대변하고 있다.

서구 사회에서는 이 중 첫 번째인 플라톤 학파의 견해가 중심 사조로 자리잡았고, 그 결과 사람들은 변화를 순간적이고 부차적인 현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런 인식이나 사상 아래서는 변화란 근원적인 것이 아니므로 모든 것은 안정되고 변화하지 않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보게 된다. 예를 들면 조직의 변화도 환경변화에 마지못해 따라가는 현상으로 본다. 그러나 최근 기업 주변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속성이 지속적이고도 급속하며 대규모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현상이 플라톤 학파의 시각만으로는 제대로 해석되지 않는 면이 있다.

반면, 이러한 변화들을 헤라클리투스 학파의 견해처럼 항상 일어나는 보다 근원적인 현상으로 보면 상당히 다른 시점들이 나타난다. 즉 변화는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항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변화를 만든다기보다는 끌고 가거나 타고 가야 하는 것으로 보게 되며 또 변화 관리는 변화를 자연스럽게 조절하고 통제하려는 인간의 의지가 표현된 것으로 보게 된다.

2. 변화의 일상화

해머와 챔피(Michael Hammer & James Champy)는 최근의 경영환경을 <표 2-1>과 같이 3C로 표현한다.[1] 과거의 경영환경이었던 대량생산, 안정,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현재는 3C, 즉 고객(customer), 경쟁(competition), 변화(change)의 시대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에는 예외적이던 변화가 일상적, 영속적인 것으로 되고 이러한 상태가 정상이라고 해머 등은 강조한다.

<표 2-1> 경영환경의 변화

과거 현재(3C)
대량생산(mass production) 고객(customer) 위주
성장(growth) 경쟁(competition) 격화
안정(stability) 변화(change)의 일상화

이와 관련된 일본의 사례로, 과거 30년 전 일본전신전화공사(현재의 NTT)에 전화기를 납품하던 중소 협력업체 NEC를 현재의 초일류기업으로 일구어 놓은 장본인인 고바야시 고지(小林宏治) 명예회장이 현역시절에 자주 강조했던 “가장 안정된 기업은 가장 불안전하고, 가장 불안정한 기업은 안전하다.”라는 말 역시 환경변화의 일상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제2절. 환경의 변화

다음으로 조직 변화의 원인이 되는 환경의 변화에 대해 살펴본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환경변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검토와 연구를 통해 다양한 관점이나 이론이 소개되어 있어 긴 언급을 피하고, 여기서는 몇 가지 사례만 검토한다.

1. 베커드와 해리스

베커드와 해리스(Richard Beckhard & Reuben Harris)는 ‘오늘날 대대적인 조직변화를 일으키는 환경적 특징’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제시한다.[2] 첫째, 외부의 환경적 요구가 변한다. 정부, 관련기관, 규제기관으로부터 통제가 많아지며 각종 이익집단의 사회적 압력이 커지고 새로운 법률에 의한 제재가 늘어난다. 또한 소비자 그룹, 환경 보호자 등 사회 단체에 의한 규제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노동조합 같은 관련기구에 의한 제약이 늘어난다. 둘째, 가치관이 변한다. 최근 가치관 변화와 관련된 문제를 많이 경험한다. 예를 들면 여성지위 향상 등은 기업 전략과 행동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셋째, 업무의 복잡성이 증가한다. 업무가 점점 복잡해짐에 따라 조직구조나 업무수행 형태에 대한 새로운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2. 코터와 슐레진저

코터와 슐레진저(John Kotter & Leonard Schlesinger)는 조직에 변화(reorganization)를 불러오는 가장 일반적인 원인으로 환경의 변화를 들고 있으며 그 종류는 정부의 새로운 규제, 신제품, 성장, 경쟁 격화, 기술 개발, 근로자의 변화 등이다.[3] 또 변화란 어느 조직에서나 자연스러운 것으로 적어도 일년에 한번은 적정 규모의 변화를, 4~5년에 한 번은 큰 변화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 노무라총합연구소

노무라총합연구소는 20세기 말을 정보화 사회로, 21세기를 창조화 사회로 규정하고 각 시대별 특성을 <표 2-2>과 같이 제시한다.[4]

<표 2-2> 각 시대별 특성

농업화 사회 공업화 사회 정보화 사회 창조화 사회
물결 제1의 물결 제2의 물결 제3의 물결 제4의 물결
시대 3000년간 18세기 20세기 후반 21세기
사회변화 농업화 공업화 정보화 창조화
혁명 농업혁명 공업혁명 정보혁명 창조혁명
인간의 외부화 눈, 귀, 입 머리
가치 공동화 표준화 시스템화 네트워크화
메리트 co-work scale scope 創發
척도 칼로리 비트 創發量
법칙 자연법칙 정치법칙 경제법칙 문화법칙
국력 군사력 정치력 경제력 문화력
생산형태 소품종 소량 소품종 대량 다품종 소량 다품종 단품
기술
도구
증기기관
에너지
IC
컴퓨터
아이디어 엔지니어링
conceptor
특성 토지
도구
공동
봉건
自然時
기계
에너지
집중
집권
同時
정보
데이터
분산
분권
多時
창조
아이디어
개성
최적
自由時
키워드 五穀豊穰 重厚長大 輕薄短小 樂美愛眞
주도국 이집트, 중국 영국 미국 ?

4. 파인

파인(Joseph Pine Jr.)은 최근 기업경영 환경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지표와 시장의 동요를 수요 요인과 구조적 요인으로 나누어 <표 2-3>와 같이 설명한다.[5]

<표 2-3> 변화의 지표와 시장의 동요

낮은 시장 동요 높은 시장 동요
수요 요인
·안정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수요
·필수품
·쉽게 알 수 있는 니즈
·동질적인 욕구
·느리게 변화하는 니즈
·낮은 가격의식
·낮은 품질의식
·낮은 패션/스타일 의식
·낮은 수준의 판매 전후 서비스
·불안정하고 예측할 수 없는 수요
·사치품
·불확실한 니즈
·이질적인 욕구
·빠르게 변화하는 니즈
·높은 가격의식
·높은 품질의식
·높은 패션/스타일 의식

·높은 수준의 판매 전후 서비스
구조적 요인
·작은 구매자 힘
·경기변동에 대한 독립성
·낮은 경쟁성향
·높은 가격경쟁
·낮은 포화상태
·대체품이 거의 없음
·길고 예측 가능한 제품 라이프사이클
·낮은 기술변화
·큰 구매자 힘
·경기변동에 대한 종속성
·높은 경쟁성향
·높은 제품차별화
·높은 포화상태
·대체품이 많음
·짧고 예측 불가능한 제품 라이프사이클
·높은 기술변화

5. 코너

코너(Daryl Conner)는 오늘날 기업이 처한 환경의 주요한 특징으로 다음을 든다.[6] 먼저 사람, 업무, 목표, 문제, 기회 등 상호 연계성을 가지는 요소가 점점 많아지며 이들 요소 간 상호 의존성이 더욱 높아진다. 또한 예기치 못한 돌발적인 사건들이 더욱 많이 생기며 이러한 사건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

결국 위에서 언급된 특성들로 인해 미래는 더욱 애매모호해지고 불명확해져서, 상황에 대한 기업의 직간접적인 통제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3절. 조직변화의 계기

1. 역장분석(力場分析): 변화를 둘러싼 힘겨루기

변화의 압력이 있다고 해서 조직이 바로 자기변화에 착수하는 것은 아니다.[7] 특히, 조직의 규모가 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수록 먼저 외부 또는 내부 환경을 통제하려고 시도하여 조직변화의 원인을 제거하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시도가 실패해야지만 조직은 자기변화의 필요성을 비로소 인정한다. 변화의 압력에 직면하여 조직이 변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게 되면 변화를 계획하게 되는데, 이때 조직변화를 일으키는 힘(촉진요인)이 조직변화를 막으려는 힘(억제요인)보다 우세한 경우에만 실제로 변화가 시작된다. 이러한 상태를 르윈(Kurt Lewin)은 力場(force field)이라고 표현하고 또한 촉진요인과 억제요인 간의 힘겨루기를 분석하는 과정을 力場分析(force field analysis)이라고 한다.[8]

2. 조직변화의 촉진요인과 억제요인

우선, 변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는 지속적인 내외부 압력(적자 지속, 계속적인 시장점유율 하락, 반복적 노사분규 등), 변화지향적 조직풍토, 조직의 여유재원, 최고경영자 또는 경영진의 교체, 다른 기업의 성공적인 변신 사례 등이 있다. 반면 변화를 억제하는 요인은 조직에서 적자생존한 조직 관성, 조직의 전통과 문화, 창업 초기의 역사적 유산, 과거 학습된 성공적인 대응전략, 조직원들의 의식적·무의식적 저항, 변화 추진 비용 등이다.

이러한 변화 촉진력과 억제력 간 힘겨루기는 이후 변화 활동이 전개되면서도 계속 이어진다. 억제력이 촉진력보다 크면 실질적으로 변화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도 변화는 중단된다.

굿스타인과 버크(Leonard Goodstein & Warner Burke)도 변화 촉진요인으로 다음을 제시한다.[9] 새로운 경쟁자가 시장점유율을 대폭적으로 잠식하거나 거대 경쟁자가 새로운 판매망을 구축하여 수요가 경쟁사로 넘어간다. 또는 신기술 개발에 따라 기존 기술이 한계에 부딪히거나, 정부가 새로운 규제를 내놓거나 혹은 경영요소를 장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사회적, 경제적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 등이다.

한편 리바이(Amir Levy)는 변화 촉진요인을 외부적 동인과 조직 내부적 조건으로 나누어 설명한다.[10] 먼저 변화를 유발하는 외부환경의 위협으로는 경제 전반적인 여건 변화, 경쟁기업의 행태 변화, 소비자 선호의 급격한 이동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편 조직 내부적으로 갖추어야 할 조건은 다음과 같다. 즉 변화를 추진하기 위한 시간, 에너지, 자본 등 경영자원을 확보해야 하며 변화과정에서 계속되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겪는 고통을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변화에 대한 자발적인 의지(readiness & willingness)가 조직 내에 충만해 있어야 한다. 한편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비전과 조직원의 활동을 적절히 연계하여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이상과 같은 조건들이 갖추어진 조직에서 변화가 실제 발생하기 위해서는 대개 결정적으로 변화를 촉발하는 사건이 있다. 예를 들어 극심한 경기침체, 경쟁자의 예측치 못한 혁신, 천재지변 등 조직성과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외부충격이 발생하거나 예측치 못한 틈새시장 발견, 갑작스러운 경영자본 확보, 기술혁신 등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외부요인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는 경영상 계층 간의 중대한 갈등요인이 발생하거나 새로운 비전과 아이디어를 가진 경영자, 경영조직이 출현한다. 조사 결과 80% 이상의 변화가 새로운 경영자에 의해 촉발된다. 새로운 입법 혹은 기존 법률의 변화 등 정치적 변화도 변화를 촉발시키는 요인이 된다.


제4절. 환경변화와 조직의 적합성(適合性)

다음으로 이번 절에서는 조직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원리에 대해 검토해본다. 환경 변화와 조직 변화의 관계는 적합성(fitness)에서 출발하며, 적합성에는 외적 적합성(external fitness)과 내적 적합성(internal fitness)이 있다. 일반적으로 조직은 외부환경으로부터 인풋을 받아 조직 내 변환과정을 거쳐 아웃풋을 만들어내며, 이 아웃풋이 환경 요구에 얼마나 맞느냐(적합성)에 따라 그 조직의 성과가 결정된다. 즉 조직을 둘러싼 환경이 변하면 조직은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적자생존하기 위해 변화에 자기를 맞추어가는데 이를 외적 적합성이라 한다.

그런데 조직은 시스템적인 시각으로 보면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된다. 업무(일), 사람(조직 구성원), 공식 구조(일과 사람을 맺어 주는 관계), 비공식 구조(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조직 내에 비공식적으로 자연스럽게 시행되는 문화, 가치관 등) 등으로 <그림 2-1>과 같다.[11]

<그림 2-1> 시스템으로서의 조직

 

이러한 조직은, 모든 시스템이 그러하듯 항상 균형을 유지하려는 속성이 있다. 즉 효과적인 조직에서는 업무, 인간, 공식 구조, 비공식 구조가 서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내적 적합성이라고 한다. 조직의 내적 적합성 사례는 <표 2-4>과 같다.

<표 2-4> 조직의 내적 적합성

환경 변화 안정적 변화 격심
조직의

내적 적합성

업무 정형적인 업무 창조적인 업무
사람 전문가 자율적인 프로
공식구조 피라미드 조직 flat 조직
비공식구조 관료적 조직문화 유연한 조직문화

만일 내적 적합성이 부족하면, 즉 균형이 깨지면 조직은 혼란에 빠진다. 예를 들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자율적인 프로가 창조적인 업무를 하는데 조직구조가 피라미드 형태이고 조직문화가 관료적이라면 조직은 혼란에 빠지고 성과가 나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조직이 환경 변화에 대응해서 외적 적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직의 구성요소 네 가지를 바꾸어야 한다. 그러나 네 가지 요소를 일시에 바꾼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우선 순위를 정해 각 요소를 바꾸게 된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네 가지 중 하나만 바꾸는 사례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조직에 혼란(비적합성)만 가중시키게 된다. 예를 들면 선진기업을 벤치마킹하여 조직구조를 피라미드 조직에서 ‘키 작은(flat)’ 조직으로 바꾸었으나 나머지 요소들을 함께 바꾸지 않고 전문가, 정형적 업무, 관료적 조직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조직은 내적 균형이 허물어지고 더욱 비효율적으로 된다. 또 네 가지 요소를 모두 바꾸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면 역시 변화는 실패에 그친다. 예를 들면 업무를 과거의 수비적이고 보수적인 업무에서 도전적, 공격적, 창조적으로 전환시키면서도 사람의 평가를 가점방식으로 바꾸지 않고 과거의 감점방식을 그대로 적용하여 실패에 대해 벌을 준다면 조직의 내적 불균형은 더욱 커지는 것이다.

또한 박원우 교수는 이러한 조직의 변화가 최근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한다.[12] 즉 인사조직 전문가나 컨설턴트보다는 기업의 최고경영자로부터 시작되며 단순한 과정, 절차나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의 전략적 문제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또한 대부분의 변화는 새로운 경쟁, 신기술, 제품 라이프사이클의 단축, 소유자의 변경, 시장구조의 변화 등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부터 기인한다. 한편 이러한 변화의 폭이 과·부·사업부서의 수준을 넘어 기업 전체에 걸쳐 넓게 확산됨은 물론 변화의 깊이 또한 지대하여 종업원, 고객, 경쟁 혹은 제품에 관한 조직의 기본 가치관의 본질적인 변경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5절. 환경변화에 대한 저항은 파멸

기업이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않고 오히려 저항하게 되면 그 결과는 파멸로 나타난다. 가장 전형적인 환경적응조직인 기업이 환경 변화에 저항하는 일은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바로 멸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 대기업 경영자들의 변화에 대한 관점

NEC의 고바야시 고지(小林宏治) 명예회장은 “기업이 성장기에서 성숙기 그리고 쇠퇴기를 맞는 라이프사이클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30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강조하였다.

미쓰비시(三菱)금속의 나가노 켄(永野健) 사장 역시 “기업에도 당연히 수명이 있다. 조직도 기술도 성장기를 거쳐 이윽고 완숙기를 맞는다. 제련소의 경우 이와 같은 라이프사이클은 30년도 채 안 된다는 것을 나는 실감하였다.”라고 강조한다.

“옛날 전통, 옛날 건축물과 고대 문화, 우아한 생활양식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세계에서는 시대에 뒤진 제조방식과 구식 생산라인, 옛날 그대로의 시장, 또는 노사 간의 옛날 사고방식에 집착한다는 것은 자살행위이다.”라는 로언 매독(Leuan Maddock)의 말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13]

이러한 내용을 다음의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2. 기업 평균수명 30년설

니케이(日經)비즈니스는 도쿄게이자이대학(東京經濟大學)의 나카무라(中村靑忘) 교수와 미쓰비시총합연구소(三菱總合硏究所)와 협력하여 일본경제신문(日本經濟新聞)의 데이터베이스(NEEDS)를 보강해 100여 년간의 상위 100대 기업순위를 작성하였다. 또 이를 분석하여 ‘기업의 수명은 평균 30년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가혹한 법칙을 만들어냈다.[14] 100년간 100대 기업에 랭크된 회사는 총 413개로, 30년 내에 그중 80%가 흡수합병 또는 도산해 그 이름이 없어져버렸다. 1896년의 100대 기업 중 현재 그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오지제지(王子製紙)뿐이다.

3. IBM 사례

1963년 어느 날 컬럼비아대학교의 MBA 과정에서 미국을 대표할 만한 IBM의 CEO 토머스 왓슨 2세가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15] 그는 성공적인 기업이 그때까지 쌓아온 아성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설명하면서 1900년 당시 미국의 상위기업 25개사 중 GE와 유에스스틸(US Steel, 현재의 USX)만이 1963년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나머지 기업은 그 존재조차 찾아볼 수 없거나 조직 규모가 축소되었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또한 “이러한 통계자료를 볼 때 기업이라는 것은 얼마든지 쓰러질 수 있는 것이며, 기업의 성공은 영원한 것이 될 수 없다”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IBM은 당시 ‘360 시리즈’를 출시하기 시작했던 ‘제국’과도 같은 거대기업이었으며 왓슨은 그 당시의 연설내용이 바로 자기 회사의 미래가 될 것임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4. 로손 호 사례

1907년 12월 13일 금요일(13일의 금요일) 이른 아침, 최신 범선 로손 호(Thomas Lawson)가 영국 해협의 실리(Scilly) 제도 앞 바다에서 침몰했다. 생존자는 선장과 선원 한 사람뿐이었다.[16] 로손 호는 일곱 개의 범주(帆柱)를 갖춘 훌륭하고 큰 배로, 당시 새로 개발된 증기선이 화물수송 물량을 점차 뺏어가는 데 대항하여 새롭게 설계한 선박이었다. 로손 호는 바람을 타면 22노트의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었으나 속도를 내기 위하여 조타성을 무시한 채 설계하여 취급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범선이었다. 이처럼 안정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정박 중에 심한 돌풍에 휘말려 어이없이 전복되고 말았던 것이다. 날이 밝아 아침에 발견된 참담한 모습을 당시의 신문은 ‘마치 고래의 등으로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옆으로 쓰러진 거대한 선박이 파도에 씻기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 해난사고로 상용범선은 종지부를 찍고 이 조선회사와 종업원은 전업할 수밖에 없었다. 상용범선의 시대는 로손 호로 끝이 나고 증기선이 전 세계 바다를 정복하게 되었다.

5. NCR 사례

1971년 5월 NCR은 1억 4천 달러 상당의 신제품 금전등록기를 팔릴 가망이 없다는 이유로 모두 폐기한다고 발표하여 종업원, 관리자, 주주를 놀라게 했다. 그 후 몇 개월 사이에 수천 명의 근로자가 해고되고 CEO도 해임되었다. 또 45달러이던 주가가 14달러까지 하락했다. 이 사태의 핵심은, NCR의 등록기는 전동기 부품을 사용한 반면에 새로 등장한 경쟁사의 등록기는 전자식이고 생산원가도 낮았으며 사용하기도 편해 경쟁이 안되었던 것이다.

6. P&G 사례

1974년 P&G는 최초의 합성세제인 타이드(Tide)를 발표했다. 이는 세정력을 높이는 인산 강화제를 넣어 기존 자연세제의 효과를 훨씬 능가하는 것이었다. 그 당시 세제 부문에서 P&G의 주요 경쟁자는 레버 브라더즈(Lever Brothers)였는데 타이드로 인해 형세는 일변하였다. 타이드는 급속히 매출을 신장시켰으며, 그 기술을 따라갈 수 없는 레버사는 훨씬 뒤지고 말았다. 레버사도 결국은 독자적인 합성세제 서프(Surf)를 발표하였으나 이미 타이밍을 놓쳤고 그 효과도 적었다. P&G가 기선을 제압한 셈이다.


제6절. 미래 대응능력과 초과지식의 축적

이처럼 복잡하고 동태적인 환경의 변화를 맞아 회사의 수명을 늘리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미래 대응능력을 사전에 축적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의 잠재적인 지식과 기술을 깊고 넓게 축적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체제를 구축하며 규정, 규칙 등 공식화된 통제보다 가치관 공유를 통한 자율적인 통제가 요구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히타치제작소(日立製作所)의 요시야마(吉山) 회장은, 미래 경쟁에서 싸워 이기려면 톱은 경영자세를 완전히 바꾸어 ‘30점 경영’의 리스크를 안지 못하면 수명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종래의 뒤쫓기 경영은 결과가 이미 알려져 있는 일에 착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100점 만점에 100점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지금은 세 가지의 개발 주제를 잡아도 상품화할 수 있는 것은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30점밖에 받지 못하는 ‘위험을 무릅쓰는 경영’을 해야 한다.”라는 말에서 강조점을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미래 대응능력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초과지식이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초과지식을 축적해가야 한다. 과거, 대량생산체제 아래서의 양 위주 사고는 대기업에 ‘사고와 행동의 분리’를 강요했으며[17] 과학적 경영, 과학적 관리 이론에 바탕을 둔 이러한 ‘사고와 행동의 분리’라는 원칙 아래에서 ‘초과지식(excess knowledge)’은 비효율의 대표적인 공격 대상이었다. 대량생산이 극에 달했을 때도 ‘사고와 행동의 분리 원칙’에 대한 논쟁은 있었지만, 오늘날 같은 상황에서는 이런 원리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특징인 경영환경에서 유연성과 대응력이 필요할 때는 초과지식과 풍부한 지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18] 고객의 요구가 계속 변하고 기술 변화 역시 가속될 때 기업이 올바른 대응을 하기 위해 폭넓은 지식의 기반을 다져놓아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실천전략으로 첫째, 기능횡단적이고(cross-functional) 자율관리하는(self -controlling) 팀조직을 활성화시켜 기존의 순차적이고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는’ 방법과 병행시킨다. 둘째, 조직이나 프로세스의 경계(시작과 끝 지점)를 서로 중복시켜 개방적인 의사소통이 자주 일어나도록 한다.[19] 셋째, 여러 프로세스를 연결시켜 서로 응용하거나 이전할 수 있는 풍부한 지식을 개발토록 한다. 넷째, 직무순환을 통해 기존 경험에 초과지식을 더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기도 한다.

이상 제2장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 이후 변화란 순간적이고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되어왔으나 최근 들어 3C(customer, competition, change) 시대가 도래하면서 환경 변화가 격심해지자 패러다임이 바뀌어 변화가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는 조직 변화에 대한 촉진요인으로 작용하게 되고, 반면 조직의 기존 관행 등은 억제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 중 촉진요인이 억제요인을 앞서게 되면 조직은 변화를 시작한다(조직의 외적 적합성). 또한 조직 내부적으로도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인 업무, 사람, 공식 구조, 비공식 구조 등이 서로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변해간다(조직의 내적 적합성). 한편 기업들은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적자생존 법칙에 따라 중생대의 공룡처럼 멸종하게 된다. 특히 기업이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초과능력(특히 초과지식)을 사전에 축적해가야 한다.


제3장. 변화의 유형

이번 장에서는 변화의 유형에 대해 살펴본다. 많은 연구자가 분류한 변화의 유형을 계획 여부, 변화의 영향이 미치는 범위, 변화의 내용, 변화의 규모, 변화의 속도 등을 기준으로 분류해 보고 또한 기업이 실제로 변화를 추진할 때 적용해야 할 변화의 유형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검토해본다.

제1절. 변화의 유형과 특징

변화는 분류 기준에 따라 여러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사전 계획 수립 여부에 따라 계획적인 변화와 비계획적인 변화로 나눌 수 있으며 변화가 미치는 영향의 범위에 따라 산업 전체의 변화, 조직 전체의 변화, 조직 일부의 변화로 구분된다. 또한 변화 내용에 따라 발전적 변화, 전이적 변화, 변혁적인 변화로 분류되며 변화의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부분적인 변화와 전체적인 변화로 나뉜다. 한편 변화의 속도로 보면 점진적인 변화와 급진적인 변화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변화의 추진 주체를 기준으로 톱다운식 변화와 바텀업식 변화로 구분한다.

1. 계획 여부에 따른 유형

변화는 사전 계획 수립 여부를 기준으로 계획적인 변화와 비계획적인 변화로 나눌 수 있다. 코너(Daryl Conner) 역시 사전계획의 여부에 따라 변화를 두 가지로 나눈다.[20] 즉 계획적 변화는 전략적인 계획에 따른 변화이며 반면 비계획적 변화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또한 계획적 변화는 조직이 전략적인 변화 의도를 가지고 변하는 것이지만 비계획적 변화는 조직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예기치 못한 환경여건 변화 등으로 인해 변화를 강요당하는 형태라는 특이점도 있다.

리바이(Amir Levy)는 계획적 변화를 ‘조직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전에 정교하게 계획하는 변화로서 계획과 실행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계획적 변화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21] 즉 변화 프로그램은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세밀하고 명료하게 만들어지고 변화를 하나의 프로세스로 인식하며 내부 혹은 외부로부터 전문적인 지도가 개입되는 한편 보통 변화 주도자와 변화 대상자 간의 협동과 권한 배분에 관한 전략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박광량은 변화를 선제적 변화(proactive change)와 사후적 변화(reactive change)로 구분하는데 선제적 변화는 기회선점적 차원에서 예상되는 미래 과제에 대처하기 위한 능동적인 변화이며 사후적 변화는 당면한 내외부적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변화이다.[22] 또 박원우 교수는 이를 선동적 변화(anticipatory change)와 사후적 변화(reactive change)로 구분하기도 한다.[23]

2. 영향의 범위에 따른 유형

캔터(Rosabeth Moss Kanter) 등은 변화가 미치는 영향의 범위에 따라 변화를 거시 진화론적인 변화, 미시 진화론적인 변화, 혁명적인 변화라는 세 종류로 구분한다.[24] 첫 번째, 거시 진화론적인 변화(macro-evolutionary change)는 조직을 둘러싼 총체적인 환경 변화에 대응하면서 조직이 겪는 변화로서 대개 산업 전체에 걸쳐 큰 변화를 일으킨다. 두 번째, 미시 진화론적인 변화(micro-evolutionary change)는 어느 조직이 성장하고 연륜을 더해가면서 조직 자체의 라이프사이클상 겪게 되는 변화로서 대개 조직의 구조적인 변화를 수반한다. 세 번째, 혁명적인 변화(revolutionary change)는 조직 내의 권력 투쟁과 이익 추구의 동기에서 생기는 변화로서 이는 주로 정치적인 차원으로 귀결되며 주로 혁명적인 행동을 수반한다.

한편 캔터 등은 변화가 일으키는 변화의 내용에 따라 정체성의 변화, 조직구도의 변화, 권력구조의 변화라는 세 유형으로 구분한다. 첫 번째, 정체성의 변화(identity change)는 거시 진화론적인 변화로 인해 조직 전체가 하나의 변화 단위가 되는 조직 전체 차원의 변화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는 대상 시장환경과 업종, 대상 고객, 관련 금융기관, 협력회사 그리고 대상 규제기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환경요소들과 관련된 변화이다. 즉 환경적인 변화압력에 대응하여 새로이 맞이할 환경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단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총체적인 변화이다. 두 번째, 조직구도의 변화(coordination change)는 미시 진화론적인 변화로 인해 일어나는 변화로 조직의 생김새와 구조의 변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는 필연적으로 조직의 재구축, 재활성화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세 번째, 조직 내 권력구조의 변화(change in control)는 조직 내 정치적 역학관계의 변화로서 이러한 변화 속에서는 권한이나 지배권의 변화가 주로 ‘탈취에 의한 이양(makeover through takeover)’의 형태로 나타나 혁명적인 현상을 낳게 된다.

3. 변화의 내용에 따른 유형

직(T. D. Jick)은 변화의 내용을 기준으로 발전적 변화, 전이적 변화, 구조개혁적 변화의 세 가지로 구분한다.[25] 첫 번째, 발전적 변화(developmental change)는 흔히 개선(改善)이라고도 불리는 것으로 어떤 발전된 모습의 변화를 말하며 두 번째, 전이적 변화(transitional change)는 과거의 어떤 상태에서 미래의 또 다른 어떤 상태로 이행하는 것을 말하는 한편 세 번째, 구조개혁적 변화(transformational change)는 현재는 알 수 없는 어떤 새로운 상태의 출현을 말하는 것으로 새로운 신념체계나 문화의 개발이 그 예이다.

4. 변화의 규모에 따른 유형

굿스타인과 버크(Goodstein & Burke)는 변화를 규모에 따라 부분적인 변화와 전체적인 변화로 분류한다.[26] 부분적 변화는 문제해결이나 절차를 부분적으로 개선하는 차원의 소규모 변화로 ‘부분적인 조율(fine-tuning)’로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전체적 변화는 조직 전체에 걸친 근본적이고 대규모적인 변화로 ‘변혁(transformation)’이라고 부르며, 이를 내들러와 터시먼(David Nadler & Michael Tushman)은 ‘기본 골격의 변화(bending the frame)’로 표현한다.[27] 다른 연구자들의 유사한 분류 사례와 그 장단점은 <표 3-1>와 <표 3-2>와 같다.

<표 3-1> 변화의 규모에 따른 연구자별 분류 사례

부분적 변화 전체적 변화
Miller &
Friesen
점진적, 부분적 변화(incremental, piecemeal) 다방면의 조화로운 변화(multi-faceted concerted)
Hannan &
Freeman
핵심부위의 변화(core change) 주변 부위의 변화(peripheral change)
Argyris &
Schon
단순 순환학습: 조직의 패러다임 강화 학습(single-loop learning) 이중 순환학습: 조직의 패러다임 변화 학습(double-loop learning)
Tushman &
Romanell
·기존균형 수렴적 변화(convergence)
·점진적 변화(incrementalism)
·진화론적 변화(evolutionary change)
·기본구도 탈피적 변화(frame-breaking change)
·대변혁(upheaval)
·혁신적 변화(transformational change)

<표 3-2> 변화의 규모에 따른 장단점

부분적 변화 전체적 변화
장점 ·적은 비용으로 좋은 효과 기대
·실패해도 손해가 적음
·중간단계에서의 포기나 수정 가능
·성공했을 때의 이익이 큼
·환경과의 적합관계 개선 가능
·조직구조의 긴밀한 의존관계 유지 가능
단점 ·핵심적인 변화가 아니므로 단순히 전시적일 수 있음
·환경과의 적합관계가 개선되지 않을 수 있음
·상호의존적인 조직구조를 깨뜨릴 수 있음
·비용이 많이 듦
·실패했을 때 조직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음
·과대반응의 위험
·중간에서 철수나 수정이 어려움

또한 박원우는 앞서 언급된 변화의 시기(선동적/후동적)와 변화의 범위(부분적/전체적)를 기준으로 변화의 유형을 <표 3-3>과 같이 네 가지로 나누며 그 특징은 다음과 같다.[28]

<표 3-3> 변화의 시기와 범위에 따른 분류

변화의 범위
부분적 변화 전체적 변화
변화시기 선동적 변화 전환(turning) 재구성(re-orientation)
후동적 변화 적응(adaptation) 재창조(re-creation)

첫 번째, 전환(turning)은 미래의 상황에 대처하는 부분적 변화로서 능률성을 올리려는 노력이지만 시급한 문제에 대처하려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 적응(adaptation)은 경쟁자의 행동, 시장수요의 변화, 신기술 등과 같은 외부상황 변화에 대처하여 일어나는 부분적인 변화로서, 전체 조직의 본질에는 변화가 없는 유형이다. 세 번째, 재구성(re-orientation)은 미래 상황 변화를 예측하여 그 변화에 맞도록 조직 전체에 걸쳐 변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시간적 여유가 충분히 있는 경우이다. 따라서 조직을 유지해온 기존의 가치관이나 이념으로부터 급격한 단절보다는 연속성과 점진성을 추구하는 변화이다. 이러한 변화를 ‘틀이 휘는 변화(frame-bending change)’로 설명할 수 있다. 네 번째, 재창조(re-creation)는 조직의 존립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변화에 대응하여 조직 전체에 걸쳐 일어나는 변화로, 과거와의 급격한 단절을 요구한다. 이는 주로 최고경영층, 이념 및 가치관, 전략, 문화 등의 변화를 수반한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를 ‘틀이 깨지는 변화(frame-breaking change)’로 표현한다.

5. 변화의 속도에 따른 유형

변화의 속도나 변화에 소요되는 기간을 기준으로 분류하면 장기적/점진적인 변화와 단기적/급진적인 변화로 나뉜다. 이와 유사한 분류를 하고 있는 연구자들의 사례와 그 장단점은 <표 3-4>와 <표 3-5>와 같다.

<표 3-4> 변화의 속도에 따른 분류 사례

장기적/점진적 변화 단기적/급진적 변화
Greiner(1972) 안정기의 진화(evolution in times of stability) 안정기가 아닌 다른 단계에서의 혁명(revolution)
Fiol & Lyles(1985) 조직 전 계층의 점진적 변화와 지속적 학습 주로 고위계층의 전환적인 변화와 단속적인 학습
Dumphy &
Stace(1988)
·점진적 변화(incremental change)
·진화론적 변화(evolutionary change)
·전환적 변화(transformative change)
·혁명적 변화(revolutionary change)

<표 3-5> 변화의 속도에 따른 장단점

장기적/점진적 변화 단기적/급진적 변화
장점 ·풍부한 양질의 정보 획득
·정보공유 및 내재화
·변화에 대한 헌신과 수용성 증대
·전 종업원의 학습효과
·상황에 따라 변화수정 가능
·합리적인 의사결정 가능
·종업원들의 혼란 감소
·성과의 불확실성 감소
·조직 내부의 긴밀한 조화 유지 가능
·구성원들의 에너지 집중 가능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
단점 ·구조 및 활동의 불안정
·초기투자 및 계획의 무용화 가능
·일관성 상실의 위험
·구성원의 에너지 소모 위험
·환경의 변화보다 조직의 변화가 너무 늦을 수 있음
·제한된 정보
·상위계층의 일방적 결정
·저항의 위험
·학습효과의 상위계층 집중
·실패의 위험이 큼

6. 변화의 속도와 규모에 따른 유형

앞서 언급한 변화의 속도와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의 경우 점진적인 변화는 부분적으로 일어나며 급격한 변화는 조직 전체에 걸쳐 일어난다. 이를 바탕으로 변화를 크게 점진적/부분적 변화와 급진적/전체적 변화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연구자별 유사한 분류 사례와 그 특징은 <표 3-6>과 <그림 3-1>과 같다.

<표 3-6> 속도와 규모에 따른 분류 사례와 특징

점진적/부분적 변화 급진적/전체적 변화

Levy
(1986)
일차적 변화(first-order change) 이차적 변화(second-order change)
Pettigrew
(1985)
진화 (evolution)
-저차원적 변화
혁명 (revolution)
-고차원적 변화
Miller
(1982)
진화론적/점진적 변화
(evolutionary incremental change)
혁명적/급진적 변화
(revolutionary quantum change)
특징 ·끊임없는 개선
·조직의 균형점 유지
·조직 일부분에 영향
·일상적인 구조와 기존방식 유지
·신기술
·제품 개선
·기본구도를 부정하는 파격적 변화
·새로운 균형점에 도달
·조직 전체의 큰 변혁
·신구조와 경영방식 창조
·혁신적인 기술
·신제품/신시장 창조

<그림 3-1> 점진적/부분적 변화 대 급진적/전체적 변화 비교

(1) 일차적 변화와 이차적 변화

리바이(Amir Levy)는 변화를 일차적 변화와 이차적 변화로 나눈다.[29] 일차적 변화(first-order change)는 기존의 시스템이나 패러다임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부분적 개선이나 조정을 말하며, 이에 비해 이차적 변화(second-order change)는 조직의 존망을 걸고 벌이는 혁명적이고 광범위한 변화이다. 또한 이와 유사한 분류를 하고 있는 연구자들의 사례와 그 장단점은 <표 3-7>과 <표 3-8>과 같다.

<표 3-7> 일차적 변화와 이차적 변화에 관련된 명칭

일차적 변화 이차적 변화
Lindblom(1959)

Grabow(1973)

Gerlach(1973)

Slater(1974)

Hernes(1976)

Argyris(1987)

Sheldon(1980)

지엽적(branch) 변화

합리적(rational) 변화

단계적(developmental) 변화

피상적(superficial) 변화

전이(transition)

일차적 학습(single-loop learning)

일상적(normal) 변화

근원적(root) 변화

급격한(radical) 변화

혁명적(revolutionary) 변화

진정한(real) 변화

변혁(transformation)

이차적 학습(double-loop learning)

패러다임(paradigm) 변화

<표 3-8> 일차적 변화와 이차적 변화의 특징

일차적 변화 이차적 변화
·단일, 소수차원 변화
·하나, 소수 레벨 변화(개인/부문)
·한두 가지의 행태적 변화(태도/가치)
·양적 변화
·개별 내용(content) 변화
·기존 방향과 연속성 유지
·점진적 변화
·논리적이고 합리적 변화
·세계관, 패러다임은 불변
·다차원적, 다측면적 변화
·다수 레벨의 변화(개인/부문/전 조직)
·모든 행태적 변화(태도/가치/인식/신념/세계관)
·질적 변화
·전체 구조(context) 변화
·불연속성, 새로운 방향
·혁명적 변화
·새로운 논리, 초합리적
·세계관, 패러다임도 변화

<표 3-8>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차적 변화는 조직을 움직이는 기본적인 가정(패러다임, 가치관, 세계관)이 바뀌는 변화를 말한다. 이차적 변화는, 변화상을 간단히 볼 수 없고 의식할 수 없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또 조직 문화와도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조직원 개인 차원에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불충분하다. 이차적 변화는 팀, 그룹, 조직이 총체적으로 변하는 것이다.[30] 이차적 변화에 의해 변화하는 내용과 성격은 <그림 3-2>와 같다.[31]

<그림 3-2> 이차적 변화의 내용

첫 번째, 조직의 패러다임은 조직의 인식, 업무절차, 형태의 기초가 되는 기본적인 가정과 전제이며 두 번째, 조직의 임무와 목적(업의 개념)은 조직의 행동방향을 결정해주는 업의 개념으로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을 포함한다. 세 번째, 조직 문화는 조직의 신조와 가치를 의미하며 조직의 모습과 경영스타일과 조직 내 상호관계 등을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핵심 프로세스에는 조직의 구조, 업무, 의사결정 프로세스 및 보상, 의사소통 패턴 등을 포함한다.

(2) bold strokes와 long marches

위와 같은 내용을 캔터(Rosabeth Moss Kanter) 등은 bold strokes와 long marches라는 개념으로 비유해 설명한다.[32] bold strokes는 전략적인 대규모 변화로 그 여파가 조직 전체에 격동적으로 미치는 특성이 있다. 그 예로는 회사 신규매입, 공장 폐쇄, 사업구조 조정 등이 있다. 이에 비해 long marches는 보다 세부적인 개념으로 조직 내부적인 개선 수준의 변화를 의미하며 품질 개선, 고객응대 개선, 조직의 효율성 개선 등이 이에 속한다. bold strokes와 long marches의 특징을 비교하면 <표 3-9>과 같다.

<표 3-9> bold strokes와 long marches의 비교

bold strokes long marches
시간 빠름 느림
행위 소재 톱의 결정 조직전체 파급
리더 통제 고위 경영진
– 결과 명령
상대적으로 직급이 낮은 경영진
– 주창하되 명령은 불가능
최초 효과 명확한 행동 불명확한 행동
효과 진행 오류 가능성 큼 오류 가능성 적음
문화 영향 관행 불변 관행까지 변화

변화 실행에 관한 전략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bold strokes는 대개 소수 고위층의 지시로 시작되어 조직이 이를 받아 실천에 옮기는 경우가 많다. 반면, long marches는 이를 실행하는데 조직 내의 많은 사람이 연관되고 다양한 지원을 필요로 한다.

(3) 카이젠과 이노베이션

한편 마사아키 이마이는 변화의 유형을 ‘카이젠(改善의 일본식 발음)’과 ‘이노베이션(innovation)’의 두 가지로 구분한다.[33] 보통 일본기업은 점진적 방법을 선호하고 미국기업은 도약적 방법을 채택한다. 카이젠과 이노베이션의 특징을 비교하면 <표 3-10>과 같다.

<표 3-10> 카이젠과 이노베이션의 비교

카이젠 이노베이션
효과 장기적, 계속적 단기적, 극적
진척 정도 소폭 대폭
시간 계속적이고 점진적 계속적이지만 점진적이 아님
변화 완만하고 일정 급격하고 폭발적
참가 전원 일부 엘리트만 참가
어프로치 집단주의, 집단노력, 조직적 접근 철저한 개인주의, 개인적인 아이디어와 노력
방식 유지 및 개선 재구축
원동력 재래의 노하우와 기존의 기술 수준 기술적 비약, 신발명, 신이론
투자의 필요성 투자는 거의 불필요,
유지에 큰 노력이 필요
많은 투자가 필요,
유지하는 노력은 적음
노력 방향 인간 테크놀로지
평가 기준 보다 나은 결과를 위한 진행과 노력 이익 측면의 성과
이점 저성장 경제에 적합 고성장 경제에 적합

따라서 이 두 가지 대립 개념의 차이는 계단(불연속)과 경사면(연속)의 차이로 비유할 수 있다. 이노베이션 전략은 계단을 올라가는 듯한 진보를 가져오는 데 비해 카이젠 전략은 점진적인 진보를 가져온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카이젠과 이노베이션을 비교해 보면 <그림 3-3>과 같다.

<그림 3-3> 카이젠과 이노베이션

여기서 이노베이션 전략은 계단을 올라가는 듯한 진보를 가져온다고 ‘가정’했는데, 가정이라는 의미는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노베이션이 카이젠 전략과 함께 추진되지 않는 한, 이노베이션을 통해서 달성되는 실제 진보는 <그림 3-4>처럼 결코 이상적인 계단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라 현실적인 패턴을 보인다.

<그림 3-4> 이노베이션의 이상적 패턴과 현실적인 패턴

[이상적인 패턴]

[현실적인 패턴]

파킨슨의 법칙 중에 ‘조직이 일단 체계화되면 퇴화하기 시작한다’라는 것이 있다. 다시 말해 현상을 유지하는 데도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노력이 부족할 경우 후퇴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이노베이션에 의해 획기적인 수준이 달성되더라도 끊임없이 개선하고 향상을 도모하지 않으면 점차 후퇴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림 3-5>처럼, 이노베이션이 달성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그것을 유지, 향상시키기 위한 일련의 카이젠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림 3-5> 이노베이션 플러스 카이젠


제2절. 변화 유형의 선택

앞 절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변화는 그 분류 기준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나뉘며 각각의 변화가 장단점을 갖고 있으므로 조직이 변화를 시도할 때는 이러한 장단점을 감안하여 실정에 맞는 변화 유형을 선택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절에서는 변화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감안해야 할 장단점에 대해 살펴본다.

1. 변화의 속도 선택

변화의 속도에 따라 점진적 변화와 급진적 변화로 구분되는데 각 변화를 선택할 경우의 장단점은 <표 3-11>와 같다.

<표 3-11> 점진적 변화와 급진적 변화의 장단점

판단 항목 점진적 변화 급진적 변화
기술의 변천

시간적 제약

경쟁자의 모방 속도

변화 내용의 난이도

상품 개선 차원

충분한 시간

모방 속도 늦음

복잡한 내용

신기술, 신발명

긴급

모방속도 빠름

단순한 내용

2. 변화의 규모 선택

변화의 규모에 따라 부분적 변화와 전체적 변화로 구분되는데 각 변화를 선택할 경우의 장단점은 <표 3-12>과 같다.

<표 3-12> 부분적 변화와 전체적 변화의 장단점

판단 항목 부분적 변화 전체적 변화
변화에 대한 지원

변화 내용에 대한 이해도

변화 차원 및 내용의 복잡도

변화 관리 경험

시간적 긴급성

경쟁사 대응

톱의 지원이 미흡

이해도 부족

일차원, 단순

변화 경험 미숙

시간적 제약

신속한 대응

전폭적 지원

충분한 이해

다차원, 복잡

충분한 변화 경험

충분한 시간

대응자세 미비

3. 부분적·점진적 변화와 전체적·급진적 변화의 선택

조직 변화에 대한 견해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나누어진다. 우선 전체적·급진적 변화를 옹호하는 측(quantum view)의 견해는, 조직을 포함한 모든 물질은 균형상태로 존재하며 이 중 일부만 변하려고 하면 내부적 적합성을 잃게 되어 실패로 끝나게 되므로 전 부문을 포괄하는 전체적인 변화를 통해 새로운 균형상태로 이동해야만 성공할 수 있고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부분적·점진적 변화를 주장하는 측의 견해는, 급진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도 알고 보면 점진적이고 부분적인 변화가 쌓여서 나온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예의 하나로 혼다(本田) 사례가 있다. 혼다가 야마하, 스즈키 등과 같은 경쟁업체와 달리 미국에 직접 진출하여 소형 오토바이 시장을 석권하는 과정을 대개의 사람들은 소이치로 회장의 결단과 직관을 바탕으로 급격한 변화를 추진하여 성공한 사례로 알고 있으나 실제 당시 혼다 관계자들과의 면담 결과는 이와는 달리 초기 미국에 파견된 인원들이 상당 기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이루어낸 점진적 조정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두 가지 견해는 각각 변화를 부분적으로 설명하고 있을 뿐 종합적으로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따라서 두 가지 변화를 상황과 시점에 알맞게 혼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 두 가지 변화를 절충하여 보완적으로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는 것이 ‘불연속 균형 모델(punctuated equilibrium model)’이다. 즉 <그림 3-6>의 T0시점에서 전체적·급진적 변화를 하더라도 이후에 부분적 재조정과 개선 과정(T0-T1)을 거치지 않으면 다시 A점으로 원상 복귀하게 되며 같은 이치로 T1시점에서도 부분적·점진적 변화를 동반하지 않으면 B점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림 3-6> 불연속 균형 모델

같은 내용을 캔터(Rosabeth Moss Kanter)는 bold strokes와 long marches로 설명하는데 bold strokes 이후에 조직원에게 변화가 전파, 정착되고 각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지는 long marches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34]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그 구별이 부분적·점진적 변화 대 전체적·급진적 변화이든, long marches 대 bold strokes이든, 혹은 카이젠 대 이노베이션이든, 양자는 상황에 따라 적절히 함께 사용되어야 하며 어느 한가지를 절대적으로 신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4. 조직 문제의 깊이와 변화 유형의 선택

조직이 안고 있는 문제나 과제의 심도와 변화의 유형과도 관계가 깊다. 기술적 혁신 등과 같이 가시적이고 피상적인 변화가 문제시되는 경우에는 부분적·점진적 변화를 통해 바람직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조직의 전반적인 구조개편이나 문화적인 문제 같이 추상적이고 심층적인 변화가 필요할 경우에는 전체적·급진적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그림 3-7>처럼 이들은 겉에 나타나지 않고 빙산 밑에 숨어 있는 부분이므로 조직 전체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림 3-7> 조직 문제의 깊이와 변화 유형

5. 추진 주체에 따른 유형의 선택

변화의 추진 주체에 따라 톱다운식 변화와 바텀업식 변화로 구분되는데 각 변화를 선택할 경우의 장단점은 <표 3-13>과 같다.

<표 3-13> 톱다운식 변화와 바텀업식 변화의 장단점

판단 항목 톱다운식 변화 바텀업식 변화
시간적 제약

조직원의 위기의식 공유

변화에 대한 정보 보유

조직원의 변화 추진에 대한 기대

리더의 힘

지원 정도

조직 문화

변화 내용의 난이도

조직원 참여 부재 시

조속히 변화

전 조직원이 인식

톱에 집중

권위적 변화 기대

강력

충분한 지원

관료적 문화

어려운 변화

큰 문제 없음

충분한 시간

미인식

전 계층에 분산

참여적 변화 기대

미미

한정된 지원

자율적 문화

이해하기 쉬운 변화

비효율 발생

6. 변화의 규모, 속도, 주체의 종합적인 선택

위에서 언급된, 변화의 규모와 속도에 따라 구분된 부분적·점진적 변화/전체적·급진적 변화, 주체에 따라 구분된 톱다운식/바텁업식 변화를 종합하면 <표 3-14>과 같이 네 가지 형태의 변화 유형이 나오며 이러한 각 변화를 선택할 경우의 상황적인 조건은 <표 3-15>와 같다.

<표 3-14> 변화 전략의 형태

부분적·점진적 변화 전체적·급진적 변화
바텀업식 변화 [유형 1]
참여적인 점진적 변화
[유형 2]
카리스마적 급진적인 변화
톱다운식 변화 [유형 3]
강력한 명령중심의 점진적 변화
[유형 4]
전제군주적인 급진적 변화

<표 3-15> 상황적 조건과 변화 전략의 선택

유형 1 유형 2 유형 3 유형 4
점진적
바텀업식
급진적
바텀업식
점진적
톱다운식
급진적
톱다운식
환경과의 적합관계

변화에 필요한 시간

이해관계자들의 태도

적합

충분

호의적

부적합

불충분

호의적

적합

충분

비호의적

부적합

매우 급함

비호의적

이상 제3장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변화의 유형은 계획 여부, 변화의 영향이 미치는 범위, 변화 내용, 변화 규모, 변화 속도 등을 기준으로 여러 가지로 나누어진다. 또한 기업이 실제로 변화를 추진할 때는 변화의 방향이나 기업이 처한 현실 등을 감안하여 이에 적합한 변화 유형을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


제4장. 변화의 모델

이번 장에서는 변화의 모델에 대해 검토해본다. 변화 모델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르윈, 티키, 베커드와 해리스, 브리지 등이 제안한 전통적인 ‘세 단계 변화 모델’과 그리고 리바이, 박젝 등이 제안한 ‘대규모 조직의 이차적 변화 모델’이 있으며 그 밖에 기타 변화 모델이 있다.

제1절. 세 단계 변화 모델

변화 모델 중 가장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형태는 세 단계 변화 모델이다. 이 모델에 의하면, 변화는 현실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힘겹고 복잡한 전이 단계를 거쳐, 변화가 정착되는 정착화 단계에 이르는 세 단계를 밟는다. 먼저 1단계에서는 새로운 현실에 눈을 뜨고 과거의 방식이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는 인식을 기초로 과거와의 단절을 시도한다. 다음으로 2단계에서는 미래의 새로운 비전을 창조하고 그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계획을 세우며 이를 실천한다. 마지막으로 3단계에서는 변화를 조직에 새로운 가치관과 관행으로 정착시키는 과정을 밟는다. 이러한 세 단계 변화 모델의 연구자별 사례는 <표 4-1>과 같다.

<표 4-1> 세 단계 변화 모델 사례

학 자 1단계 2단계 3단계
Lewin 해빙 변화 재결빙
Beckhard & Harris 현재 상태 전이 상태 미래 상태
Gridges 과거 단절 중간 지대 새출발 창조
Tichy [제1막]
변화의 필요성 인식
[제2막]
새로운 비전의 창출
[제3막]
변화의 제도화
Beer 불만족 프로세스 모델
Kanter 과거전통과

위기 탈피

전략적 의사결정과

기본적 변화 조치

메카니즘 정착
Nadler & Tushman 활력기반 구축 비전 제시 실천

1. 르윈의 변화 모델

르윈(Kurt Lewin)은 변화의 단계를 해빙(unfreezing), 변화(changing/moving), 재결빙(refreezing)의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35] 즉 변화는 녹이고, 바꾸고, 다시 얼리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는 변화 모델 중 가장 많이 인용되는 모델의 하나이다. 또 흔히 변화 단계에 따른 조직원의 심리 변화를 설명한 쉐인(Schein)의 모델과 연계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그림 4-1> 르윈 모델에 바탕을 둔 쉐인의 변화 모델

(1) 해빙(unfreezing) 단계: 변화 중 가장 어려운 단계로 변화의 동기를 만드는 단계이다. 현상을 부정하여 조직원의 반성과 조직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변화에 대해 충분한 지원과 지침을 제공하여 조직원이 안심하고 문제에 부딪힐 수 있도록 한다. 효과적인 해빙(unfreezing)을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 즉 조직의 현재 상태가 어느 정도 부정되어야 하고, 목표나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데 대한 우려와 반성이 조직 내에 발생해야 하며, 변화의 대상이 되는 개인이나 팀이 충분한 ‘심리적 안전(psychological safety)’을 느껴 현상 부정에 의한 위협에도 자신을 방어할 필요를 심리적으로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해빙 단계는 고통을 수반하므로 심리적 반응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상 부정의 요소를 면밀히 검토하고 조직원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느끼도록 해주어야 한다.

또한 프로먼(Mark Frohman)은 해빙 단계에서 변화에 대한 추진력을 제공하는 세 가지 기본조건으로 긴장(strain), 끌어당기는 힘(valence), 잠재력(potency)을 강조한다.[36] 먼저 첫 번째 긴장(strain)에 대해 살펴보자. 하비(Thomas Harvey)는 ‘스트레스는 성공을 가져다주는 비옥한 땅’이라고 강조한다.[37] 변화에는 스트레스와 긴장이 필요하며 긴장 없이는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논리로, 학습이론에서는 호기심과 열정이 없으면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며, 스포츠에서는 근육 개발을 위해서 긴장이 필수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대부분의 발명은 불편함에 대한 반응으로부터 나왔으며 스트레스의 산물로, 변화를 원한다면 스트레스를 경험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조직 내 마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이는 변화와 성장에 필수적인 스트레스를 제공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므로 마찰과 스트레스를 회피하지 않고 지혜롭게 관리해가야 한다.[38] 그러나 스트레스가 너무 많으면 변화는 발생하지 않으므로 변화 대상자의 스트레스 수준을 적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두 번째가 끌어당기는 힘(valence)이다. 변화 목표에 대한 비전이 명확하고 긍정적이며 가치가 있어야 변화 대상자는 변화 방향으로 향하게 되며 이러한 방향성이 없으면 변화의 목표 달성이 힘들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프랑스 혁명의 예를 보면, 루이 14세를 제거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나폴레옹의 등장을 허용함으로써 결국 군주제도로부터의 혁명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세 번째, 잠재력(potency)이란 ‘변화할 수 있다고 스스로 믿는 경우에만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누군가가 테니스를 가르쳐 준다고 할 때 스스로 너무 살이 찌고 동작이 느리기 때문에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테니스를 배울 수 없다고 단정할 수 있다. 변화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전제될 때만 가능하며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하고 단지 속임수로서 생존하겠다면 ‘해빙’될 수 없으므로 먼저 믿음을 가지는 것이 변화 창조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2) 변화(changing/moving) 단계: 변화 실행자(change agent)가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 방법을 찾아내 조직을 균형상태(equilibrium)로 돌아가게 하는 단계이다. 여기에는 실험과 벤치마킹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실험은 새롭고 효과적인 방안이 발견될 때까지 환경변화에 따라 여러 가지 새로운 행동 유형을 시도하는 것이고 벤치마킹은 보고 배울만한 모델(role model)을 찾아 이를 심리적으로 ‘일체화(identification)’시켜 새로운 관점을 배우거나 그 모델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봄으로써 배우는 것이다.

(3) 재결빙(refreezing) 단계: 변화에 안정을 가져오는 단계이면서 또한 변화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단계이다. 변화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재결빙(refreezing)을 통해 전체 시스템(system as a whole)과 부분 시스템(subsystem)이 적절히 조화되도록 해야 하며, 조직의 네 단계 차원(개인, 부서 내, 부서 간, 조직 전체) 간에 상호 관련성 있는 재결빙을 추진하여 서로가 서로를 지원토록 해야 한다.

2. 영국항공의 변화 사례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 영국항공(British Airways)은 거의 파산 직전의 상태였으나 1980년대에는 67%의 생산성 향상을 이루어냈다. 현재는 유럽은 물론 전 세계 항공회사 중에서도 아주 성공적인 회사로 인정받고 있으며 1990년에는 항공전문잡지로부터 ‘승객 서비스 상(Passenger Service award)’을 받기도 했다.[39]

지난 1960년대와 1970년대 영국항공의 기업문화는 현재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1971년 두개의 국영항공사를 합병하여 탄생한 영국항공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보다는 기술을 중시하는 분위기였다. 이는 국영기업체로서 이익에 신경 쓰지 않는 문화를 유지해왔고 기술 중시의 분위기에서 선진기술의 도입을 아주 중요한 요소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를 전역 군인들이 중심이 되어 경영해왔기 때문에 여전히 군대 사고방식(military mentality)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

그러나 대처의 보수당 정권 등장 이후의 민영화 추세와 정치적 분위기는 영국항공에 변화를 요구하였다. 보수당과 영국상류층의 개인적 지지를 받고 있던 로드 킹(Lord King)이 회장에 취임한 1981년부터 회사는 과감한 개혁작업에 착수했다. 킹 회장은 취임 후 과감한 인력감축 등 조직정비를 시도했고 회사의 이미지 개선을 추진하며 대대적인 광고 공세를 벌였다. 또한 아비스(Avis: 렌트카 회사)에서 최고경영자로 일했던 마샬(Marshall)을 1983년에 사장으로 영입했다. 마샬 사장은 고객 서비스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특히 항공사와 비슷한 업종인 렌트카 회사를 경영한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고객서비스에 관한 한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있었다. 이런 마샬 사장의 경험과 능력은 영국항공의 기업문화를 고객서비스 중심으로 만들고 이를 전파시키는 데 공헌하였다. 또한 영국 내의 다른 항공사와 경쟁 과정에서 종업원 간 화합과 협동이 강화되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마침내 1987년 영국항공은 완전히 민영화되었고, 이후 globalization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조직문화의 하나로 정착시키게 되었다. 이러한 혁신 과정을 거처 영국항공은 이제 영국 중심, 기술 중심, 운영 지향의 문화에서 고객 서비스를 통한 세계 지향의 마케팅 문화로 바뀌었다.

영국항공의 구체적인 변화 내용은 <표 4-2>와 같으며, 굿스타인과 버크(Leonard Goodstein & Warner Burke)는 영국항공의 변화를 르윈(Kurt Lewin)의 세 단계 변화 모델을 적용하여 <표 4-3>과 같이 설명한다.[40]

<표 4-2> 영국항공의 구체적인 변화 내용

개인적 변화 구조/시스템의 변화 풍토/문화의 변화

■ 다운사이징(5만9천 명→3만7천 명)

·중간관리자 대상

·계층축소, 업무자율화로 경영성과 개선

■ 새 회장 콜린 마샬의 개혁

·새로운 비전: ‘The World’s Favorite Airlines’

·고객접점 인원 교육 프로그램: ‘Putting People First’ → 서비스정신 고취

■ 변화 기획조직 구성

·다양한 부문, 계층의 인원으로 구성된 분석형 T/F

■ 계층 수 축소

■ 예산 프로세스를 비관료적 형태로 개선

■ 업의 개념 재정립

·운송 → 서비스

■ 최고경영진의 지속적인 참여경영

·모든 교육 프로그램의 Q&A 참가 등

■ ‘Emotional Labor’ 개념 도입 → 항공산업 특성에 맞는 서비스맨 자질 향상

■ 인사 스탭의 사내재교육

·변화 Agent화 도모

■ 시장지향, 서비스 중심 경영스타일 고취

·Managing People First

■ ‘Leading the Service Business’ 등 경영층 대상 교육 실시

■ 이익배분(1987년)

■ 히드로 공항의 gate4 open

■ 기능프로세스 개선

■ Chartridge 교육센터 개설

·스탭 교육 정예화

■ 新MIS 시스템

·‘User Friendly’

·적시적정 정보 수집

■ 의사소통 중요성 지속 강조

■ 작업단위별 풍토에 대한 Data Feedback

■ Off-site, 팀빌딩 미팅

■ 고객서비스 기준으로 스탭 승진기준 마련

■ 경영층 교육 강화

·Top Flight Academies

·‘Open Learning’ 프로그램

■ 새로운 업적평가 제도

·경영성과 외 행동 부문 추가

■ 성과기준 보상시스템 도입

■ 현안해결을 위한 T/F 지속 운영

■ BA symbol 쇄신

·새로운 uniform, 비행기표면 교체

·新Motto: ‘we fly to serve’

■ Cabin-crew팀 운영

■ 풍토/경영형태에 대한 지속적 피드백

<표 4-3> 영국항공의 변화 개요

변화의 차원
개인적인 변화 조직/시스템 변화 조직풍토/문화적 변화
unfreezing 선별적인 승진·해고 등 실험적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 경영관행에 관한 임직원 의식 데이터베이스 피드백 등
unfreezing 조직원에 변화의 필요성, 경영형태, 패턴을 인식시켜 변화에 대한 수용성 제고
moving 새로운 기술 적용, 업무변화 등 결재라인, 보상제도 변화 등 상호신뢰, 정보개방 등 새로운 행동 패턴
moving 조직전체의 실제적인 변화·반응
refreezing 새로운 행동패턴을 정착시키기 위한 시스템 구축 등 변화의 명문화, 안정화
■ 새로운 경영 스타일을 공유하는 인재를 등용하는 新채용시스템
■ 변화를 고무하기 위한 보상시스템 구축 등

3. 베커드와 해리스의 전이 모델

베커드와 해리스(Richard Beckhard & Reuben Harris)는 변화를 <그림 4-2>처럼 현재 상태에서 미래 상태로 이동하는 과도기, 즉 전이(transition) 상태로 본다.[41]

<그림 4-2> 베커드와 해리스의 전이 모델

현재 상태(current state)는 현재 조직이 운영되는 모습으로 조직의 전략, 업무, 사람, 공식 및 비공식적 구조 등을 포함한다. 미래 상태(future state)는 변화 후 조직이 운영되어야만 하는 모습으로 미래 상태에 대한 전략적 설계도로 비유할 수 있다. 한편 전이 상태(transition state)는 현재와 미래 사이의 과도기로 현재 상태의 조직이 미래 상태로 옮아가는 중간단계이므로 미래 상태에 대한 설계도와 마찬가지로 과도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설계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 밖에도 베커드와 해리스(Richard Beckhard & Reuben Harris) 모델에 대한 분석은 많은 연구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각 단계별 특징을 가장 간명하게 설명한 것 중의 하나가 코너(Daryl Conner)의 전이 모델이다.[42]

<그림 4-3> 코너의 전이 모델

베커드와 해리스 모델의 핵심 단계인 전이 단계(transition state)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굿스타인과 버크(Goodstein & Burke)는, 이 시기에 일어나는 혼란과 일시적인 효율저하를 사전에 인식하고 감내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용기와 참여가 필수적이며 기능횡단적인(cross-functional) 관리팀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다단계, 다량의 기법을 복합적으로 구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43]

4. 브리지의 전이 모델

상식적으로 변화란 정교하게 계획하고 관리하여 일정한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브리지(William Bridges)는 이와는 좀 다른 의미로 ‘전이(transition)’ 개념을 도입한다.[44] 전이란 장기간에 걸쳐 일어나는 심리적 프로세스를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변화와는 다르게 합리적으로 공식적으로 계획되거나 관리될 수 없는 것이며 다음과 같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첫 번째 단계는 과거 단절 단계로 기존의 상황과 위상을 버리는 단계이다. 과거와의 단절은 의지만으로 실천하기는 매우 힘들다. 혹자는 그 어려움을, 원하지 않는 이혼을 진행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단계에서는 다음의 세 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첫째가 이탈(disengagement)로, 특히 지위나 역할 변화에 민감한 계층을 중심으로 정신적인 이탈현상이 발생한다. 이때 나타나는 거부, 분노, 절망을 적절히 관리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둘째가 지위 갈등(disidentification)으로, 예를 들면 전통적인 기능 중심의 조직에서 전략적인 사업 단위의 조직으로 바뀐 경우 엔지니어, 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자신의 지위와 새로운 임무에 혼란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이나 경력관리제도 등을 통해 지위에 대한 재정립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셋째가 조직에 대한 분노, 매력 상실(disenchantment)로 갑작스러운 변화는 조직이나 상사에게 기만당했다는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이는 조직에 대한 심각한 불신으로 연결되므로 신속하고 진솔한 의사소통을 통해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중간지대로 과거와 새로운 현실 사이에 있는 혼란스러운 과도기이며 여기에서는 방향 전환, 분열, 발견이 일어난다. 방향 전환(disorientation)은 과거와의 단절이 일단락 되면 과거에 추구했던 방향을 버리고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중간지대’는 그 두 방향 사이에 위치하는 과도기이다. 또한 분열(disintegration)에서는 경영 전 부문이 뿔뿔이 흩어지고 쪼개지는 단계로 일종의 구조적인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여 그동안 파묻혀 있던 해묵은 불만들이 분출한다. 조직 전체가 이 단계에서 일어나는 고통이 일시적인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해야 이를 극복할 수 있다. 한편 발견(discovery)도 일어난다. 기존의 정형적 제도와 체제가 무너지고 혼란을 겪다 보면 오히려 그동안 현실화되지 못했던 아이디어들이 폭넓게 나오고 또 수용될 수 있는 단계로 성숙한다.

세 번째 단계는 새출발(new beginning)로 이 단계에서는 일반적인 변화에서의 ‘새로운 시작(new start)’보다 훨씬 광범위한 개념인 ‘새로운 출발’을 창조한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어려움은 시작 그 자체보다 과거를 마무리하는 데 있다. 이를 확실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점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영역, 권한 축소가 문제시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문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손익을 중심으로 한 타협, 조정이 필요하다. 또 조직에 대한 애착의 문제는 새로운 형태의 팀구조를 구축하고 의식, 행사 등을 개최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미래 비전에 관한 혼란도 적절한 경력관리 프로그램을 마련해 향후 방향을 가시화시켜 주어야 하며 그리고 통제에 관한 어려움이 문제로 부각되는데 이 경우 미래에 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간지대 단계에서부터 부각되는 ‘새로운 방향의 명확한 제시’는 이 단계의 핵심적 내용인데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향후 경영의 토대가 되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다음 사항을 유의해야 한다. 우선 새로운 비전은 과거의 비전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가능하다. 또한 비전은 기본적으로 ‘직관적인 것’이므로 세세한 현실보다는 큰 모양의 미래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다만 많은 조직원들은 직관적인 것 외에 피부에 와닿는 절실한 것을 선호하므로 비전에는 큰 개념 외에도 구체적인 예를 많이 포함하는 것이 좋다.

칼 융(Carl Jung)의 실증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상황을 인식하는 유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사색형(thinking type)’으로 상황을 원리 중심으로 판단하여 변화의 논리적인 이유와 성공확률 등을 기초로 생각하는 유형이며 다른 하나는 ‘직관형(feeling type)’으로 개인적 가치나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유형이다. 이들은 비전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도 판이한 성향을 나타낸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5. 티키의 3막의 드라마

티키(Noel Tichy)는 변화의 과정을 ‘3막의 드라마’로 표현하고 있으며, 이는 실제 GE에 적용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모델이다.[45] 제1막은 변화의 필요성 인식(각성), 제2막은 새로운 비전의 창출, 제3막은 변화의 제도화로 그 내용을 요약하면 <그림 4-4>와 같다.

<그림 4-4> GE의 성공적인 변화 모델


제2절. 대규모 조직의 혁신적 변화 모델

대규모 조직의 혁신적 변화에서는 통상적 변화와 달리 혼란과 시행착오 과정을 거치게 되며 이는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을 위한 창조적 파괴 과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리바이(Levy)의 모델과 박젝(Barczak)의 모델을 살펴보고 또한 다른 분야의 경우와 대비해본다.

1. 리바이의 이차적 변화 모델

리바이(Amir Levy)는 이차적 변화를 ‘단편적인 개선 수준을 넘어서 조직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정도로 광범위하고 다차원적인 변화’로 정의하고 그 변화 과정을 <그림 4-5>와 같이 모델화했다.[46]

<그림 4-5> 리바이의 이차적 변화 모델

이 모델은 <그림 4-5>에서 보는 바와 같이 ■ 변화를 촉발시키는 요인(발생요인) ■ 계획적인 변화 전략과 기법(변화 과정) ■ 패러다임 등의 변화(변화 결과)’라는 단계는 전통적인 세 단계 모델과 같으나 다른 점은 중앙 상단의 ■ 혼란 과정(침체→변혁→전이→안정화 및 발전)이다.

이 혼란 과정은 <그림 4-6>과 같이 진행된다. 조직이 내부적 동기나 외부적 환경요인으로 인해 변화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경우, 초기에는 변화로 인해 진통을 겪으면서 일시적인 침체기를 맞게 된다. 점차 변화가 진행되면서 변혁(transformation)과 전이(transition) 단계를 거쳐 변화가 정착되고 안정을 되찾는 안정화 및 발전 단계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핵심 프로세스, 조직문화뿐만 아니라 가치관, 패러다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이차적 변화를 완수하게 된다.

<그림 4-6> 이차적 변화의 사이클

첫 번째, 침체 단계에서는 조직 내부와 외부 니즈의 차이로 인하여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대대적인 변화를 주장하는 제안이 나오지만 변화를 두려워하는 세력에 의해 거부된다. 변화에 대한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소규모의 일차적 변화가 시도되나 실패하여 위기가 증폭되고 혼란이 초래된다. 또한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s)’라는 차원에서 근원적인 대응노력이 시도된다. 그러나 이는 변화에 대한 저항과 위기상황에 대한 분노를 가져올 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다.

두 번째, 변혁(transformation) 단계에서는 차차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인정하면서 당면한 새로운 현실을 발견한다. 과거와의 단절이 진행되며 과거 신념, 관행으로부터 탈피하여 기존 프로세스를 재구축하는 차원의 본격적인 변화가 태동하고 이러한 인식 변화를 바탕으로 조직원들이 점차 변화에 참여하게 된다.

세 번째, 전이(transition) 단계에서는 새로운 비전을 실행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체화하기 위한 경영노력이 일어난다. 즉 이 단계의 초점은 변화로 인한 불안정한 혼란 상태를 안정적인 새로운 단계로 전이하기 위한 제반 경영관리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네 번째, 안정화 및 발전 단계에서는 변화 프로그램을 일차적 변화의 수단들을 이용하여 조정하고 제도화하여 정착시킨다.

2. 다른 분야에서의 이차적 변화 과정

이차적 변화의 단계에 관한 이론적 배경은 여러 분야의 다양한 이론과 그 맥을 함께한다. 예를 들면, 월라스(Wallace)는 그의 비교문화연구에서 문화의 변천단계를 ‘안정 상태 → 문화적 왜곡 → 재활성화 및 재구축 → 변화 → 정착화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여기서 ‘문화적 왜곡, 재활성화 및 재구축 단계’가 ‘혼란 또는 시행착오를 통한 창조적 파괴’ 과정에 해당한다. 그 외에도 많은 분야의 유사한 연구를 접할 수 있는데 그 세부 내용은 다음의 <표 4-4>와 같다. 여기서 보는 바와 같이 새로운 패러다임과 질서 또는 논리를 재창조하는 과정에서는 왜곡, 혼란, 동요, 불만, 갈등, 위기 등이 필연적으로 생기며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변화가 가능하다.

<표 4-4> 다른 여러 분야의 변화 단계

문화 재활성화[47]
(Wallace)
과학혁명[48]
(Kuhn)
생태 변이[49]
(Prigogine)
사회 변화
(Marx)
창의력 개발[50]
(Adams)
①안정 상태
②문화적 왜곡
③재활성화 및 재구축
④변화
⑤정착화
①통상적 과학
②혼란 가중
③위기
④혁명
⑤새로운 패러다임의 과학
①정해진 범위내의 동요
②동요의 범위 이탈
③위기
④새로운 질서로의 도약
①안정 상태
②불만 고조
③갈등
④위기
⑤혁명
⑥새로운 질서
①준비
②태동
③착상
④논리 확립

3. 박젝 등의 대규모 조직의 변화 모델

박젝(Gloria Barczak) 등은 대규모 조직의 경우 변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상 탈피, 실험주의, 비전 창조, 결합 및 조정’이라는 네 가지 요소가 단계적으로 실천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51] 현상 탈피(pattern breaking) 단계에서는 기존의 비효율적인 프로세스와 구조에서 탈피하고 실험주의(experimenting) 단계에서는 현재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패턴을 창조하며 비전 창조(visioning) 단계에서는 시스템을 재구축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결합 및 조정(bonding & attunement) 단계에서는 새로운 사고, 학습, 행동방식을 바탕으로 조직원의 조화를 실현하는데 이 모델의 특징은 다른 모델과는 달리 ‘실험주의를 통한 비전 창조’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네 가지 핵심요소들을 갖추는 것 못지않게 이들 요소 간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므로 한두 가지 요소를 강조한 나머지 극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이들 핵심요소들이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영향을 요약하면 <표 4-5>와 같다.

<표 4-5> 박젝 변화 모델의 단계별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

긍정적 효과 부정적 효과
현상 탈피 ·역기능적 행동패턴 일소
·새로운 학습 가능
·새로운 시스템 개발 여지 제공
·너무 많은 척결 과정 필요
·새로운 환경에도 적합한 행동과 가치관까지 포기
실험주의 ·선택의 폭 확대
·유연성 부여
·개방적 사고 진작
·선택의 질 향상
·초점 없는 시도 다발
·아이디어 관철을 위해 일종의 정치적 ‘공모’ 필요
·너무 많은 옵션으로 의사결정에 혼란 초래
비전 창출 ·변화방향 제공
·조직원의 참여 창출
·응집력 강화
·자발적 지원 유도
·비전에 집착하여 유연한 의사결정 저해 가능성
·조직에 진정으로 필요한 사항을 반영치 못할 가능성
결합

및 조정

·결속력 창출
·상호존중, 신뢰 구축
·조직원 간 상호협력 증진
·단체사고 조장
·권위에 대한 저항 조장
·현실안주 환상 초래

대규모 조직에서 변화를 추진하려면 먼저 해당 조직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교한 조사방법이 동원되어야 하지만 핵심적 관점만을 소개하면 <표 4-6>과 같다.

<표 4-6> 박젝 변화 모델의 핵심요소별 체크리스트

 

■ 현상 탈피

․원하는 성과를 내는 데 유용하지 않은 기존의 접근방식을 버릴 용의가 있으며 또한 실현가능한가?
․비생산적인 작업, 제품, 관행을 제거하는 데 대한 보상이 있는가?
․전통적인 스탭 위주, 계층주의를 타파하고 성과를 개선하려고 노력하는가?

■ 실험주의

․조직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장려하고 있는가?
․벤처, 프로젝트팀, 리서치그룹 등 실험적인 시도를 장려하는 메커니즘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가?
․생산, 프로세스, 경영방식 등에서 혁신경험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가?

■ 비전 창조

․적극적인 경영 참여에 관해 조직 전반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가?
․각 부문, 작업 단위별로 능동적으로 새로운 전략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가?
․이들 의견을 평가하고 실행하는 방법을 갖고 있는가?

■ 결합 및 조정

․중요한 과업에 대해 다양한 부문에서 인원을 추출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가?
․조직원들이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있는가?
․기능부문별로 분파주의는 어느 정도인가?
․비공식적인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가?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경로가 비공식적인 것인가 아니면 계층적인 경로인가?

제3절. 기타 변화 모델

1. 킬만의 변화 과정 다섯 단계

킬만(Ralph Kilmann)은 다섯 단계로 진행되는 변화 모델을 제시한다.[52]

■ 1단계: 기업문화(변화 공감, 비전 제시)

■ 2단계: 능력 개발(개인 능력 증진)

■ 3단계: 능력 확산(조직 능력 증진)

■ 4단계: 제도 구조 변화(조직 변화 정착)

■ 5단계: 보상(개인 변화 정착)

박원우 교수는 르윈(Kurt Lewin)의 세 단계 모델과 킬만(Ralph Kilmann)의 다섯 단계 모델을 <표 4-7>과 같이 대비시키고 각 단계의 행동지침을 제시한다.[53]

<표 4-7> 변화 단계와 행동 지침

르윈 킬만 행동 지침
해빙
(unfreezing)
기업문화 ·변화의 필요성 인식과 공감대 조성(변화에 대한 비전과 신념 부여)
·chaos making을 통한 새로움 추구(cognitive learning)
변화
(moving)
능력 개발 ·변혁에 필요한 구성원의 능력 배양
·종합적 능력(전문적, 사회적, 태도능력)의 체계적 육성(individual learning)
능력 확산 ·개인 능력의 조직화
·empowerment를 통한 구성원 능력의 시너지 효과 추구 (organizational learning)
재결빙
(refreezing)
제도·
구조 변화
·제도적 뒷받침을 통한 변혁의 공식화와 가속화
·업무와 조직구조의 재설계(조직 차원의 변화 굳히기)
보상
(강화)
·긍정적(또는 부정적) 강화를 통한 변혁의 내재화 추구(개인 차원의 변화 굳히기)

2. 캔터의 깔때기형 변화 과정

캔터(Rosabeth Moss Kanter)는, 생산적이고 바람직한 변화의 단계로 <그림 4-7>과 같은 일명 ‘깔때기형 모델’을 제시한다. 이 모델은 미리 계획한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현상으로 변화를 계획하는데 이 과정을 이용하면 유용하다.[54]

<그림 4-7> 깔때기형 변화 과정

1단계는 혁신의 기본 뿌리가 생기는 단계이다. 조직원들에게서 나오는 많은 주장이나 제언 중에는 과거의 전통적인 관행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 많은데 이러한 주장은 그 원인이 외부환경적인 것이든 우연한 사건이든 관계없이 혁신의 경험적인 발판이 된다. 이 뿌리는 향후에 닥칠 새로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략을 세울 때에도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변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서의 실험주의를 장려할 필요가 있다. 2단계에서는 위기 혹은 촉발사건이 생긴다.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전통적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거나 과거와 같은 방법으로는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경우에 새로운 해결책이 강구된다. 조직에 따라 변화를 촉발하는 사건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변화를 확실히 일으키기 위해서는 변화를 위한 명시화된 전략적 의사결정과 혁신적인 변화주도자가 필요하다. 3단계에서는 변화전략가가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린다. 변화전략가는 새로운 상황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함으로써 과거와의 연장선상에서가 아닌 새로운 환경으로 인식을 하여 전략을 세워야 한다. 4단계에서는 변화실행자와 변화챔피언이 나온다. 아무리 훌륭한 계획이 세워졌어도 책임을 갖고 이를 추진할 사람이 없으면 변화는 실패하게 되므로 변화를 실행할 지지자와 조직원들의 변화능력을 향상시키고 참여를 유발시킬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idea champion)이나 추진력이 있는 사람(empowering champion)을 확보해야 한다. 5단계에서는 변화대상자를 위해 실행방안을 만들고 이를 실천한다. 새로운 행동이 관행으로 정착될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방법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아무리 아이디어가 풍부해도 사장되기 때문이다.

3. 코너의 MOC 모델

코너(Daryl Conner)는 변화에 관련하여 <그림 4-8>과 같은 MOC(Managing Organizational Change) 모델을 제안한다.[55] MOC 모델은 변화를 관리하는 연속적이고 반복적인 4단계의 구조로 되어 있으며, 개인의 탄력성(resilience) 개발을 변화의 핵심요인으로 본다.

<그림 4-8> MOC 모델

1단계에서는 개인의 탄력성(resilience)을 개발한다. 즉 변화에 대한 조직원 개개인의 탄력성을 향상시킨다. ‘탄력성’이란 변화 대상이 되는 개개인의 역기능적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급격한 환경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56] 2단계에서는 조직의 변화의지(readiness)를 향상시킨다. 즉 변화에 대한 조직 전 부문의 의지를 향상시킨다. 3단계에서는 변화에 관련된 의사결정을 한다. 즉 최고경영자가 변화를 성공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조직의 능력(capacity) 범위 내에서 변화에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린다. 4단계에서는 실행구조를 구축한다. 즉 환경변화의 특정 요구를 수렴하는 변화의 실행구조를 만든다.

4. 모토로라의 변화 사례[57]

모토로라의 갤빈(Galvin) 회장은 창업자의 아들로 인간 본위의 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이를 모토로라의 조직문화로 만들어왔다. 1983년 그는 모토로라의 핵심사업인 반도체와 컴퓨터 사업이 주기적 시장 변동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이 분야에서 일본 기업이 위협적인 경쟁자로 부상하는 등 새로운 환경 즉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점을 인식했다. 또한 모토로라 조직의 구조 역시 문제였다. 회사의 거대한 매트릭스 조직의 규모와 그 복잡성으로 인해 회장은 그의 부하 직원들로부터 불평을 들어왔는데 예를 들면 시장지향적인 영업 또는 마케팅 조직과 기술지향적인 생산 부문과의 충돌로 제품 개발이 지연되고 신상품 출시가 늦어지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갤빈 회장은 개혁 구상을 공표하기에 이르렀다.

갤빈 회장은 환경의 도전을 인식하고 회사의 구조적 변화를 지향하는 혁신을 시도하면서, 조직을 작고 초점이 있는 사업 단위로 재구성하고, 관리 단계를 줄여 시장지향적인 제품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그는 모든 관리자가 모인 회의 석상에서 개혁 구상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당시 모토로라는 회장을 포함해서 3명의 최고경영자(회장, 부회장, 사장)가 역할을 분담하고 있었는데 그들 모두 어느 정도 변화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었으나 회장만큼은 아니었다. 또 참모들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많은 관리자는 놀라고 혼란스러워 했다. 그들은 회장의 정확한 의도를 알고 싶어했다. 많은 사람이 모토로라가 지금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므로 혁신이 필요하다는 회장의 견해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으며 사실 회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인사부서에서는 경영진이 갤빈 회장을 이해하고 돕는다면 변화는 가능하다고 보았지만 경영진이 변화에 대한 합의를 하기도, 또한 효과적인 변화과정을 달성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1983년에 시작된 모토로라의 혁신 계획은 OEP(Organizational Effectiveness Process)라고 불렸다. 갤빈 회장은 이를 통해 각각의 단위 조직이 갖고 있는 문제가 현장의 실정에 맞도록 해결되기를 원했다. 즉 변화 과정이 따르는 복잡한 조직의 문제를 한 권의 요리책 형태의 해결책으로는 풀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관리자들이 OEP를 문자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을 이해하여 활용하기를 기대했다. 갤빈 회장이 직접 계획 작성에 참여해서 최고경영진의 의견을 수렴했다. 마지막 기획 결과물(OEP의 기획)도 서류, 정의, 방향 등을 최소 수준으로 하고 회장이 어떤 행동을 해야만 한다는 식의 계획은 거부했다. OEP를 초기에 너무 빨리 제도화, 공식화하면 혁신 프로그램의 절차만을 따라갈 뿐 혁신의 정신은 죽어버리는 문제를 낳는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OEP 자체를 애매하고 혼란스럽기까지 할 정도로 추진했으며 혁신이 시작되고 난 후 3년차인 1985년부터 ‘제도화’ 단계로 들어섰다. 이때부터가 중요한 과정으로, 수천 명의 중간관리자가 반드시 참여해야만 성공할 수 있었다. 개혁에 대한 반응은 여러 가지였다. 어떤 이는 개혁 과정이 실정에 맞다고 평가한 반면, 어떤 이는 반대로 과정이 너무 불명확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혁신 과정의 성패 혹은 효과는 수천 명의 관리자가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진지하게 변화에 동참하는가에 달려 있었다.

이는 크리스털을 만들 때 온도를 올리고 식히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형상화, 조정, 다시 형상화하는 원리와 같다. 크리스털을 만드는데, 온도를 올렸다가 식히면서 형상이 만들어지면 그 형태의 만족도에 따라 다시 온도를 올리고 내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와 같은 원리로 갤빈 회장도 어떤 정확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변화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온도를 올렸다가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보고 다시 온도를 올리고 내리는 과정을 반복했던 것이다. 그는 구체적 반응을 강요하지 않았고, 경영자들 사이에서 합의와 토론을 거쳐 서서히 변화의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갤빈 회장은 경영자들이 무엇인가를 뺏고 얻어내도록 자극하려 했다. 갤빈 회장은 조직에 종종 불을 붙인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현존하고 있는, 서로 복잡하게 연결된 연합과 연결 유형을 해체하고 새로운 체제를 만들었던 것이다.

이상 제4장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변화 모델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르윈, 티키, 베커드와 해리스, 브리지 등이 제안한 전통적인 ‘세 단계 변화 모델’과 리바이, 박젝 등이 제안한 ‘이차적 변화 모델’이 있으며 그 밖에 ‘기타 변화 모델’로 킬만, 캔터, 코너 등이 제안한 모델이 있다.

전통적인 변화 모델은 대개 세 단계 모델로 1단계에는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현상을 부정하며 2단계에서는 변화의 계획을 세워 실행한 후 3단계에서는 변화를 정착시키는 과정을 밟는다. 대표적인 예가 르윈의 모델로 이 모델은 먼저 1단계에서는 해빙(unfreezing: 녹이는 단계)을 하며 2단계에서는 변화(moving: 바꾸는 단계)를 하고 3단계에서는 재결빙(refreezing: 다시 얼리는 단계)을 한다.

대규모 조직에서 패러다임이 바뀌는 혁신적 변화 모델은 전통적인 세 단계 변화 모델과는 진행 과정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세 단계 변화 모델에서는 2단계인 ‘계획 수립 및 실행’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만 대규모의 혁신적인 변화에서는 사전에 치밀하게 세워진 계획이 그대로 진행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매우 혼란스러운 시행착오 과정을 필연적으로 거치게 된다. 예를 들면 리바이는 ‘침체→변혁→전이→안정화 및 발전’이라는 혼란 단계를 추가하고 있으며 박젝 등은 ‘실험주의→비전 창조’라는 긍정적인 시행착오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혼란과 시행착오는 변화에 걸림돌이 된다기보다는 근원적 패러다임을 창조적으로 파괴해가는 과정으로 본다.


제5장. 변화 관련자

반 허펜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라고 강조한 것처럼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변화를 추진할 관련자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 장에서는 변화 관련자에 대해 살펴본다. 여러 연구자가 제시한 변화 관련자들을 유형별로 재분류하고 각각의 관련자들이 변화 과정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제1절. 변화 관련자에 대한 분류

변화 관련자에 대한 구분과 명칭에는 <표 5-1>과 같이 연구자들 간에 다소 차이는 있으나, 요약하면 세 그룹으로 정리된다.

■ 리더: 변화에 대해 주요 의사결정, 후원

■ 실행자: 변화에 대한 구체적 프로젝트를 기획, 집행, 관리

■ 대상자: 실제 변화의 대상

<표 5-1> 변화 관련자에 대한 명칭

오타와(Ottawa) 캔터(Kanter) 코너(Conner)
리더 변화 생성자
(change generator)
변화 전략가
(change strategist)
변화 후원자
(sponsor)
실행자 변화 실행자
(change implementor)
변화 실행자
(change implementor)
변화 집행자
(change agent)
대상자 변화 적용자
(change adopter)
변화 수용자
(change recipient)
변화 대상자
(change target)

1. 오타와의 분류

오타와(R. Ottawa)는 변화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관련자들을 변화 집행자(change agent)라 부르고 이를 변화 생성자, 변화 실행자, 변화 대상자의 세 가지로 분류한다.[58] 먼저 첫 번째, 변화 생성자(change generator)는 변화의 필요성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며 다시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핵심 변화 집행자(agent) 또는 시범자(demonstrator)는 변화의 필요성을 실제로 보여주면서 변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변화 지지자(patron) 또는 방어자(defender)는 변화에 대한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두 번째, 변화 실행자(change implementor)는 변화 작업을 수행하는 사람으로 역시 두 가지로 다시 분류된다. 외부 변화 실행자(외부 컨설턴트 등)와 내부 변화 실행자이다. 세 번째, 변화 적용자(change adopter)는 변화를 정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며 변화가 조직 내에서 진행될 때의 역할에 따라 초기 적용자(early adopter), 유지자(maintainer), 사용자(user) 등으로 구분한다. 초기 적용자는 변화를 수용할 준비가 상대적으로 잘 되어 있는 사람들로서 이들의 성공은 변화 동참 세력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한다. 유지자는 초기 대상자들에 이어 변화에 대한 이차적인 불꽃을 지피는 사람들로서 변화를 꾸준히 수용한다. 사용자는 변화 대상자 중 가장 소극적인 사람들로서 변화의 후반부에 비로소 이를 수용하기 시작한다.

2. 캔터의 분류

캔터(Rosabeth Moss Kanter) 등은 변화 관련자를 변화 전략가, 변화 실행자, 변화 대상자의 세 가지로 나눈다.[59] 먼저 첫 번째, 변화 전략가(change strategist)는 조직과 환경 간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역할을 담당하며 대개 변화 과정 초기에 리더의 책임을 수행한다. 이런 이유로 대개 CEO나 고위경영진 혹은 외부 컨설턴트가 이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변화를 설계하고 조직의 정신과 마음을 이에 맞게 이끌고 가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내들러와 터시먼(David Nadler & Michael Tushman)은 변화 전략가를 ‘매직리더(magic leader)’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두 번째, 변화 실행자(change implementor)는 조직의 내부 구조를 재구축하는 임무를 수행하며 변화 전략가와 변화 대상자의 중간에 위치한다. 조직의 성격에 따라서는 변화 전략가와 변화 실행자의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있다. 세 번째, 변화 수용자(change recipient)는 변화를 실제로 실행하는 계층으로 이들의 반응과 행동은 조직 내 정치적 권력구조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들의 이해관계는 변화에 대한 저항의 주요 원인이 되며 변화에 대한 이들의 반응이 궁극적으로 변화의 모습과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이들 변화 관련자의 특성은 <표 5-2>와 같다.

<표 5-2> 변화 관련자의 특성

역할 변화 방향 행동의 초점 변화 단계
전략가
(톱)
·비전 창조
·변화 선도
·전사적 관점
외부 환경 ·최종 목표
·조직 가치관
해빙 단계에서 큰 역할
실행자
(미들)
·프로젝트성
·변화 전도
·부문 관점
내부적인 조화 ·수단
·저항 극복
·프로젝트성
변화 단계에서 큰 역할
수용자
(바텀)
·변화 적응
·조직 체질화
·개인적 관점
·실제 업무 관점
권한과 업무 전개 ·목표와 수단
결합
·개인적 손익
재결빙 단계에서 큰 역할

3. 코너의 분류

코너(Daryl Conner)는 변화 관련자를 네 가지로 분류한다.[60] 첫 번째, 변화 후원자(sponsor)는 변화를 합법화하는 개인이나 그룹이다. 두 번째, 변화 집행자(agent)는 변화 실행에 책임을 지는 개인/그룹이다. 세 번째, 변화 대상자(target)는 실제 변해야 하는 개인/그룹이다. 네 번째, 변화 옹호자(advocator)는 변화 성취를 원하고 옹호하지만 변화를 지원할 힘이나 권한은 갖지 못한 개인/그룹을 말한다.


제2절. 리더

1. 리더의 역할

변화 과정에서 리더는 변화 생성자(change generator), 변화 전략가(change strategist), 변화 후원자(sponsor)로 불리며, 그 역할은 크게 다음 네 가지이다. 첫 번째, 변화 착수의 원동력이 된다. 두 번째, 주요 의사결정을 한다. 변화 초기에 일어나는 주요 의사결정을 적시에 적절하게 내린다. 세 번째, 변화를 주도한다. 조직원을 변화의 방향으로 이끌고 간다. 네 번째, 변화를 지원한다. 즉 변화에 필요한 경영자원을 제공한다.

2. 변화 전략가로서의 역할

캔터(Rosabeth Moss Kanter)는 리더인 변화 전략가 역할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61] 즉 변화 전략가는 변화의 필요성을 만들고, 변화를 실행하기 위한 비전을 창조하며, 조직 성격에 맞는 적절한 변화의 형태를 정하는 한편, 변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을 제공하되, 조직문화와 조직원 개개인에게 직접적 영향을 주기보다는 조직구조와 경영자원의 배분 문제에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베커드와 해리스(Richard Beckhard & Reuben Harris)는 경영자는 조직이 안정성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적극적, 창의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도록 하기 위해 다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62] 즉 리더는 조직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며, 당면한 미래의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고, 이에 대한 청사진을 만들어 제안하는 한편, 변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분명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3. 변화 후원자로서의 역할

(1) 변화 후원자의 자격

코너는 리더의 변화 후원자로서의 자격으로 다음을 제시한다.[63]

■ 권한: 변화 대상자에게 변화를 합법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조직 차원의 권한을 보유해야 한다.

■ 고통: 변화를 매력적인 것으로까지 만들 정도로 현상에 대해 불만을 가져야 한다.

■ 비전: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 자원: 변화 실행을 위해 필요한 경영자원(시간, 자금, 사람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기꺼이 동원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 장기적 시각: 변화가 조직에 미칠 영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 감성: 큰 변화가 야기시키는 개인 차원의 문제를 명확히 평가하고 이를 강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 범위: 변화의 영향 범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 공식적 역할: 변화에 대한 강한 조직적 의지를 실천에 옮기는 데 필요한 공식적 지원을 기꺼이 보여줄 수 있는 능력과 자세를 가져야 한다.

■ 비공식적 역할: 개인적으로 변화에 필요한 지원을 강력하게 할 수 있는 핵심인력이나 집단을 비공식적으로 기꺼이 접촉할 수 있는 능력과 자세를 가져야 한다.

■ 결과 관리 기술: 변화에 도움을 주는 사람 혹은 불만을 나타내는 사람에게 즉각적인 신상필벌(信賞必罰)을 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 모니터링: 변화 과정의 진척도와 문제점을 추적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확실히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 희생정신: 개인적, 정치적, 조직적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기꺼이 변화를 추구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 지속성: 변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이에 어긋나는 단기적인 일과성 행동을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2) 변화 후원자의 능력

변화에 대한 후원은 조직 내에서 변화를 지원할 합법적인 능력을 가진 자만이 수행할 수 있다.[64] 집행자가 이를 대신할 수 없으며 이를 집행자에게 전가하는 경우 변화는 실패한다. 변화 후원자는 초기 후원자와 지속 후원자의 두 유형으로 구분된다. 초기 후원자는 초기에 변화 프로세스를 실행하도록 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며 지속 후원자는 관리, 경제, 정치적으로 변화 대상자에게 접근함으로써 변화 지속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또한 변화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초기 후원자’에서 ‘지속 후원자’로 후원 기능이 넘어가는 직접적 연결고리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특히 후원자는 후원할 수 있는 범위 이상의 변화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 관여할 경우 변화는 실패하고 지도력도 상실된다. 특히 후원자 위치에 있는 사람이 나약하다면 교육을 통해 재개발되거나 교체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실패는 자명하다.

4. 구조개혁형 리더십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은 그 본질에 따라 권위주의형 리더십, 거래형 리더십, 구조개혁형 리더십의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65] 이중 변화 과정에서 요구되는 스타일은 구조개혁형 리더십이다.

첫 번째, 권위주의형 리더십(authoritarian leadership)은 리더가 일방적 명령으로 조직을 통솔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유형은 이유 없이 오해를 사기 쉬워 부하들이 반대할 소지가 있으므로 대부분의 경우 지양해야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는 권위주의형 리더십이 오히려 적절할 수도 있다. 즉 시간이 아주 촉박한 상황에서 리더의 결단이 필요하고 리더가 모든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부하들의 사기가 높은 경우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드물겠지만, 많은 경영자는 적절하지 않은 때도, 지시와 복종의 형태가 분명하고 단순하기 때문에 권위주의형 리더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리더십은 부하에게 상황이나 배경을 설명해줄 필요가 없고 토론이 개입될 여지가 없어 리더는 그저 자신이 희망하는 대로 목표를 달성하도록 부하에게 명령만 하면 된다. 이러한 권위주의형 리더십은 장기간에 걸쳐 사용할 경우 효험이 없다. 처음에는 모든 일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듯하다가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조직원은 소외감을 느끼고 비판, 불평, 불만, 공격 같은 반작용 반응을 보이게 된다.

두 번째, 거래형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은 리더와 부하가 성과와 보상을 서로 거래하는 유형이다. 이 때문에 획기적인 개선 조치를 주저하게 되고,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근본적인 조치를 강구하기보다는 임기응변식의 조치만을 취한다. 또 조직원은 개인적 보상이 기대되는 부문에만 이해타산적으로 관심을 표명하며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하지 않는다.

세 번째, 구조개혁형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은 변화를 선도하는 스타일이다. 오늘날처럼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는 이에 맞추어 조직의 변화를 선도해가는 구조개혁형 리더십이 요망된다. 권위주의형, 거래형 리더십으로는 조직의 가치관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변화를 추구하는 리더는 조직의 장기 비전을 개발한 후 이를 조직원에게 제시하고, 모든 사람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비전 전파와 홍보에 열의를 보이며, 구체적인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독려한다. 또 조직원도 이에 고무되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적극적 참여자세를 보이게 된다.

이상에서 설명한 세 가지 유형의 리더십 특징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그림 5-1>과 같다.

<그림 5-1> 리더십의 유형

또한 변화 과정에서 가장 바람직한 리더 유형인 구조개혁형 리더십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핵심 중간관리자에게 전파한다.

■ 중간관리자가 행동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지적 자극을 준다.

■ 해결방안으로 조직과 시스템의 개혁도 불사한다.

■ 사고의 발상은 창조적이고 혁신적이다.

■ 체질화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 성공에 대해 합리적으로 보상한다.

■ 변화 과정에 대해 파격적으로 관심을 보인다.

■ 조직의 요구와 부하의 요구를 적절히 융합한다.


제3절. 변화 실행자

1. 변화 실행자의 역할

캔터(Rosabeth Moss Kanter)는 변화 실행자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66] 즉 변화 전략가(리더)의 지시에 따라 변화를 제도화하며, 상부의 요구에 대응하는 동시에 하부의 협조를 구하는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저항을 극복하는 전략과 수단을 강구하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대책을 강구하며, 교육훈련과 보상 시스템을 만든다.

하시만과 필립스(Carl Harshman & Steven Phillips)는 변화 실행자를 변화 스탭(change staff)로 부르고 이들의 역할을 <그림 5-2>처럼 네 가지로 제안한다.[67] 첫째, 환경이나 사건을 해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조직원들에게 또 다른 시각(인식의 필터)을 제공한다. 둘째, 해석하고 판단한 결과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조직원들에게 교육훈련을 통해 지식과 기술을 제공한다. 셋째, 조직의 행동이 공식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조직운영 시스템을 설계하고 제공한다. 넷째, 변화의 결과와 영향을 피드백하여 지속적, 반복적으로 변화를 추구한다.

<그림 5-2> 변화 스탭의 역할

코넬대학교의 자료에서는, 변화 실행자는 다음 세 가지를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68] 먼저 첫 번째로 “악성 과제는 피한다”는 것이다. 악성 과제란 후원자가 변화 그 자체에 대해 적절한 승인을 하지 않거나 끝까지 변화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이때는 반드시 실패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후원자보다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후원자가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결코 그를 허수아비로 만들면 안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변화 성공 가능성과 변화에 대한 열망을 혼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 변화관리팀

변화 실행자는 기존의 관리자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실제로 여러 회사의 경험에 의하면 변화관리팀(Transition Management Team: 이하 TMT)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69] 큰 조직의 경우 TMT는 10명 내외의 실력 있는 간부급으로 구성하되 여러 계층의 조직원들과 여러 부문의 담당자를 포함시켜 기능횡단팀(cross-functional team)으로 구성한다. 이 조직은 변화에 모든 시간을 투입하며(전담 조직) 조직 권력구조의 승인 아래 변화 작업을 수행한다.

변화에 있어서 리더는 변화와 새로운 방향에 대한 의미와 근거를 다듬는 일을 하는 반면, TMT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조직에 이해, 적용시킨다. 이런 면에서 팀장은 변화에 관한 한 COO(Chief Operating Officer)와 같다. 변화 프로세스가 안정되고 점진적인 향상(continuous improvement)의 단계가 되면 TMT는 해산되는데 그전까지는 TMT가 변화에 대한 전체적인 책임을 진다. TMT는 리더에게 정기적으로 보고를 하지만 리더는 TMT를 일상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 TMT는 예산권, 전체적인 변화 노력에서 벗어난 프로젝트를 중단할 권리, 프로젝트와 그를 수행한 팀 또는 개인에 대한 평가권 등을 가진다.

TMT는 변화에 대한 전체적인 책임 외에, 변화에 의해 야기되는 감정적이고 행동적인 문제들을 관리할 담당자를 팀에 포함시킴으로써 이런 문제들을 무시하거나 적당히 지나치지 않도록 한다. TMT의 주요 책임은 다음 여덟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 변화의 의미를 확실히 하고 지침을 만든다. TMT는 조직원 모두가 비전과 경쟁 상황을 공통적으로 공유하도록 한다. 개인과 팀의 활동을 회사의 새로운 전체 방향과 정확히 일치시키도록 한다.

두 번째, 조직 내의 대화를 유도한다. TMT는 변화 초기 단계에 조직 전체에 걸쳐 또는 부서간의 대화를 유도함으로써 의사교환을 변화과정의 주요 프로세스 중의 하나로 만든다.

세 번째, 조직에 적절한 자원을 공급한다. TMT는 두 가지 중요한 권한을 갖는데 변화 프로세스에 자원을 배분하는 권한과,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프로젝트를 중단시키는 권한이다.

네 번째, 프로젝트를 조정하고 방향을 일치시킨다. 변화가 빨라짐에 따라 태스크포스, 팀, 프로젝트 등이 많아지며 그 결과 조직 내에 활력은 넘치게 되나 다른 면으로는 혼란을 가져온다. 모든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고 적절한 것처럼 보여도 문제는 그 활동들이 서로 조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TMT는 여러 프로젝트를 조정하고 방향을 일치시키며 또 전체 프로젝트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조직원들이 큰 그림을 볼 수 있도록 한다.

다섯 번째, 메시지, 활동, 방침, 행동을 합치시킨다. 변화가 진행되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가진 가장 큰 불평 중의 하나는 경영진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영진이 권한위양을 강조하면서도 조직원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무시하는 경우도 다반사로 일어난다. TMT는 변화 노력의 진심을 의심하게 하는 행동을 잘 관리해야 한다.

여섯 번째, 조직원들에게 같이 일할 기회를 준다. 오늘날의 변화 프로그램은 대부분 권한위양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권한위양은 전 조직원에게 미래를 함께 창조할 참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관리자, 임원, 기술자, 기능직 사원 등 모든 조직원이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고 적절한 행동을 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TMT가 모든 의사소통과 교육을 할 수는 없지만 그 학습과 창조를 위한 설계자, 조정자, 지원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일곱 번째, 예상되는 인사 문제를 찾아낸다. 변화의 핵심은 사람이므로 변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의사전달과 인력에 관한 문제가 필수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개의 팀은 능력, 관점의 다양성, 자금, 공감대 형성 등이 부족하므로 기능횡단팀을 만들어 조직 전반에 걸쳐 수직 및 수평적으로 정보를 모으고 배분토록 한다.

여덟 번째, 핵심이 되는 문제점에 대비한다. 변화 과정에 리더십이 정말로 기여하는 것은 조각(단편적인 사항)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동적 구조를 관리하는 것이다. 변화에 성공한 리더는 전체를 볼 뿐 아니라 조직 분위기를 장악하고 이끌어간다. TMT가 리더를 보좌하여 변화의 분위기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을 때 이는 변화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


제4절. 변화 대상자

변화 관리 측면에서 변화 대상자와 관련해서는 이들의 저항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변화에 저항하는 이유와 그의 극복 등 개인의 심리적 그리고 집단의 심리상태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다루게 된다.

제5절. 변화 관련자들의 시너지 창출

리더, 실행자, 대상자가 함께 힘을 모으는 형태는 다음 세 가지가 있다.[70]

■ 자기 파괴형(self-destructive): 1+1<2

■ 보존형(static): 1+1=2

■ 시너지형(synergistic): 1+1>2

<그림 5-3> 시너지 프로세스

성공적 변화를 위해서는 ‘시너지’가 발휘되어야 한다. ‘시너지’를 내는 조직의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즉 개개인 노력의 합보다 더 큰 결과를 만들어내며, 소비된 자원의 합보다 큰 이익을 창출하고, 미래 쇼크에 대한 조직의 대응 능력을 사전에 향상시킨다.

또한 시너지를 올리기 위해서는 먼저 공동 목표를 가지고 상호 업무연계를 통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사람들로 하여금 하고자 하는 ‘의지’를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또한 사람들의 ‘능력’을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해서 권한위양(empowerment)과 참여적 경영(participative management)을 강화해야 한다. 권한을 가진 사람이 실질적인 가치관을 소유하게 됨으로써 의사결정이나 행동의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참여적 경영은 조직의 의사결정에 종업원이 경영진과 함께 참여하는 것이다.

이상 제5장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즉 변화 관련자는 리더, 실행자, 대상자라는 세 그룹으로 구성된다. 리더는 변화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주요한 의사결정을 하며 변화에 대해 지원을 한다. 실행자는 변화에 대한 구체적 프로젝트를 기획, 집행, 관리한다. 대상자는 실제 변화의 대상이 되는 구성원들이다.


제6장. 개인의 변화와 저항 극복

일본에서 가장 창조적이고 도전적이며 변화를 수용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는 소니에서도 대기업병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니의 도이 토시다다 본부장은 대기업병을 “회사를 진정으로 아끼는 수많은 임직원이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 회사가 망한다, 망한다라고 하면서 결국은 집단적으로 망해버리는 병”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변화란 결국 조직 전체의 변화가 구성원에까지 확산되어 개개인의 변화로 연결되어야 성공적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각 개인은 심리적, 정치적으로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다양한 반응을 보이게 되며 또 많은 경우, 변화에 대한 저항이라는 역기능도 나타난다.

따라서 이번 장에서는 변화의 과정에서 각 개인이 보여주는 행동양태와 모든 변화에서 나타나는 저항의 실체를 규명하고 이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 살펴본다.

제1절. 개인의 변화

조직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개개인의 실천으로 구체화된다. 즉 조직원들의 참여는 변화의 구체적인 시발점이자 궁극적인 방향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이들이 변화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반응은 조직변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이며 이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변화의 추진 주체는 다분히 심리적이고 경험적인 이러한 문제에 대해 변화의 전 과정에 걸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부분의 변화에서 개인은 통상 ‘변화 필요성 부정 → 변화 회피 → 수용/실시 → 유지’라는 네 단계의 심리적 과정을 거친다. 특히 여기서 두 번째 과정인 ‘변화 회피’ 단계를 슬기롭게 극복할 경우 변화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변화에 대한 개인의 최초 반응은 긍정적 반응과 부정적 반응으로 크게 갈리며, 이에 따라 개인의 심리 변화도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변화를 성공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개인의 심리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1. 개인의 변화와 조직의 변화

변화에 있어 개인의 변화가 조직의 변화로 연결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과도기의 초기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다. 두 번째, 동시에 변화에 편승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여 새롭게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지, 나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하는 가치기준을 찾는다. 세 번째, 일단 변화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고 난 다음에는 나름대로의 판단기준에 의해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게 된다. 네 번째, 그 다음에는 조직의 상하좌우를 살펴보며 주위 동료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판단이 되어야 개인 행동으로 옮기며 자신의 태도를 외부에 나타내기 시작한다. 다섯 번째, 이러한 와중에도 계속 주위 상황을 살펴보며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지 소극적으로 행동해야 할지 동정을 살피게 된다. 이처럼 변화의 수용이 전체 조직원의 적극적인 행동변화로 나타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된다. 이를 요약하면 <그림 6-1>과 같다.

<그림 6-1> 변화에 필요한 시간과 난이도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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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변화에 대한 심리적 반응 단계

쉐인(E. Schein)은 변화에 대한 조직원의 심리적 반응 과정을 ■ 변화 필요성 부정 ■ 변화 회피 ■ 변화 수용/실시 ■ 변화 유지의 네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71] 또한 래쉬포드와 콜런(Nicholas Rashford & David Coghlan)은 쉐인(E. Schein)이 제시한 네 단계를 다음과 같이 보다 상세히 설명한다.[72]

제1단계(변화 필요성 부정): 조직 내에 변화의 조짐을 알리는 정보가 처음으로 유입되고 현상 부정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할 때 조직 내에는 변화를 부정하는 움직임이 일어난다. 이때는 변화에 대한 정보 입수, 변화 가치, 변화 시기 등이 사람들의 주 관심사가 된다. 변화에 대한 부정에는 인식적인(cognitive) 요소와 감정적인(emotional) 요소가 있다. 첫 번째 인식적인 요소란 변화의 필요성, 변화의 착수 여부, 변화를 이끄는 힘의 실체와 강도, 개인과 팀에 대한 변화의 영향 등 다분히 논리적으로 설명되어야 하는 이슈이다. 이러한 이슈에 대해서는, 개인들이 스스로 변화의 충격을 인식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 두 번째 감정적인 요소는 변화의 감정적인 요소를 관리하기 위해서 리더는 변화에 대한 조직원들의 거부감이나 두려움에 대해 열심히 경청하고 또 변화에 대한 다른 시각을 이해하여야 하며 변화에 동참하기를 꺼리는 조직원들의 감정을 잘 다루어 변화를 용이하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모든 개인이 반드시 변화를 바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일부 개인이 변화를 계속 부정하고 있는데도 그에 상관없이 계속 변화 프로세스가 진행되면 그들의 저항은 점점 증폭되어 다른 형태의 반발로 나타나게 된다.

제2단계(변화 회피): 여러 증거를 통해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조직원들이 알게 될 때 회피 단계가 시작된다. 조직원들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마지못해 일부 인정하지만 변화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부분이 아닌 조직의 다른 부분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른 부서들은 변해야 해”라고 하는 것이 전형적인 반응이며 변화를 회피하거나 연기하는데 증거가 되는 데이터를 찾으려 노력한다. 회피에도 역시 인식적 측면과 감정적 측면이 있다. 첫 번째 인식적 측면은 변화의 접근방법상 약점을 찾아냄으로써 변화에 대한 관심에 혼란을 가져오게 한다. 먼저 수행해야 할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여 초점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하기도 하고 또 다른 방법으로 변화의 형태를 바꾸어 변화를 뒤엎으려 하기도 한다. 업무 순서를 바꾸는 문제가 토의 중이라면 인사 문제로 주제를 돌리고 인사문제가 토의 중이라면 자본 조달이나 경비 예산문제로 주의를 돌려버린다. 두 번째 감정적 측면은 조직원들은 변화에 대해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며 의도적으로 변화를 외면하는 모습으로 변화에 대한 분노를 표현한다. 분노의 표현 대상이 부정 단계에서보다 더 구체적이 되어 변화 주도자(change agent)에게 직접적으로 분노를 표현하기도 한다. 즉 ‘나를 변하게 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분노가 표현된다. 또 변화를 돌이키거나 적어도 변화를 피하려고 하는 노력도 동시에 진행된다.

제3단계(변화 수용․실시): 이 단계에서는 조직원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느껴 어떤 변화가 필요하고, 어떻게, 어디서, 얼마나 비용을 들여 변화를 추진할 것인지를 알아보는 움직임이 일어난다. 이 단계에서는 변화 추진력 진단, 자료 해석, 목표 상태 설정, 중간 점검, 변화계획 수립과 확인, 전환 관리, 협상, 실시, 평가 등 일련의 활동이 일어난다. 상당한 시간에 걸쳐 진행되며 활동의 주도권은 변화 생성자(change generator)에서 변화 실행자(change implementor)로 옮아간다. 변화 프로세스가 진행됨에 따라 현 조직에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가, 필요 비용을 어떻게 분석할 수 있는가를 관찰하고 조직의 변화 의사와 능력을 평가하는 것 등이 관심 사항이 된다.

제4단계(변화 유지): 변화된 내용을 계속 유지시키려면 변화 습관을 강화해야 한다. 이 시기는 재결빙(refreezing) 단계이며 변화 대상자(change adopter)가 주 역할을 한다. 이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변화가 행동과 구조의 습관적 패턴 내에 융합되는 것이다. 변화가 얼마나 조직원 각자의 개성에 어울리고 주위 사람으로부터 적극적 지원을 받는가 하는 것에 의해 조직원 각자가 새로운 상황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정해진다.

3. 변화에 대한 개인의 감정곡선

코넬(Cornell)대학교의 자료에 따르면, 대규모 조직의 혁신적인 변화에서 나타나는 조직원들의 최초 반응은 도전(defiance), 승낙(compliance), 제휴(alliance)의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73] 이중 도전은 부정적인 반응이며, 승낙과 제휴는 긍정적인 반응으로 대규모의 변화를 지속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표 6-1> 최초 변화 단계에서 조직원들의 반응

반응 유 형 표 현 방 식
도전

 

명백한 도전 “나는 다양한 형태의 도발 행동을 공공연하게 취할 것이다”
숨겨진 도전 “나는 다양한 형태의 행동을 암암리에 취할 것이다”
승낙

 

자체 방어 “나는 내 스스로를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온정주의
(paternalism)
“나는 누군가를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제휴

 

지원 “나는 이 변화를 전적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충성 “나는 조직과 이 변화의 후원자로서의 관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변화가 진행되면서 각 개인의 심리상태는 특정한 감정곡선의 형태를 그리게 된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감정곡선은 변화 초기 개인의 심리상태에 따라 확연히 다른 진행 상태를 보여 주는데, 코너(Daryl Conner)는 개인이 변화를 초기에 긍정적으로 인식할 경우와 부정적으로 인식할 경우로 나누어 이를 설명한다.[74]

(1) 긍정적으로 인식할 경우

먼저, 긍정적으로 인식할 경우에는, 조직원들이 초기에 변화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면 변화 과정이 순조롭게 흘러갈 것 같지만 사실은 이 경우에도 비관과 갈등이 일어난다. 이는 마치 ‘결혼 초기 단계’에 비유할 수 있다.

■ 막연한 낙관에 의한 확신: 남녀가 사랑을 하여 결혼을 할 당시는 서로의 실체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막연히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행복에 젖는다.

■ 구체적 사실에 의한 의심과 비관: 시간이 지나 상대의 모든 것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고 결혼 당시 몰랐던 결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혹시?’ 라는 비관적 생각을 하게 된다.

■ 위축: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공적/사적(부부 간, 집안 간)으로 문제 삼게 되면 부부싸움이 일어나고 파국을 맞게 되는 경우가 있다.

■ 희망적 현실주의: 그러나 부부가 힘을 모아 결혼이라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 단계를 슬기롭게 극복하면 앞으로 잘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 구체적인 사실에 의한 낙관과 희망: 시간이 지나면 과거에 보이지 않던 상대방의 장점들이 눈에 띄고 서로를 이해하며 신뢰가 깊어진다.

■ 만족: 결국은 결혼생활이 행복하게 계속되어 가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인식할 때의 감정곡선을 요약하면 <그림 6-2>와 같으며 조직 차원의 대응책을 요약하면 <표 6-2>와 같다.

<그림 6-2> 긍정적으로 인식할 때의 감정곡선

<표 6-2> 긍정적으로 인식할 경우의 반응과 조직차원의 대응책

단계 조직원의 행동 대응책
확신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느낌과 높은 확신 변화 대상자들을 더욱 정열적으로 유도하되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대비한다.
의심 변화에 대해 부정적 느낌을 갖거나 확신이 부족 이를 학습이 요구되는 신호로 인식하고 변화 대상자들을 격려하고 지원한다.
위축 공적/사적으로 위축된 상태 공적으로는 문제 해결 분위기를 조성하고 사적으로는 부정적 견해를 해소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또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희망 변화를 성취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변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줄어들고 자기 확신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변화 대상자가 그동안 성취한 업적을 달성하기 위해 겪었던 어려움과 남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인지시킴으로써 확신을 유지한다.
믿음 곧 닥칠 성공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긍정적 에너지와 자기확신을 가진다. 변화 대상자의 변화 능력을 재차 강화시키며 끝까지 매듭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재인식시킨다.
만족 변화에 대해 강력히 지원한다. 다른 사람을 적극적으로 도우며 높은 자기확신을 가진다. 성과에 대한 보상을 실시하고 변화 대상자가 다음을 위해 중요한 학습 과제를 찾고 목표를 준비하는 것을 지원한다.

(2) 부정적으로 인식할 경우

반면 부정적으로 인식할 때의 감정곡선은 <그림 6-3>과 같은 추세를 보이며 이때 조직 차원의 대응책은 <표 6-3>과 같다.

<그림 6-3> 부정적으로 인식할 때의 감정곡선

<표 6-3> 부정적으로 인식할 경우의 반응과 조직 차원의 대응책

단계 조직원의 행동 대응책
부동 두려움, 혼란 이를 허용하고 인정
거부 인정할 수 없는 현실 거부 현실성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
분노 기존 권한과 통제력 회복 시도 집행자는 권한체계 변화를 공식화
교섭 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 집행자는 타당성 검사를 통해 정상화
침체 실패감, 피해의식 변화 대상자를 지원하고 용기를 줄 책임
테스트 새로운 선택에 눈을 돌린다 집행자는 현실적 선택을 하도록 지원
수락 실질적으로 변화에 응답 변화 진행을 인정하고 미래를 설계

4. 성공 및 실패 경우의 심리 추이

앞에서는 주로 변화가 효과적으로 진행되고 개개인이 동참하게 되는 경우를 중심으로 감정곡선을 살펴보았으나, 현실에서는 조직원 개개인이 변화에 동참하지 않아 변화가 실패로 끝나는 사례도 빈번히 일어난다. 코넬(Cornell)대학교의 자료에 따르면, 조직원의 변화에 대한 반응은 성공적인 경우와 실패하는 경우가 <그림 6-4>와 <그림 6-5>처럼 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75]

<그림 6-4> 성공적인 변화의 심리상태

<그림 6-5> 실패하는 변화의 심리상태

두 곡선의 차이점은 중간에 있는 ‘혼돈’ 단계에 있다. 성공적인 경우, 조직이 이에 적절히 대응하면 개인의 심리는 ‘동조’ 단계로 진행하는 데 비해 대응을 잘못하면 ‘왜곡, 유명무실’ 단계를 거쳐 ‘파멸’에 이르는 것이다. 따라서 이 혼돈 단계에서 조직의 대응전략이 변화의 성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저항 관리와 극복’이다.

5. 극단적인 실패: 변화로 인한 쇼크

변화에 대한 개인의 심리상태를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극단적인 경우 조직원은 쇼크 상태에 이르는 경우까지 생긴다. 또한 변화에서 요구되는 여러 가지 사항의 합이 개인의 수용 한계를 넘어설 때도 쇼크가 발생한다.[76] 이때 사람들은 역기능을 보이게 되며 쇼크 정도에 따라 장애의 증상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 초기 증상: 일의 집중도를 저하시키는 정신적 혼란 → 의사소통 저하 → 정직도 결여 → 수비적 → 비모험적 → 낮은 도덕성 → 가정에서 일에 대한 불만 표출 → 의사결정력 결여 → 동료와 마찰 심화 →실수율 증대 → 팀 효과 감소

■ 중기 증상: 거짓말 → 피해의식, 무능력감 → 장기결근 → 위통, 두통 등 일련의 증상 → 단념 → 일에서 격리 → 사람에서 격리

■ 말기 증상: 굴종 → 지도력 훼손 → 업무 방해 → 다른 이의 부정적 행동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킴 → 스트라이크 → 사보타지 → 물질 남용 → 신체적, 정신적 학대 → 가족 학대 → 파괴 → 강도 → 자살

<표 6-4> 역기능이 변화에 미치는 영향

역기능 결과/소득 개인적 학습 결과의 특성
변화는 그냥 진행될 뿐임 사람들은 단지 변화에 적응함 ·피상적 적용
·짧은 기간
·단지 요구사항에만 충족
적음 변화가 완전히 정착됨 사람들은 변화를 완전하게 흡수함 ·구체적 적용
·긴 기간
·요구사항은 물론 그 정신까지 성취

 


제2절. 변화에 대한 저항

1. 저항의 개요

“사업가는 옛날 방식을 고집하는 나머지 자기 혁신을 수행할 수 없으면 사업과 더불어 침몰해버린다. 구두 수선공이 밑창을 대는데 최신유행 방식을 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공예가가 새로운 기법을 자기 일에 기꺼이 적용하는 경우도 드물다.”라는 헨리 포드의 말처럼 모든 변화에는 저항이 따른다.[77] 변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조직원의 동참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개개인의 저항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공적 변화를 위해서는 저항에 대한 본질을 이해할 필요가 있으므로 저항에 관련된 핵심 사항을 먼저 정리한다.[78]

저항이란, ‘변화에 관련된 모든 종류의 반대적 사고와 행동’을 말한다. 사람들의 기대감이 크게 무너지고 예측보다 상황이 더 위험해지며 기회는 적게 주어지는 반면, 애매모호한 요소가 증가한다고 인식할 때 저항이 나타난다. 개인적 저항과 조직적 저항의 관계는 많은 경우 개인의 저항이 조직의 저항으로 위장되어 표출되는 것이며, 저항은 명백하게 또는 은밀하게 표현된다. 저항의 크기는 개개인의 기대가 파괴되는 정도와 이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의 함수이므로, 저항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능력 부족을 교육을 통해 극복해야 하며 의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과 관리(인센티브)가 수반되어야 한다. 저항에 대한 대가는 항상 비싼 것이다. 이를 최소화하는 목적이든 또는 치료하기 위한 목적이든 일단 대가는 지불해야 한다. 한편, 변화는 현상으로부터 이탈하는 데 필요한 리더의 의지가 표명(commitment)될 때 시작되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승인이 취해질 때 지속된다.

2. 저항은 자연스러운 현상

코너(Daryl Conner)는 저항이란 자연스러운 것으로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데서 나오는 피할 수 없는 반작용이며, 이는 잘못된 것에 대한 징후가 아니라 그들이 불편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한가지 표현방식이라고 강조한다.[79] 또 하비(Thomas Harvey)는, 변화 과정에서 저항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이는 변화가 아니라 변화의 환상일 뿐이라고 주장한다.[80] 저항이 없는 경우는 다음 네 가지 중 하나이다. 첫 번째, 새로운 것이 아무것도 없다. 즉 사람들은 이미 새로운 아이디어를 어떠한 형태로든지 실행하고 있었던 것이고 변화 주도자들은 단지 새로운 용어나 이름을 사용했을 뿐이다. 두 번째, 조직의 모든 사람은 이미 죽은 상태와 다름없거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전혀 관심이 없는 좀비(zombi)들이다. 세 번째,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에 젖어 있어 변화는 그들을 같은 방향으로 몰고 간다. 하지만 이렇게 그룹사고(group-think)에 의해 저항이 없다는 것은 결코 성공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네 번째, 저항은 존재하지만 누구도 큰 소리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는 저항이 땅 아래로 숨어 있음을 의미하며 적절한 때에 게릴라전과 같이 수시로 변화 관리자를 공격할 것이다. 경영자는 결코 게릴라를 이길 수 없다.

결국 저항이 없는 변화를 기대해서는 안 되며 개방된 저항은 변화를 장기간 효과적으로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성공적 변화를 위해서는 저항의 원인을 밝히고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변화 대상자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 주도자의 문제이다.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은 저항의 존재를 축하해야 하며 이해하고 인정하며 활용해야 한다.

저항을 활용하고 극복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르윈(Kurt Lewin)의 역장분석(力場分析, force field analysis)에 따르면, 모든 변화에는 변화를 도와주는 힘과 방해하는 힘이 있다.[81] 이러한 관점에서 변화 전략으로 다음 세 가지 방안이 나올 수 있다. 변화 지원력을 강화시키거나, 저항자의 저항력을 약화시키거나, 저항자를 변화 주도자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 중에서 세 번째 전략이 당연히 유용하며, 첫 번째 전략과 두 번째 전략 중 택일하는 문제가 있다. 가장 흔히 선정되는 첫 번째 전략은 변화를 지원하는 그룹을 찾아내어 그들을 통해 저항자들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이 이 전략을 선호하지만 이는 단기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나 궁극적으로 저항을 더욱 증대시키기 때문에 위험한 전략이다. 강한 힘으로 저항을 압박하고 변화가 표면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이러한 저항은 사라진 게 아니라 수면 아래 있다가 언젠가는 다시 등장하여 보복을 시도한다. 사람들은 보복에 있어서는 무한히 기다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므로 실질적으로는 두 번째 전략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3. 저항의 원인

저항의 원인은 크게 다섯 가지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다.

■ 권한/권력 차원

■ 인식적 차원

■ 감정적 차원

■ 문화적 차원

■ 환경적 차원

(1) 권한/권력 차원의 저항 원인

첫 번째, 권력의 변화와 이동 때문에 저항이 생긴다. 조직은 권한과 권력을 갖고자 하는 여러 개인과 집단으로 구성된 정치적 시스템으로 조직원들의 정치적 행동은 인간의 본질적인 행동이며 당연히 발생하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 변화 과정에서는 항상 권력에 관련된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대규모 변화 과정에서는 다양한 공식적/비공식적인 집단의 이해관계자들 간에 힘의 균형상태가 뒤집히거나 바뀔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야기되는 불확실성은 조직을 혼란시키고, 개인과 집단은 변화가 조직 내에서 상대적 권력의 위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전망을 근거로 정치적 행동을 하게 된다.[82] 조직 내 파워 게임은 대개 보이지 않는 싸움이 되며, 이를 시작하는 사람은 변화가 자신에게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손해가 자신과 조직이 맺은 내면적, 심리적 계약을 부당하게 침해한다고 보는 사람들이다.[83]

두 번째, 통제 부재로 인해 혼란이 생긴다. 변화 과정에서는 통제 부재 상태, 즉 레임덕(lame ducks) 현상이 발생한다.[84] 변화로 인해 혼란과 통제의 상실이 예상된다면 사람들은 저항하게 된다. 또 변화의 방향이 분명치 않거나 연관 관계가 분명치 않은 단위 활동들이 동시에 진행될 때 혼란은 더욱 가속화된다.

세 번째, 주인의식(ownership)이 부족할 경우 방관자가 생긴다. 변화 대상자가 변화에 대해 오너십이 없으면 동참하기를 거부한다. 예를 들면 집에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은 집 주인 수준으로 집을 관리하지 않는다. 변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상자들이 변화 프로그램이나 과정을 소유하도록 해야 하며 이렇게 하는 최상의 방법은 변화 대상자들을 변화에 동참시키는 것이다. 변화에 동참시키는 방안에는, 변화를 정의하고 계획하는 데 동참시키는 것과 변화를 실행하는데 동참시키는 방안이 있다.

네 번째, 대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많은 변화에 있어서 변화 주도자들이 변화 대상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대가를 받는다. 사람은 금전적이든 만족감이든 자신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게 되므로, 변화 대상자에게 변화로 인한 대가를 적절하고 확실하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변화 주도자는 ‘모든 사람이 나 같지는 않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변화 주도자가 변화 대상자를 설득하기 위해 제시하는 변화의 대가가 그들의 요구에 항상 부합되지는 않는다. 하비(Thomas Harvey)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150여 차례나 했다.[85] 버터 밀크를 좋아하는 집단과 버터 밀크를 싫어하는 집단을 선정하고 전자의 집단에 속한 사람이 후자를 설득하도록 했다. 이들 대부분은 정성을 다해 왜 버터밀크가 좋은지를 설명했으나 그 결과는 좋지 않았다. 실패 원인은 진정으로 변화 대상자가 원하는 바를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변화의 성공을 위해 우선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일은 먼저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변화 대상자들의 감정과 사고를 이해한 후 그들이 원하는 변화의 대가를 찾아내야 한다. 이는 변화란 ‘설득’이 아니라 ‘질문’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다섯 번째, 부담이 증가할 경우 저항이 나온다. 사람들은 모두 한정된 자원(시간, 돈, 에너지)을 갖고 있다. 변화가 대상자의 보유자원을 아껴준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이를 수용하고자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시간, 돈, 에너지를 소모만 하는 경우에는 저항이 발생한다.

여섯 번째, 무관심도 저항의 일종이다. 변화가 본인의 이해와 관계가 없을 경우 조직원들은 무관심한 자세를 보인다.

(2) 인식적 차원의 저항 원인

첫 번째, 미지의 상태에 대해 불안해한다. 변화란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미지의 상태로 들어가는 것이므로 변화 과정에 조직원들은 ‘나에게 무엇이 일어날 것인가’라는 생각으로 스트레스와 불안을 갖게 되며,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변칙적인 행동이나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면 스트레스는, 변화에 관한 정보수집이나 판단을 잘못하게 하고 사람들을 변화에 저항하도록 하여 비리성적, 자기파괴적인 행동까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86]

두 번째, 변화의 성과에 대해 주도자와 조직원들 간에 이견이 나온다. 조직원들이 변화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또는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과 상황을 다르게 판단하여, 변화로 인해 이익보다 손해가 더 많다고 인식할 때 저항이 발생한다. 변화 주도자나 조직원 모두가 조직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특히 조직원들이 변화의 진짜 의도가 공포된 내용과 다르다고 인식할 경우 조직 전체는 심각한 불신 상태에 빠지게 된다.

세 번째, 부정적 고정관념도 큰 저항요인이 된다. 일이 이렇게 될 것이라고 미리 생각하면 실제로 그대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부정적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으면 변화에 악영향을 끼친다. 조직원들이 변화 주도자를 심정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든지, 과거에 변화 시도가 성과 없이 실패로 끝났다든지, 요식적인 혁신운동이 전개되었다든지 하는 경험도 부정적 고정관념에 해당된다. 박광량은 이를 ‘학습된 무력감’이라고 말한다.[87]

네 번째, 정보가 부족한 경우이다. 정보는 힘이며, 정보가 다르다는 것은 힘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회의에 참석했을 때 자신만 제외하고 남들은 모두 공통 메모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면 이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동등하게 취급되기를 바라며 이는 같은 수준의 정보를 받기를 원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변화가 수행되기를 원한다면 변화 대상자에게 변화에 대한 적절하고도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정보는 동참과 고려, 대우를 의미한다.

(3) 감정적 차원의 저항 원인

첫 번째, 선악에 대해 흑백논리를 편다. 많은 변화는 ‘선과 악이 대결하고, 선이 악을 징계하는 모습’으로 진행된다. 기존 방식은 악이며 변화가 선이라는 논리를 너무 앞세우면 기득권자들은 크게 저항한다. 변화에 순응하는 것이 과거에 내린 의사결정이나 신조가 틀린 것임을 인정하는 체면손상 문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선악의 선택문제가 아니라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 문제이다. 즉 과거의 환경에는 맞았던 방식이 이제는 환경이 변했으므로 이를 바꾸어야 한다는 식으로 변화의 필요성이 설명되어야 한다.

두 번째, 변화 주도자들이 우월감을 노출시킨다. 변화 주도자들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우월감을 나타낸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대화 중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표현들은 사람들의 저항을 야기시킨다.

■ 당신이 좀더 경험하면 내 아이디어를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 조금 더 생각하면 내 생각이 당신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 당신이 충분히 안다면 날 이해할 것입니다.

■ 변화에 대해 더 개방적으로 대처하십시오.

■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배우도록 하십시오.

■ 나를 믿으세요. 나는 최선책을 압니다.

이에 대한 대안 중 하나는 변화 대상자와 ‘눈높이 대화’를 하는 것이다. 말장난 같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심리적 기법이 보다 용이하게 변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위험감수(risk-taking)와 실패를 두려워한다.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거부하는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특히 평가 방식이 성공을 장려하는 가점평가방식이 아니라 실패를 벌하는 감점평가방식인 경우는 그런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내용을 하비는 ‘러시안룰렛(Russian Roulette)’에 비유해 설명한다.[88] “위험감수는 러시안룰렛이 아니다. 많은 경영자는 변화 주도자의 자질 중 하나로 ‘위험 수용 능력’을 요구한다. ‘위험 수용’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는 여섯 발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겨누고 게임을 하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이는 만용이다. 현명한 혁신가는 성공 가능성을 예상하며 한계 내에서 위험을 수용한다.”

네 번째, 실패에 대해 질책한다. 보통 변화 주도자들은 주위를 돌아다니며 무엇인가 잘못된 것을 찾고자 한다. 그들은 불가능한 것을 주장하기도 하고, 실패에 초점을 맞추어 왜 과감하게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고 하지 않는지를 걱정한다. 중요한 것은 잘못에 대한 질책이 아니라 변화 대상자의 능력을 독려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인정 없이는 변화가 수행되기 힘들다. 사람들은 부정적인 것에 대해 저항하기 때문이다. “인간만 실수하는 것이 아니라 신도 실수를 한다. 훌륭한 리더는 실패를 회피하는 능력이 아니라 실패로부터 배우는 능력을 보여준다. 강한 조직은 변화와 실수를 기꺼이 인정하는 능력 위에 존재한다.”라고 하비는 강조한다.[89]

다섯 번째, 변화 적응력이나 자원 동원능력 부족하다. 변화에 필요한 새로운 능력, 기능과 적응력을 개발할 수 없을 것 같거나 변화에 필요한 자원(시간, 돈, 사람)을 확보할 자신이 없을 때 조직원들은 저항한다.

여섯 번째, 급격하고 전체적으로 변화가 진행된다. 급격하고, 한꺼번에 너무 많은 변화를 시도하면 저항을 유발시킨다. 작고 쉬운 변화를 통해 ‘성공체험을 조기에 축적’함으로써 사람들의 자신감을 높인 후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여나가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걷기 위해서는 걸음마부터 시작해야 한다. 변화가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처음부터 너무 큰 목표를 조기에 실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초기에 변화 노력이 클수록 장기 프로젝트에서 성공 가능성은 작아진다. 진정으로 장기간의 성공을 원한다면 사람들이 수많은 작은 변화를 경험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100%의 위스키가 위를 손상시키는 것처럼 100%의 변화도 그렇다. 변화 목표가 완벽하게 달성되지 않으면 실패한 것처럼 느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 100%의 목표달성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변화는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일어난다. 초기의 성공에 대해 자축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 다음 단계의 성공도 바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비는 강조한다.[90]

일곱 번째, 고독도 저항의 요인이 된다. 과거에 아무도 경험하지 않은 일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려는 사람은 드물다. 이에 많은 변화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고독감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고독에서 비롯되는 저항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 상황에 대응하도록 하여야 한다.

(4) 문화적 차원의 저항 원인

첫 번째, 터부(taboo)시하는 사항이 있다. 중요한 사안이면서, 누구나 알고 있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조직 내에서는 금기시되어 있는 부분을 문제로 부각시켜 논의하지 않는다면 이는 엄청난 저항을 낳게 된다.

두 번째, 전통과 타성도 장애요인이다. 규모가 크고 역사가 길며 과거 성공경험이 많은 조직일수록 기존의 것을 유지하려는 타성이 강하다. 반면 변화 과정에서는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바꿀 것과 전통을 존중할 것을 명확히 구분한 후 변화를 시도해야지만 조직 내의 혼란과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어진다.

세 번째, 근엄한 방식으로 변화를 추진하면 권태를 느낀다. 변화 과정은 즐거워야 한다. 근엄한 변화는 권태로움을 느끼게 한다. ‘근엄함’은 현실을 떠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고 ‘즐거움’은 변화 대상자가 지향하는 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동참을 위해서는 ‘즐거움’과 ‘열정’이 요구된다. 하비는, “변화를 원한다면 파티를 개최하라. 보통 변화는 중요하고 심각하며 중량감 있게 인식된다. 그러나 변화가 이러한 중량감과 연계되면 더욱 많은 저항을 유발하게 된다. 반면에 변화가 흥겨움과 연계되면 사람들이 함께하기를 원하게 된다. 이따금 중역들을 멋진 산이나 바닷가로 소집해서 종일 회의만 하는 경영자가 있는데 이는 변화 프로세스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 것이다. 칵테일 파티와 점심 식사를 하는 즐거운 분위기에서 참가자들은 보다 쉽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할 기회를 가지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91]

네 번째, 반대를 위한 반대가 나온다. 조직에는 항상 반대를 하고 비판을 가함으로써 인정을 받고자 하는 소위, 비평가들이 있다. 이들은 저항이 없는 변화는 결코 경험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우 흔히 적용되는 ‘격리’ 전략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오히려 ‘격리’는 그들에 대한 조직의 인식을 높이고 때로는 집단행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변화 주도자가 그들을 이해시키고 동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동참은 단순히 정치적 전략이 아니며 실제 그들의 상이한 아이디어와 마찰을 모두 변화와 의사결정에 생산적인 요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5) 환경적 차원의 저항 원인

첫 번째, 최고경영자의 지원이 부족하다. “톱이 지원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당신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기를 바랍니다.”라는 제안을 받았다면 조직 구성원들은 변화를 수용할 수 없다. 간혹 자생적인 변화도 존재하지만 최고경영자의 변화 참여는 조직원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최고경영자가 변화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변화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변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그러므로 변화 주도자는 변화를 진행하기 이전에 조직 리더의 이해, 참여와 자원 등을 확보해야 한다.

두 번째, 변화 내용이 규정에 맞지 않는다. 사람들은 규정에 어긋나는 움직임에 대해 저항한다. 결국 변화가 규정에 모순되면 먼저 규정을 바꾸도록 해야 하며 이는 매우 큰 작업이다. 대안으로 기존 문화에 보다 용이하게 부합되도록 변화의 모습을 조정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세 번째, 극단적인 조직구조를 갖고 있다. 헤이그와 아이컨(Jerald Hage & Michael Aiken)은 조직의 중앙집권화 정도와 변화 성공에 대한 관계를 분석했다.[92] 그 결과 이들 관계가 선형적 관계가 아니라 <그림 6-6>처럼 곡선 형태의 관계로 나타났다.

<그림 6-6> 변화와 중앙집중구조

중앙집권이 지나치면 권위에 의존한 지시를 남용함으로써 참여의 제약을 가하게 되며 그 반대 상황에서는 방향성 결핍으로 혼동을 증대시키게 된다. 성공적 변화를 위해 가장 적절한 위치는 방향성과 참여가 잘 접목되는 중간 지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든 도가 지나치면 저항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저항을 유발하는 것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조직구조도 포함된다.


제3절. 저항 극복

1. 변화는 재탄생의 프로세스

변화는 그것이 사회·조직 차원이든 또는 개인 차원이든 항상 혼란과 불안을 초래한다. 토인비는 변화에 직면한 사회는 일정한 ‘분열기’를 거치지 않고서는 재통합을 달성할 수 없다고 했다. 분열기에는 변화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며, 이러한 과정은 조직이나 개인이나 마찬가지이다. 조직의 낡은 관습에 젖어 있는 사람들의 저항을 극복한다는 것은 단순히 명령을 내려서 이제 새로운 시대가 되었다고 선언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매우 복잡한 일이다. 가끔 일부 경영자는 어떤 특정한 기법을 사용해서 회사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한다. 이는 근본적 문제는 간과한 채 손쉬운 해답을 구하는 문화풍토 속에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병통치약이란 없다. 경영층은 회사가 당면한 복잡하고도 역동적인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안이한 해답이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변화를 추구하는 경영층은 부하들의 진정한 열정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은 하나의 ‘죽음과 재탄생의 프로세스’이다. 변화를 숙명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기업은 불사조와 같은 변화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자신을 불태움으로써 그 불탄 재 속에서 활력을 새롭게 하여 부활할 수 있는 것이다.

르윈(Kurt Lewin)은 변화 과정을 ‘해빙(unfreezing) → 변화(moving) → 재결빙(refreezing)’이라는 세 단계로 구분한다. 그런데 많은 변화 시도가 실패하는 원인 중 하나는 ‘해빙’, 즉 녹이는 단계를 소홀히 하거나 생략하기 때문이다. 이는 ‘빨리 빨리’라는 습성에 젖어 바로 ‘moving’ 단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어서는 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설사 변한 것처럼 보이다가도 일정 기간이 흐르고 나면 다시 과거의 상태로 원상회복된다. 녹이는 단계에서 경영층이 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과도기에 나타나는 저항을 극복하는 일이며,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상에서 언급된 저항의 여러 원인에 대한 극복 방안을 종합해 보면 <표 6-5>와 같다.

<표 6-5> 변화에 대한 저항과 극복방안

저항의 원인 극복 방안
권한/
권력적
권력의 변화, 이동 조직 내 권력의 역학관계를 적절히 조정
통제 부재로 인한 혼란 변화 과도기를 체계적으로 관리
오너십 부족으로 방관 참여
대가 부족 변화 성과 공유
부담 증가 변화 과정에서의 부담 감소(시간, 돈, 에너지)
무관심 참여
인식적

 

미지상태에 대한 불안 미래방향에 일치하는 건설적 행동을 적극 장려
변화성과에 대한 이견(異見) 정확한 정보공유와 분석을 통한 성과 점검
변화 목표를 사실대로 공포
부정적 고정관념 변화 필요성 강조, 위기의식 고취
정보 부족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 제공
감정적

 

선악에 대한 흑백논리 과거 상황을 인정하고 새로운 환경 변화를 강조
변화 주도자들의 우월감 눈높이 대화
실패에 대한 두려움 인정(信賞必賞)
실패에 대한 질책 능력 향상과 독려
변화적응력, 자원동원력 부족 개인의 탄력성 향상과 변화 자원의 지원
급격하고 전체적인 변화 작고 쉬운 변화를 통한 성공 경험의 조기 축적 또는 점진적 변화
고독 공동 작업
문화적

 

터부 터부의 과감한 제거
전통과 타성 바꿀 것과 존중할 것을 명확히 구분
엄격한 방식으로 인한 권태 즐거운 변화 방법 강구
반대를 위한 반대 동참
환경적

 

톱의 지원 부족 충분한 지원
규정에 부적합 규정에 부합, 사전에 규정 개정
극단적인 조직구조 중간 형태의 중앙집중화 구조(中庸의 道)

2. 권력 문제의 극복

저항 요인 중 하나인 권력 문제는 조직 내 권력의 역학관계를 조정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93] 변화는 권력구조에 영향을 미치므로 권력 문제가 핫이슈로 등장하며, 변화의 전 과정에 걸쳐 최우선적으로 이런 권력의 역학관계를 적절히 조정해가야 한다. 여기에는 <표 6-6>과 같이 네 가지 방안이 있다.

<표 6-6> 변화 과정에서 권력 문제 극복방안

실천행동 목적 수단
핵심 권력집단의 지원을 얻음 조직 내부에 변화를 지원하는 핵심인력을 대량으로 확보 ·권력관계를 명확히 규명:
핵심인물, 이해관계자, 상호 영향관계·지원체제 구축을 위한 전략 사용:
참여 유도, 협상, 타협, 격리, 제거
변화를 지원하는 리더십 발휘 권력의 배분을 재정비하고 조직구성원의 행동양식에 영향을 미침 ·일체화를 촉진하는 리더의 모델 행동

·명확한 미래 비전

·보상제도 활용

·지원, 경영자원 제공

·장애요소 제거, 활력 유지

·비공식조직을 통한 시그널 발신

변화에 관련된 상징 사용 변화에 대한 일관성을 제시 ·의사소통: 이름, 그래픽, 언어체계, 상징, 작은 시그널
안정성 유지 과도한 불안, 방어적인 반사행동, 갈등 감소 ·변화준비 시간을 허용

·일관성 있는 메시지 발신, 안정성 유지

·불변화 사항에 대한 의사소통

(1) 핵심 권력집단의 지원을 얻는다

권력조정을 위한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우선 조직 내의 권력 상관관계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 조직 내에서 누가 중요한 인물(key player)인지, 이해관계가 있는 개인이나 그룹은 누구인지, 즉 변화 과정에 대해 누가 긍정적이고 누가 부정적인 입장인지 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권력 상관관계를 명확히 한 뒤, 지원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수단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는 참여 유도, 협상, 격리, 제거의 방법이 있다.

첫 번째, 참여를 유도한다. 변화에 대한 저항을 줄이고 지원을 얻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는 강제적으로 변화를 강요하는 것보다 개인이나 집단이 변화에 동참하면서 스스로 자신들이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바람직한 방법이다.

두 번째, 협상한다. 참여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모든 경우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변화가 이를 가로막는 반대집단의 힘을 키울 수도 있다. 따라서 이해집단과 협상하거나 거래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경우는 변화의 대가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지원을 얻을 수 있다.

세 번째, 격리시킨다. 참여나 협상을 거부하고 변화를 가로막고자 기도, 저항하는 경우는 이들을 격리시켜 메인스트림 외의 자리에 배치하여 그들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네 번째, 최악의 경우에는 제거한다. 지지세력으로 만들 수 없거나 격리가 불가능할 때는 마지막 극단적인 방법으로 다른 조직이나 외부로 보내야 한다. 참여와 협상이 바람직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이 방법이 모든 경우에 통한다는 가정은 정치게임에서는 매우 순진한 생각이다.

(2) 변화를 지원하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리더는 권한 배분과 조직에 대한 영향도 측면에서 변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리더는 조직에 사인을 보내고, 지원을 하고, 성과에 대해 보상함으로써 조직원들의 인식을 변화시켜가며 변화에 원동력을 불어넣는다. 즉 리더의 행동 하나하나가 조직이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기본 모델이 되는 것이다. 또한 리더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인식되며, 변화의 핵심인물이나 특정 행동에 대해서 보상을 지급함으로써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또 리더는 변화에 필요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필요한 경영자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걸림돌, 뒷다리를 제거하고 여러 가지 공식적 메시지를 통해 조직 변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마지막으로 리더는 비공식 조직을 통해 변화에 대한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변해가는 시기에 조직의 개개인은, 리더로부터 조직이 바뀌어야 할 방향이나 바람직한 행동양태에 대한 실마리를 얻으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리더는 회의에 참가하는 패턴이나 공식적 발언에서 사용하는 문구, 말 등을 통해 중요한 신호를 보내며, 리더의 이런 사소한 행동은 조직원들의 인식체계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3) 변화와 관련된 상징을 사용한다

언어나 그림 같은 상징은 조직 내 지원세력을 규합하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초점 기능을 하며, 여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 이벤트나 행동을 일체화시키는 데 관련되는 이름이나 그래픽

■ 언어체계도 상징의 하나로 독특한 경영 방식으로 활용된다.

■ 상징의 사용은 평범하지만 비공식적 조직을 일체화하는 데 매우 유용한 수단으로 큰 영향력을 가진다.

■ 특진, 해고, 사무실 이동, 오픈 도어(open door) 등은 작지만 매우 중요한 시그널을 전달한다.

(4) 안정성을 유지한다

조직의 혼란이 오래 지속되면 과도한 불안 상태와 방어적인 반작용이 나오며, 이러한 정치적 갈등은 반생산적인 수준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조직이 변화 과도기에 안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확실한 닻(anchor)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변화에 관한 반대를 한정 짓고 반생산적인 정치활동을 약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조직원들에게 미리 정보를 주어 변화를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갖도록 한다. 또 변화 과정 전체에 걸쳐 조직원들에게 전달되는 메시지의 내용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안정성이 확보된다. 경영자의 비일관성과, 서로 상충되는 메시지는 안정성을 해치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특히 변해서는 안 되는 사항에 대해서도 명확히 해야 한다. 변화로 인해 모든 것이 바뀐다거나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코터와 슐레진저(John Kotter & Leonard Schlesinger)는, 조직 내 조직원들의 지원을 얻는 방안으로 <표 6-7>과 같이 일곱 가지를 제안한다.[94]

<표 6-7> 조직원들의 지원 획득 방안

전략 적용할 상황 방법 및 장점 단점
교육 및
홍보
저항이 부정확한 정보에 바탕을 두고 있을 때 ·조직원들에게 변화의 필요성과 논리를 알게 해 줌

·일단 설득에 성공하면 조직원들은 동참

·저항하는 측과 변화를 주도하는 측이 좋은 관계를 맺고 있지 않으면 저항하는 측이 믿지 않음

·많은 조직원이 관련된 경우 긴 시간이 소요

참여 변화 계획자가 변화를 설계할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며 일부 계층이 저항할 만한 힘을 갖고 있을 때 ·저항이 예상되는 조직원을 변화 계획 및 실행 단계에 참여시킴

·직접 참여하게 된 사람들은 변화 실행에 동참하여 그들이 갖고 있는 유용한 정보가 변화 계획에 반영됨

·참여 프로세스가 면밀히 관리되지 않으면 긴 시간이 소요

·부적절한 변화 설계 가능성

지원 및
보조
저항의 내부에 두려움과 걱정이 깔려 있는 경우 ·새로운 프로세스에 대한 교육, 의견 청취나 심리적 지원 ·장시간을 들여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도 실패할 가능성
동의 및
협상
변화의 결과로 손해를 보는 조직원들이 저항하려는 의지가 강할 때 ·저항하고 있거나 저항할 가능성이 있는 조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줌

·큰 저항을 피하는 데 상대적으로 좋은 방법

·너무 큰 대가를 치를 수 있음

·다른 사람들에게도 협상할 수 있다는 여지를 줄 가능성

저항하는 조직원에게 변화 참여
유도
다른 대안들이 큰 대가를 치르거나 신통치 않은 것이라 생각되는 특별한 상황 ·개인이나 그룹의 리더 또는 그룹에서 존경받는 사람에게 중요한 역할을 맡김

·변화를 주관하는 측이 참여자의 충고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단지 승인만을 필요로 함

·비교적 경비가 적게 듦

·조직원들이 단지 참여를 유도한다는 것을 인식했을 경우 문제 발생 소지

·참여한 사람들이 합리적인 방법으로 일하지 않는다면 다른 문제를 만들 수 있음

기만 다른 대안들이 너무 큰 대가를 치르거나 소용이 없는 상태 ·저항을 해결하는 저렴하고 신속한 방법 ·신뢰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미래에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
직간접적 강제적 수단 변화가 시급하나 조직원들이 좋아하지 않고 변화 주도자들이 충분한 힘을 갖고 있는 경우 ·직간접적으로 조직원들에게 직장 및 승진 기회의 상실을 위협하거나 실제로 해고, 전배시킴

·신속한 해결

·조직원의 분노를 유발하여 대단한 위험성 내포

3. 불안 문제의 극복

저항 요인 중 하나인 불안 문제는 건설적인 행동을 장려함으로써 극복한다.[95] 조직 내에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변화가 일어날 때 사람들이 처음 묻는 질문이 “나한테 무슨 도움이 되느냐,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라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변화에 관련된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보이는 불안을 나타낸다. 불안은 반작용을 낳고 심한 경우는 포기, 공포 상태에 이르게 되어 결국은 강한 저항이 나오므로 리더는 이러한 불안을 진정시키고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여 건설적인 행동을 장려해야 한다.

<표 6-8> 변화 과정에서 불안 문제의 극복방안

실천행동 목적 수단
현재 상태의 불만족한 상황을 표면에 노출 현재 상태를 녹이고 현재 상황과 결별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 ■ 현재 정보

·환경적 영향

·경제 측면의 영향

·목표와 현재의 갭

·변화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 조직 구성원이 정보 수집, 제안

변화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데 조직원을 참여시킴 ■ 참여 유발: 동기부여, 더 좋은 의사결정, 의사소통

■ 참여 비용 관리: 시간, 관리, 갈등, 애매모호성

■ 참여를 위한 기회 개발

·분석, 디자인, 실행계획 수립, 실행 평가

■ 여러 가지 참여방안 활용

·직접/간접

·정보/인풋/의사결정

·폭넓은/협소한 범위

·전문지식/대표

미래 비전에 적합한 행동에 대해 보상 미래에 바람직한 행동양태를 형성

 

■ 공식적 보상 지급

·측정, 지급, 승진

■ 비공식적 보상 지급

·인정, 칭찬, 피드백, 보직 변경

현재 상태를 정리할 시간과 기회 제공 변화에 관련된 종업원의 과거 애착과 상실감을 정리하도록 도와줌. ■ 충분한 시간을 허용

■ 감정을 정리할 기회를 개발, 제공

■ 고별행사를 개최

(1) 현재 상태의 ‘불만족한 상황’을 표면에 노출시킨다

사람은 변화로 인한 불안을 감수하기보다는, 편하고 잘 아는 현재 상태에 안주하려는 심리가 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과거도 좋았고, 현재도 좋으며, 미래 역시 좋게 유지될 것이라는 가정이 얼마나 비현실적인가를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이 과거의 타성을 녹임으로써(unfreezing)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일부 불안은 현재가 훌륭하다는 환상처럼 미래에는 뭔가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에서도 기인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다음의 것들이 있다. 첫 번째, 변화를 요구하는 환경 속에서 미래에 일어날 일을 사람들에게 교육시키는 등 변화에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두 번째, 이와 더불어 변화하지 않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경제적, 사업적 결과를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것도 유용하다. 세 번째, 현재 상태와 미래의 바람직한 상태 간의 불일치되는 점과 차이점을 명확히 하고 이를 강조한다. 네 번째, 어떤 경우는 비극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현재의 상태가 바뀌지 않고 계속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섯 번째, 변화에 실패할 경우 이것이 개개의 조직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그래픽이미지로 보여줄 수도 있다. 여섯 번째, 변화에 관련된 자료를 모으는 데 조직원들을 참여시키는 방안도 있다. 사람들은 프로세스를 만들고, 자료를 모으는 데 참여함으로써 변화를 좀 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일곱 번째, 다소 과다한 정보 소통도 요구된다. 심한 불안 상태는 조직의 일상적인 업무조차 혼란에 빠지게 하여 조직원들은 처음부터 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이해하기는 힘들다. 이에, 리더는 변화에 대한 핵심 메시지를 조직원들에게 지속적, 반복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2) 변화를 계획·실천하는 데 조직원을 참여시킨다

변화의 과정에 조직원의 참여가 바람직하다는 것은 증명된 사실이다. 참여를 통해 조직원들은 흥미를 가지며, 더 좋은 의사결정이 나오고, 직접적인 의사소통의 기회도 만들어진다. 반면에 조직원의 참여에는 코스트가 따른다. 시간이 소요되며, 관리기능에 일부 손상이 갈 수도 있고, 갈등이 생기며, 애매성이 증가할 수도 있다. 따라서 어디서, 언제, 어떻게 참여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초기의 문제분석, 해결방안 모색, 실행계획의 수립, 계획의 실제적용 단계 등에서 개인이나 그룹이 갖고 있는 기술이나 전문지식, 보유 정보, 변화의 수용성, 주인의식 등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으로 참여시킬 수 있다. 참여는 조직원이 직접적으로 폭넓게 참여하는 방법이 있는 반면 대표를 통한 간접 참여방식도 있다. 대표는 직책, 직위, 전문기술 등에 의해 선택할 수 있다. 참여의 형식을 사용하는 것은 참여하지 않는 것이나 참여로 인한 코스트에 비해 훨씬 나은 가치를 창출한다.

(3) 미래 비전에 적합한 행동에 대해서는 보상을 한다.

변화 과도기에 건설적인 행동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보상제도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실천하면 보상받는다고 생각되는 일을 우선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일을 해서 보상을 받거나 가치 있는 성과를 내는 정도까지 이르면 기대한대로 행동하게 된다. 만일 변화 과도기에 과거의 보상 방식이 그대로 적용되면 조직은 변화 잠재력을 잃게 된다. 각 개인들이 어떤 새로운 방향으로 일하도록 요구되면서 실제로는 다른 방향으로 행동해야 보상을 받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심한 경우는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 요구되는 행동을 했는데도 현존 제도 때문에 벌을 받는 경우까지 발생하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리더는 성과의 측정지표, 급여나 다른 구체적인 보상의 지급, 승진 등 공식적인 보상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비공식적인 보상도 필요하다. 인정, 칭찬, 피드백, 보직변경 등이 포함된다.

(4) 현재 상태를 정리할 시간과 기회를 제공한다.

사람들은 변화 시기에 상실감을 느낀다. 과거를 정리하고 애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에, 과거를 정리할 시간을 적절히 주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여 현재와의 결별을 통해 다시 새롭게 일할 준비를 하도록 한다. 안식휴일 같은 이벤트를 통해 감정을 토로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집단 토의 등을 통해 변화에 관련된 감정을 이야기하도록 격려한다. 처음에는 저항을 부추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 사람들은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변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필요성을 인식하고 감정을 드러내도록 분위기를 만든다면 사람들은 과거를 떠나보내고 건설적인 행동으로 옮아가게 된다. 고별식 같은 행사, 의식, 상징을 보여주는 것도 과거상태와 정신적 결별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표 6-9> 변화 과정에서 혼란 문제의 극복방안

실천행동 목적 수단
미래 상태의 명확한 이미지를 개발, 전파 ·과도기 경영을 위한 방향 제시

·애매함 제거

·가능한 한 완벽한 미래 상태를 제시

·변화의 영향을 명확히 표현

·의사소통(반복적으로, 여러 채널로)

·일이 어떻게 돌아갈 것인가를 묘사

·미래의 명확하고 안정된 이미지, 비전을 전파

여러 가지 지렛대를 지속적으로 사용 ·변화의 시스템 차원의 속성 이해

·과도기에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 제거

·네 가지 조직구성 요인을 모두 사용:
업무, 사람, 공식적 구조, 비공식적 구조·부조화를 예상·적절한 순서가 있는 변화
변화관리기법을 사용 ·과도기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특별한 조직적 준비 ·변화 관리자를 지정

·변화를 위한 경영자원 제공

·dual system, backup 등 특별한 변화 수단의 개발, 적용

·변화 계획을 수립

변화 과정의 피드백, 평가 ·변화의 전개과정을 측정

·변화 피드백 프로세스를 설정

·공식적 방법 사용: 인터뷰, 포커스그룹, 조사/샘플

·비공식 채널 사용

·참여

4. 혼란 문제의 극복

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혼란 문제는 변화 과도기를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96] 변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미래의 사이에 있는 변화 과도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변화 과도기에는 현재상태를 단절시키게 되므로 불확실성과 관리 부재 문제가 빈번히 발생한다. 리더는 이러한 혼란을 관리하기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에는 <표 6-10>과 같이 네 가지의 방안이 있다.

(1) 미래 상태에 대한 명확한 이미지를 개발하여 전파한다

만일 변화 방향에 초점이 없고 애매모호하다면 이는 큰 문제를 야기한다. 달성해야 할 목표를 모르는 조직원들을 이끌고 나가기는 불가능하다. 명확한 방향이 없으면 조직은 무기력 상태에 빠지게 되고 변화와 관련된 행동은 서서히 멈추게 된다. 무엇이 적정한지, 도움이 되는지, 바람직한 행동인지에 대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미래 상태를 가능한 한 완벽하게 설계한다. 최소한 미래의 비전은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 변화가 조직의 다른 부분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하게 정리한다. 비전에 대해 일관성, 안정성을 유지한다. 또 불필요한 변화, 지나친 변경과 비전에 대해 서로 상충되는 관점 등을 피해 가는 게 중요하다. 세 번째,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반복적으로, 여러 매체(비디오, 소집단 토의, 대규모 집회, 전단 등)를 사용한다. 사람들은 정보를 얻기 원하고, 왜 변화가 중요한지 스스로 납득하기를 원하므로 변화의 합리성, 미래 상태의 모습, 미래에 나아지는 점 등을 반복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 미래 상태가 실현성 있고, 가시적이며, 확고해야 한다. 의사소통 내용에는 미래의 의사결정과 업무방식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은 미래 비전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어떤 회사는 원하는 미래의 바람직한 고객 서비스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TV 광고를 조직 내부, 외부에 보여준다. 이러한 광고는 사람들에게 명확하고, 가시적이고, 기억할만한 미래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2) 조직 구성의 네 가지 요소(지렛대)를 동시에 사용한다

조직은 업무, 사람, 공식적 구조, 비공식적 구조로 구성된 시스템이다. 변화 과도기 동안 조직의 한 시스템이 바뀌면 다른 것과 손발이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조직은 네 가지 구성요소 간에 서로 손발이 맞아야 제대로 돌아가게 되며 리더는 변화를 위해 모든 지렛대를 사용해야 한다. 첫 번째, 네 가지 조직구성 요소에서 일어날 필요가 있는 모든 사항을 고민해야 한다. 두 번째, 한 요소를 바꿀 때 일어날 수 있는 요소 간의 부조화를 모니터링하고 예측한다. 세 번째, 서로 다른 요소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부조화를 최소화시키는 변화 계획이 필요하다.

(3) 변화 관리기법을 사용한다

변화 과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조직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즉 변화 관리자를 지정하며 변화에 관련해 경영자원을 별도로 지원(예산, 시간, 스탭 등)하고 dual management system, back support 등 특별한 변화 수단을 개발, 적용하는 한편 변화 계획을 세운다.

(4) 변화 과정을 피드백하고 평가한다

변화 시기에는 리더가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리더가 조직의 변화 상황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위해 사용하는 피드백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다. 피드백은 조직 전체가 불안해하고, 나쁜 정보를 전달하기를 서로 꺼려할수록 중요해지므로 여러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과제이다. 피드백 방법으로는 다음의 것들이 있다.

■ 개인 인터뷰

■ 여러 유형의 포커스그룹을 통한 자료수집

■ 전면, 또는 샘플을 통한 조사

■ 일반 업무회의 시 모이는 자료를 통해 피드백한다. 피드백은 핵심그룹의 대표자가 변화계획, 모니터, 실천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5. 개인 문제의 극복

저항의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궁극적으로 종업원 개개인의 변화수용 자세와 대응능력에 관한 문제이다. 이런 관점에서 코너(Daryl Conner)는 개인의 탄력성(resilience) 개발을 변화 성공의 핵심요인으로 강조한다.[97] 탄력성이란, 최소한의 역기능으로 대규모 변화를 수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또한 탄력성 개발이란 사람과 조직이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는, 변화에 대응하는 기본적인 탄력성(baseline resilience)을 끌어올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다음의 다섯 단계로 접근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1) 현재 수준을 점검한다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기 위해 현재의 탄력성 수준을 점검한다. 탄력성이란 단순히 새로운 요구를 수렴하거나 불확실성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맞서는 개념이 아니라 생존 수준을 넘어 복잡한 환경에서 실질적으로 개척해나갈 수 있는 능력이다. 높은 탄력성을 가진 사람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 긍정적(positive): 인생을 복잡하지만 기회가 가득 찬 것으로 생각한다.

■ 뚜렷한 시각(focused): 얻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뚜렷한 비전을 갖고 있다.

■ 유연함(flexible): 불확실성에 대응할 때 특별한 유연성을 보인다.

■ 조직적(organized): 모순을 관리할 때 구조적 접근방식을 개발한다.

■ 전향적(proactive): 변화를 방어하기보다는 스스로 선택한다.

위기(危機)란 말의 한자를 보면, 위(危)는 위험이고 기(機)는 기회를 나타낸다. 즉 두 개의 서로 반대되는 말의 조합이다. 변화는 위기를 낳으므로 역설적이고 모순적이다. 여기서 우리는 두 부류의 사람을 볼 수 있다. 하나는 변화를 위험으로 인식하는 사람(danger-type)이다. 이들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고 피하려 한다. 이런 사람은 변화에 대한 탄력성이 낮은 것이다. 또 하나는 변화를 기회로 인식하는 사람(opportunity-type)이다. 변화를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런 사람은 변화에 대한 탄력성이 높다

(2) 탄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특성과 속성을 분명하게 이해한다.

(3) 교사를 선정한다

탄력성이 높은 사람 가운데서 ‘왜 자신의 탄력성이 높은지’를 충분히 알고 있는 사람을 골라 교사로 선정한다. 교사의 능력은 탄력성 구성 요인에 대한 인지능력(awareness)과 실제 적용능력(application)으로 평가한다. 교사의 능력을 표로 나타내면 <표 6-11>과 같다. 이때 가장 바람직한 교사상은 우측 하단이다.

<표 6-11> 탄력성 지도 교사의 요건

교사 자신의 탄력성 요인에 대한 인식
제대로 모른다 제대로 안다
적용능력 부족 실패하며 그 원인을 모른다 실패하며 그 원인을 안다
충분 성공하며 그 원인을 모른다 성공하며 그 원인을 안다

탄력성이 높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지도하면 당연히 그 성과가 좋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이들이 가진 탄력성은 시행착오에 의한 경험에서 나오는 것으로 구체적인 기법의 인식이나 개발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다른 사람을 효과적으로 지도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탄력성의 속성에 대해 제대로 알고 탄력적 행동에 대해 모델을 정형화할 필요가 있다.

(4) 탄력성의 개념과 기법에 대해 학습하고 실천함으로써 기본 탄력성 수준을 올린다

(5) 탄력성 향상에 대한 노력을 지원하고 이에 대해 보상을 한다

6. 무력감에서 탈피

교육심리학에서 종종 인용되는 다음과 같은 실험 결과가 있다.[98] 장애물로 격리되어 있는 두 개의 방 중 한쪽 방의 바닥에 전류를 흘려 보내고 그 방에 개를 집어넣으면 개는 즉시 장애물을 뛰어넘어 전류가 흐르지 않는 다른 방으로 도망쳐버린다. 그러나 전류가 흐르는 방에 개를 잠시 끈으로 묶어 두었다가 끈을 풀어주면, 이번에는 개는 장애물을 뛰어넘으려 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을 ‘학습성 무력감’이라고 한다. 즉 개는 끈으로 묶여 있는 동안에 학습을 하게 되고,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을 만한 환경이라면 그 환경에 익숙해져 일부러 장애물을 뛰어넘으면서까지 더 좋은 환경을 바라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학습성 무력감이 조직에 만연하게 되는 과정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 1단계: 노력해도 보수와 성장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 2단계: 그로 인하여 무력감에 빠지게 된다.

■ 3단계: 무력감이 장래 학습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제1단계] 기업규모가 커지면 경영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온갖 시스템과 규칙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것들이 점점 견고해지면서 조직 내의 개인은 자율성을 상실하게 되고, 그 결과 ‘보이지 않는 끈’이 생겨나 개인을 구속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개인은 활력이 저하되고 불만을 느껴 현상을 타파하기 위한 어떤 개혁안을 제안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끈 때문에 그것이 조직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다.

[제2단계]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게 되면 개인은 “나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되고 노력 자체를 포기하고 무력감에 빠진다.

[제3단계] 무력감에 빠진 개인은 시장점유율 하락이나 업적부진 등 다소 나쁜 환경에도 익숙해지고 그 상태에 안주하게 된다. 그 결과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거나 또는 최고경영자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더라도 관심을 갖지 않고 학습을 거부한다.

이런 점에서 기업의 변화는 ‘학습성 무력감’에 빠진 조직을 그로부터 해방시키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조직을 학습성 무력감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다음 두 단계가 필요하다. 먼저 학습을 저해하는 끈을 풀어버린다. 개인과 각 부문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또 노력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끈을 풀어주는 방법은 다양하다. 예를 들면 닛산(日産)자동차에서는 그런 시도 가운데 하나로 주관제도를 도입했다. 차종별로 기획·설계에서 판매까지의 전권을 주관에게 부여하고, 사장이 갖고 있던 모델 결정권을 주관에게 넘겨줬던 것이다. 두 번째, 자극적인 정보를 주어 동기를 부여한다. 즉 ‘전류’를 제공하는 방법인데 여기에도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개인이 이미 갖고 있는 정보와는 조금 다른 정보를 주거나 그러한 정보를 스스로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정보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개인이 스스로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이를 통해 학습의욕이 생겨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닛산자동차의 사례를 살펴보자. 대표 차종인 ‘세드릭’과 ‘글로리아’의 주관은 설계 담당자 20명에게 소비자 의견을 직접 들어오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그들은 머릿속에 갖고 있던 인식과 현장에서 확인한 현실 간의 괴리를 발견했고, 이에 기존의 가치관을 버리고 새로운 가치관을 수용할 수 있었다. 그것이 나중에 이들 자동차가 성공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또 다른 방법은 ‘위기적 정보’를 만드는 것이다. 다소 나쁜 환경에 익숙해져 버린 사람은 위기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정보를 제공해주어도 쉽게 자극받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최고경영자 스스로가 결단을 내려, 조직을 단기적으로 위기라 할 수 있는 상황에 빠뜨림으로써 충격을 줄 필요가 있다. 의도적으로 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조심할 점은 위기가 너무 지나치면 조직 내에 혼란이 생겨 효과를 잃게 되며, 반대로 위기의 정도가 작고 애매모호하면 변신을 위한 시도가 수포로 돌아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시세이도(資生堂)의 예를 보자. 시세이도는 체인스토어 제도를 통해 고도 경제성장기에 경쟁우위를 확립해왔는데, 소비자의식과 가치관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고 그 결과 유통재고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났다. 1987년 10월, 후쿠하라(福原) 사장은 이러한 타성을 근절하고 사원의 의식을 개혁하기 위해 근본적 재고 감축이라는 외과수술을 실시했고, 그 결과 경상이익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위기를 만들었다. 여기서부터 이 회사의 변신 시나리오는 시작되었다.

야마토 운수 사례는 다음과 같다. 야마토 운수가 택배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사원들 사이에는 대형화물에 비해 소형화물은 수익이 적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사업이 제대로 전개되지 못했다. 당시 오구라(小倉) 사장은 조직을 바꾸거나 소형화물 사업의 이점을 사원들에게 설명하는 등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조직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취한 방법은 대형화물 고객과의 거래중단이라는 파격적 결단이었다.


제4절. 저항 극복전략

1. 수평축 모델

변화에 대한 저항을 관리하면서 다음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99] 상황에 관계없이 한 가지 접근방법이나 일부 방법만을 적용하거나 면밀히 준비된 전략을 사용하지 않고 연관 없는 방법으로 저항에 대응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오류를 피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변화 전략 수립단계에서 ‘수평축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모델에서는 변화를 위한 전략이 <그림 6-7>처럼 수평축상에 있다고 가정한다.

수평축의 한쪽 끝에 있는 변화 전략은 신속한 실행, 명확한 행동계획과 적은 인원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 이 전략은 변화에 대한 저항을 용납하지 않고 심한 경우에는 변화를 무조건적으로 기정사실화한다. 다른 한쪽 끝의 전략은 좀 더 신중한 변화 프로세스, 융통성 있는 계획과 다른 사람들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 이 전략은 저항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다.

<그림 6-7> 수평축 모델

변화 전략을 수평축상의 어디에 위치시킬 것인가를 판단하기 위한 네 가지 요소는 예상되는 저항의 정도와 종류, 변화에 저항하는 측과 변화를 주관하는 측의 힘의 상대적 위치, 변화를 계획하는 데 관련된 정보와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 관련된 위험도 등이다.

변화에 대한 저항과 전략의 위치에 따라 저항과 변화에서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첫째로, 현재 상황, 문제점과 그 원인을 발견하기 위한 조직 분석을 실시한다. 둘째로, 필요한 변화를 수행하는 데 관련된 요소를 분석한다. 누가, 왜, 얼마나 변화에 저항할 수 있고 누가 변화를 계획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변화를 실행하는 데 누구의 협조가 필요하고 힘, 신뢰, 일반적 반응과 관련하여 변화 대상 측에 대한 변화 주관자의 상대적 위치를 분석한다. 셋째로, 세부 전략을 세운다. 앞의 분석에 따라 변화 전략을 선정하여 변화의 속도, 사전 계획의 정도, 다른 사람이 얼마나 참여하는지를 설정한 후 여러 개인과 그룹에 따라 사용할 일관성 있는 세부 전략을 세운다. 넷째로, 실행 과정을 모니터한다. 아무리 처음에 변화 전략을 잘 세웠다고 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실행 중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실행 과정을 수시로 모니터하여 계획을 수정해간다.

2. 변화의 기술적인 측면과 사회적인 측면

변화에는 기술적인 측면과 사회적인 측면이 있다. 기술적인(technical) 측면은 물리적으로 업무나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측면이며, 사회적인(social) 측면은 조직 내에 정립되어 있는 조직원들의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측면이다. 조직원들이 실제로 저항하는 것은 대개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사회적인 측면이 강하다.[100]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 사례로 설명한다.

소형 전자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의 한 연구원이 새로운 부품을 개발했다. 새 부품은 당연히 새로운 조립 기술과 훈련을 필요로 했고 이 연구원은 해당 공정의 작업자에게 새 부품을 시험적으로 조립해보도록 부탁했다. 작업자와 연구원은 평소 업무상 교류가 빈번하여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이였다. 연구원은 시험 조립을 하기 전에 새 부품의 특성과 주의점을 차근차근 설명해주었고 작업자는 새 부품을 조립하면서 문제점과 개선 사항을 관찰하여 연구원에게 의견을 주었다.

두 번째 사례는 첫 번째 사례와 대부분의 상황이 거의 같으나 연구원과 작업자의 관계가 다르다. 연구원은 입사한지 얼마 안되어 작업자와는 일면식도 없다. 새 부품의 시험 조립을 의뢰하였을 때 작업자는 조립을 해주었다. 그는 크게 주의하지 않고 조립을 했고 조립은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 여기서 새 부품과 그 조립은 작업자에게는 하나의 변화이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연구원이 새 부품과 조립 과정에 대해 설명해주었을 때 작업자는 큰 부담 없이 시험 조립을 할 수 있었으나 잘 모르는 연구원이 조립을 의뢰하였을 때 ‘이 새로운 조립 방법이 내 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두려움이 섞인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이 감정이 작업자에게 대충 작업을 하게 했다. 결국 작업자에게 새 부품이라는 변화는 그리 중요한 것이 못되었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연구원이 아닌 처음 보는 연구원이라는 생소함이 작업자에게 변화를 의식하게 한 것이다. 서로 깊은 연관을 맺고 일하는 조직원들은 그들이 발견한 프로세스의 작은 변화나 개선에 대해 계속 의견을 교환하기 때문에 변화를 거의 느끼지 못하고 변화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조직원들이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일에 대한 현재의 사회적 측면을 이해하여 매일의 변화에 위협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변화에 대한 저항이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로, 변화 관리자들이 조직원의 노하우를 무시하거나 자아도취에 빠지는 데 있다. 이때 자아도취는 변화 관리자들이 변화의 기술적 측면에 너무 도취되어 조직원에게 해가 될 수 있는 다른 측면을 완전히 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저항을 방지하는 방법으로는 다음의 것들이 있다.

(1) 변화 관리자의 관심을 확대한다

첫째, 변화 관리자가 변화에 대한 아이디어에 너무 집착하면 아이디어와 자신을 동일시하여 다른 사람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이 관리자로 하여금 방금 시작한 다른 프로젝트에도 관심을 기울이도록 유도한다. 둘째, 변화 관리자들이 조직원들의 협조를 감사히 받아들이도록 교육한다. 성공적으로 된다면 이는 문제 해결의 길이 될 수 있다. 셋째, 창조에서 얻는 만족감은 다른 조직원과 공유하면 더 커진다는 것을 관리자들이 알도록 한다. 넷째, 인간성을 잘 파악하고 다루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은 아이디어를 새로 내놓는 것만큼 보람된 것임을 알게 한다.

(2) 조직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한다

변화에 대해 적절한 설명을 하지 못하면 전에는 충분히 이해하고 만족스럽게 일하던 조직원들이 이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불만족한 상태에서 일하게 된다.

(3) 저항에 대한 선입관을 버린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모든 조직원이 무조건 저항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일을 시작하는 스탭들은 자신들이 예상한 대로 저항을 맞게 되는 경향이 있다.

(4) 저항이 발생하면 무조건 이를 극복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쓸모 있는 붉은 깃발, 즉 무엇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다.

3. 성공경험의 조기 체험

‘변화를 두려워하고 거부하는 풍토가 만연된 조직’을 ‘변화를 즐기는 조직’으로 바꾸고 조직원들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심리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바꿀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조직이 변화를 수용하고 더 나아가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도록 자율성을 길러줄 것인가’하는 점이 보다 중요하다. 근본적으로 변화를 거부하는 조직에 강제적인 힘으로 일시적 변화를 일으킨다 하더라도 조직학습 효과가 생기지 않아 일과성 시도에 그치게 된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조직이 변화하는 방법을 체득함으로써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스스로 방향을 설정하며, 스스로 고쳐나가는 자율학습 능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율학습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변화 초기에 필요한 전략이 바로 성공경험을 조기에 체험으로써 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 주는 것이다. 조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크고, 오래 걸리고, 조직이 강요하는 변화’보다는 ‘작고,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고,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변화’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은 변화를 통하여 조직원들은 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좀 더 큰 것, 좀 더 오래 걸리는 것으로 발전하다 보면 자연히 변화를 두려워하는 체질에서 변화를 즐기는 체질로 바뀌게 된다. 독설적으로 표현하면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개개인이 모이면 전체 조직도 변화지향적인 문화로 변신한다. ‘작은 성공’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실험을 할 수 있는 장소와 실험을 맡을 수 있는 리더를 찾아낸다. 둘째, 현재 실시 중이거나 계획 중인 실험이 있을 경우에는 그것을 정식 프로젝트로 인정한다. 셋째, 실험을 하는 의의를 높이 평가한다. 넷째, 실험(전체적이든, 부분적이든)은 성공적이었다고 칭찬하고 성과를 모두에게 발표하는 장을 마련하여 가시적인 형태로 표창한다. 실험 성공을 앞장서서 대대적으로 알린다. 다섯째, 새로운 시도나 챔피언이 잔소리가 심한 관리 스탭의 간섭을 받지 않도록 보호한다. 그 나름대로 정당한 이유가 있어서 실험을 저지하려는 스탭은 물론이지만, 쓸데없는 걱정에서 비롯된 지나친 참견(본인은 상대방을 위한다고 생각하겠지만)으로부터도 지켜주지 않으면 안된다. 여섯째, 경쟁이나 방문 홍보 등을 이용하여 확산을 유도한다. 일곱째,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한다. 여덟째, 선구적인 챔피언들이 특별시되지 않도록(즉 다른 사원이 자신들은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일이라고 미리 포기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또한 최초의 성공이 특수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 두드러져 보이지 않도록 한다. “그 정도의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다.”라고 다른 사원이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4. 제록스의 변화 사례

1980년대 제록스는 컨즈(David Kearns) 회장과 컨설턴트인 내들러(David Nadler)의 주도로, ‘질위주 경영’에 대한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해 성공을 이루어냈다. 다음 내용은 이들이 쓴 사례집 중 관련된 내용이다.[101]

기업 내에서 일어나는 변화에는 전략(strategic), 구조(structural), 문화(cultural), 합병(merger), 다운사이징(downsizing), 성장(growth) 등이 있다. 이 중 질위주 경영을 도입해서 정착시키는 데는 전략, 문화, 기술적인 요소가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가장 힘든 과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질’을 도입하는 데는 반드시 전이기간(transition period)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 기간에는 불확실성, 불안정성과 스트레스 때문에 관리자들이 혼란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아래 내용은 1980년대 제록스의 TQM(Total Quality Management) 도입 사례에서 얻은 교훈이다.

(1) 변화상의 문제점

첫째, 조직 내부에 권력 투쟁(power struggle)이 발생한다. 조직 내부에는 항상 이런 힘겨루기가 존재하며 변화와 같은 불안정한 시기에는 더 많은 힘겨루기가 발생한다. 둘째, 변화는 조직원들에게 혼란과 걱정을 가져온다. 셋째, 현 상태가 붕괴되고 변화된 새로운 상태가 자리잡기 전에 관리체계와 통제체계가 상실된다.

(2) 효과적인 변화 관리 방법

첫째, 조직 내 정치 역학을 잘 고려하여 권한을 가진 주요 그룹을 지원한다. 변화와 관련하여 조직원을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변화를 일으키는 부류, 변화를 돕는 부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방관하는 부류이다. 이 세 가지 부류의 조직원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여 변화를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룹에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취할 수 있는 조치에는 지원, 설득, 인센티브 제공, 격리, 파면 등이 있다. 둘째, 리더의 협조를 얻어 지원을 이끌어 낸다. 셋째, 상징과 언어를 사용한다. 조직원들이 변화를 항상 느끼게 하기 위해 적절한 로고, 배지나 지갑에 넣는 카드 등을 제작, 사용하도록 한다. 넷째, 변화시킬 것과 변화시키지 말아야 할 것을 정의한다. 변화 시기에 조직의 긍정적인 부분까지 변화되지 않도록 변화의 영역을 변화 작업 초기에 명확히 정한다. 다섯째, 조직원들에게 현상에 대한 불만족을 야기시킨다. 평소에는 잘 모르고 지나치는 현상을 벤치마킹을 통해 분석해서 조직원들에게 자발적인 변화 의지가 생기도록 자극한다. 여섯째, 변화의 계획과 실행에 조직원을 참여시키도록 한다. 일곱째, 변화가 추구하는 새로운 행동 양식을 실천하거나 도달한 조직과 조직원에게 보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여덟째, 조직원들이 현재 상태를 탈피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기회를 부여한다. 아홉째, 미래상에 대해 명확한 이미지를 개발하여 알린다. 열째, 변화를 가져오는 데는 여러 가지 지렛점(leverage point)을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기술적인 축(technical axis)과 사회적인 축(social axis)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열한째, 전환 관리와 전환 구조를 채택하고 반드시 변화에 대한 피드백을 입수, 분석한다.

(3) TQM과 대규모 조직의 변화의 여덟 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변화에서 고통과 혼란은 필수적이다. 둘째, 비즈니스에 대해서 생각하는 관점은 질이 되어야 한다. 조직원들이 이렇게 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셋째, 질은 전 조직 내의 기술적이고 사회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 넷째, 질은 문화적 변화이다. 다섯째, 조직 내에 계속적인 일관성이 필요하다. 질을 실행하는데 두 가지 모델이 있다. 하나는 제록스 모델로, 전 조직에 동일한 도구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사업부마다 차별화하는 것이다. 여섯째, 고위 경영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곱째, 부서장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여덟째, 학습이 매우 중요하다.

이상 제6장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조직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개개인의 실천으로 구체화된다. 따라서 조직원의 감정이나 반응은 변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이며 이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변화 주도자는 다분히 심리적이고 경험적인 이러한 문제에 대해 변화의 전 과정에 걸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대부분의 변화에서 개인은 통상 ‘변화의 필요성 부정 → 변화 회피, 저항 → 수용, 실시 → 유지’라는 네 단계의 심리적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 두 번째 과정인 ‘변화 회피, 저항’ 단계를 슬기롭게 극복할 경우 변화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변화에 대한 저항은 권한·권력 차원, 인식적 차원, 감정적 차원, 문화적 차원 등 매우 다양한 유형을 보이므로 각각 그에 맞는 적절한 대응책을 세워 실천해야 한다.


제7장. 변화의 추진방법

이번 장에서는 변화의 구체적인 추진방법에 대해 검토해본다. 즉 변화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 사전 진단을 하고 변화의 비전을 설정하며 세부적인 계획을 만든 뒤 이를 실행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전 과정과 그 순서에 대해 살펴본다.

제1절. 변화의 추진 순서

변화를 추진하는 순서는, 연구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기본적인 내용은 <표 7-1>과 같이 거의 유사하다. 즉 종합적인 시각을 가지고 변화에 임해야 하며, ‘진단 → 비전 설정 및 계획 수립 → 실행 → 평가’라는 순서로 진행된다.

<표 7-1> 변화 추진 순서

킬만 베커드와 해리스 하비
진단 ①변화 착수
②문제점 진단
①진단 ①분석
비전
계획
③변화 경로 스케쥴링 ②목표 설정과 변화 후 상태 정의
③전이 상태 정의
④전이를 위한 전략, 행동계획 개발
②계획
실행 ④변화 경로 실행 ⑤변화 노력 ③실행 및 평가
평가 ⑤성과 평가 ⑥목표달성 후의 변화관리

1. 킬만의 변화 추진 다섯 단계

킬만(Ralph Kilmann)은 조직 변화에 있어서 전체를 조명하는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을 가장 기본적인 성공 요인으로 강조한다.[102] 이 관점은 조직 진단에서부터 실행, 평가에 이르기까지 변화의 전 과정에 적용되어야 한다. 그가 제시하는 종합적 변화(completely integrated change) 전략은 다음과 같은 다섯 단계를 거친다.

■ 1단계(변화 착수): 변화의 최초 촉발점은 당면한 문제를 인식하고 조직이 이에 대응할 시간과 능력이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끼는 시점에서 생긴다.

■ 2단계(문제점 진단): 조직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성공을 가져오는 기회 요인에 대해 종합적인 이해를 도출한다. 조직 진단에서의 핵심요소는 크게 표면적 요소와 내면적 요소로 나눌 수 있다. 표면적 요소에는 전체 구도(setting), 경영자, 단체의식(group), 조직 등이 포함되며, 내면적 요소에는 문화, 가정(assumption), 심리적 기반(psyche) 등이 포함된다.

■ 3단계(변화 경로 스케쥴링): 위의 핵심요소에 대해 영향을 미치는 경로(track)를 설정한다.

■ 4단계(변화 경로 실천): 변화프로그램이 완전히 계획대로 실행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이를 정상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대처해간다. 추진 도중에 새로운 과정이 삽입되거나 당초 계획과 달리 운영될 수도 있는 것이다.

■ 5단계(성과 평가)

2. 베커드와 해리스의 전이 단계의 관리

베커드와 해리스(Richard Beckhard & Reuben Harris)는 현재 단계에서 전이 단계를 거쳐 목표단계로 이동하는 커다란 변화의 흐름을 다음의 여섯 단계로 세분하여 관리하도록 권고한다.[103]

■ 1단계(진단): 현재 상태 진단 시 변화의 필요성은 표면적인 것이 아닌 실제 원인으로서 파악되어야 한다.

■ 2단계(목표설정과 변화 후 상태 정의): 변화 목표가 실제 변화 전략과 방향을 결정하게 되며 변화 후 상태는 가능한 한 상세하게 묘사한다.

■ 3단계(전이 상태 정의): 현재와 미래(변화 목표) 사이에 존재하는 많은 혼란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 4단계(전이를 위한 전략/행동 계획의 개발): 전이 단계를 계획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사항은 다음과 같다. 우선 변화 실행에 관련된 조직 내 힘의 역학 관계를 적절히 관리하고 변화에 대한 자발적인 의지와 능력을 증대시키며 변화를 우선적으로 착수할 부분을 선정한다. 다음으로 효과적인 변화기법을 결정하고 적정한 변화 관리방안을 만들며 프로세스와 행동계획도 개발한다. 특히 핵심집단(일종의 critical mass)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 5단계(변화 노력): 전략과 행동계획을 실천한다.

■ 6단계(목표 달성 후 변화 관리): 변화 목표가 달성된 후에도 지속적 관리와 유지가 요구되는 동적인 상태이므로 피드백 시스템 관리를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해간다.

3. 하비의 변화 추진 세 단계

하비(Thomas Harvey)는 변화 프로세스를 크게 ‘분석 → 계획 → 실행 및 평가’의 3단계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 총 20단계로 세분한 모델을 제시한다.[104] 이를 요약하면 <표 7-2>와 같다.

<표 7-2> 하비의 변화 추진 세 단계

분석 단계 계획 단계 실행 및 평가 단계
1. 설명(description)

2. 필요성(need)

3. 잠재적 변화자
(potential actors)

4. 대가(pay off)

5. 해빙(unfreezing)

6. 저항(resistance)

7. 투자(investment)

8. 문화(culture)

9. 실제 변화 대상자
(actual changees)10. 변화 전략
(change strategy)11. 저항에 대한 전략
(resistance strategy)12. 참여(participation)13. 열정(excitement)14. 변화 환경
(change environment)15. 범위(scope)
16. 변화 옹호자
(change advocates)17. 시간관리
(time frame)18. 모니터링
(monitoring)19. 행동계획
(action plan)20. 위험분석
(risk analysis)

[분석 단계]

(1) 조직원들에게 변화에 대해 명쾌하고 분명하게 설명(description)하고 이를 공유한다.

(2) 조직원들의 변화의 필요성(need)에 대한 의지를 점검한다.

(3) 잠재적 변화자(potential actors), 즉 변화의 이면에 있으나 변화를 수용하는 자를 분석, 파악한다.

(4) 변화의 대가(pay off)를 분석한다.

(5) 해빙(unfreezing) 단계에 필요한 긴장(strain), 끌어당기는 힘(valence), 잠재력(potency)을 점검한다.

(6) 저항(resistance)의 원인을 요소별로 파악한다.

(7) 변화에 대한 투자(investment) 여력을 검토한다.

(8) 변화에 관련된 문화적(culture) 요인을 점검한다.

[계획 단계]

(9) 실제 변화 대상자(actual changees)를 선정한다.

(10) 변화 전략(change strategy)을 세운다.

(11) 저항에 대한 전략(resistance strategy)을 세운다.

(12) 참여(participation) 방안을 세운다.

(13) 열정(excitement)을 북돋우는 방안을 세운다.

(14) 변화 환경(change environment) 조성계획을 세운다.

(15) 변화의 범위(scope)를 설정한다.

[실행 및 평가 단계]

(16) 변화 옹호자(advocates)와 함께 변화에 착수한다.

(17) 시간 관리(time frame)를 한다.

(18) 모니터링(monitoring)을 한다.

(19) 행동계획(action plans)을 실천한다.

(20) 위험분석(risk analysis)을 한다.


제2절. 사전 진단

변화를 실천하는 가장 첫 단계는 ‘진단’으로 핵심 이슈는 ■ 변화의 필요성 이해 ■ 조직이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 등 두 가지이다.

1. 최고경영자의 변화 의지

변화 착수 시기에 가장 핵심적인 이슈는 최고경영자의 변화에 대한 자세이다. 킬만(Ralph Kilmann)은, 최고경영자가 다음의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105] 첫째, 최고경영자가 복잡한 전체 구도, 문제점, 접근방법, 현장 경영, 참여의식 등에 관해 이해하고 있는가? 즉 변화 추진의 핵심인 최고경영자의 개념이해 문제이다. 둘째, 최고경영자가 변화 프로그램의 전 과정에 참여할 의지가 있는가? 진정한 참여는 최고경영자 자신이 문제의 일부임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셋째, 변화 프로그램 실행의 전 과정을 최고경영자가 주도하며 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가? 최고경영자의 지원이 있어야 필요한 경영자원을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자이라와 아베디시언(Yoram Zeira & Joyce Avedisian)이 제시하는 최고경영자의 요건은 다음과 같다.[106] 최고경영자는 변화 프로세스에 개인의 시간, 정열, 자원을 기꺼이 투자해야 하고 변화 노력에 대해서 언행일치를 보이며 전 과정을 통해 변화 주도자와 변화 대상자들과 원활히 협조해야 한다. 또한 최고경영자는 초기에 정의된 문제, 변화 기법, 해결책 등에 매달리지 않고 명쾌한 대안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며 변화 대상집단의 복잡한 사회적 시스템과 각 시스템 부문 간의 연계성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변화를 성공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고위경영진에 전도사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전도사란 변화를 강하게 신봉하고 힘이 있으며 또한 존경받고 리더십, 효과적인 인간관계 등을 가지고 있으면서 변화의 성취에 대해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임원을 말한다.

2. 조직문화 관련 사항

변화 과정에서는 조직 문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조직 문화에는 믿음(beliefs), 행동(behaviors), 가정(assumptions)의 세 가지가 포함된다.[107] 이는 변화 목표와 방법론을 설정하는 데 전제조건이 되며 특히 조직이 오래되고 클수록 변화에 대한 조직 문화의 영향은 크다.[108]

■ 믿음: 믿음이란, 사람들이 자신과 환경에 대해 ‘맞다/틀리다, 관련 있다/관련 없다, 좋다/나쁘다’를 판단하는 가치관(values)과 기대(expectations)이다. 믿음은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소신, 행동을 의미하며 문서화되어 있을 수도 있고 구두로 전해지기도 한다.

■ 행동: 사람이 매일매일 행동하는 방식이다.

■ 가정: 특정 믿음과 행동을 지속시키는 인식되지 않은 원리다. 즉 일단 성공을 경험한 사람은 유사한 환경에서는 동일한 믿음과 행동을 취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것이 반복되면 인식조차 못하고 이같이 행동하게 된다. 이것을 ‘인식되지 않은 가정’이라고 한다.

조직 문화는 조직원 전체가 공유하는 것이며 과거 성공에 기여한 믿음, 행동, 가정 등에서부터 나온다. 결국 문화는 획일적일 수는 없으며 조직 내의 여러 부분 문화의 합체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문화에는 진화적(evolutionary) 문화와 구조적(architectural) 문화가 있다.[109] 진화적 문화는 회사에서의 매일매일의 운영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믿음, 행동, 가정의 결과로 형성된다. 이러한 문화는 전략적으로 개발되지 않으며 특정 환경에서 취해진 개개인의 결정의 역사가 축적된 것이다. 한편 구조적 문화는 회사의 전략 항목을 지원하기 위해 설계된 특정 믿음, 행동, 가정 등이며 최고경영자가 추구하는 성공을 성취하기 위해 세심하게 계획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구조적 문화는 최고경영자의 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또한 조직구조의 특성 역시 변화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조직구조는 적응성, 불명확성과 위험에 대한 대응, 유동성 등에 의해 특성 지워진다. 조직구조가 보다 유연하고(flexible) 유동적일수록 변화 적응도가 크다.[110] 유연성 있는 조직구조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계층구조가 얇고 업무 부서 간 경계가 유동적이며 혁신적 해결책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또한 전 계층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의사소통이 모든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정보의 공유가 원활하다. 특히 권한이 하부로 위양되어 있으며 조직이 주변 기대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다. 조직원이 조직의 목표(비전)를 이해하고 업무 지침이나 규정은 단지 일반적 사례로 이해하며 수단보다는 목표에 초점을 둘 때 그 조직은 변화에 보다 잘 적응하게 된다.

3. 불문율의 파악과 대처

변화 전략을 만드는 데 있어 간과해서 안될 사항의 하나로 불문율이 있다. 스콧 모간(Peter Scott-Morgan)은 변화에 있어 불문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111] 인간사에는 언제나 게임의 룰(rules of the game)이 있다. 이 룰에는 성문율(written rule)과 불문율(unwritten rule)이 있는데 이 불문율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성공적인 변화가 힘들다. 불문율에 대해 다음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임원으로 승진하려면 회사 내 여러 분야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인사 방침을 가지고 있는 어느 회사가 있다. 실제로 현재 이 회사의 임원들은 최소 세 가지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다. 따라서 간부들은 여러 부서에서 일해보고 싶어하고 이 경향이 지나쳐 한 부서에 이년 이상 있으면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간주된다. 이 회사의 경우 성문율은 여러 분야에서 일해본 경험이 임원 승진의 전제조건이라는 인사 방침이고 불문율은 한 부서에 오래 있으면 능력이 없다는 인식이다.

이러한 불문율은 어디서 오는가? 먼저 성문율이 정해지면 이 룰에 대해 여러 요소가 작용하게 된다. 작용하는 요소들은 국가와 지방 문화, 경제 상황, 법률, 규제, 국민의 개인적 필요와 최고경영자의 의지 등이다. 이 요소들이 성문율을 바꾸고 성문율에 대응되는 불문율을 만든다. 불문율에서는 다음의 교훈들을 얻을 수 있다. 즉 노력의 성과를 저하시키는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은 아무 관련이 없는 불문율 때문에 일어나며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도 가끔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불문율은 체계적으로 밝혀서 문자화할 수 있으며 밝혀진 불문율에 의해 어떤 성문율과 최고경영자의 조치가 서로 맞지 않는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경영진은 성문율을 바꾸고 이를 리더십으로 보강하여 장애를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문율을 밝히기 위해서는 우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무엇이 조직원에게 중요하고, 누가 중요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불문율을 바꾸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요소를 적절히 감안한다. 첫 번째, 동기부여 요소로, 조직원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동기 부여를 하는지를 파악한다. 두 번째, 일을 잘하는 사람을 찾아내 누가 조직원에게 중요한가를 파악한다. 세 번째, 자극요소로는 상사가 부하를 특별 승진시키게 하는 요소, 즉 승진에 필요한 요건, 실적 평가 등이다.

4. 조직원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

(1) 변화에 대한 지원자, 저항자

모든 변화에서 조직원들은 ■ 지원 그룹 ■ 저항 그룹 ■ 관망 그룹의 세 가지로 나뉘므로, 먼저 이를 파악한다. 변화를 이미 지원하고 있는 사람을 계속 독려하면 오히려 저항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변화 저항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을 세운다. 특히 변화의 이면에 있으나 변화를 수용하는 자, 즉 잠재적 대상자(potential changees)를 저항자와 구분하고 중요하게 취급한다.

(2) 변화수용 의지

조직원들의 변화수용 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 현재 수준 또는 미래에 대한 불만족도 ■ 변화가 실패에 그칠 리스크 등이다. 이 두 요소를 축으로 <표 7-3>과 같이 네 가지 경우가 나올 수 있다.[112]

<표 7-3> 조직원들의 변화수용 의지

변화에 따른 리스크
낮다 높다
조직에 대한
불만족도
높다 ① 변화를 수용, 지원 ③ 변화에 동참하기보다는
변화의 과정을 예의 주시
낮다 ② 변화에 대해 무관심 ④ 변화에 완강히 저항

① 불만족도가 높고 리스크는 낮다: 변화에 대해 가장 긍정적이다. 현재 또는 미래에 대한 불만이 크고 변화에 따르는 위험이 적으므로 조직원들은 개혁을 수용하고 지원한다.

② 불만족도도 낮고 리스크도 낮다: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불만이 낮고 변화에 따른 위험도 낮으므로 변화를 축소하거나(다운사이징), 불편하고 일상 생활에서 혼란을 주는 것으로 여겨 전폭적 지원 없이 무관심한 자세를 보인다.

③ 불만족도도 높고 리스크도 높다: 현실과 미래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지만 변화에 따른 위험 역시 크므로 변화에 대해 동참할 수도, 거부할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가진다. 대부분의 경우 변화에 동참하기보다는 추진과정을 옆에서 예의 주시하는 방관자의 입장을 보여 도움을 기대하기 힘들다.

④ 불만족도는 낮고 리스크는 높다: 현상과 미래에 대해 만족하고 있으며 변화의 리스크도 크므로 변화에 대해 강력히 저항한다.

이러한 구분은 조직 전체의 추세로 파악해 볼 수도 있고 또한 조직원 개개인을 이러한 기준으로 분류해볼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이들 각각의 그룹에 속한 조직원들의 구성과 특성, 능력, 영향력, 위치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변화를 성공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불만족도가 높고 리스크를 낮게 생각하는 그룹’이 많아져야 한다. 여기서 만족도와 리스크에 영향을 주는 항목은 다음과 같다.

① 현상과 미래에 대한 불만족도

■ 현재와 미래 상태에 대한 위기의식의 공유 정도
■ 바람직한 목표 수준이나 비전의 공유 정도
■ 현상과 비전 간의 격차를 인식하는 정도

② 개혁시 예상되는 위험(리스크)

■ 최고 경영자의 결단과 지원
■ 능력 있고 열성적인 변화 전도사
■ 조직원들의 변화 적응 능력
■ 과거 변화 프로젝트 경험이나 교육 정도
■ 조직의 변화수용 분위기 또는 융통성 있는 조직구조

(3) 조직에 대한 불만족도

변화란 현상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되며, 고통과 스트레스가 이를 촉진시킨다. 불만족도라 함은 ‘자신의 기대가 만족되지 못하거나 만족되지 못하리라는 것이 예측될 때 생기는 불편함의 정도’를 말한다. 이는 미해결 문제나 상실된 기회에 대해 대가를 치러야 할 때 발생한다. 이러한 불만족도의 유형은 <표 7-4>와 같다.

<표 7-4> 불만족도의 유형[113]

문제(problem) 기회(opportunity)
현재 사항 ·상황: 현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불만족도: 시장 점유율 감소나 조직 생존과 같은 직접적 손실

·상황: 당장 신속하게 대응하면 이 상황을 이용할 수 있다

·불만족도: 기회 손실의 가능성

예견 사항 ·상황: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불만족도: 시장 점유율의 감소나 조직생존 등의 손실이 예상

·상황: 미래에 발생할 상황에서 이득을 얻을 수도 있다.

·불만족도: 미래에 성취할 수 있는 기회 손실의 가능성

(4) 창조적 긴장

변화는 ‘창조적 긴장’에서 출발한다.[114] 창조적 긴장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 즉 우리의 ‘비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우리가 지금 있는 곳’, 즉 ‘현재 위치’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데서 시작된다. 이 둘 사이의 갭에서 자연스러운 창조적 긴장이 발생한다. 창조적 긴장은 비전을 향해 현재의 위치를 높여 나가거나, 비전을 현재의 위치로 낮추는 두 가지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 물론 전자는 흥하는 길이요, 후자는 망하는 길이다. 뛰어난 리더들은 오래 전부터 창조적 긴장의 원리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예를 들면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소크라테스가 개개인을 신화와 반편의 진리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의 마음에 긴장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하였듯이, 우리도 사람이 편견과 인종차별의 어두운 심연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에 긴장을 조성하여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115]

비전이 없다면 창조적 긴장도 없다. 분석만으로는 결코 비전을 만들 수 없다. 비전 없이 남을 이끌고자 한 많은 사람은 ‘현실’을 이해하기만 하면 변화의 동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은 사람들이 현실을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개인과 조직의 변화에 저항하는 것을 보고 실망에 빠진다. 그들은 현실을 변화시키는 자연스러운 힘이 ‘현실’보다는 ‘비전’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창조적 긴장은 비전으로부터 나오지만은 않는다.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도 함께 요구된다. 킹 목사는 비전과 동시에, 인종차별과 편견에 대한 부끄러운 상황을 극화하여 이를 망각할 수 없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현실에 대한 이해가 없는 비전은 창조성을 조장하기보다는 냉소주의를 조장하기가 쉽다. 창조적 긴장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미래에 대한 설득력 있는 비전이 조화될 때 나오는 것이다.

(5) 변화 의지에 대한 체크리스트[116]

다음의 질문에 긍정적인 답이 많을수록 변화에 대한 조직원들의 적응력이 높다 할 수 있다.

<표 7-5> 변화 의지에 대한 체크 리스트

■ 과거에 경영진에 의해 추진되었던 새로운 정책이나 시스템은 조직원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 조직원들의 성향은 혁신적이다.

■ 가장 최근에 일어났던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 변화가 가져다줄 것으로 생각되는 미래에 대한 의견은 전 조직에 걸쳐 대체로 일치한다.

■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조직의 전략적 계획과 앞으로의 사정에 대하여 모든 내용을 말해줄 수 있다.

■ 변화의 결과는 세밀하게 정리되어왔다.

■ 현재 변화의 대상이 될 업무절차에 원천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 제안된 변화에 대해 일반 조직원들은 조직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제안된 변화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지원은 열성적이다.

■ 최고경영진은 핵심적인 경영자원의 활용을 장려하고 주도해왔다.

■ 경영성과 평가 및 점검 프로세스는 중요한 부분이다.

■ 제안된 변화는 전체 사업계획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 제안된 변화는 이익을 높여준다.


제3절. 비전 설정

1. 고무적인 비전

혼란스럽고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현장 인력들이 자율적이고 스피디한 행동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조직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이에, 조직원 전원이 공유하는 ‘비전’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톰 피터스(Tom Peters)는 다음 세 가지 사항을 강조한다.[117] 첫째, 성공을 가능하게 하고 힘을 불어넣어 주는 비전을 개발, 실천해야 한다. 유능한 리더는 회사가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비전’과 ‘핵심가치관’을 제시한다. 둘째, 비전은 모든 일의 우선 순위를 알게 해줄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어야 한다. 또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 속에서 대담한 시도를 가능하게 해줄 만큼 포괄적이어야 한다. 셋째, 리더는 돌아다니면서 비전을 설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루에 적어도 두세 차례는 그러한 비전에 대하여 2~3분간의 가두연설을 하고 그 비전을 지탱하는 진취적 행동 중 모범적인 사건과 사람들-큰 사건과 중역들에 대한 것보다는 조그만 사건과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비전과 철학에는 일관성이 요구되고, 상세한 것이 중요하다. 비전은 규정집과 업무편람을 대신해야 한다.

베니스와 네이너스(Warren Bennis & Burt Nanus)는 바람직한 리더십의 모습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118] “리더란 이전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았거나 언급되지 않았던 사항들을 명확히 표현하고 정의를 내려주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한 뒤 그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새로이 이끌어낼 수 있는 이미지와 비유 그리고 모델 등을 창안해낸다. 그렇게 함으로써 일반적인 통념을 강화시키기도 하고 타파하기도 하는 것이다. 요컨대 리더십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 요소는 조직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의미를 심어주는 능력이다. 관리자란 일을 올바르게 하는 사람들이지만 리더란 올바른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 차이는 효과(비전과 판단력을 요구하는 활동)와 효율(정해진 절차대로 실행하는 활동)의 차이로 축약된다. 그들의 비전이나 의도는 다른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었으며 사람들을 그리로 끌어들였다. 열의에 결의가 합쳐지면 가히 마력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열의에 찬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주의를 쏟으라고 강요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마치 모래상자 속에 들어가서 모래성을 쌓는 데 열중하는 어린아이들처럼 열성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게 되는 것이다.”

2. 효과적인 비전의 본질과 역할

효과적인 비전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효과적인 비전은 고무적이다. 애플사의 잡스(Steve Jobs)는 ‘평범한 사람이 정보를 처리하고, 생각하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처하는 방식에 있어서의 혁명’을 원했다. 페더럴 익스프레스사의 설립자인 스미스는 ‘진정으로 신뢰할만한 우편배달 서비스’라는 비전을 갖고 있었다. 노드스트롬 사는 백화점에서 고객이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애썼다. 힘을 불어넣는 비전에는 숫자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주당 수익률이라는 목표는 사장이나 주주의 돈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서 그들에게 힘을 불어넣을지는 모르지만, 10명 또는 1만 명의 조직원들에게는 힘을 불어넣기란 불가능하다. 물론 숫자도 중요하다. 그러나 숫자란 기운찬 활동을 통해서 얻어진 업적의 부산물일 뿐 그러한 활동의 명분은 되지 못한다.

둘째, 효과적인 비전은 명확하고 도전의식을 일깨우며 최상을 지향한다.

코미시오나(Sergiu Commissiona)는 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명지휘자이다.[119] 단원들에게 그가 어떠한 사람이냐고 물으면 그들은 머뭇거리다가 결국에는 “그는 우리 시간을 전혀 낭비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는 연주자들에게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하게 전달한다. 단원들은 정해진 시간에 그가 무슨 소리를 듣기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이처럼 어떠한 결과에 대하여 흐트러짐 없이 주의를 집중하는 것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만이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러한 것은 오직 비전으로부터 나올 수 있다. 또는 코미시오나 오케스트라의 한 단원의 말처럼 ‘명지휘자의 계획된 의도’로부터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에 온갖 정열을 다 바치는 사람들과 리더들의 가슴속에는 ‘올바른 음색’에 대해 코미시오나가 갖고 있는 정열과도 유사한 뜨겁고도 강렬한 비전이 존재한다. 이러한 리더들이 불어넣는 비전은 종업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 즉 할 수 있는 능력을 자신이 갖추고 있다는 신념이 몸에 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리더는 도전자이며, 결코 종업원을 과잉보호하는 사람이 아니다.

폴라로이드사의 창업자인 에드윈 랜드(Edwin Land)는 “리더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도전이란 중요한 것이며 불가능한 일이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이 느끼도록 하는 일이다. 바로 그것이 사람들을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라고 강조한다. 또한 효과적인 비전은 먼저 직원들에게 힘을 불어넣고 그 다음에 고객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그에 앞서서 비전은 직원들로부터 최상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효과적인 비전은 안정적인 동시에 또 끊임없이 도전받아야 하고 변화의 여지가 있어야 한다. 존슨 앤 존슨사는 ‘신조에의 도전(credo challenge)’이라는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논리 정연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전의 핵심적인 내용은 거의 바뀌지 않지만, 조그만 변화들이 쌓여서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화에 착실하게 적응해간다. 비전은 험난하고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의 나침반 같은 작용을 한다. 따라서 비전은 나침반과 마찬가지로 주위환경을 고려하여 적절한 조절작용을 해주지 못한다면 그 가치를 잃게 되는 것이다.

넷째, 효과적인 비전은 모든 것이 혼란에 빠졌을 때 길잡이와 통제수단 구실을 한다. 미래에는 작은 조직과 간소한 구조로 신속히 움직이는 행동 지향적인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 그러한 기업은 자율관리팀으로 구성되어 있고, 일선에서 감독자를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중간관리자도 거의 없는 조직형태를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그러한 기업에서는 책임 소재가 문제가 된다. 예를 들면 탄딤사의 한 중역은 “통제란 수없이 많은 검토나 회의 또는 보고를 의미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통제란 회사에 관련된 기본적인 개념과 철학을 이해하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한다. 탄딤사가 이러한 말을 현장에서 실현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모든 종업원을 참여시키기 위해 쏟아부었던 엄청난 노력과, 종업원들이 갈팡질팡하지 않고 일관성 있게 비전을 실천하도록 만든 훈련에 있었다. 비전이 길잡이 구실을 하도록 하려면, 모든 계층의 관리자들이 언제든지 일관성 있는 비전과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 베니스와 네이너스는 “신뢰는 조직을 잘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윤활유이다. 신뢰는 책임감, 예측가능성, 정확성 등을 내포한 개념이다. 우리는 예측 가능한 사람, 즉 직책이 알려져 있고 그러한 직책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신뢰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다섯째, 효과적인 비전은 미래를 대비한다. 동시에 과거도 존중한다. 독일의 현대 철학자 중 한 사람은 “과거를 기억하고 과거의 개념을 정립하고 과거를 해석하는 사람만이 미래의 승자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상스럽게 들리겠지만 비전은 미래에 관한 것 못지않게 과거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혼다(本田)가 품질을 새로이 부르짖는 것은, 존경받는 창업자의 장인정신이라는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즉 오늘날의 구속적인 굴레를 끊어버리려고 노력할 때에는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전통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여섯째, 효과적인 비전은 커다란 성공보다는 세세한 일 가운데서 실천된다. 비전은 간결하고도 포괄적이며 주력시장에서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청사진이다. 비전은 세세한 일들을 실행함으로써 실천된다. 최고경영자의 노트에 적혀 있는 메모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 그리고 누가 회의에 참석하는가 하는 것은 순간순간 비전의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한 것들은 신뢰와 믿음의 기반을 형성한다.

3. 공유할 수 있는 비전

비전이 실천되기 위해서는 개인들의 비전을 결합시켜 전 임직원이 함께 나눌 수 있는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이 비전을 공유할 때, 그들은 주인이 되고, 함께 창조하는 사람들이 된다. 각자의 비전을 형성하는 초창기에는 ‘나의 비전’이지만, 전원이 공유하는 비전이 개발될 때, 이는 ‘나의 비전’인 동시에 ‘우리의 비전’이 된다. 셍게(Peter Senge)는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을 만드는 요령으로 다음 다섯 가지를 제안한다.[120]

첫째, 개인의 비전을 북돋워준다. 공유될 수 있는 비전은 개인의 비전으로부터 출발한다. 사람은 결코 자기 자신의 이해관계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사람들의 가치관은 가족, 조직, 지역사회, 심지어 세계와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은 역량에서 개인차를 보일 뿐이다.

둘째, 의사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만든다. 리더는 기업의 비전을 공식적으로만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비전을 끊임없이 직원들과 함께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 “이 비전은 당신이 헌신할만한 가치가 있지 않습니까?”라고 자신 있게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목표를 제시하고 추종만을 강요하는 데 익숙한 관료주의자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셋째, 비전의 형성은 지속적인 여정이다.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을 만드는 것은 끝이 없는 여정이다. 비전이 갖고 있는 이미지도 진화하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리더는 공식적으로 비전을 공표하고 문서화한 뒤에는 비전을 잊어버린다.

넷째, 외향적 비전과 내향적 비전을 혼합한다. 다이내믹한 비전은 많은 경우 외향적이다. 비전은 외부에 있는 사람들, 즉 경쟁자들과 관련해서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적을 무찌르는 것에 한정된 목표는 그 비전이 성취되는 즉시 손쉽게 방어적인 입장으로 바뀌어버린다. 이와는 달리, 새로운 유형의 제품을 창조하고 기존 제품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려 고객을 만족시키는 도전적 목표를 제시하는 내향적 비전은 새로운 창의력과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적을 무찌르는 것만을 목표로 하는 비전은 결국 조직을 약화시킨다.

다섯째, 적극적 비전과 소극적 비전을 구별한다. 조직은 많은 경우 그들의 생존을 위협받을 때만 진정으로 힘을 합쳐 밀고 나간다. 대부분의 사회운동도 마약퇴치, 금연, 핵무장반대 같이 사람들이 원치 않는 것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소극적 비전 아래에서는 큰 위협이 있을 때만 함께 힘을 합쳐 밀고 나가게 된다. 또 소극적 비전은 단기적인 것으로 끝나는 경향이 있다. 조직에 동기를 부여하는 근본적인 에너지원은 ‘공포와 야망’이다. 소극적 비전의 배후에 있는 공포는 단기적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만, 야망은 학습과 성장의 지속적인 원천으로 유지된다. 따라서 적극적 비전에는 기업이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야망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4. 비전 만들기

비전이 갖추어야 할 특징은 다음과 같다.[121] 짧지만 가슴에서 동참 의욕이 우러나올 정도로 강해야 하고 미션에 입각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나타내야 하며 조직의 문화와 가치관과 일치해야 한다. 기존 문화를 무시한 비전은 힘을 잃게 된다. 미래에 요구되는 문화와 현재 조직 문화 간의 차이에 대한 대응방침은 중기 경영방침에 반영시켜야 한다. 이러한 비전의 사례를 살펴보면 <표 7-6>와 같다.

<표 7-6> 일류기업의 비전

회 사 비 전
더글러스 항공사 퀄리티(quality)는 최상의 가치다.
NEC 컴퓨터와 원거리 통신의 접목을 실현하기 위해……
맥도널드 질(質), 서비스, 청결, 가치
AT&T Transmission Systems 사업부 고객의 기대를 능가하여 우리가 하는 모든 영역에서 제일이 되고 고객, 종업원, 주식투자가 및 사회에 대한 우리 조직의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사업을 성장시키며, 네트워크 시스템(Network Systems) 부문과 연계하여 AT&T의 미션을 성취한다.

선진 사례로, AT&T는 일곱 단계의 비전 설정 프로세스를 활용하고 있다.[122]

1단계: 3~5년 후의 미래상에 대한 항목을 나열한다. 조직이 3~5년 후에 성취하고자 하는 미래상에 대해 브레인스토밍 기법과 투표 기법을 활용하여, 관리 가능한 몇 가지 항목들로 나열한다.

2단계: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비전 달성수단(driver)’을 나열한다. 수단으로 브레인스토밍 기법 등을 활용한다.

3단계: ‘비전 달성 주요수단(major driver)’을 도출한다. 밀접 관계도(affinity diagram)를 통해 비전 달성수단을 그룹핑하여 관련된 항목들을 연결시키고 소수의 비전 달성 주요수단을 선정한다.

4단계: ‘비전 달성 핵심수단(key driver)’을 정의한다. 상관관계도(interrelationship diagraph)를 통해 비전 달성 주요수단 간의 원인/결과 관계를 분석하여 비전 달성 핵심수단(key driver)을 결정한다.

5단계: 조직의 기존 문화와 가치관을 고려한다. 기존 조직 문화 및 가치관이 비전 실현을 위해 결정된 비전 달성 핵심수단을 수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검토 결과는 중기 경영방침에 반영한다.

6단계: 비전 초안을 기술한다. 결정된 핵심수단(key driver)을 사용하여 비전의 초안을 만든다.

7단계: 비전을 완성하고 공유한다. 캐치볼(catch ball) 기법[123]을 활용하여 조직의 전 부문과 상하 양방향으로 비전 기본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최종안을 도출한다. 비전의 설정은 최종적으로 조직 리더의 책임이지만 조직원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비전은 무의미하다.

캐치볼 기법을 활용하여 비전에 대한 정보를 교환할 때 일차적으로 리더가 조직원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정보는 다음과 같다.

■ 3~5년 내에 지향하는 회사의 모습은?

■ 그곳에 도달하는 방법은?

(리더는 일차적으로 수집된 정보를 활용해서 비전을 정의하며 이를 다시 종업원들에게 피드백시킴으로써 다음의 이차적 정보를 수집한다.)

■ 일상적인 업무에서 일의 우선 순위를 결정할 때 정의된 비전이 유용한가?

■ 기존의 문화 및 가치관 시스템이 비전을 수용할 수 있는가?

(캐치볼을 통한 비전의 보완 작업은 최종적으로 전 계층이 비전을 공유할 때까지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제4절. 계획 수립

변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특정한 변화 프로그램이나 기법을 일정한 절차에 따라 정확하게 수행하기만 하면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있다. 또 과거에 성공적 변화를 경험한 적이 있는 조직일수록 이러한 결론을 성급히 내리고 확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변화 프로그램이란 그것이 어떤 종류이든 상관없이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다. 같은 종류의 변화라도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칠 수 있으므로 절대적인 최선의 방법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변화를 계획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은 주어진 상황과 선택을 비교하여 최선의 과정을 선택해야 한다.[124]

1. 세 가지 변화 전략

친과 벤(Robert Chin & Kenneth Benne)은 변화 전략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고, 이 세 가지 전략을 적절히 혼용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125]: ■ 권력 집중적 전략 ■ 합리적/경험적 전략 ■ 규범에 의한 재교육적 전략

(1) 권력 집중적 전략 (power-coercive approach): 이는 전형적으로 몰아붙이는(push) 전략이며 내가 당신의 보스니까 그렇게 하시오’라고 명령하는 방식이다. 이 전략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제도나 규정의 개혁, 권력층 교체나 인사이동, 협상이나 교섭, 보상 실시 등에 활용하므로 변화 주도자의 힘이 강해야 한다. 변화 주도자는 변화 대상자의 저항 상태에 따라 ‘참여→협상→소외→제거’의 순서로 이들을 관리한다. 따라서 이 전략은 개혁 추진경험이 없거나 집단 이기주의에 의한 저항이 강할 때, 또는 개혁의 위급성이 대단히 높을 때, 시간이 절대적으로 급박하고 조직이 상당히 경직되어 있을 때 단기전략으로 택할 수 있으나 개혁 추진과정에서 저항과 부작용이 클 수 있다.

(2) 합리적/경험적 전략(rational-empirical approach): 이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새로운 정보에 대해 이성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변화가 이루어진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이 전략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진다. 연구, 인원 선발, 과학적 방법론 도입, 조직원 참여와 역할 분담, 자율적 개혁추진의 제도화 등을 통해 변화를 추진하는 전략으로 조직원의 동참과 지원을 유도할 수 있으며 개혁능력을 내재화할 수 있다. 이 전략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경험, 지식, 능력이 필요하며(외부기관의 도움만으로는 안되며 조직 내부의 경험, 지식, 능력도 요구) 이를 조정하고 관리하는 데 상당히 많은 노력이 수반된다. 따라서 지속적인 개혁 추진의 성공을 제도화하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호지킨슨(Herold Hodgkinson)은, 이러한 접근 방식은 가장 많이 채택되는 반면 그 효과가 제일 적다고 말한다.[126] 과연 얼마나 멋지고 의미 있는 정보를 자주 제공할 수 있겠는가?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과 담배를 끊는다는 사실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3) 규범에 의한 재교육적 전략(normative-reeducative approach): 장기간의 변화가 필요할 경우에는 사람들의 요구와 욕구와 연계하여 변화를 추구한다. 이는 대부분의 계획적 변화에서 채택되는 접근방식이다. 이 전략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진다. 카운슬링, 교육, 상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제도 등을 마련해주고 결과에 대한 피드백, 추진예상 일정, 기대역할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변화추진기법으로 개혁 추진내용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고 개혁과정에서 나타나는 불안이나 정서적 적응문제를 도와주고 필요한 지식과 기술 등을 재교육시킨다. 따라서 정보 부족에서 오는 오해와 불신, 혼란 등을 없애주고 자신감을 심어줌으로써 자발적으로 개혁에 참여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비용이 수반되며 이해집단 간의 갈등이 심한 경우 추진 자체가 미궁에 빠질 수 있다. 이는 조직 내 개혁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추진 초기에 적합하다.

2. 실험 조직 또는 주도 조직의 선정

변화가 성공할 수 있으며 바람직하다는 사례를 보여주기 위해 변화를 조직 전체에 전면적으로 적용하기 전 ‘예비적 실험’이라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예비적 실험 방안으로는 다음의 것들이 있다.[127]

■ 여타의 다른 모델을 조사한다.

■ 부분적인 실험 후 그 결과를 가지고 여론을 주도하고 지원을 획득한다.

■ 경험으로부터 얻은 학습을 통해 모델을 조정한다.

■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전문가에게 위임하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예비적 실험에는 다음과 같은 리스크나 한계가 있다. 즉 저항을 야기시키거나 NIH(Not Invented Here) 증후군으로 전파에 한계가 있거나 조직 내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우려를 조장한다. 또 두 가지 시스템을 동시에 운영함에 따라 경영 코스트가 증가하며 변화에 필요한 모든 프로그램을 실험 대상으로 할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예비적 실험을 활용하는 방법으로는 전체 전략을 명확히 하고(예비적 실험의 역할을 포함) 나머지 조직이 사전지식을 가지고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며 실험 결과를 문서화하고 학습함으로써 경험을 전파한다. 또한 변화를 주도할 부문이나 분야로 다음을 택할 수 있다.[128]

■ 최고경영자나 대응 시스템의 책임자

■ management-ready 시스템: 변화에 대응할 준비가 된 그룹이나 조직

■ hurting 시스템: 과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상당한 불편함을 느껴온, 하지만 현재는 대응할 준비가 된 특정 시스템

■ 역사가 짧은 신규 팀이나 시스템

■ 스탭: 향후 변화 수행 시 지원을 담당할 부문

■ 특정 목표 실현을 위한 일시적 프로젝트 시스템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변화를 어디서부터 집행할 것인가에 대한 교과서는 없으며 이는 체계적 논의를 통해 결정, 선택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3. 변화 관리 체제의 구축

변화 관리 체제를 만들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사항은 다음의 능력을 가진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다.[129]

(1) 변화에 필요한 경영자원을 적기에 동원할 수 있는 능력

(2) “기존 운영 체제”와 “변화” 양면 모두에 대해 자신의 관점을 가지고 새로 요구되는 행동에 대해 적정한 속도로 적정한 양의 자원을 투입할 수 있는 능력

(3) 효율적인 대인관계 기법을 가지고 있으며 힘보다는 설득력이 우수한 사람 또한 전이 단계를 관리하는 효율적 구조로서는 다음과 같은 대안들을 고려할 수 있다.

■ 조직의 장이 프로젝트 관리자가 되며 조직의 일상 업무가 과중한 경우에는 일상 업무는 스탭이 대행한다.

■ 최고경영자가 스탭이나 라인 중에서 프로젝트 관리자를 선정하여 일시적으로 지위와 능력을 부여한다.

■ 계층 구별이 강한 조직의 경우에는 매트릭스(matrix) 조직의 장들에게 기존 업무에 부가하여 전이 관리 업무를 수행토록 한다.

■ 변화와 관련된 부문의 대표자 집단(representatives of constituencies)이 담당한다.

■ 조직의 공식적 대표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으로부터 신뢰받는 리더 집단(natural leaders)에서 선정한다.

■ 조직 전 부문에서 관리그룹 선출: 다양한 계층, 문화, 기능부문으로부터 지속적 정보가 요구될 때에는 부문의 공식 대표 대신 샘플 추출에 의해서 그룹을 선정한다.

■ 키친 캐비닛(kitchen cabinet): 최고경영자에게 비공식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한다. 특히 최고경영자가 직접적인 통제를 원할 때에는 이러한 2~3명의 내부 인력을 가동하는 것이 좋다.

또한 최고경영자는 변화의 전이 단계를 관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책임을 가진다.[130]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상황별 대안을 준비하고 전담 관리 방안을 선정하며 관리구조, 시스템을 구축한 후 이러한 조직, 시스템의 존재를 관련 부서에 알려야 한다.

4. 변화 프로세스와 행동계획의 개발

변화 프로세스 계획은 변화를 수행하는 사람이 지참하는 지도에 해당한다. 이러한 지도는 다음의 특성을 만족시켜야 한다.[131]

■ 목적성: 변화 목표, 우선 순위와 분명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 업무 구체화(task specific): 실천과제가 명쾌하게 정의되어야 한다.

■ 상호 연결(integrated): 산재된 여러 행위가 상호 연결되어야 한다.

■ 시간 요소(temporal): 시간에 따른 실행 순서가 정해져야 한다.

■ 적응 가능(adaptable):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적응해야 한다.

■ 동의(agreed): 조직의 최고경영자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한다.

■ 비용 효과적(cost effective): 시간과 인력 투입이 효과적이어야 한다.

또한 변화는 보통 단독으로 발생하지 않고 여러 개가 동시에 발생한다. 이때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132] 변화는 자원(시간, 돈, 에너지 등)을 요구하며 현재 진행되는 변화는 앞서 시작된 변화의 결과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과, 다른 변화 관련자들은 현재 변화의 성공을 그들의 기반으로 삼고자 하며 변화 목표는 보통 일련의 단계별 작은 변화 노력들로 이뤄진다는 점 등이다.

한편 존스(John Jones)는 변화 행동계획에서 감안할 요소로 SPIRO모델을 제안한다.[133]

■ 구체성(Specificity): 행동이 구체적인가?

■ 목적성(Performance): 목적은 무엇인가?

■ 참여(Involvement): 누가 역할을 담당하는가?

■ 현실성(Realism): 수행할 자원은 확보할 수 있는가?

■ 측정성(Observability):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가?

또한 위험분석(risk analysis)도 필요하다. 모든 변화는 손실도 초래하므로 변화의 이익을 주창하는 것에 더하여 위험에 대한 분석과 이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다.

5. 핵심집단의 참여유도 계획

핵심집단(critical mass)이라 함은 성공적 변화를 위해 반드시 동참시켜야 할 집단을 말한다. 이들은 보통 회사에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기존의 규칙을 정의한 사람들로, 이들의 변화는 동료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를 위한 참여유도 계획(commitment plan)은, 과거에는 보통 정치적 관점에서 관리되던 경향이 있으나 실질적으로 아이디어와 경영자원을 제공받으며 필요한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받으려면 체계적 분석에 근거하여 계획을 세워야 한다. 참여유도 계획은 다음의 단계를 밟는다.[134]

■ 1단계: 참여가 필요한 목표 선정(개인 또는 그룹)

■ 2단계: 변화의 효율성을 올릴 수 있는 핵심집단의 선정

■ 3단계: 핵심집단으로부터 참여를 얻는 계획 수립

■ 4단계: 프로세스를 평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핵심집단으로부터 참여를 얻는데 사용되는 몇 가지 방안은 다음과 같다.

■ 문제점 적출 활동: 문제를 함께 정의하는 과정에서 변화에 대한 참여를 얻는다.

■ 교육활동: 교육을 통해 인식 공유와 참여를 얻는다.

■ 보상 시스템 변경

■ 역할모델: 최고경영진이 주기적인 심층분석회의(deep sensing meeting) 개최와 같은 모범을 보인다.

■ 상호 협동적 메커니즘: 변화 관리를 위한 공동작업을 맡김으로써 궁극적인 참여를 얻는다.

6. 변화계획 단계에서의 열 가지 함정

성공적인 변화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실패 요인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카널(Colin Carnall)은 21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후 변화를 계획하는 단계에서 나타나는 함정 열 가지를 제시한다.[135]

첫째, 변화 프로젝트 담당자에게 계획 기능을 전담시켜 최고경영자의 참여가 부진하다. 둘째, 최고경영자가 현안에 너무 몰두하여 장기적인 계획에는 크게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지 않아 계획이 관리자와 스탭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 셋째, 장기계획에 부합하는 회사 목표를 설정하는 데 실패한다. 넷째, 계획 수립 과정에서 현장 인원의 참여를 얻는 데 실패한다. 다섯째, 계획을 경영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사용하는 데 실패한다. 여섯째, 유연하고 변화에 저항하지 않는 조직문화 구축에 실패한다. 일곱째, 조직 전체의 변화계획 수립은 경영 프로세스와 별개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진다. 여덟째, 지나친 공식화(formality)로 유연성, 창의성이 저해된다. 아홉째, 최고경영자가 장기계획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그 계획에 관여했던 부문 관리자들과 의견교환이 미흡하다. 열째, 최고경영자 자신의 직관적인 판단을 앞세워 공식적인 계획 메커니즘을 무시한다.

이러한 대규모의 변화계획을 평가하는 항목으로 코너(Daryl Conner)는 다음의 체크리스트를 제시한다.[136]

<표 7-7> 변화계획 평가 체크리스트

■ 현재의 변화 수용 능력을 감안했는가? 추가로 조직원에게 요구되는 노력은 무엇이며 이는 어떻게 준비시킬 것인가?

■ 앞으로 닥칠 쇼크로 인한 역기능에 대한 방안은 있는가?

■ 개인과 그룹의 탄력성을 향상시키고 유지하는 방안이 있는가?

■ 변화에 대한 부정적 저항을 관리하는 방안이 있는가?

■ 변화에 대한 긍정적 저항을 관리하는 방안이 있는가?

■ 변화 선언이 여러 핵심 관련자에게 맞도록 가공되어 있는가?

■ 조직원들이 변화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비관론’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변화를 제대로 설명하는 방안이 있는가?

■ 변화가 치유책을 제공하고 고통을 관리하는 프로세스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가?

■ 변화에 관련된 핵심적인 후원자, 집행자, 대상자, 옹호자를 정하고 그들의 역할을 제시하는 명확한 기준이 설정되어 있는가?

■ 많은 변화 노력을 했으나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 즉 블랙홀을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는가? 블랙홀은 대부분의 경우 초기 후원 능력이나 지속적인 후원이 모자라서 발생한다.

■ 초기 후원자의 능력과 지속적인 후원자의 능력을 개발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는가?

■ 변화가 지속적으로 실천되기 위해 변화 관련자들이 근본적 개혁(burning platform: 현상을 유지하는 비용이 너무 과다할 때는 플랫폼을 불태워버리고 새롭게 짓는다는 의미로 기반을 완전히 허물어 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근본적 개혁을 의미)을 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는가?

■ 변화 관련자들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상호관계를 설정하는 방안이 수립되어 있는가?

■ 변화가 문화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적절히 나타내고 있는가?

■ 변화를 하는 데 있어 인간적 차원을 기술적 차원에 결합시키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는가?


제5절. 변화의 실행

변화 프로그램이 계획과 틀림없이 실행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이를 정상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137] 추진 도중에 새로운 과정이 삽입되거나 당초계획과 달리 운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위경영진과 각 부문과 각 계층의 대표자로 구성되는 shadow 그룹을 결성하여 변화 과정을 감독하고 변화를 향상시킬 방법을 논의하는 활동을 통해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1. 캔터의 변화실행 여덟 단계

캔터(Rosabeth Moss Kanter)는 변화를 실행하는 과정으로 <그림 7-1>의 여덟 단계를 제안한다.[138]

<그림 7-1> 캔터의 변화실행 여덟 단계

(1) 실행기반 구축: 실제로 변화 조치에 착수하거나 조직에 변화 프로그램을 공표하기 전에 먼저 변화 실행에 결정적 역할을 할 사람을 섭외, 확보한다. 우선적 대상자는 정보 전문가, 자금 전문가, 법률 전문가 등 전문기술 보유자로 이들은 변화 실행을 위한 중요한 자원을 제공한다. 두 번째는 이해관계자인데 이들은 변화에 의해 직접적 손익이 있는 사람으로 특히 손해를 보게 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변화 조치 이전에 합의를 구하거나 손해를 중화시킨다.

(2) 비전 공유: 비전은 변화에 의해 조직이 가야 할 목적지의 모습으로, 조직원들이 큰 목적을 알고 있어야 변화의 방향에 대한 혼란이 없다. 또한 변화를 주저하는 세력에도 용기와 의지를 심어주게 됨으로써 불안감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기능도 한다.

(3) 변화구조와 프로세스 정립: 변화의 주체가 누구이며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는가 하는 문제를 명확하게 하여 혼란과 지연을 방지하거나 완화시킨다. 특히, 변화를 담당하는 태스크 포스(task force) 등 특수조직의 경우 그들의 이정표와 위치, 평가 기준 등을 명시해야 활력과 열의를 유지할 수 있다.

(4) 원활한 의사소통과 철저한 교육훈련: 변화의 실행은 많은 사람을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유도하는 과정이므로 교육훈련 과정을 필요로 하며 이에 대한 스케줄도 명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갖기 위해서 의사소통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는데 1대1 대화를 통하든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전도의 형태를 취하든 조직 내에 변화에 대한 환영과 공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5) 방침과 시스템 재점검: 변화 방침과 시스템이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계속적으로 점검하고 재조정한다.

(6) 조직 내 참여와 혁신 유도: 부문 내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부문별 자율적인 운영을 장려해야 한다.

(7) 측정 기준과 피드백 메커니즘 확보: 성과측정 기준은 결과지표와 과정지표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에서도 과정 지표가 특히 중요하며, 이 지표를 개발하는 것은 특정한 팀에서 담당하는 것이 보통이다.

(8) 상징적 효과와 보상: 상부에서 아무리 전략적 변화를 시도해도 하부의 열의가 없으면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진정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조치 내용보다도 피부로 느껴지는 가시적인 변화를 보여주어야 한다.

2. 변화 실행 단계의 열 가지 문제점

카널(Colin Carnall)은 93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후, 변화를 실행하는 단계에서 나타나는 문제점 열 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139]

■ 최초 계획된 시간보다 오래 소요: 응답률 76%

■ 당초 예상치 못했던 문제점 돌출: 74%

■ 효과적이지 못한 실행 액션: 66%

■ 경영진의 경쟁심리로 인한 계획외 실행: 64%

■ 실행에 관련된 조직원들의 능력 부족: 63%

■ 말단 조직원에 대한 교육 내용 부적절: 62%

■ 실행에 악영향을 주는 통제 불가능한 외부환경 변화: 60%

■ 부문관리자의 리더십 부족: 59%

■ 핵심과제가 세밀히 정의되지 못함: 56%

■ 실행과정을 관리하는 정보시스템이 부적절: 56%

3. 변화에 대한 자발적인 의지와 능력 증대

조직원들의 변화에 대한 의지와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140] 즉 전통, 규칙, 업무 방법 등이 상당히 고정되어 있는 경우 경영자는 조직원들이 기존의 태도나 행동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해빙(unfreezing)시켜야 한다. 또 조직의 목표, 우선 순위가 공유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었을 때에는 목표 설정 프로세스를 재점검해야 하며 기존의 조직구조가 수행되어야 할 업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때에는 구조를 변경한다. 기존 구조가 변화를 수용하기 어렵게 되어 있을 때에는 임시적으로 이를 해결할 시스템이나 프로젝트를 만들 수도 있으며 변화를 수행하기 위해 신기술, 지식, 정보가 필요하면 적절한 교육을 실시한다.


제6절. 평가와 피드백

1. 변화 노력의 평가

평가는 그 목적과 기능이 명쾌해야 하며 정보의 종류, 정보 제공원, 시간과 자원의 제약을 고려하여 정보 수집방안과 시점을 적절하게 결정, 운영해야 한다.[141] 변화계획 자체를 잘 세우면 평가를 위한 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으며 평가계획을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변화 관리자는 특히 다음의 항목에 관심을 두고 결정하여야 한다.

■ 평가의 목적이나 우선 순위에 대한 명확한 공감 획득

■ 요구되는 정보와 정보원의 적절한 선정

■ 평가 정보를 받을 대상(관리자, 변화 집단 등)의 선정

■ 자원의 제약을 고려한 정보의 취합/분석 기법의 선정과 평가 시기 결정

■ 필요하고 가능한 자원의 결정과 스탭 기능의 명료화: 이러한 계획은 변화를 위한 프로세스의 일부가 되어야 하며 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서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을 미리 정해야 한다.

(1) 평가의 주요 목적에 관련해 평가한다. 전체 변화구조의 기능을 점검하는 데 변화 노력의 결과를 검토하는 것이 핵심이며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 결과가 어디까지 완성되었는가?

■ 변화의 노력을 더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인가?

■ 잘못된 것은 무엇인가?

■ 현 조직 상태에 대한 조직원들의 태도는 어떠한가?

■ 최고경영진이 만족할 현재와 미래의 조직 상태는 어떠한 것인가?

■ 특정 경영기법의 효과가 있는가? 대규모 변화의 특징은 호수에 ‘특정 경영기법(intervention)’이라는 돌멩이를 던졌을 때 번지는 물결 효과(ripple effect)가 생긴다는 점이다. 즉 기대치 않은 파급 효과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결과와 기대의 격차를 관리하고 즉각적인 치유책을 제공함으로써 변화의 방향에 부응하도록 유도해나가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변화를 지속시키는 에너지를 제공하고 변화 노력에 동기부여가 되는 상황을 평가한다. 특히 이러한 평가 정보는 향후 학습/경험의 중요한 자료로써 활용된다.

■ 적절 수준의 긴장을 유지

■ 공식적 평가 자체가 하나의 경영기법으로서 기능

■ 이의 적용 시점은 한 단계의 중요한 사건이 끝나고 새로운 사건에 진입하기 직전이 적절하다.

(2) 정보와 정보원을 적절히 선정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들을 고려한다.

■ 관련된 조직의 변수는 무엇인가?

■ 태도: 조직 목표, 도덕성 등에 대한 태도

■ 조직 프로세스: 의사소통, 의사결정, 문제해결, 충돌, 관리 등

■ 조직구조: 역할과 책임의 명확성, 보상 시스템, 보고 관계 등

■ 조직 아웃풋: 생산성, 판매 등

■ 누가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가?

■ 생성된 정보는 누가 사용하는가?

■ 정보에 대한 피드백 계획은?: 정보에 대한 피드백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에 대한 명쾌한 사유가 전달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조직 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3) 정보의 취합 방법과 분석 방법을 선정할 때는 다음 사항을 고려한다.

■ 정보 취합 방안으로는 인터뷰, 질의, 관찰, 조직 기록, 운영 보고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들 방법은 용이성, 속도, 질(質) 등에서 각각 장단점이 있다.

■ 시간과 자원의 제약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기법을 활용한 결과에 대한 평가는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

■ 특히 언제 변화를 점검할 것인가 하는 결정은 평가 목적과 분석정보가 필요한 시점에 대한 고려가 따라야 한다.

(4) 경영자는 스탭과 특정 경영지원의 활용에 대해 결정해야 하며 이에 대해 다음의 지침을 설정해주어야 한다.

■ 수집해야 할 정보

■ 어디서, 누구에게서 정보가 수집되어야 하는가?

■ 방법, 자원, 지원의 측면에서 어떻게 평가를 설계하는가?

특히 보상 시스템과 평가 시스템 간의 연계성에 대해서는 조직원들에게 명쾌한 인식을 주어야 하며 평가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평가 목적을 분명히 하고 정확한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여야 하며 변화노력에 대한 평가와 개인별 업적에 대한 평가는 분명하게 구분 짓는다. 익명도 가능하며 성공과 실패에 대한 정보 모두가 수집, 분석되어야 한다. 단, 정보가 무절제하게 많이 취합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는 집중도가 떨어지고 과다한 에너지가 소모되거나 정보별 대응이 평범해지며 원가가 올라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2. 목표달성 후의 변화 관리

변화 목표가 달성된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 유지가 요구되는 동적인 상태이므로 효과적 관리를 위해서는 피드백 시스템이 필요하다.[142] 즉 변화의 주목표가 달성되면 사람들은 행복, 긴장 해소 등의 새로운 상태를 접하게 되지만, 경영자는 새로운 상태도 계속 동적인 상태로 인식하여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설정하는 데 관심을 두어야 한다.

성공적 변화 관리를 위해서는 경영진이 전이과정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개선의 우선 순위에 대한 확실한 프로세스(과정)와 프로시저(절차)가 있어야 한다. 또한 피드백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있어야 하고, 보상 시스템을 통해 변화 프로세스에 투자한 시간과 에너지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조직의 변화 목표가 달성되면 변화의 효과와 운영상태에 대한 체계적 정보를 경영자에게 제공하는 메커니즘과, 조직 전 부문에 퍼져 있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요구가 발생한다. 이때 지속적 변화를 위해 현재 위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드백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실용안은 다음과 같다.

■ 정기적인 팀 미팅: 관리그룹과 주요 부서의 장들이 주기적인 미팅을 열어 과거 업적 분석과 향후 방향 설계에 관한 정보를 의논, 공유한다.

■ 조직 정보 공유 미팅(organization sensing meeting): 최고경영자가 임의로 선발된 조직원들과 개최하는 모임으로 현상에 대한 실제적 정보 제공이 목적이며 징벌 수단으로 사용되면 안 된다.

■ 부문 간 정기적 미팅: 각 그룹의 전부 또는 대표자가 모여 ‘무엇’과 ‘왜’에 대한 정보를 교환한다.

■ renewal conferences: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안건을 가지고 2~3일간 모임을 가진다.

■ 목표설정을 위한 성과 점검: 과거의 성과와 실행 우선 순위에 대한 점검을 통해 다음 단기목표를 설정하는 모임을 매년 또는 일년에 두 번 갖는다.

■ 외부 컨설턴트의 정기적 방문: 외부 컨설턴트가 주기적으로 방문한다. 컨설턴트 역할의 핵심은 ‘그곳에 있는 것’이다.

3. 조직의 학습능력 축적

변화에서는 ‘무엇을 바꿀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변화가 조직 내에서 자율적으로 또 반복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방법이 조직 내에 체질화되어야 한다. 즉 조직학습이란 ‘조직의 환경 적합성(외적 적합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지식, 신념, 가치, 능력 등을 탐색, 습득하고 이용하는 과정’을 말한다.[143] 또한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이란 ‘지식을 창출하고 획득하며 이전하는 데에, 그리고 새로운 지식과 통찰력을 반영하도록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에 능숙한 조직’을 말한다.[144] 『포춘』은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1990년대에 가장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기업은 ‘학습조직’이라고 불리는 기업, 즉 완전한 적응력을 갖춘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145] 일본 기업이 미국 기업을 앞서는 데 대해 많은 연구결과가 나왔으며, 최근에는 셍게(Peter Senge) 등이 주장하는 ‘일본 기업이 미국 기업에 비해 조직학습 능력에서 앞선다’는 내용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조직학습이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아지리스와 숀(Argyris & Schon)은 조직학습을 ‘적응적 학습’과 ‘창조적 학습’으로 구분했다.[146]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TQC는 조직학습이 적응적 학습으로부터 창조적 학습으로 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TQC는 계속적인 실험과 피드백을 강조함으로써 일본 기업을 학습조직으로 만들었다. TQC 운동 초기에는 ‘표준에 적응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는 제품을 설계자가 의도한 대로, 기업이 고객에게 약속한 대로 신뢰성 있게 생산하는 일이었다. 그 다음은 ‘고객의 요구에 맞추는 것’에 초점이 주어졌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보다 잘 이해하여 그들의 요구를 신뢰성 있게 충족시키려는 노력이었다. 오늘날 초일류기업은 고객의 잠재적 욕구를 이해하고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잠재적 욕구란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가 있지만, 고객이 한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거나 요구할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는 욕구’를 말한다. 이러한 창조적인 발전 과정을 ‘창조적 조직학습’이라 한다.

이상 제7장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변화는 종합적인 시각을 가지고 추진해야 하며 ‘진단 → 비전 설정 및 계획 수립 → 실행 → 평가’ 과정으로 진행된다.


제8장. 변화의 성공요인

마지막으로 이번 장에서는 이상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본 변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성공요인에 대해 살펴본다.

제1절. 변화 방정식

박광량은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그림 8-1>처럼 네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147]

<그림 8-1> 성공적인 변화 요건

즉 변화의 출발단계에서는 변화의 필요성을 조직원들이 명확히 인식하도록 유도하고, 추구하는 변화의 목표상태(비전)를 명확히 제시해주면서 그러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신념)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면서 추진할 때 변화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 이들 중 한가지 요소라도 결여되면 그에 따라 <그림 8-2>처럼 방관, 혼란, 회의, 좌절 등이 발생하여 오히려 변화를 시작하지 않았던 것만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즉 조직원들의 심리적 유리감은 변화 추진 과정에서 발생했던 재원 낭비와 더불어 오히려 조직의 쇠퇴를 촉진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림 8-2> 해당 요소 결여 시 파생되는 결과

한편 카널(Colin Carnall)은 <그림 8-3>과 같은 변화 방정식의 사용을 권고한다.[148]

<그림 8-3> 카널의 변화 방정식

즉 변화의 에너지는 ① 현상에 대한 불만 ② 앞으로의 변화 과정에 대한 지식의 수준 ③ 비전의 공유 세 가지에서 나온다. 또한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변화에 필요한 에너지가 경제적 또는 심리적인 변화 비용보다 커야 한다.

DEC에서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변화 방정식을 사용한다. 즉 <그림 8-4>처럼 변화의 성공 가능성을 현상에 대한 불만족도, 변화계획, 최종 목표의 함수로 나타냈다.

<그림 8-4> DEC의 변화 방정식

이상의 세 가지 사례를 요약하면 <표 8-1>과 같다.

<표 8-1> 변화의 성공요인

박광량 카널(Carnall) DEC
·변화의 필요성 인식

·변화에 대한 명확한 비전

·계획의 실천

·변화 가능성에 대한 신념

·현상에 대한 불만

·비전의 공유

·변화 단계에 대한 지식

·현재 상황에 대한 불만족도

·명확한 최종 목표

·실질적 계획


제2절. 변화의 성공요인

1. 캔터의 변화실행 10계명

캔터(Rosabeth Moss Kanter)는 그녀의 명저 『조직변화의 도전』에서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변화 실행의 핵심사항을 열 가지로 정리한다.[149]

첫째, 변화의 필요성을 분석한다. 경영진은, 조직이 주어진 환경에서 어떻게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 그 패턴상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계획하고 있는 변화에 따라 이는 어떤 영향을 받는지 등을 분석하여 효과적 실행계획을 세우는 기초로 삼는다.

둘째, 비전과 방향을 공유한다. 바람직한 비전은 단지 미션, 철학, 전략적 목표 등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정립하는 것이다. 즉 조직원들에게 ‘실현성 있는 미래의 꿈’을 심어줌으로써 이들도 비로소 무엇이 가능한지를 숙고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 과거와 단절한다. 조직이 새로운 비전과 관점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과거와 완전히 단절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는 해빙 단계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넷째, 위기의식을 창조한다.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을 때에는 위기의식을 창조해야 한다. 다만, 문제도 없는데 ‘늑대소년’처럼 공연히 분위기를 조장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유의한다.

다섯째, 강력한 리더의 역할을 장려한다. 대규모 변화의 경우 강력한 리더의 역할은 변화 전 과정에 걸쳐 핵심적이므로 변화 과정을 이야기할 때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여섯째, 정치적 지원을 확보한다. 리더십만으로는 변화를 성공시키기 어려우므로 추종자, 지원자들을 확보해야 한다. 이들은 변화 과정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할 수 있으나 변화의 직접적 이해관계자 등을 확보하는 정치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일곱째, 정교한 실행계획을 만든다. 변화를 실행시킬 무엇을(what), 어떻게(how), 언제(when)에 관한 구체적인 로드맵(road map)을 준비해야 한다.

여덟째, 변화를 실행시킬 구조(enabling structure)를 개발한다. 이는 워크샵, 교육, 훈련, 보상 시스템 마련 등 실제적 측면과 조직의 이름, 작업공간 변화 등 상징적 측면을 공히 포함한다.

아홉째, 조직원들과 의사소통을 활발히 하고 정직해야 한다. 이는 조직원들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결과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열째, 변화를 재점검하고 제도화한다.

2. 김영배의 10대 변화 성공요인

김영배는 성공적 변화를 위한 전략적 핵심요소로 다음 열 가지 사항을 제언한다.

첫째, 현상에 대한 위기의식에 관하여 공감대를 형성한다. 끓는 물 속에 던져진 개구리는 뛰어나와 살고 서서히 데워지는 물 속의 개구리는 그 속에서 죽고 말듯이 조직원들이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 문제 사항들을 공유해야 한다. 여기서 근본적 문제라고 하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뿐만 아니라 내재된 근본 원인을 의미한다.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현실적인 사업 문제와 연계된 원인을 찾도록 초점을 맞추는 것은 공감대 형성에 도움을 준다. 근본 문제의 진단과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서는 임시조직(task force, project team, 외부 컨설턴트, 선진 사례 등)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둘째, 최고경영자는 확고한 변화 의지를 가지고 전폭적 지원을 한다. 최고경영자가 변화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그 필요성, 추진 내용, 목표 및 결과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지속적 관심과 지원을 표명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최고경영자는 변화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전파함으로써 조직원의 참여를 유도한다. 즉 변화에 부합하는 성공 사례를 발굴하고 변화 과정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하며, 변화의 모범이 되는 가시적 활동을 수행하며 언행일치의 모범을 보인다. 또 변화 추진에 필요한 인력, 시간, 조직, 자원의 배분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변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후계 지도자를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

셋째, 최고경영자 이하 전체 조직원들이 변화의 장기 비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변화의 바람직한 방향이나 목표 수준에 대해 조직원의 이해와 공감이 반드시 필요하다.

넷째, 변화 전담 조직기구를 결성하여 일상적 현업과 분리된 별도의 독립조직 형태로 운영한다. 업무, 제도, 규정, 예산 등 기존의 관료적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또 변화에 필요한 관련 부서의 요원들로 구성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임시 조직으로 운영한다. 변화 추진과 관련하여 공개적이고 활발한 의사소통과 협조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변화 추진 담당자(change agent)를 선정한다. 변화 프로그램의 당위성과 목표에 확신을 갖는 주도자나 ‘변화 전도사’를 양성하고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이들은 변화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능력을 보유해야 하며 필요에 따라 교육을 실시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변화 추진 담당자를 후원하는 사람이 별도로 필요하다.

여섯째, 변화 추진 과정에서 예상되는 저항, 혼란, 시행착오에 대한 사전 대처 계획을 세운다. 변화 프로그램을 분류하여 우선 순위를 선정하고 감당할 수 있는 능력과 여건을 고려하여 순차적으로 실행한다. 작은 변화의 성공은 더 많은 조직원의 동참과 변화 추진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오므로 단순하고 쉬운 것부터 순차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전체적이고 급진적인 변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총체적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실행해나가라고 권장하고 있다. 한편 ‘불연속 균형 모델’과 같이 전체적이고 급진적인 변화와 부분적이고 점진적인 변화의 절충형을 권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총체적인 마스터플랜보다는, 방향은 최고경영자가 설정하되 세부적 문제점을 찾아내고 실행하는 작업은 하부에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이를 ‘마스터플랜(masterplan)형’에 대비하여 ‘로드맵(road map)형’ 전략이라고 한다.

일곱째, 변화 프로그램의 추진 과정에 대한 정보를 일관되게 제공한다. 변화의 목표와 방향이 결정되면 이를 위한 일련의 세부 프로그램은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실행되어야 실행상의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 여러 하부 프로그램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에는 상호 조정, 협조할 수 있는 경로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을 주지해야 한다. 특히 프로그램 실행 과정 중에는 조직원들에게 지속적, 반복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줌으로써 오해와 불신, 실행상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여덟째, 상황에 따라 적합한 추진 기법을 선택한다. 변화 추진 경험이나 조직원의 변화 수용 분위기, 저항의 원인, 변화의 파급효과 정도, 변화의 추진단계 등에 따라 선호하는 변화 추진기법이 다를 수 있다. 추진 기법을 선택한다는 것은 특정 기법 하나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많은 추진 기법을 사용하면서 그 적용 가중치를 조정하는 것이다.

아홉째, 변화 프로그램 추진은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한다. 조직의 내적 적합성 또는 일관성 유지를 위해서는 의식 개혁, 조직구조 개선, 제도 변경, 조직문화 및 분위기 변화 등 조직구성요소가 동시에 바뀌어야 한다. 이는 사람, 업무 및 제도, 조직구조 및 분위기 등이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으므로 어떤 한 요소만 바뀌는 경우에는 시행상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열째, 변화 능력과 변화 체질을 제도화한다. 궁극적으로 변화의 성패는 환경변화를 스스로 감지하고 적응할 수 있는 조직의 학습능력에 달려 있으며 혁신 추진 과정으로부터 변화 학습능력을 배양하는 ‘어떻게 배우는지를 배우는(learn how to learn)’ 형태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카오스(chaos: 혼란)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래전략조직, 혁신전담조직, 사내기업가제도 등을 통해서 내재화, 제도화해야 한다. 미래전략조직의 예로 히타치(日立)중앙연구소를 들 수 있다. 히타치중앙연구소는 히타치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을 때 조직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전략과 능력을 갖추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중앙연구소는 본사의 간섭이 전혀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본사가 운영에 간섭을 하면 히타치가 가지고 있는 패러다임으로 간섭하게 되므로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히타치는 이러한 공식조직을 통해 적극적인 학습을 권장하고 있다.

3. 이진주의 변화 성공/실패 요인

이진주는 변화 실천상의 성공요인과 실패요인을 <표 8-2>와 같이 비교, 소개한다.[150]

<표 8-2> 변화의 성공 요인과 실패 요인

구분 성공 요인 실패 요인
최고경영자 비전 제시와 적극적 지원 무관심, 이해 부족
중간관리자, 추진 전담자 열성, 능력, 이해 피동적, 무능력, 이해 부족
일반 조직구성원 의식 변신 지향, 유연함, 위기의식 보수적, 현상고수 지향적, 무사안일
목표와 관심 수준 전사적/거시적 목표 우선 부서별/개인별 이해득실 우선
프로그램과 아이디어 형성 장기적 관점 단기적 관점
다른 사람/부서의 제안에 대해 현실의 구체적인 내용을 다룬 프로그램 상부 제출, 특정 부서의 지시
문제점 발굴, 대안 제시 분위기 긍정적 칭찬과 비판 무조건적 부정
책임, 성과 평가 개선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개방적 분위기 실패로 인정하는 감축적 분위기
조직 상황 진단 책임을 모두 공유(공개주의) 공은 높은 데로, 책임은 낮은 데로(비밀주의)

4. 버거의 변화 성공요인

버거(Lance Berger)는 변화 성공요인으로 다음 아홉 가지를 제시한다.[151]

첫째, 변화는 항상 일어나며 반복된다는 사실을 기업은 받아들여야 한다.

둘째, 변화 촉발계기(change trigger)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변화 촉발계기란 현재의 경영상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기회나 위협요인을 말한다. 변화 촉발계기는 경쟁적인 시장이나 고객 차원에서 생길 수도 있고 종종 기업 내부적으로 생길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이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여 기업의 경영방식을 새롭게 바꾸도록 요구한다.

셋째, 회사의 시스템은 경영자들의 방관 자세(‘it can’t happen to me’)를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 IBM, GE, 시어즈 등은 여기에 너무 많은 시간과 경비를 낭비했다.[152]

넷째, 일단 변화 촉발계기가 발견되면 기업은 이에 맞서 싸우거나 그 이점을 취하기 위해 명확하고도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프로그램은 궁극적으로 고객만족을 지향해야 한다.

다섯째, 변화가 조직 내부적으로만 일어난다 하더라도 조직의 네 가지 핵심 지렛대인 전략, 운영, 문화, 보상이 총괄적으로 상호조화를 이루어 실행되어야 한다. 또한 조직 전체가 시장상황과 고객 요구와도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153]

여섯째, 좋든 싫든 변화에는 조직 내부의 저항이 생기므로 모든 회사는 핵심적인 인력(변화 추진자)을 충분히 배치해야 한다. 이들은 중요한 변화요인을 찾아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갖춘다.

일곱째, 경영층은 변화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은 변화 추진자로 인식되도록 행동한다.

여덟째, 최고경영자는 스타일, 기술, 감정에 있어 변화 추진자가 되어야 하고 CAO(Chief Alignment Officer) 역할을 맡는다. 최고경영자가 변화 과정에서 조직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은 이 역할뿐이다.

아홉째, ‘시장과 고객 서비스가 지배한다’는 철칙을 최고경영자부터 최하위직까지 신조로 삼지 않으면 위에 언급된 모든 것은 수포로 돌아간다.

5. 변화 성공요인 종합

위에서 언급된 변화 방정식과 여러 연구자가 제시한 변화 성공요인 및 앞서 살펴본 변화 관련 여러 이론을 바탕으로 변화에 있어서의 핵심적 성공요인(KSF: Key Success Factor)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래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초과 능력을 축적한다. 또한 변화는 ‘일상적’인 것이며 반복된다는 사실을 체득해야 하고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든다. 또한 변화의 촉발계기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다.

둘째,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한다. 현상을 냉정히 분석하여 현상에 대한 불만을 전체 조직이 공유하여 위기의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셋째, 변화에 대한 미래 비전을 만든다. 비전은 변화의 최종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며, 이러한 장기 비전과 방향의 공유를 통해 조직의 힘이 모인다.

넷째, 리더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다. 최고경영자는 변화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이를 조직원들에게 천명해야 하며 변화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여 추종자와 지원자를 조기에 확보한다.

다섯째, 변화 실행구조를 만든다. 즉 변화 전담기구조직을 결성하고 변화 추진담당자(change agent)를 선정, 양성한다.

여섯째, 변화 성공가능성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진다. 이를 바탕으로 과거와 과감한 단절을 시도하고 전체 조직원의 동참을 독려한다.

일곱째, 도전적인 실행계획을 세워 실천한다. 변화 계획은 명확한 방향, 경쟁력, 고객만족을 지향하며 저항, 혼란, 시행착오에 대한 사전대처 계획도 세운다.

여덟째, 조직 실정에 맞는 변화기법을 적용한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변화기법을 사용하고 조직의 외적 적합성(시장, 고객 대응)과 내적 적합성(업무, 사람, 공식 구조, 비공식 구조 간의 균형)을 향상시킨다.

아홉째, 원활하고 정직하게 의사소통을 한다. 변화에 관련된 정보를 일관성 있게 제공하여 변화 과정을 전체 조직원이 공유토록 하여 주인의식을 높인다.

열째, 변화 과정을 점검하고 변화 결과를 정착시킨다. 반복적으로 모니터링하여 변화 과정을 보완, 수정하고 변화 결과를 제도화한다. 특히 변화 능력과 변화 체질의 내재화를 통해 조직의 학습능력을 강화한다.

이상 제8장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즉 변화를 위한 핵심 성공요인으로는 환경 대응능력의 초과 축적, 변화의 필요성 인식, 변화에 대한 미래 비전, 강력한 리더의 역할, 변화 실행구조의 구축, 변화 성공가능성에 대한 신념, 도전적인 실행계획과 실천, 조직 실정에 맞는 변화기법의 적용, 원활하고 정직한 의사소통, 변화 과정의 점검과 변화 결과의 정착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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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 탄력성에 대해서는 제6장에서 상세히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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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 Harvey, T. R. (1990). Checklist for change: A pragmatic approach for creating and controlling change. Allyn & Ba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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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2. Zeira, Y., & Avedisian, J. (1989). Organizational planned change: Assessing the chances for success. Organizational Dynamics17(4), 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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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 앞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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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 Policy Deployment, AT&T Bell Laboratory (1992).
  122. Policy Deployment, AT&T Bell Laboratory (1992).
  123. 캐치볼 기법이란 야구에서 공을 서로 주고받는 방법처럼 상하 좌우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는 방식이다.
  124. Kanter, R. M., Stein, B. A & Jick, T. D. (1992). The challenge of organizational change. The Free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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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 Beckhard, R., & Harris, R. T. (1977). Organizational transitions: Managing complex change. Addison-Wesley.
  131. 위의 책.
  132. Harvey, T. R. (1990). Checklist for change: A pragmatic approach for creating and controlling change. Allyn & Ba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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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7. Kilmann, R. H. (1989). Managing beyond the quick fix. San Francisco: Jossey-Bass.
  138. Kanter, R. M., Stein, B. A & Jick, T. D. (1992). The challenge of organizational change. The Free Press.
  139. Carnall, C. A. (1991). Managing Change. Routledge.
  140. Beckhard, R., & Harris, R. T. (1977). Organizational transitions: Managing complex change. Addison-Wesley.
  141. 위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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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2. 이 기업들은 최근 미국의 대표적 쇠락기업임.
  153. 앞서 제2장에서 언급된 것처럼 전자인 전략, 운영, 문화, 보상의 조화를 내적 적합성(internal fitness), 후자인 시장 상황과 고객 요구와의 조화를 외적 적합성(external fitness)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