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에 실린 자료는 금년 5월 25일 OECD에 신규 가입한 ‘코스타리카’를 제외한 37개국을 대상으로 통계를 냈습니다.
“우리나라 확진자·치명률, OECD 최저 수준” 文 발언, 진짜일까
[조선일보] 입력 2021.09.16 16:06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지금 OECD 최저 수준의 신규 확진자 수와 치명률에 높은 접종률까지 더해지면 코로나로부터 가장 안전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해당 발언이 “과장됐다”고 했다. 조선닷컴이 글로벌 조사·연구·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른 한국의 순위를 찾아봤다. 아워월드인데이터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이 수집한 자료를 이용해 통계를 낸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따르면 37개국 중 9위 수준
문 대통령 발언 하루 전날인 13일 기준 한국의 ‘7일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1495명이었다. 이는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21위(숫자가 작은 순서로)에 해당한다. 이날 스웨덴에서는 신규확진자가 아예 없었다. 그 외에 뉴질랜드(17명), 아이슬란드(32), 핀란드(213), 덴마크(265), 포르투갈(458), 아일랜드(877), 노르웨이(1120) 등이 한국 앞에 있었다.

확진자 수를 ‘인구 100만명당’으로 환산하면 29.1명으로, 순위는 꽤 올라간다. 스웨덴, 코스타리카(이상 0명), 뉴질랜드(3.5) 등이 최상위권이고, 한국은 9위다. 낮은 편이긴 하지만, ‘최저 수준’이라 하긴 어렵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를 뜻하는 치명률은 어떨까. 치명률 계산 방법은 다양하다. 아워월드인데이터는 ‘최근 7일간 평균 사망자’와 ‘열흘 전 기준 최근 7일간 평균 확진자’를 비교해 치명률을 계산한다.
이 방식에 따르면, 13일 기준 한국의 코로나 치명률은 0.31%로 OECD 국가 중 9위다. 아이슬란드와 뉴질랜드는 치명률이 0%이고, 노르웨이(0.05%), 스웨덴(0.15%), 핀란드(0.19%) 등 북유럽 국가들이 3~5위로 최상위권을 이룬다. 네덜란드, 스위스, 이스라엘 등도 한국 앞에 있다. 결국 문 대통령은 ‘상위 23%’(37개국 중 9위)를 ‘최고(최저) 수준’이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료원 前 CEO “文 주장, 사실 아냐”
다른 분석 방법을 통해 한국의 치명률을 ‘OECD 중하위권’으로 분류한 전문가도 있다. 삼성의료원 CEO(최고경영자)를 지낸 윤순봉 전 삼성경제연구소 고문이다. 삼성의료원 지원총괄 사장 겸 의료사업 일류화 추진단장을 역임한 윤 고문은 요즘 유튜브 채널 ‘윤순봉의 서재’를 운영하고 있다.

윤 전 고문은 15일 방송에서 문 대통령 발언을 가리켜 “사실이 아니다”며 “신규 확진자를 구할 수 있는 한 네 가지 방법을 다 동원해봐도 7~20등 수준이지 가장 낮은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네 가지 방법은 13일 당일 확진자, 13일 당일 100만명당 확진자, 13일 이전 7일간 확진자, 13일 이전 7일간 100만명당 확진자 등이었다.
또 윤 전 고문은 치명률도 “OECD 18위 또는 10위 또는 7위”로 계산했다. 그는 치명률 계산에서 확진자와 사망자 발생 시점 간 시차를 두지 않았다.

이렇게 했을 때, 13일 기준 한국의 ‘신규 치명률’은 0.47%로 OECD 18위였다. 핀란드·아이슬란드·아일랜드 등이 최상위권이었고, 스웨덴, 네덜란드, 영국, 스위스, 캐나다 등이 한국 앞자리를 차지했다.
윤 전 고문은 ‘7일 평균 치명률’ 계산 결과도 공개했다. 여기서 한국은 10위였다. “아이슬란드와 뉴질랜드가 제로 수준이고, 우리나라가 10번째 0.3%입니다. 그리고 역시 멕시코가 5.45%로 가장 높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지난 600여일간의 누계로 계산한 치명률도 보여줬다. 한국(0.86%)로 OECD 7위로 나왔다.
윤 전 고문은 “지금 OECD 최저 수준의 신규 확진자 수와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방송을 끝맺었다.
장상진 기자 jhi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