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의 최윤호 교수께서 “영양제” 복용에 대해 간략히 정리한 자료를 올린다.


영양제 복용/최윤호(삼성서울병원)

[요약]

종합비타민 복용이 건강증진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미약하지만, 특별히 해도 없으므로 복용하고자 하는 경우에 반대할 이유는 없음. 종합비타민 중에서는 임상적 근거가 있는 ‘센트룸실버’를 권장함.

‘센트룸실버’에는 저용량의 비타민C, 비타민D, 칼슘, 마그네슘이 모두 들어 있으므로 다른 것을 추가적으로 복용할 필요는 크지 않음.

비타민C는 감기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됨. 하루 6000mg 이상의 고용량 비타민C 복용은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음.

비타민 D는 혈액검사에서 적정범위보다 낮다면 별도로 복용하는 것이 좋을 듯함.

오메가3는 소량을 복용할 경우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보임. 등푸른 생선, 견과류, 올리브유 등 식품으로 섭취하면 더 좋을 것임.

멜라토닌은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수면제 대용이나 여행시 시차적응용으로 복용 가능함. 모든 사람에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복용해서 효과가 있는 사람은 복용이 도움이 됨.

종합비타민

종합비타민은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는 일반 성인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는 어려움. 다이어트를 하거나 식사량이 적은 사람, 또는 노인의 경우에는 영양소가 불균형적으로 섭취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종합비타민이 도움이 됨.

종합비타민이 암 예방이나 건강장수에 효과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음. 최근 미국 건강연구소(Kaiser Permanente Center for Health Research)에서 지난 10년간 발표된 많은 연구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 둘 다 있었으며, 일관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였음. 즉 종합비타민이 심혈관계질환이나 암의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또는 해로운지 확신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임.

다만 2012년 발표된 하버드 의과대학의 장기추적관찰 연구에 따르면 종합비타민이 암 예방에 효과가 있음. 종합비타민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각종 암 발생을 8%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고, 이미 암에 걸렸던 사람에서는 새로운 암 발생을 27% 감소시켰음. 이 연구는 14,600여명의 50세 이상 남자 의사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쪽은 종합비타민(센트룸실버)을 주고, 다른 한 쪽은 똑같이 생긴 위약(가짜 약)을 복용하게 하여 11년간 추적 관찰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로서, 지금까지 나온 종합비타민 연구 중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것으로 생각됨. 어떤 비타민이나 미네랄 한두 가지를 고용량으로 먹는 것보다 다양한 종류의 비타민과 미네랄을 저용량 복합제로 복용하는 것이 그나마 암 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됨.

비타민C

항산화물질로서 암 예방이나 항노화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연구한 결과는 부족한 실정임.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에서 비타민C가 암이나 심혈관계질환, 또는 전체사망률 감소에 의미 있는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였음. 감기 예방이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상당히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임.

과용량의 비타민C 복용은 위장장애, 설사 등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음.

비타민 D

비타민 D는 뼈 건강에 분명한 도움이 되며, 최근에는 면역기능 향상이나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짐. 특히 비타민D  결핍은 대장암 발생과 관계가 있다고 보고됨. 그러나 대규모 임상 연구가 부족하여 암 예방 효과는 결론을 내기 어려움.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정상범위보다 낮기 때문에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됨.

오메가3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으로 등푸른 생선이나 올리브유에 많이 들어 있음. 심혈관계질환의 예방과 고중성지방혈증의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됨. 최근 노인의 인지기능 저하 예방, 여성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음. 하지만 이 같은 효능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동물실험이나 소규모 임상실험에 의한 결과임. 즉 오메가3가 모든 성인에서 건강증진 효과가 있다는 충분한 의학적 근거는 부족함.

반면2013년 미국국립암연구소의 연구결과에서는 오메가3는  혈중 농도가 높을 경우 전립선암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보고하였음. 또한 오메가3는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사람에게서 출혈시간을 증가시키는 약물상호작용의 위험성도 있음.

멜라토닌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松果腺)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으로 나이가 들면서 급격히 감소함. 멜라토닌은 망막에 빛의 자극이 없는 밤에 주로 분비되며, 수면 유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됨. 노인 불면증의 일부는 멜라토닌 결핍에 의한 것으로 생각됨. 동물 실험에서 멜라토닌이 자유라디칼(free radical)을 제거하는 역할이 있어, DHEA호르몬과 마찬가지로 항산화, 항노화 효능이 있는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 임상적인 연구 결과는 매우 부족함.

멜라토닌의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된 적이 없지만, 대규모 장기간의 연구가 없어 고용량을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함.

칼슘

우리나라 사람은 유제품과 육류를 적게 먹기 때문에 칼슘의 섭취량이 하루 권장량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 따라서 성장기 청소년이나 식사량이 적고 뼈 건강이 우려되는 여성의 경우 칼슘 보충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음. 여러 연구에서 칼슘보충제가 암이나 심혈관계질환, 그리고 사망률 감소에 의미 있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음.

칼슘의 과도한 섭취는 위장장애, 변비, 요로결석을 유발할 수 있음. 최근 칼슘섭취가 혈관의 석회화와 심장질환의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도 있음.

마그네슘

마그네슘은 우리 몸의 건강유지에 필수적인 양이온으로 에너지 대사와 단백질 합성에 관여함. 마그네슘 보충이 편두통, 우울증, 관상동맥질환, 천식 등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가 있음. 하지만 마그네슘이 부족하지 않은 정상인에서 마그네슘 영양제를 따로 복용하는 것을 권할만한 충분한 임상적 근거는 없음.

과다하게 복용할 경우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신장기능장애 환자에서 투여는 금기사항임. 다량의 우유, 칼슘제제와 함께 복용 경우에는 우유 알칼리 증후군(고칼슘혈증, 고질소혈증, 알카리증 등)이 나타날 수 있음.

연구결과 해석의 한계

영양제나 건강보조식품이 건강증진, 항노화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장기간 동안 실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 지금까지 알려진 대부분의 연구는 동물실험, 시험관실험, 소규모 임상시험의 결과들이며,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 줄만큼 신뢰할만한 대규모 장기간 연구결과는 거의 없는 실정임. 즉 비타민이나 미네랄도 (영양결핍이 없는) 일반인에서 암 예방이나 사망률 감소에 효과를 나타낸다고 입증된 연구는 아직 없음. 따라서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상태이며, 영양제 복용은 본인의 선택 사항이라고 할 수 있음. 확실한 효과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특별히 위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용량(대개 하루 1정)을 복용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할 만한 근거도 없음.

특정 영양소나 식이에 의한 질병 예방 및 건강증진 효과를 임상적으로 확인하려면 최소 3~4년, 길게는 10년을 지속적으로 섭취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