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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컨센서스 22차 콜로키엄]

  • 주제: 2020 청소년 교육의 트렌드와 정책과제
  • 발제자: 임천순 교수 (세종대 교육학과)
  • 일시: 2007년 5월 22일 오후 5시
  • 참석자: 김병국, 손동현, 윤순봉, 이정우
  • 자료정리: 송문희(EAI)

콜로키엄 정리자료_text 24p


[요약] 2020 청소년 교육의 트렌드와 정책과제

[발제] 2020 청소년 교육의 트렌드와 정책과제 (임천순 교수)

[토론]


[요약] 2020 청소년 교육의 트렌드와 정책과제

1. 현재 한국 교육 시스템의 문제점

산업구조의 변화나 인구변화를 고려할 때 한국 사회는 향후 지식기반사회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정보화와 글로벌화라는 현 시대적 추세는 한국 교육부문에 있어서도 근본을 바꾸는 중대한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지식기반사회에 걸맞은 다양한 교육적 요구와 목적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데 있어 기존의 “학교 교육” 중심의 거버넌스는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 미래의 교육은 분명 현재와는 다른 모습이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국 교육 시스템은 미래변화에 적절히 부응해 나가는 데 있어 변화의 수준이나 정도면에서 많이 뒤쳐지고 있다.

2. 지식기반사회의 도래와 청소년 교육 환경의 변화

세계화와 인적자원개발에의 요구: 21세기의 사회는 탈산업 사회화, 정보화, 세계화, 다원주의화, 경제의 통합, 국가중심정치체제의 약화, 다문화주의 등의 키워드로 요약된다. 세계화는 끊임없이 인적자원의 개발을 촉진시키며 교육의 컨텐츠, 제도, 전달방식 등의 지식생산환경의 변화를 요구한다.

직업구조의 변화: 미래의 지식기반사회는 고부가가치 창출 직업을 핵심 동력으로 하는데 정보와 지식의 창출 속도가 빨라지고 일단 획득된 정보와 지식이더라도 지속적인 갱신이 요구되며 그 갱신의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인구의 고학력화라는 특성이 뚜렷한 한국은 고학력자의 과잉 속에서 만성적인 청년실업 문제를 안고 있다.

글로벌 사회변동과 한국의 청소년(기): 우리나라의 출생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며 향후 급속하게 고령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구화가 가속화됨으로써 청소년들의 삶이 지역이나 국가를 넘어서는 교육 트렌드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 컨텐츠와 교육 경험도 점점 세계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높은 인터넷 보급률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을 위한 정보의 내용은 한계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세계화와 정보화는 물론 인구변동과 교육기회 확대 등의 대내적인 환경의 변화는 청소년기에 대한 재개념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3. 교육환경의 변화

교육인구 변화: 청소년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는 학령 인구의 현저한 감소를 동반할 것으로 예측된다. ‘코시안’(Korean+Asian)이라고 불리는 다문화가정 자녀들도 늘고 있다. 이들에 대한 학교에서의 놀림과 따돌림, 정부의 무관심 등 사회적-제도적인 차별은 향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청소년 교육과 노동 여건: 현재 우리나라 산업 구조가 고도화하면서 산업의 중심이 서비스와 IT 업종으로 이동함에 따라 청년실업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으로는 과잉학력, 특정직종 기피, 과잉영어능력의 요구, 일자리 불일치의 심화 (job mismatch) 등을 들 수 있다. 청소년들은 직업 선택에 있어서 점차 개인주의적 성향과 현실 만족주의적 경향을 나타내고 있으며 양적인 팽창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전인적인 인성과 자질을 기르는 장소라기보다는 입시중심적인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교육 양극화 문제의 심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 사교육비 지출격차가 6.9배에 달하고 있다. 지역별 학업성취도에서도 도농 간 학력격차가 나타나고 있으며, 수능성적이 ‘아버지의 학력, 부모의 소득, 직업’과 정비례한다는 보고가 있다.

4. 청소년 교육 분야 핵심변화 트렌드와 정책제언

학령인구의 격감과 교육 인구구조의 재편: 저출산, 고령화 한국은 급속하게 고령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교육의 질 제고 요구가 증가할 것이며, 평생교육 체제가 강화될 것이다.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기대 수준은 높아지고 학교와 교육기관들은 증폭되는 다양한 교육수요에 맞는 교육의 제공에 큰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세계화에 따른 인적자원의 경쟁력 제고: 세계화는 지식생산의 구조를 변동시키고 교육인구의 국제적 이동을 심화시키고 있다. 향후 세계화의 심화에 따라 국제적으로 유통되는 지식의 습득과 활용을 위한 의사소통과 지적 능력이 크게 강조되는 등 교육의 초점이 변화해나갈 것이다. 전문적 인력을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산-학 연계 체제의 수립이 시급하다. 교육시장의 개방요구도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외 교육기관 간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세계화 교육은 국제간 소통의 문제라기보다는 수월성 추구에 집중되어 있고, 기능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인성, 시민성, 창의성 등의 교육은 여전히 부실하다. 향후 세계화 과정 속에서 글로벌 리더십과 능력을 지닌 고급 인력의 확보와 육성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학생 구성의 다양화와 교육 요구의 다양화: 교육에 참여하는 인구구성이 다양해지고 대안적인 형태의 교육적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청소년 교육의 형식과 내용이 더욱 다양화될 것이다. 향후 정보사회화와 세계화 등의 추세에 따라 노동의 유연화와 직업의 다양화가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교육적 요구의 다양화는 교육의 형식과 내용의 다양화를 초래하고 있다.

정보화에 따른 학생과 교육방법의 변화: IT 세대 청소년들은 이전 세대와 본질적으로 다른 학습자로서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단편적인 사고방식과 온라인을 통한 간접경험에 더욱 친숙하다. IT 매체의 발달은 청소년들의 학습자로서의 성향을 바꾸어 놓을 것이며, 학교교육의 내용과 방법의 변화가 촉진될 것이다. 정보화라는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교육방법과 교육내용이 개발되는 동시에, 정보화에 따른 학생들의 성향 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교육내용 또한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정보화의 역기능에 대처할 수 있는 교육방법과 교육내용들이 강화될 것이다.

학습주체 간 갈등의 심화와 조정 기능의 필요 증대: 사회의 민주화에 따라 학습주체 간 갈등 표출이 심화될 수 있다. 기존 공교육의 틀이 보다 민주적이고 조화로운 체제로 변화함으로써 학교 안과 밖에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할 것이다.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수용하고 참여를 보장하면서도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교육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학교구성원 및 교육이해 당사자간의 수평적-쌍방적-주체적-능동적 관계가 회복되어 학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지식기반 사회화에 따른 교육 양극화 심화 가능성 증대: 지식정보화와 세계화로 인해 지식과 교육 정도에 따른 임금과 소득격차가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구분이라는 포드주의적 분업과 이에 따른 불평등 양상이 앞으로는 기술과 지식에 기반한 불평등의 형태로 전환될 것이다. 특히 도시와 농어촌 지역간의 교육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어촌 교육은 국가의 균형적인 교육발전을 위해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향후 국가와 지역사회의 일관성 있고 상호 연계된 교육적 지원을 통한 교육양극화 해소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5. 교육 분야 정책변화 핵심 트렌드

교육경쟁체제의 심화: 사적재, 지위재로서의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하고자 하는 열망과 경쟁은 지금보다 강화될 것이다. 공교육의 정상화를 강조하는 흐름이 지속적으로 존재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입시위주의 교육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공교육의 위기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기초 인성 교육의 강화와 개인의 능력과 소질에 따른 교육적 재화의 분배를 들 수 있다.

교육에 있어서 창의성과 수월성 강조: 그 동안 우리 교육은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정책 수립이 미흡하였으며, 평준화 제도 하에서 교육의 보편성과 수월성을 조화롭게 추구할 수 있는 정책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대학과 고교 간 수월성 교육 연계 체제나 수월성 교육을 위한 환경 조성에도 미흡했다고 할 수 있다. 지식기반사회에 적합한 인적자원은 창의성과 수월성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교육의 다양화 추구: 우리 교육의 양적인 팽창을 이루는데 기여했던 국가 주도의 교육관리체제는 세계화된 지식경제시대에 요구되는 세계 수준의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주도의 교육관리체제에서 벗어나 지역에 교육적 권한을 이양하여 다양한 교육적 요구에 부응하려는 변화의 움직임이 생길 것이다. 또한 다양한 학교 형태를 인정하고 교육의 방법과 내용을 다양화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

교육환경 개선: 해방 후 급속한 교육기회 확대 과정 속에서 교육여건의 개선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 왔다. 그러나 여전히 선진국 수준의 교육환경에는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며 창의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보다 유능한 교사집단의 육성과 쾌적한 교육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 단위학교에서 자율적인 책임 지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운영에 적합한 교육 여건을 균등하게 확보해 줄 필요가 있다.

학교의 재구조화: 교육수요자의 요구가 다양화되고 강화되면서 수요자에 민감한 교육체제가 등장하고 있다. 이에 교육정책도 종래의 공급자 중심 교육체제로부터 수요자 요구에 민감한 교육체제(demand-sensitive system)로의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다원적 가치관과 의식구조가 형성되면서 다양한 교육적 요구가 분출되어 이를 수용하기 위한 방향에서 다원적 학교모형이 고안될 필요가 있다.

교육 양극화와 이에 대한 대책: 교육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함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은 교육기회의 균등화를 강조하는 평준화라는 공교육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기회의 균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의 확충을 통해 교육과 복지를 결합함으로써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동시에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정보화: 1990년대 중반 이후 교육정보화 정책이 본격화되어 학교교육에 각종 교육용 테크놀로지가 도입되고 평생교육영역에도 IT를 이용한 다양한 교육과정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교육정보화는 향후 평생교육과 학교교육의 효과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평생학습의 보편화: 지식과 기술의 수명주기가 계속 짧아지고 평생직장과 평생직업의 개념이 퇴조함에 따라 소득창출 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한 평생학습의 중요성이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직업세계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소득창출능력과 고용기회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전 생애에 걸친 지속적인 학습이 강조될 것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을 포함한 지역사회와 학교가 공존하는 공동학습 기반이 조성될 것이며, E-러닝이 적극적으로 도입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학교교육만을 고려하여 교육제도를 “학교제도”(school system)라고 지칭해왔던 종전의 인식은 학교교육과 평생교육 등을 망라하는 “넓은 의미의 교육제도”(educational system)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키워드>

지식기반사회의 도래, 청소년 교육환경의 변화, 한국 교육 시스템의 문제점, 세계화와 인적자원개발, 교육 양극화 문제, 학생구성의 다양화, 학습주체간 갈등의 심화와 조정, 교육경쟁체제의 심화, 창의성과 수월성, 학교의 재구조화, 교육의 다양화, 교육 정보화, 평생학습의 보편화


[발제] 2020 청소년 교육의 트렌드와 정책과제 (임천순 교수)

한국의 교육제도를 연구하면서 느끼는 점은 한국 교육이 주로 “학교 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 교육의 영역이나 범주가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학교 교육” 중심의 거버넌스는 더 이상 시대변화에 맞지 않다. 즉 주로 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교육개혁과 비전 설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기존의 교육정책에 대한 논의는 지식기반사회에 걸맞은 다양한 교육적 요구와 목적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패러다임을 제시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 교육이라는 분야가 사회변동에 종속되어 변화되는 주변적 영역으로만 다루어지고 있어서 사회를 선도하는 창조적 인적자원을 배출해내기 위한 인프라 마련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학교 교육에는 “학습 지도”와 “생활 지도”라는 두 측면이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이 두 가지 중 실제로 생활 지도는 부재한 실정이다. 산업구조의 변화나 인구변화를 고려할 때 한국 사회는 향후 지식기반사회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정보화와 글로벌화라는 현 시대적 추세는 한국 교육부문에 있어서도 근본을 바꾸는 중대한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에 따른 학령인구의 구조변화와 혼혈아동인 코시안의 급속한 증가 등을 통한 학령인구의 성격 변화 등 앞으로 청소년들이 살아가게 될 미래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급속한 사회변화에 따른 교육 환경의 변화는 불가피하게 청소년에 대한 미래지향적 교육 정책의 수립을 요청하고 있다. 이처럼 미래의 교육은 분명 현재와는 다른 모습이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국 교육 시스템은 미래변화에 적절히 부응해 나가는 데 있어 변화의 수준이나 정도면에서 많이 뒤쳐지고 있다.

1. 청소년 교육 환경의 변화

(1) 지식기반사회의 도래

1) 세계화와 인적자원개발에의 요구

21세기의 사회는 탈산업 사회화, 정보화, 세계화, 다원주의화, 경제의 통합, 국가중심정치체제의 약화, 다문화주의 등의 키워드로 요약된다. 서로 중첩되면서도 다른 각각의 메커니즘에 의해 정치, 경제, 사회 영역에서 진행되는 세계화는 끊임없이 인적자원의 개발을 촉진시키며 교육의 컨텐츠, 제도, 전달방식 등의 지식생산환경의 변화를 요구한다. 세계화에 따른 교육체제의 변화는 기회이면서 위기이기도 하다. 지식생산이 세계화되면서 국가 단위의 교육 시스템이 유용성을 잃어버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언어나 지식 체계가 소멸되지 않으면서 새롭게 요구되는 지식과 정보 체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재구조화할 수 있는 교육 정책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외 주요 국가들은 인력자원의 개발을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국가경쟁력의 핵심 동력 중 하나인 교육관련 인프라의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해외 주요 국가에 비해 뒤쳐진다는 진단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관련 정부투자는 GDP대비 3.6%로 조사대상 60개 국가 중 52위(IMD 2004)였다. 지식기반사회로의 변화를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정보화 수준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6년 기준 스웨덴, 미국 등에 이어 세계 3위의 정보화 선진국이다. 그러나 높은 인터넷 보급률에도 불구하고 정보 컨텐츠(contents)의 질(質)이 낮다는 점은 문제가 되고 있다.

2) 직업구조의 변화

미래의 지식기반사회는 고부가가치 창출 직업을 핵심 동력으로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고도의 인적자원 육성을 위한 고등교육체제 수립이 필요하다. 정보와 지식의 창출 속도가 빨라지고 일단 획득된 정보와 지식이더라도 지속적인 갱신이 요구되며 그 갱신의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OECD 국가들에서 노동수요가 증가하는 직업군은 고숙련기능이거나 고도의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다. 지난 20여 년간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추이는 인구의 고학력화라는 특성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고학력자의 증가에 따른 부수적인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만성화되는 청년실업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고학력자의 과잉 속에서 정작 정보사회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고급 인력은 부족하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점이다. 아울러 지나친 고학력화와 정보·지식사회와 관련된 직종들의 부각으로 인해 직종간, 학력수준간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할 만한 일이다.

3) 글로벌 사회변동과 한국의 청소년(기)

① 청소년 인구 추이: 우리나라의 출생율은 세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980년에 전체인구 중 비율이 36.8%에 달했던 청소년 인구는 1980~1985년에는 1%, 1990년~2000년 사이에는 2%의 감소세를 보여 2020년에는 16.5% 수준으로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향후 급속하게 고령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이미 2000년에 65세인구가 전체인구의 7%를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2019년에 이르면 65세인구가 전체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소년 인구의 남녀 성비나 특정 지역 집중 현상도 향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② 지구화로 인한 탈지역적, 탈국가적 청소년기의 형성: 지구화가 가속화됨으로써 청소년들의 삶이 지역이나 국가를 넘어서는 교육 트렌드의 영향을 받고 있다. 조기유학 초중등학생은 2005년 기준 3만5천여 명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직접적인 이주의 경험은 초국가적인 가족의 형태를 형성하고 청소년들이 다양한 의사소통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청소년들은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를 통해 상상의 지구촌을 형성하기도 한다. 정보화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일상생활 및 교육환경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보화는 지역이나 제도적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컨텐츠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새로운 학습 네트워크와 새로운 학습 주체를 형성하는 기초가 된다. 이에 따라 교육 컨텐츠와 교육 경험도 점점 세계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청소년 교육에서 “정보화”는 중요한 아젠다로 설정되어 있고, 교육 정보화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정책적 지원으로 인해 국제적인 수준의 IT 인프라가 구축되었으며, 청소년들의 ICT 활용율도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한다. OECD PISA 2003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ICT 활용율은 99.6%로서 OECD 국가 평균인 96.3%을 상회하며, 핀란드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활용항목에 있어서는 음악 다운로드 등에 집중되어 있어서 학습보조 이용(18.2%)에서는 OECD 평균(28.0%)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학습을 위해 이용하는 비율이 낮은 이유는 컨텐츠의 질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높은 인터넷 보급률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을 위한 정보의 내용은 한계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세계화와 정보화는 물론 인구변동과 교육기회 확대 등의 대내적인 환경의 변화는 청소년기에 대한 재개념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20세기의 청소년기가 중등교육을 마치고 고용상태로 이행하기 이전의 시기를 의미 했다면, 고등교육이 대중화되고 개성화의 추구가 보다 일반화된 21세기의 청소년기는 사실상 20대 중반 이후까지로 연장되고 있다. 지식정보사회에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산업사회에서 요구되었던 것보다 더욱 전문적인 지식, 기술, 학력 등이 필요하므로 청소년기가 연장되고 그 기간에 투여되는 개인적, 사회적 자원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속적인 인적자원개발의 필요성은 학교 교육 및 학교 외의 평생교육이나 사이버교육의 강화를 촉진하고 있다.

(2) 교육환경의 변화

1) 교육인구 변화

청소년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는 학령 인구의 현저한 감소를 동반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향후 한국사회의 발전에 큰 저해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중등 및 고등교육 진학률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특히 초등학교 학생의 중학교 진학률은 2005년 99.9%로 완전 진학률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고등학교 진학률 역시 99.75%에 달한다. 국제결혼의 증가에 따라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도 늘고 있다. 특히 농촌에서의 이 비율은 도시에 비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코시안’(Korean+Asian)이라고 불리는 다문화가정 자녀는 대부분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이로서 아직까지는 일반적으로 혼혈인들이 겪는 결혼이나 구직에서의 어려움 등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의 놀림과 따돌림, 정부의 무관심 등 사회-제도적인 차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따라 관련 단체 등은 정부에 학령기 혼혈아동의 학교생활을 지원하고 생계를 도와주는 정책을 마련해줄 것 등을 요청하고 있다. 왜냐하면 국제결혼으로 생겨난 코시안들과 다문화 가정 2세는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주체로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2) 청소년 교육과 노동 여건

① 청소년 입직 및 취업 추이: 우리나라 청년들이 학교를 마치고 첫 일자리를 획득하기까지의 이행기간은 평균 11.9개월로서 청소년들이 교육을 이수한 후 노동시장으로 이행하는데 큰 불안정성을 체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 구조가 고도화하면서 산업의 중심이 서비스와 IT 업종으로 이동함에 따라 청년실업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으로는 과잉학력, 특정직종 기피, 과잉영어능력의 요구, 일자리 불일치의 심화 (job mismatch) 등을 들 수 있다. 청년실업이 심화되고 교육과 노동시장간의 연계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청소년의 노동시장으로의 이행에 적절한 교육과 노동시장의 변동을 고려한 교육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② 청소년들의 직업적 가치관의 다양화: 청소년들은 직업 선택에 있어서 점차 개인주의적 성향과 현실 만족주의적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인생관이나 직업관에 있어서 집합주의 혹은 사회중심적 가치관이 약화되어 가고 개인중심적 가치가 점점 더 증가해 가고 있다. 근검, 절약, 인내 등의 과거 가치는 퇴색해 가고 현재 일상의 소중함과 즐거움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청소년들의 직업관, 여가관, 인생관 등에 잘 나타나고 있다. 보수가 높아도 3D직종을 기피하는 현상, 직업 선택 기준에 있어서 자율적 권한 부여 여부와 여가 조건들이 점차 많이 고려되고 있다.

③ 교육열 및 학습동기: 우리나라 사교육에 지출되는 비용이나 교육에 대한 기대는 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볼 때 높은 편이다. 2004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교육기대수준은 전체의 65.3%가 4년제 대학 졸업까지를, 전체의 20.9%가 대학원 교육 이상까지를 기대하고 있었다. 대학진학의 목적은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가 47.3%, 소질개발을 위해서가 25.7%였으며, 학력차별 분위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20.1%에 이르렀다.

④ 학교교육의 효과: 우리나라의 교육은 양적인 팽창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효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인식을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는 전인적인 인성과 자질을 기르는 장소라기보다는 입시중심적인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교육을 받은 사람들 스스로도 학교교육은 인격형성보다는 특정한 지식이나 기술습득의 장소로 받아들이고 있다.

3) 교육 양극화 문제의 심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06년 상반기 동안 소득 상위 20% 고소득층이 매달 지출한 사교육비는 12% 가량 증가한 반면 소득 하위 20% 저소득층은 전년 동기보다 2.5%나 줄어들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 사교육비 지출격차가 6.0배에서 6.9배로 확대된 것이다. 지역별 학업성취도에서도 도농 간 학력격차가 나타나고 있으며, 수능성적이 ‘아버지의 학력, 부모의 소득, 직업’과 정비례한다는 보고가 있다.

2. 청소년 교육 분야 핵심변화 트렌드와 정책제언

(1) 청소년을 둘러싼 교육 분야 환경변화의 핵심트렌드

1) 학령인구의 격감과 교육 인구구조의 재편: 저출산, 고령화

우리 나라는 급속하게 고령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교육의 질 제고 요구가 증가할 것이며, 평생교육 체제가 강화될 것이다. 자녀의 수가 감소하고 경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기대 수준은 높아지고 학교와 교육기관들은 증폭되는 다양한 교육수요에 맞는 교육의 제공에 큰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2) 세계화에 따른 인적자원의 경쟁력 제고

세계화는 지식생산의 구조를 변동시키고 교육인구의 국제적 이동을 심화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체제는 여전히 교육의 내용이나 수준에 있어서 국제적인 마인드가 부족하고, 체험이나 창의력 신장 보다는 시험 위주의 교육을 주로 하고 있다. 향후 세계화의 심화에 따라 국제적으로 유통되는 지식의 습득과 활용을 위한 의사소통과 지적 능력이 크게 강조되는 등 교육의 초점이 변화해나갈 것이다. 세계화 흐름 속에서 인적자원의 유출과 유학에 따른 국부유출의 문제 등은 사회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침체나 사교육비 증가, 유학생활 경험 등으로 인해 전문 인력의 해외로의 이주가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전문적 인력을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산-학 연계 체제의 수립이 시급하다.

교육시장의 개방요구도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외 교육기관 간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국내 주요 대학들은 세계화를 주요 아젠다로 설정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교육과 연구의 질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외국어 강의나 외국인 교원 및 학생 유치에도 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기관들 국제화 또는 세계화 교육이 국제간 소통의 문제라기보다는 수월성 추구에 집중되어 있고, 기능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춘 세계화 교육으로 인해 기본 인성, 시민성, 창의성 등의 교육은 여전히 부실한 것도 현실이다. 향후 세계화 과정 속에서 글로벌 리더십과 능력을 지닌 고급 인력의 확보와 육성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3) 학생 구성의 다양화와 교육 요구의 다양화

교육에 참여하는 인구구성이 다양해지고 대안적인 형태의 교육적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청소년 교육의 형식과 내용이 더욱 다양화될 것이다. 외국인 가정, 이민자 가정, 다문화 가정, 탈북자 가정 등의 다양한 가정 배경을 지닌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학교 제도 내외에서 대안적인 삶의 경로를 추구하거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향후 정보사회화와 세계화 등의 추세에 따라 노동의 유연화와 직업의 다양화가 심화될 것이며 해외 선진국에서 나타나고 있듯이 청소년들의 성인기로의 이동과 직업선택이 매우 다양하게 변화할 것이다. 즉, 모든 학령기의 청소년들이 유사한 나이에 학교에 다니고 유사한 나이에 입직(入職)을 하던 근대화 시기의 보편적 생애주기(standard biography)가 개인에 따라 다양한 시기에 입직을 하게 되는 개성적 생애주기(individualized biography)로 점차 변화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교육적 요구의 다양화는 교육의 형식과 내용의 다양화를 초래하고 있다.

4) 정보화에 따른 학생과 교육방법의 변화

IT 세대 청소년들은 이전 세대와 본질적으로 다른 학습자로서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단편적인 사고방식과 온라인을 통한 간접경험에 더욱 친숙하다. IT 매체의 발달은 청소년들의 학습자로서의 성향을 바꾸어 놓을 것이며, 학교교육의 내용과 방법의 변화가 촉진될 것이다. 현상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나 손쉬운 정보의 선택과 수집을 통한 지식 획득 과정이 보편화됨으로써 심도 있는 의사소통이나 토론 보다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화라는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교육방법과 교육내용이 개발되는 동시에, 정보화에 따른 학생들의 성향 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교육내용 또한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정보화의 역기능에 대처할 수 있는 교육방법과 교육내용들이 강화될 것이다. IT의 확산에 따라 교육공급자로서의 학교의 독점적 지위가 약화될 것이며 새로운 학습 공급자가 등장하는 동시에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 다양해 질 것이다.

5) 학습주체 간 갈등의 심화와 조정 기능의 필요 증대

사회의 민주화에 따라 학습주체 간 갈등 표출이 심화될 수 있다. 학생, 학부모, 교사, 시민단체 등이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키고자 할 때 사회적 조정기구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을 경우 교육갈등이 야기될 수 있는 것이다. 출산율의 저하와 1가정 1자녀 경향의 확대에 따라 개별 청소년의 개성과 인권을 강조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기존 공교육의 틀이 보다 민주적이고 조화로운 체제로 변화함으로써 학교 안과 밖에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할 것이다.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수용하고 참여를 보장하면서도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교육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학교구성원 및 교육이해 당사자간의 수평적-쌍방적-주체적-능동적 관계가 회복되어 학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참여와 자치, 토론을 통한 의사결정의 제도화를 통해 민주적 학교운영을 제도적으로 보장해나가야 할 것이다.

6) 지식기반 사회화에 따른 교육 양극화 심화 가능성 증대

지식정보화와 세계화로 인해 지식과 교육 정도에 따른 임금과 소득격차가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구분이라는 포드주의적 분업과 이에 따른 불평등 양상이 앞으로는 기술과 지식에 기반한 불평등의 형태로 전환될 것이다. 특히 도시와 농어촌 지역간의 교육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어촌 교육은 국가의 균형적인 교육발전을 위해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사회적 지위 상승과 소득 증대를 위해서는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지만, 문제는 교육에 대한 투자에 있어서 지역간 그리고 계층간 불평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 청소년에 대한 부모의 지원능력이 사회적 격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향후 국가와 지역사회의 일관성 있고 상호 연계된 교육적 지원을 통한 교육양극화 해소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2) 교육 분야 정책변화 핵심 트렌드

1) 교육경쟁체제의 심화

사적재, 지위재로서의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하고자 하는 열망과 경쟁은 지금보다 강화될 것이다. 공교육의 정상화를 강조하는 흐름이 지속적으로 존재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입시위주의 교육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공교육의 위기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학급붕괴”, “학교붕괴” 등으로 표현되는 공교육의 공동화 현상은 사회변동에 비해 더디게 진화하는 근대적 형태의 공교육제도와 입시제도에 대해 교육수요자들이 사적인 자원을 총동원해 대응하는 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발전에 필요한 핵심적 인성과 창의성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하는 공교육제도는 향후 국가경쟁력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국제적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 내부적으로도 청소년들의 인성과 의사소통 능력 등의 부재로 인해 세대간, 계층간 갈등과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기초 인성 교육의 강화와 개인의 능력과 소질에 따른 교육적 재화의 분배를 들 수 있다. 인성교육을 기초로 하여 청소년 스스로의 적성을 키워나갈 수 있는 여건의 조성이 필요하다. 단순히 입시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책적 개입보다는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사회 내에서 교육적 재화가 개인의 사회적 배경이나 욕구보다는 능력과 소질에 따라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2) 교육에 있어서 창의성과 수월성 강조

그 동안 우리 교육은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정책 수립이 미흡하였으며, 평준화 제도 하에서 교육의 보편성과 수월성을 조화롭게 추구할 수 있는 정책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대학과 고교 간 수월성 교육 연계 체제나 수월성 교육을 위한 환경 조성에도 미흡했다고 할 수 있다. 지식기반사회에 적합한 인적자원은 창의성과 수월성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에 맞는 교육이 요청되고 있는데 창의성과 수월성은 인성교육의 기초 위에 육성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3) 교육의 다양화 추구

국가주도의 교육관리체제에서 벗어나 지역에 교육적 권한을 이양하여 다양한 교육적 요구에 부응하려는 변화의 움직임이 생길 것이다. 또한 다양한 학교 형태를 인정하고 교육의 방법과 내용을 다양화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 특히 실업계 고등학교를 특성화하거나 대안학교를 인정하여 제도교육과 연계시키려는 등의 정책적 시도는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이러한 다양화와 다변화 경향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교육의 양적인 팽창을 이루는데 기여했던 국가 주도의 교육관리체제는 세계화된 지식경제시대에 요구되는 세계 수준의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변화와 국민의 다양한 교육적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공급자가 국가에서 지역으로 분산되는 등으로 국가주도의 교육관리체제에서 벗어나 지역과 단위학교 현장에 보다 많은 교육 권한이 부여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의 다양화와 함께 경쟁도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의 다양화와 선택권의 강조에 따라 학교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교원평가 등이 정착되면 교원 간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가 상호 접촉하면서 갈등이 아니라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다문화교육이 대폭 강화될 필요가 있다.

4) 교육환경 개선

해방 후 급속한 교육기회 확대 과정 속에서 교육여건의 개선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 왔다. 그러나 여전히 선진국 수준의 교육환경에는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며 창의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보다 유능한 교사집단의 육성과 쾌적한 교육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 수업환경의 측면에서 보자면, 수준별 교육, 창의적 수업, 수행 평가 등 새롭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학급당 학생수를 줄여 다양한 형태의 교수-학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단위학교에서 자율적인 책임 지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운영에 적합한 교육 여건을 균등하게 확보해 줄 필요가 있다.

5) 학교의 재구조화

교육수요자의 요구가 다양화되고 강화되면서 수요자에 민감한 교육체제가 등장하고 있다. 이에 교육정책도 종래의 공급자 중심 교육체제로부터 수요자 요구에 민감한 교육체제(demand-sensitive system)로의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다원적 가치관과 의식구조가 형성되면서 다양한 교육적 요구가 분출되어 이를 수용하기 위한 방향에서 다원적 학교모형이 고안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OECD는 미래사회의 학교교육 모습을 현재의 관료주의적 학교체제와 시장 모델의 확장 상황 외에, 학교의 기능 및 조직이 전면적으로 재편되는 ‘학교 재구조화’(re-schooling) 상황이나 학교조직이 이완-해체되는 ‘탈(脫)학교화’(de-schooling) 상황까지도 상정한 바 있다. 학제 변경 시 학생들의 진로 결정에서 중요한 시기인 고등학교의 계열을 분화할 것인지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복선형 학제를 유지해왔던 유럽국가들은 최근에는 조기선별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통합화를 추구하고 있으나 학교 프로그램이나 학교 운영형태 등은 더욱 다양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계열을 통합하되 학교 유형은 다양화하는 학제 변화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6) 교육 양극화와 이에 대한 대책

교육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함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은 교육기회의 균등화를 강조하는 평준화라는 공교육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기회의 균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의 확충을 통해 교육과 복지를 결합함으로써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동시에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등교육 단계에서는 교육기회의 균등화를 이루기 위해 학자금 융자사업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에 대한 지원방식은 성과에 기반한 지원과 학생에 대한 지원방식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학자금 지원의 확대를 통해 교육 기회의 균등화를 추구하는 흐름이 핵심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7) 교육정보화

1990년대 중반 이후 교육정보화 정책이 본격화되어 학교교육에 각종 교육용 테크놀로지가 도입되고 평생교육영역에도 IT를 이용한 다양한 교육과정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교육정보화는 향후 평생교육과 학교교육의 효과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8) 평생학습의 보편화

지식과 기술의 수명주기가 계속 짧아지고 평생직장과 평생직업의 개념이 퇴조함에 따라 소득창출 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한 평생학습의 중요성이 증가할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평생 동안 7~8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평균적으로 5~6회 직장 또는 직업을 바꾸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직업세계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소득창출능력과 고용기회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전 생애에 걸친 지속적인 학습이 강조될 것이다. 특히, 단순히 수동적인 학습자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자신이 필요한 지식과 숙련을 찾아나서는 현상이 보편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평생교육이 아니라 주체적인 노력을 강조하는 평생학습이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 사적인 학습 기회 제공자들의 역할이 증대할 것이다. 기업을 포함한 지역사회와 학교가 공존하는 공동학습 기반이 조성될 것이며, E-러닝이 적극적으로 도입될 것이다. 기업과 학교교육의 연계에 있어서는 학문적 직업적 기능표준(Skills Standards)에 기본을 둔 학교교육(School Based Learning), 학교기업(SBE: School Based Enterprise), 조직화된 훈련 및 현장 학습(Work-Based Learning), 학교와 현장의 통합, 기업과 학생을 연결하는 학내 벤처 창업보육, 산업체 위탁교육, 각종 협동프로그램 및 한국형 STW(School-to-Work) 체제가 구축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학교교육만을 고려하여 교육제도를 “학교제도”(school system, school ladder system)라고 지칭해왔던 종전의 인식은 학교교육과 평생교육 등을 망라하는 “넓은 의미의 교육제도”(educational system)로 전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론]

토론주제

  • 미래에 대한 담론과 “교육” 문제의 중요성
  • 현재 한국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은 무엇인가?
  • 미래에 경쟁력 있는 교육제도(education system)는 무엇이 될 것인가?

1. 미래에 대한 담론과 “교육” 문제의 중요성

김병국: 세계화와 정보화, 디지털화가 범세계적인 추세라면 이 속에서 과연 어떤 교육이 시행되어야 개인과 국가가 미래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미래사회 변화에 대한 담론에 있어 “교육”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인적자원을 육성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기 때문이다. 둘째, 앞으로 지식기반사회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산업이 바로 “교육 산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사회화 과정을 통해 공동체가 만들어지는데 건전한 “시민”을 육성해내는 장치가 바로 교육이기 때문이다.

임천순: 창의성 없는 암기식 위주의 교육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지금까지는 잘해온 부분도 분명히 있다. 미래에는 “감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예측에는 대체로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타인과 사회를 고려하지 않고 제어되지 않은 형태로 무한표출을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 따라서 감성을 제대로 관리(managing)할 수 있는 능력과 이를 부가가치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앞으로는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그래야만 튀는 감성들과 여러 개성적인 돌출요인들을 조화롭게 담을 수 있는 건전한 시민사회(civil society)를 건립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미래사회 담론에 있어서도 교육부문은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이정우: 기본이 잘 갖추어진 상태에서 상상력과 감성이 발현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현 상황을 보면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심성의 기본바탕 자체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나 가슴 속에서 “따뜻함”을 상실해가고 있는 청소년들의 현주소를 보면 건전한 인성교육의 토대를 만드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고도 시급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

2. 현재 한국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은 무엇인가?

손동현: 지금까지의 교육내용이나 방식이 바뀌어야만 하는 당위성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앞으로의 개선 방향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현재의 교육환경, 교육여건, 각종 제도적 장치들에 대한 현상파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남이 만들어놓은 지식을 베끼고 외우는 교육에 치중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거대지식을 만들어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직관과 통찰능력까지 길러줄 수 있는 교육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의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교육수요는 상당히 천박하고 왜곡되어 있다. 이처럼 문제성이 있는 교육수요 자체를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의 교육시스템은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할 동기(incentive)를 부여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이를 막고 있다. 교육정책의 채택과 실시에 있어서의 무방향성과 비순정성 역시 한국교육이 안고 있는 큰 문제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별 학교단위의 자율적인 경영(school – base management)이 가능할 수 있도록 교육권력이 하향 분산되어야 한다.

윤순봉: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이 없어지는 “prosumer”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교육문제에 있어서도 더 이상은 학교나 선생이 “교육”을 전담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실적으로 볼 때 중요한 인성교육은 대부분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고령화 시대를 맞아 “공부하는 시기”와 “일하는 시기”의 구분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평생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 앞으로는 대학편제도 이에 적합한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한국의 경우 고급지식인을 가르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부족한 것 또한 문제이다.

“열림과 개방(openness)”은 교육분야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 때의 개방이란 “안팎으로 열림”을 의미한다. 현재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코시안”의 존재는 문화와 인종, 언어의 특수성과 보편성이라는 관점에서 중요한 문제들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이는 “안으로 열림”의 한 예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향후 한중일 3개국이 경제적으로 통합되는 경우 문화나 언어문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많은 젊은이들이 전세계로 이동해서 다양한 문화와 언어, 지식 등을 습득하는 것은 고급 두뇌 유출(brain drain)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비용효율적인 측면은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현재 한국의 조기유학 붐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이것은 “밖으로 열림”의 긍정적인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임천순: 현재 한국교육의 내용이나 방법을 보면 암기식 위주의 교육이 가져온 병폐가 드러나고 있다. 즉 답은 맞추지만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은 생략되고 논리가 부족한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과서가 바뀌어져야 한다. 현재 교과서는 “low cost education material”로써, 한 마디로 “값싼” 교과서의 한계점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교과서를 바꾸고자 시도하면 참고서산업과 밀접하게 연계된 교육산업의 고리를 해체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현실적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굳은 개혁의지를 갖고 이를 파격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한 교과과정 개편이 이루어지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10학년을 기준으로 하는 유럽과 달리 한국은 6-3-3-4제를 택하고 있다. 이러한 학제를 바꾸어야 한다는 논의도 있으나 기본틀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현재의 시스템을 교육 소비패턴에 걸맞게 바꾸어 나가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예를 들자면 학생과 더불어 교육소비의 중요한 주체인 학부모들이 일정 부문 의사결정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단위학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인위적인 평준화 논리를 배경으로 잘못된 형평주의로 흐르는 것은 문제이다. 교육에 있어서는 결과의 균등화보다 “기회의 균등화”가 더 중요하다. 국립대와 사립대간 양극화 문제를 살펴보면 비싼 사립대가 아닌 국립대에 대해 국가가 재정지원을 하는 것은 오히려 세제상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측면이 있다. 교육이 계층상승의 주된 통로가 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교육을 통한 양극화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개인 지원”에 초점을 맞추는 재정지원 기제가 구비되어야 한다. 한국의 교육관료제는 더 이상 관료제의 장점인 효율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교육의 공적 필요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이해관계에 치우치는 결정을 하는 교육관료들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각 교육현장 종사자들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넓혀나가야 한다.

김병국: 여타 부문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교육부문에 만연하고 있는 창의성 부재(不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적인 토론과 대화가 일상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현재의 잘못된 “동기 구조(incentive structure)”를 바로잡기 위해 교육권력과 문화권력체제 전반에 걸치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소득 양극화와 도농간 격차 심화를 문제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가? 이것은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교육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풀어야 할 과제이다. 교육을 교육 그 자체로 두어야지 이를 사회적 이슈와 연결시키면 오히려 풍선(balloon)효과를 불러올 위험도 있다.

3. 미래에 경쟁력 있는 교육제도(education system)는 무엇이 될 것인가?

김병국: 미국형과 일본형, 독일형이라는 세 가지 모범적인 교육제도가 존재한다. 미국형은 창의성을 갖춘 엘리트교육에 탁월한 반면 일본형은 폭넓은 대중교육에 유리하다. 이 양자를 접목시킨 독일형 모델은 전문대 중심의 실용형 교육을 택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화와 정보화를 기반으로 한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창의성을 갖춘 건전한 시민대중”을 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위의 세 가지 모델 중 한국에 적합한 방식은 무엇이 될 것인가? 미래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개인,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의 교육제도나 교육시스템(system)이 갖추어져야 하는가? 미래 지식기반사회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교육제도의 구성원리와 운영원리는 무엇이 될 것인가? 거대지식(mega-knowledge)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되는 교육제도는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러한 문제의식에 답하기 위해서는 학교를 단위로 개념화하는 데서 벗어나 전체 교육제도가 구성되고 운영되는 원리와 시스템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강연의 내용 중에 미래에 경쟁력 있는 교육제도 구성원리로 “소비자 중심성”, “자율성”, “시장 경쟁성”이 제시되었다. 학교들만 형식적으로 경쟁하고 교육소비주체인 개인은 선택권이 없다면 이는 분명 문제이다. 따라서 학교간 경쟁은 프로그램을 통한 경쟁이 되어야 하고 이를 학생과 학부모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임천순: 앞서 모범적인 사례로 제시한 세 가지 교육제도의 유형이란 것은 “통념”에 불과하다. 현재 교육부문의 세계적 추세는 “수렴(convergence)”을 주요한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인문계와 실업계를 나누는 독일식의 이중 시스템(dual system)은 교육과 노동시장이 효율적으로 연계됨으로 인해 비교적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지만 오늘날 전반적인 고학력화에 따라 이런 구분도 점차 해체되고 있다. 그리고 미국 역시 엘리트 교육 위주가 아닌 대중 교육(public education)에 더 주력하고 있다. 정부가 대중교육의 확대와 형평을 위한 재정지원을 아끼지 않은 결과 미국의 초등중 교육은 건실한 “시민 코드(civil code)”를 건립하는 데 있어 토대(foundation) 기능과 분류(sorting)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내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교육 소비패턴이 수렴함에 따라 각 국의 교육모형들 또한 수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경우 현재 교육의 수요 패턴(demand pattern)이 어떠한가를 객관적으로 파악한다는 전제하에 이에 맞는 제도나 시스템을 구비해야 한다.

한국의 교육 소비패턴은 이미 글로벌 소비패턴에 상당히 인접해 있다. 그러나 교육제도 시스템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는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을 통한 압축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대학정원제를 채택하는 등 경제일꾼을 육성하기 위한 “man power planning”에 주력했다. 그 동안 교육부는 인문계와 실업계간 비율 맞추기 정책에 급급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고 난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높아져가는 교육에 대한 수요는 실업계 기피현상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독일형의 이중 시스템(dual system)을 추구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렇다면 미국처럼 인문실업 종합형(comprehensive) 고등학교로 전환되어야 할 것인데도 시대에 맞지 않는 이러한 이중 구조(dual system)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은 문제이다.

윤순봉: 교육 내용(contents)에 있어 무엇(what)을 가르칠 것인가? 앞으로 지식기반사회에서는 투입(input) 대비 산출(output) 면에서 “지식”이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지식의 “외부 확산성”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이때의 “지식”은 일반적, 단편적 지식이 아니라 “거대 지식(mega-knowledge)이 부가가치의 핵심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단편적이고 요소환원적인 지식과 함께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지식을 어떻게(how) 가르칠 것인가? 이제 인류는 사이버 공간을 통해 현실에서는 불가능했던 집단지성에도 쉽게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제러미 러프킨의 말처럼 이제 지식은 더 이상 “학습(learning)”이 아닌 “접근(access)”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잡다한 단편적인 지식의 부가가치는 점점 더 떨어지게 될 것이고 앞으로는 남들이 흉내낼 수 없는 독창적인 지식이 부가가치의 원천이 될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과연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맞는가 하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어떤 측면에서 본다면 “교육”이야말로 인간본성과 지극히 상충되는 제도일 수 있다. 3백 만년에 걸치는 인류의 긴 역사 중 이성이나 논리(logic)가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데카르트 이후 3~4백 년의 시간에 불과하다. 흔히 요즘 신세대가 생각에 깊이가 없고 감각적으로 행동한다고 비판하지만 오히려 이것이 인간본성과 감성적 지능에 더 부합하는 자연스러운 삶의 양태는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미국식 대중교육의 성공은 형식지 교육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고의 지식은 “형식지”가 아닌, “암묵지”다. 그렇다면 미래에 “논리(logic)”를 가르치는 형식지 교육은 과연 얼마나 쓸모가 있을까? 오히려 감성과 감각을 제대로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미래사회에 더 유용하지 않을까?

상세한 목표와 답을 미리 정해놓고 가는 “building strategy”와 대충의 큰 그림을 갖고 현실을 헤쳐나가면서 문제해결을 하는 “dwelling strategy”가 있다. 이전보다 “dwelling strategy”가 훨씬 중요하게 된 현시점에서 더 이상 모방이나 따라잡기(catch-up)만으로는 조만간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창조(creativity)”가 생존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이는 지금 한국의 산업의 최대 딜레마이기도 하다. “창조”의 네 가지 구성요소로는 직관(intuition), 혁신(innovation), 상상력(imagination), 영감(inspiration)을 들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