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정책포럼 주관으로 공저한 «한국 경제의 인프라와 산업별 경쟁력»의 한 챕터로 “기업경쟁력 강화 전략”을 썼다. 🙂

원문보기_35p

[관련자료]
[book] 한국 경제의 인프라와 산업별 경쟁력


목차

요약 및 제언

1. 문제 제기

2. 현황 분석 및 미래 전망

1) 한국기업 현황
2) 미래 환경 전망

3. 선진기업 사례 분석

4. 해결 과제: GMA-10 전략

5. 정책 방향

1) 정책 목표
2) 세부 정책 대안
핵심 정책 내용 1. 경영효율성 배가
실천 정책 1-1. 구조조정을 통한 선택과 집중
실천 정책 1-2. 생산 및 프로세스 혁신
실천 정책 1-3. 학습 지향적 열린 조직 구축
핵심 정책 내용 2. 글로벌 비중 두 배 확대
실천 정책 2-1. 글로벌 최적화 전략 수립
실천 정책 2-2. 수출지역의 편중 극복
실천 정책 2-3. 글로벌 네트워킹 강화
핵심 정책 내용 3. 세계 일등 상품 200개
실천 정책 3-1. 차세대 수종사업 발굴
실천 정책 3-2. 시장지향형 R&D
실천 정책 3-3. 제품 고부가화
핵심 정책 내용 4. 글로벌 기업신뢰도 Top 10
실천 정책 4-1. 기업의 사회적 리더십 확보
실천 정책 4-2. 사회 친화적 기업활동 강화
실천 정책 4-3. 기업활동의 투명성과 윤리경영


요약 및 제언[1]

국민소득 2만불에 도전하는 한국경제의 현실에서 국내기업에게는 성장의 견인차라는 중차대한 역할이 주어졌지만 글로벌 차원에서 한국기업들의 경쟁력은 심각한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넛크래커(nut cracker)라는 진퇴양난의 위상과 조만간 현실로 다가올 한일간 FTA는 한국기업이 더욱 심각한 위기상황을 던져줄 것이지만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조차 글로벌 차원에서 중견기업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래에 전개될 경영환경 역시 한국기업들에게 기회라기보다는 오히려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마켓은 메이저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거대 다국적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절대적 강자로 군림하고 무한 경쟁시대가 전개되어 모든 기업들이 정면대결 하는 전면전(head-to-head competition)의 경쟁양태가 본격화될 것이다. 기업시민정신이 새로운 성장조건으로 부각하면서 기업이 사회공헌의 핵심 주체가 될 것이며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으로 역할하게 될 것이다.

경쟁자인 선진 일류기업들은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진화하기 위해 자체 경쟁력 강화에 일로매진하고 있다. 짧아지는 경기변동에 대응하여 긴축정책이나 구조조정을 상시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본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분야를 지속적으로 개척하는 동시에 시장을 재편할 기술개발에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브랜드와 지식을 활용하여 사업을 고부가가치화 하고, 사업의 가치사슬을 글로벌 차원으로 재구축하고 있으며 일류들 간의 합종연횡과 네트워킹 확보에 주력하는 동시에 윤리경영의 실천에 앞장서고 있어 한국기업들과의 경쟁력 격차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여러 제약 속에서 우리가 국민소득 2만불로 가기 위해서는 국내 대표기업들이 글로벌 차원의 우량기업으로 도약하여 ‘GMA-10 기업(Global Most Admired 10 Company)’이라는 벅찬 과제에 도전해야 한다.

우선 근본적인 두 가지 과제의 해결이 요구된다. 기업가정신의 발휘 없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탄생은 불가능하므로 진취적인 기업가정신 (entrepreneurship)을 앙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업, 정부, 소비자, 근로자, 시민단체 등 모든 경제주체들은 상생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네 가지 전략의 실천전략이 요구된다.

첫째, 경영효율성을 배가한다. 고수익사업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 아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한다. 양 위주의 사고에서 벗어나 질적 고도화를 통하여 생산과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동시에, 선진을 벤치마킹하고 과거의 실패에서 배우는 학습 지향적인 열린 조직을 구축한다.

둘째, 글로벌 비중을 두 배로 늘린다. 가계신용불량자의 급증으로 내수위주 성장은 한계에 봉착한 상태이므로 선진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수출에 의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차원의 수출 최적화 전략을 수립하고 일부 지역이나 상품에 심하게 편중된 수출구조를 개선하여 장기안정성을 확보한다. 또한 선진기업과의 제휴를 통하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다.

셋째, 세계 일등 상품을 현재 69개에서 200개로 늘린다. 차세대 수종사업을 발굴하여 투자를 늘리고 시장지향형 R&D를 통하여 세계시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며, 기존 제품에 소프트와 지식을 덧붙여 고부가가치화를 시도한다.

넷째, 글로벌 기업신뢰도를 Top 10으로 높인다. 사회적 책임을 넘어 사회적 리더십 발휘를 통해 사회발전에 공헌하고, 기업 메세나 활동 같은 비경제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통하여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며, 기업활동의 투명성 향상과 윤리경영 실천에 앞장선다.


1. 문제 제기

기업경쟁력은 국가경쟁력을 구성하는 핵심요소 중 하나다. 최근 들어 국가간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경제전쟁에서 첨병의 역할은 기업의 몫으로 주어졌다. 탈냉전 이후 국가간 힘겨루기가 무력전쟁에서 경제전쟁으로 전환되면서 강대국의 잣대 역시 군사력에서 경제력으로 바뀌었고, 글로벌 차원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가 국가경쟁력의 강약을 결정짓는 관건이 되었다. 이에 미국, 독일, 일본 등 전통적 강대국들은 물론 핀란드, 스웨덴 같은 강소국까지 예외 없이 글로벌 차원의 초우량기업을 육성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

IMD가 2003년에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30개 국가 중에서 15위에 머물러 있다.[2] 국가 경쟁력을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 가운데 특히 기업경영의 효율성(business efficiency)에서는 20위를 기록했고 그 중에서 경영관행(management practices)은 25위로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러한 한국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는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로 연결되며 한국기업의 낮은 글로벌 인지도 역시 이에 일조하고 있다. 영국의 인터브랜드 사가 선정한 ‘글로벌 톱 브랜드 100’에 포함된 국내기업은 삼성전자 한 개뿐이라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3] 더욱이 한국기업을 둘러싼 경쟁 환경은 넛크래커(nut cracker)로 요약되고 있듯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으며, 세계 시장에서 뚜렷이 경쟁우위를 갖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지 못한 채 중국이나 아세안 같은 후발국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다. 2002년 미국시장에서 한국 제품이나 서비스의 점유율이 3%였다면 중국은 10.8%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 또한 가파른 신장세를 보인다. 조만간 현실로 다가올 한일간 FTA는 한국기업이 온전히 설 땅 조차 뺏어 갈 것이며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에서는 일본 기업들은 물론 글로벌 일류기업들과의 전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제반 상황을 감안할 때 우리가 진정 꿈꾸는 2만불 시대로 가려면 한국의 주요기업들은 글로벌 수준에서 우량기업으로 재탄생하여 성장의 견인차가 되어야 하고 앞장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여 부존자원의 한계를 극복해가야 할 것이다.


2. 현황 분석 및 미래 전망

1) 한국기업 현황

한국의 대표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에서 심각한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Fortune]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한국기업은 상사 4개, 금융회사 2개, 정부출자기업 2개 등 13개만이 포함되어 있다.[4] 그 중에서도 매출과 총자산수익률(ROA: Return on Asset) 기준으로 상위 100등 이내에 들어가는 기업은 삼성전자 하나뿐이며,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으로 59위(476억 달러), 수익률 기준으로 29위(13.3%)를 기록하고 있다. 200위 이내에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2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Forbes]가 발표하는 ‘The Global 2000’ 순위에서도 100위 이내에 드는 국내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46위에 랭크되어 있다.[5] 포천 글로벌 500에 포함된 국내 13개 기업의 평균매출액은 230억 달러로, 글로벌 상위 100대 기업 평균의 35% 수준에 불과하다. 수익률에서도 최근 3년 평균 ROA는 머크 16.2%, 델 13.1%, 노키아 14.6%, 마이크로소프트 13.7%인데 비해 국내기업은 13개사 중 종합상사 4사와 삼성생명을 제외한 8개사의 평균 ROA는 4.3%이며, 삼성전자가 13.3%로 유일하게 10%를 상회한다.

여기에다 기업건전성, 혁신성 같은 비재무적인 지표까지 고려하면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국내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천지의 ‘The 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중에서 국내기업은 50위 이내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삼성전자가 전자산업 군에서 10위 이내에 드는 정도다.[6]

<그림 1> 국내외 주요기업의 매출규모/수익성

2) 미래 환경 전망

이러한 한국기업들에게 다가올 미래 환경 변화를 예측하면 대개 세 가지 방향으로 요약된다.

첫째, 메이저(major)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거대 다국적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절대적 강자로 군림할 것이다. 한편 중위권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합종연횡을 가속화하면서 국경을 넘어선 M&A를 통해 거대 다국적기업으로의 변신을 도모할 것이며, 범위의 경제와 규모의 경제, 기술, 자금력 면에서 앞서고 있는 다국적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기업들은 내수시장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다국적 거대기업들과 전면전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한 소수의 강자기업들이 산업계를 주도하고 경쟁력이 약한 기업은 산업재편 과정에서 도태되거나 인수합병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현재도 소수 메이저 기업들이 시장을 재편하는 현상은 자유시장경제의 자연법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내수시장 역시 소수 강자기업 중심으로 재편 중이다. 또한 표준을 선점한 글로벌 네트워크 군들이 높은 시장 장벽을 구축하여 후발자의 시장진입과 도전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을 선도하는 메이저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표준화를 주도할 것이며 특허를 보유한 기업간에 컨소시엄을 통한 특허 카르텔도 형성될 것이다. 예컨대 HP, 캐논, 제록스, 렉스마크, 올리베티 등 5사는 7천여 개의 프린터 특허등록을 통해 이미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둘째,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할 것이다. 글로벌 선진기업들은 고부가형 경영시스템 구축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며 중국을 비롯한 후발주자들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우량기업일수록 세계시장에서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혁신활동을 일상화할 것이며, 내수시장에서도 자본과 기술을 앞세운 외자계 기업의 약진이 예상된다. 또한 대규모 투자능력을 보유한 대기업들이 유망산업을 선점하게 될 것이다. 산업이 첨단화, 융합화되면서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 방카슈랑스 등이 보편화되고 축적된 자금력, 기술 노하우와 대규모 핵심인력을 보유한 거대기업들이 바이오, 광, 나노 같은 미래산업을 주도하게 된다면 대형투자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글로벌 거대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한편 급속한 기술혁신과 경쟁의 다면화, 복합화가 진행되면서 기존의 경쟁구도는 붕괴되며 게임의 법칙이 일시에 변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들이 기존의 경쟁규칙을 바꾸어 놓아 업계순위가 한 순간에 역전되는 사례가 다반사로 출현하는 동시에 경쟁의 무국경화로 인하여 모든 기업들이 정면대결 하는 전면전(head-to-head competition)의 경쟁양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셋째, 기업시민정신이 새로운 성장조건으로 부각할 것이다. 조만간 다가올 미래에는 혁신역량, 네트워크, 대중 영향력을 가진 기업이 사회공헌의 핵심 주체가 될 것이며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으로 역할하게 될 것이다. 사회적 리더십이란 기업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갖고 능동적인 입장에서 사회발전을 위하여 구체적인 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사회적 리더십은 기업의 잠재력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는데 유용한 가치동인(value key-driver)으로 정착할 것이며 기업에 대한 고객, 종업원, 사회의 신뢰가 기업 가치창출의 핵심요인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에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서 기업이미지를 높일 수 없을 것이며 핵심자산인 브랜드를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한편 우량기업일수록 사회친화경영을 통해 벽 없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건강-안전(environment, health, safety) 등 삶의 질이 기업 ‘지속성장 가능성’의 기본 전제조건으로 작용하면서 ‘녹색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명제가 현실화되고 사회친화경영을 신사업, 신제품을 창출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급속히 부상할 것이다. 게다가 경영윤리와 투명성을 바탕으로 하는 신뢰가 기업의 존폐를 좌우할 것이다. 사회통념과 가치관에 위배되는 기업활동은 단 한 번의 실수로 도산할 수 있는 치명적 위협이 되고, 기업경영에 대한 소송이 상시적으로 발생하며, 기업가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회계 공정성 및 CEO 도덕성에 대한 검증 요구가 한층 거세지면서 CEO의 비도덕성이 기업성장에 치명타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해관계자의 신뢰확보도 지속성장의 전제조건으로 자리매김하고 기업 감시활동의 주체가 정부, 사회단체, 일반국민들에 이르기까지 널리 확산될 것이다.

이러한 단절적인 미래 환경변화는 한국기업들에게 기회라기보다는 오히려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한국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3. 선진기업 사례 분석

현재 한국기업들에게 주어진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기업들이 글로벌 차원의 일류기업으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여러 선진기업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2003년에 포천지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의 핵심적인 경영전략을 분석하면 대개 여섯 가지의 특징이 도출된다. 구조조정, 미래수종, 고부가화, 세계화, 네트워킹, 윤리경영 등이다.

첫째, 구조조정을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한다. 경기변동 주기가 짧아지면서 선진기업들은 긴축정책이나 구조조정을 상시적으로 실시한다. 사업의 진퇴나 인수합병 결정에 대한 시스템적 사고를 조직 내에 체화시켜 룰에 의한 조정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노키아는 ‘텔레커뮤니케이션 글로벌 기업’이라는 비전을 바탕에 깔고 지난 20년에 걸쳐 체계적인 구조조정을 해왔으며 사업장 별로 의사결정, 문화, 경영시스템 등에서 별도의 회사처럼 운영함으로써 수익성이 떨어지면 하시라도 사업정리에 들어간다. 인텔은 MP3플레이어와 웹호스팅 등의 신규사업에서 수익이 나지 않자 전격적으로 철수를 단행한 사례도 있다. 선진기업들은 이러한 구조조정을 경쟁력 제고의 호기로 활용하며 호경기에도 미래를 내다보고 사업을 적극적으로 재구성해간다. 캐논은 1996~98년에 채산성 없는 4개 사업을 없애고, 생산회사를 통합, 재편하여 제조원가와 관리경비 절감하는 동시에 디지털카메라와 같은 신규유망사업에 진출했다. 소니는 일본 내의 생산거점인 공장들을 조립, 반도체, 부품의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한 후 각 분야별로 통합, 분리했다. 64개인 공장을 3개 회사로 통합하고, 분리된 3개 생산회사는 독립된 이익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둘째, 미래 신성장엔진을 적극적으로 발굴한다. 선진기업들은 본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분야를 지속적으로 개척하며, 이를 위해 기존 기술의 개선뿐만 아니라 시장을 재편할 기술개발에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다. 인텔의 CEO인 배럿은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창조해야만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라고 강조하면서, 가장 성공했던 자사 상품에 대해서도 끊임없는 자기비판을 통해 혁신을 추구한다. 인텔은 특정 팀이 성공을 거두더라도, 다른 팀이 더 나은 기술로 도전할 수 있는 경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또한 선진기업들은 명확한 비전과 장기적인 시각에서 신사업을 발굴해 간다. 우선 장기비전을 설정하고 산업의 트렌드와 시장의 역학관계를 고려한 후 신사업영역을 개척한다. 소니는 당초 종합가전업체였지만 이제는 오락 콘텐츠와 금융서비스를 결합하여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하겠다는 「e-SONY」 비전을 내걸었다. 전통적 화학기업인 듀퐁의 CEO인 찰스 홀리데이는 “생명과학 분야를 듀퐁의 미래전략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천명하고, 기술혁신을 통해 제품화되는 소재사업이나 부품사업의 경우에 멀리 10년 앞을 내다보는 연구개발과 상품화를 진행했다. 무라타제작소는 10년 후의 기술 로드맵(technology roadmap)을 개발하여 신제품, 신시장을 예측하고 있다. 동시에 일류기업들은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과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내부 R&D, 조인트 R&D, A&D(Acquisition & development)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R&D 역량을 강화해 간다. 인텔은 80여개 글로벌 R&D 센터, 300여개 대학과 공동연구 수행한다. GE는 사업성 위주로 전사 차원의 R&D를 수행하여 기술경쟁력 강화하며, 철저한 사업성 위주로 R&D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 자신들의 전체 역량 중에서 15%는 기초연구개발에, 15%는 자회사 긴급지원이나 문제해결(fire-fighting)에, 35%는 신제품 개발과 프로세스 혁신에, 35%는 차세대 제품개발에 배분한다.

셋째, 사업을 고부가가치화 한다. 선진기업은 우수한 제품 품질을 바탕으로 브랜드 활용과 관리에 주력한다. 디즈니는 자사의 여러 가지 만화 캐릭터를 칫솔, 시리얼 박스, 주스 포장 등 다양한 제품에 확장하고 있다. 소니도 1997년에 CEO 직속으로 브랜드 관리실을 설치했으며 2002년에는 브랜드 가치가 일본 내에서 1위, 글로벌 차원에서 21위 기록했다. 또한 일류기업들은 이익률이 높은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여 정책변화나 경쟁사 전략에 신축적으로 대응한다. 델컴퓨터는 경쟁사보다 빨리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전략을 적절히 구사하여 초기에 고가시장을 선점해 간다. 할인점의 대명사인 월마트도 소비 양극화에 대응하여 고급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차원에서 부유층의 소비패턴에 맞게 고가품으로 구색을 맞추고 그에 따른 홍보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넷째, 사업구조를 글로벌 차원에서 재구축한다. 최근 선진기업들은 제조중심의 수직적 피라미드 구조를 벗어나 가치사슬 별로 전문화된 매트릭스형 국제 수평분업구조를 형성해 가고 있다. 노키아는 전세계 부품회사와의 SCM을 통해 안정적인 부품조달과 단말기 교체주기를 단축하는 동시에 브랜드와 마케팅 등 핵심영역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 하고 있으며 다른 휴대폰 기업들 역시 PC 산업처럼 수평분화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델은 CPU는 인텔에, OS는 MS에 설계-조립은 대만 업체에 배송은 FedEx에 아웃소싱하고 있으며 MS의 X-Box의 경우에는 핵심칩 설계는 미국의 엔비디아에, 칩 제조는 대만의 TSMC에, 조립은 싱가포르의 플렉트로닉스에 아웃소싱 한다. 이를 위해 선진기업들은 현지의 결정권한을 대폭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본사는 지원활동에 주력하는 체제로 변환을 시도한다. 미국내 이익률(13%)이 일본 내수이익률(5%)을 훨씬 상회하는 토요타의 성공비결은 현지화에 있는데, 대부분의 의사결정권한을 미국 현지 본부장에게 위임하고 있으며 캠리, 툰트라 픽업 등의 디자인도 현지 디자인팀에서 독자적으로 고안한 작품이다.

다섯째, 네트워킹 확보에 주력한다. 선진기업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경쟁기업과의 선택적인 부문에서의 제휴나 아웃소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최근에는 경쟁기업간의 제휴를 기술공유 단계를 넘어 공동생산, 마케팅 등 자사의 핵심역량에 위협을 받지 않는 수준까지 확대해 가고 있다. 토요타는 포드, 폭스바겐 차종을 일본에서 대행판매하며 BMW는 엔진을 롤스로이스에서 조달하고 있다. 토요타는 라이벌인 닛산과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업계표준을 선점한다는 야망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향후 5년간 10만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핵심부품을 닛산에 제공하고, 미래의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표 1> 주요 업종별 글로벌 제휴 현황

1990 년대 2000년 ~ 현재
자동차 통합화 추진 속에 일부업체는 독자생존 모색(토요타, 혼다) GM+오펠+사브+피아트(GM그룹)

포드+재규어+볼보(포드그룹)

정유 엑손, 모빌, BP, 쉘, 텍사코, 세브론, 걸프 등 7강 체제 엑손모빌, 로얄더치쉘, BP아모코, 세브론-텍사코 등 4강 체제
반도체

(DRAM)

韓美日獨 4개국 6대 업체가 세계시장의 80% 이상을 과점 삼성전자, 마이크론 중심으로 재편 중 (日 업체들은 철수)

이처럼 선진기업은 업계표준을 장악하거나 최소한 표준화 주도그룹에 속할 수 있도록 공격적 전략을 구사하며 표준주도를 위하여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표준이 형성되는 초기단계부터 적극적인 참여를 하고 있으며, 국제표준기구나 컨소시엄에서의 발언권을 강화하는 한편 R&D, 생산 등에 있어 국경을 초월한 전략적 제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후지쓰와 IBM는 기업용 S/W와 고성능컴퓨터 분야에서 기술교류를 하고 있으며 소니와 에릭슨은 휴대폰 사업에서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여섯째, 윤리경영의 실천에 앞서간다.

선진기업들은 윤리경영을 실천할 조직, 제도, 교육 등 여건 조성에 주력하고 기업 스스로 내외부적으로 투명성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선제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GE 전체 순이익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GE캐피탈은 최근 투명성 관련 문제가 제기되자, 4개사로 분사하고 이를 통해 사업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함으로써 외부불신에 따른 신뢰악화 가능성에 적극 대응했던 사례도 있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증대하면서 선진기업들은 ‘기업 시민(corporate citizen)’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NGO 등이 기업경영이나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기업의 능동적인 윤리경영이나 환경친화 경영의 필요성 더욱 강조되는 추세이며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이나 지역공동체와의 협력요구가 날로 증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머크는 2000년에 1억 달러 상당의 B형 간염백신을 신흥개발 국가에 무상지원한 예도 있다.

이상에서 살펴보듯 선진일류기업들은 미래변화의 트렌트를 사전에 감지하고 선제적인 적응활동에 나서고 있어 한국기업들과의 경쟁력 격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 해결 과제: GMA-10 전략

이러한 여러 가지 악조건과 제약 속에서도 한국의 우량기업들에게는 2만불 시대를 견인해야할 책무가 주어져 있다. 한국이 국민소득 2만불로 가려면 GDP가 2002년 현재 596조원에서 454조원이 늘어 1,050조원이 되어야 한다. 기존 산업이 현재 같은 추세로 성장한다면 새로 창출할 수 있는 GDP는 279조원 수준이며 그 부족분 175조원은 기존산업의 획기적인 경쟁력 향상이나 새로운 산업의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2만불 달성은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부족분 175조원은 반도체산업 부가가치의 14배, 자동차의 7배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다. 또한 국민소득 2만불을 달성하려면 약 200개의 세계일등 상품이 필요하다. 2만불 이상 선진국들은 일등 상품을 평균 192개씩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일등 상품의 수는 69개에 불과하다. 2002년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일등 상품을 19개 보유하고 있으므로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우량기업 10개 이상이 있어야 국가전체로 일등 상품을 200개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 2> 2만불 이상 선진국 GDP와 일등 상품 개수 상관관계

따라서 2만불 시대를 달성하기 위한 1차적인 필요조건은 글로벌 차원에서 크고 강한(big & strong) 기업을 최소한 10개는 확보해야 하는 것이며, 2차적 필요조건은 이들 한국 대표기업들이 윤리적 경영과 사회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신뢰를 획득하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재탄생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윤리경영은 ‘부담되지만 필요한 것’이라는 차원을 넘어 ‘실행하지 않으면 기업 도태를 유발하는 것’이라는 수준으로 격상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Fortune]이 선정하는 ‘세계의 존경받는 기업’에서 업종별 top 10에 한국기업이 10개 이상 진입하는 것이 목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7] 월마트가 2003년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선정된 이유는 고객제일주의, 효율성 추구, 경영의 투명성 때문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성공적인 경영성과를 달성한 기업들이 존경받는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기업의 윤리성이 반영된 신뢰가 공고해야 하며, <표 2>처럼 혁신이나 기업투명성에 소홀했던 기업일수록 급격한 순위하락을 경험했다.

<표 2> 신뢰악화 기업사례[8]

기업명  순위변동  비고
홈디포 5 위 → 17위 주가하락(50달러 → 20달러)
씨티그룹 8 위 → 26위 회계부정 스캔들
시스코 10 위 → 22위 전년대비 매출액 5% 이상 감소
AOL 타임워너 17 위 → 순위밖 역사상 최고의 손실 기록
보잉 35 위 → 43위 항공업계 불황으로 고전
가장 존경받지 못하는 기업군 엔론, K마트, US에어웨이스그룹, 월드컴, UA 등

현재 한국에는 <그림 3>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삼성전자 정도이며 그 외 몇몇 후보기업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 후보군 기업들은 규모가 작은데도 수익성 역시 열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 중에서 5개 기업은 글로벌 수준의 수익성(글로벌 100위, 5%)을 보이고 있다.

<그림 3> 동종 산업 내에서의 국내기업 글로벌 역량[9]

결국 한국이 2만불로 가기 위해서는 이들 국내 차원의 우량기업들을 육성시킴으로써 글로벌 차원의 우량기업으로 도약하여 GMA-10 기업(Global Most Admired 10 Company)을 일구어 내는 길이 최선책인 것이다.


5. 정책 방향

1) 정책 목표

GMA-10을 일구어내기 위해서는, 점진적인 개선을 넘은 강도 높은 혁신을 통해서 글로벌 수준의 성과를 달성하는 동시에 선제적인 사회적 리더십 발휘를 통해 고객, 종업원, 채권자, 투자자 나아가 시민 모두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근본적인 두 가지 과제를 실천해야 한다.

첫 번째, 진취적인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앙양이 요구된다. 기업가정신의 발휘 없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탄생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현실은 기업부실에 대한 주주나 사회로부터의 책임추궁이 강화되면서 진취적 경영에 대한 두려움은 증폭된 반면 자신감은 결여되고 있다. 기업하려는 의지를 북돋아야 경영자는 투자를 활성화하고, 세계 일류제품을 개발하여 글로벌 시장을 통해 국부를 견인하는 것이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의 경영을 안정시키는 것이 2만불 당성은 전제조건이 된다. 대기업이 활성화되어야 중소기업의 향후 성장잠재력도 확충되므로, 우선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대외 이미지를 불식해야 하고 경제주체들의 자발성과 시장경제원리를 존중하는 동시에 실용적인 정책을 구사함으로써 모든 기업이 최상의 여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소위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조성하는 것이다. 정치, 금융, 노동, 교육, 공공부문의 비효율이 기업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사회전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합리적 노사관행을 정착시켜 가는 것 역시 핵심과제가 된다.

두 번째, 모든 경제주체들은 상생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인식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정도경영, 윤리경영을 실천하여 투명성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 시장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기존경영 방식에서 낡은 관행을 개선하는 동시에 주주, 근로자,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한편 정부는 의욕과 능력을 가진 기업이 경쟁력 제고와 기업가치 극대화라는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하는데 전념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존경받는 기업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기업활동에 대한 직접규제는 최소화하고, 시장기구가 원활하게 작동하는데 주력해야 하며, 특히 혁신과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지원할 수 있도록 기존 제도를 재점검하고 기업, 소비자,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공정한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요구되고 있다. 또한 소비자, 근로자, 시민단체들도 기업을 경제발전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 노조는 우리 경제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여 적절한 선에서 타협하고 기업의 생산성향상 노력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하나의 성공한 기업이 나오면, 기업가 본인은 물론이고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성공의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지므로 소비자나 시민단체들도 대기업에 대한 맹목적인 비판보다는 애정을 가지고 응원할 필요가 있다.[10]

이러한 바탕 위에 구체적인 정책대안으로 다음 네 가지 전략을 실천해야 한다. 첫째, 구조조정을 통한 선택과 집중, 생산 및 프로세스 혁신, 학습조직 지향 등으로 경영효율성을 배가한다. 둘째, 글로벌 최적화, 지역편중 해소, 네트워킹 강화 등으로 글로벌 비중을 두 배로 늘린다. 셋째, 기존 제품의 고부가화, 차세대수종 개발, 시장지향형 R&D 등을 통하여 글로벌 시장지배력을 확보하여 세계 1위 제품을 200개로 늘린다. 넷째, 사회적 리더십, 사회친화경영, 윤리 및 투명 경영을 통하여 사회신뢰를 확보함으로써 top 10에 적극 도전한다.

2) 세부 정책 대안

핵심 정책 내용 1. 경영효율성 배가

현재 국내 글로벌 기업 후보기업군의 전반적인 경영효율은 글로벌 수준에 비해 크게 미흡하며, 글로벌 수준에 도달한 삼성전자와 비교할 때 절반 수준을 보인다.

<표 3> 삼성전자 대비 글로벌 후보기업군의 효율성 비교(삼성전자=100)[11]

구분 설비투자효율 총자본투자효율 인당부가가치
비율 45% 50% 69%

한국의 인당 부가가치 노동생산성은 전자, 자동차, 조선 등 일부 주력산업에서는 글로벌 수준에 근접해 있지만 산업 전체로 보면 미국의 절반 수준이며 OECD 조사대상 30개국 가운데 23번째에 불과하다.[12] 반면, Switzerland Nova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 시간당 임금은 전체 조사대상 25개국 중 16위를 차지하여 경쟁국보다 현저하게 높다.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1불대로 최저수준이고 싱가포르, 남아공, 한국, 홍콩, 이스라엘 등은 10불을 상회한다.

<표 4> 국별 인당 부가가치 노동생산성(GDP/취업자수) 지수 비교

미국 일본 독일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아일랜드 한국
356

(214)

292

(157)

255

(164)

301

(162)

266

(157)

261

(169)

310

(202)

100

(100)

주: 2002년 기준, ( )은 PPP 적용 시 지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기업들이 인건비, 물류비용 등에서 한국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중국과의 가격경쟁에서 탈피하고 품질 및 프로세스 혁신을 통하여 경영효율성을 향상해야 한다. 3P(people, process, product) 측면에서 효율지향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여 지속적으로 기업경쟁력을 제고시켜 가야 하는 것이다.

실천 정책 1-1. 구조조정을 통한 선택과 집중

한국기업의 효율성 배가를 위한 당면과제 중 하나가 고수익사업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 아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다. BCG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13] 현재 국내기업의 60%가 소위 ‘가치를 파괴’하고 있는 조직이므로, 이제 국내기업들도 핵심역량에서 벗어난 무리한 사업확장을 경계하고, 저수익 혹은 비관련 사업에서 과감하게 철수해야 한다. 현재 69개인 세계일등 상품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동시에 미래의 일등 사업 창출을 위한 과감한 투자도 병행해야 하며, 이제는 점진적 원가절감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으므로 몇 분의 1로 원가를 줄인다는 식으로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와 병행하여 세계시장을 제패할 수 있는 ‘전략사업 군’을 형성하고,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며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사업과 연관된 분야에 기존의 핵심역량을 재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TFT-LCD 사업의 성공은 반도체 사업의 핵심역량을 활용한 경우다. 또한 외환위기 이후 국내기업들에게 축적된 구조조정 역량을 사업구조 효율화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장기적인 구조조정의 원칙 아래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구조조정 체제를 마련한 후에 부실과 비효율을 과감히 제거하고 현재의 경쟁력을 높여 가면서 미래에 대비하는 전략적인 구조조정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즉 가치사슬(value-chain) 상에서 수익을 내는 부분에 자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이나 제휴로 해결하는 것이다.

실천 정책 1-2. 생산 및 프로세스 혁신

국내기업들은 기존의 제품이나 기술을 보존한 상태에서 중단 없는 혁신을 통하여 생산효율성을 올려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까지도 팽배해 있는 양 위주의 사고에서 벗어나 질적 고도화를 통하여 생산성을 배가할 필요가 있으며, 성공한 제품에 대해서도 끊임없는 자기비판 과정을 거쳐 부단한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인텔은 시판된 제품에 대해 비판적 경로분석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혁신제품을 출시하는 성공사례를 보이고 있다. 또한 대부분 후발주자의 입장인 한국기업들은 신기술의 출현이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현재 보유중인 기술의 우위가 한 순간에 붕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하므로 기회를 선점하고 유지해 가기 위해서는 고객, 시장, 기술, 경제동향의 미세한 변화까지도 감지할 수 있는 경영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절대적인 시장지배력을 갖춘 기업이 혁신과 변화의 트렌드를 간과하여 쇠락한 예가 많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편 경영성과의 상당부분이 금리나 환율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고 있으며 리스크에 대해 안이하게 대비할 경우에 불의의 파국을 맞을 수 있으므로 금융리스크 등 영업외적 요소로 인한 수익 변동성을 안정시키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환율이나 금리 리스크는 물론 경영전반의 대한 리스크 관리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리스크의 원천을 파악하여 계량화하고 경영관리지표로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실천 정책 1-3. 학습 지향적 열린 조직 구축

국내기업들은 학습지향조직을 구축하고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역량을 축적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경쟁자에 대한 경시와 자만은 후발자의 추월을 허용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며 지속적인 경쟁사 벤치마킹과 세계 초일류 회사와 교류를 활성화하여 자사역량을 비교, 분석하고 실행 대안을 마련한다. 또한 인적 자산이야말로 국내기업의 가장 강한 경쟁력의 원천이므로 핵심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이들이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여 외부의 문화, 기술 등이 쉽게 흡수될 수 있는 열린 조직을 지향하는 동시에 사업부문의 경계를 넘어선 T/F 조직을 활발히 운영하여 벽 없는 유연조직 구축한다. 한편 국내기업 대부분에서는 실패를 용인하는 기업문화가 미흡한 실정이므로 실패의 자산화를 통해 혁신을 추구하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문화를 유도한다. 노키아의 CEO 오릴라 사장이 말했듯이 “전체 경력을 통해 어느 순간에도 실패하지 않았다면 전력을 다해 일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라는 차원에서 경영상의 실수나 실패는 성공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여러 기업들은 <표 5>처럼 실패를 경험하면서 성장해왔다.

<표 5> 실패의 자산화를 통해 성장한 사례

기업명 실패의 경험
소니 마쓰시타와의 VTR경쟁에서 패배 후 실패학습을 통해 표준 경쟁에서 연속적으로 승리
3M 초강력접착제 연구하다가 잘못 만든 약력 접착제를 활용해 포스트잇을 개발
화이자 협심증 치료제 실패를 발상의 전환에 활용하여 비아그라를 개발
점포판매 등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 후 기존 직접판매 방식의 사업모델을 강화
HP 1980년대 중반, PC시장 진출의 실패를 교훈으로 소비자 취향에 맞춘 노트 PC로 대성공
인텔 인터넷 기반 사업다각화에서 실패를 인정하고, 기존 성공방식이었던 ‘비판적 경로분석’을 재강조

핵심 정책 내용 2. 글로벌 비중 두 배 확대

한국경제는 가계신용불량자가 급증하여 372만에 달하고 GDP 대비 가계신용이 74%로 선진국 수준(일본 69%, 미국 79%)에 육박하여 내수위주 성장은 한계에 봉착한 상태이므로 선진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수출에 의존해야 한다. 설사 내수시장이 호황국면을 맞는다 해도 태생적 소국인 한국은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으며, 선진 강소국 역시 대부분 수출을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표 6> 강소국의 GDP 대비 수출 비중

국가 벨기에 아일랜드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핀란드
수출액/GDP(%) 86% 73% 53% 41% 36% 34%

자료: OECD[14]

한국경제가 국민소득 2만불에 가려면 현재의 수출 규모인 1,624억 달러(2002년)를 3,400억 달러로 최소한 두 배는 늘려야 한다. 수출을 안정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한국경제의 고질적인 지역편중 구조부터 바꾸어야 한다. 미국 20.2%, 중국 14.6%, 일본 9.3% 등 특정지역에 편중된 수출구조는 시장여건 변화에 따라 수출이 급감할 수 있다는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으며 또한 반도체, 컴퓨터 등 전자전기품목(39%)에 집중된 수출 구조 역시 상당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결국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하여 세계화 전략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그림 4> 한국의 지역별 수출 비중[15]

실천 정책 2-1. 글로벌 최적화 전략 수립

해외시장의 포트폴리오를 선별적으로 구축하여 글로벌 역량을 극대화하려면 시장의 규모, 이익 창출, 기술습득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한국기업들이 진출할 해외시장과 분야를 미리 선정하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국내의 부존자원이나 인프라를 보완하기 위해 글로벌 소싱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활동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입지를 선정할 때는 기회요인과 더불어 위기요인을 고려하기 위해 지역별, 국가별로 위기-기회 포트폴리오를 작성한다. 글로벌 차원에서 취약한 국내기업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지화에 충실한 전략을 구사하며, 환경 및 사회친화 프로그램을 통하여 현지의 신뢰를 확보하는 동시에 현지 인력을 대상으로 기술 및 기능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관리직으로 채용하는 등 현지시민화를 구현해 간다.

실천 정책 2-2. 수출지역의 편중 극복

지역별 또는 제품별 편중현상을 극복하려면 글로벌 차원에서 틈새시장을 개척하여 수출지역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전후방산업의 연관효과가 큰 개도국의 플랜트 개발이나 수주사업의 진출을 늘리는 차원에서 중동, 동남아 등 개도국 플랜트 시장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관련 업체의 해외진출 교두보를 마련하여 국산 기자재의 수출을 늘리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또한 IT강국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IT수요가 급증하는 신흥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있다. 통신현대화, 대규모 공공 IT프로젝트, 이동통신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동남아, 러시아, 동구, 중동 등으로 IT 산업을 진출하고, 신흥 IT시장에서 4세대 이동통신, 광인터넷 등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지적재산권 확보를 통하여 시장을 선점한다.

실천 정책 2-3. 글로벌 네트워킹 강화

국내기업들 대부분은 원천기술보다는 상용화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으므로 원천기술을 보유한 선진기업과의 제휴가 필수적이며, 해외 선진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하여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다. 현재 한국기업들의 국경간 제휴는 미국 대비 7%, 일본대비 17%의 수준에 불과하므로 이에 힘의 집중이 요구된다.

<표 7> 국가별 국경간 전략적 제휴건수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한국 이태리
제휴건수 22,293 9,430 5,966 4,064 4,602 3,245 1,604 1,566 1,566

자료: OECD (2001.6.27)[16]

또한 현지시장의 수요에 부응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신속히 제공하기 위하여 글로벌 R&D 센터를 설치하고, 해당국의 대학이나 기업과 공동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OECD 국가들도 해외 R&D 비중을 늘리고 있어 전체 R&D의 12%를 차지한다.

핵심 정책 내용 3. 세계 일등 상품 200개

글로벌 차원에서 시장점유율 일등을 차지하는 한국의 상품 수는 69개로 세계 14위 수준으로 미국 954개(1위), 독일 739개(3위), 일본 318개(5위) 등 선진 수준에 크게 미흡하며 개도국 중에서는 중국 753개(2위), 멕시코 73개(13위)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17]

<그림 5> 세계 각국의 일등 상품 수 (단위: 개)

한국이 일등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들도 대부분 세계시장 규모가 작거나 경쟁이 치열한 부문이며, 세계 100대 교역상품 중에 한국이 1위를 차지하는 상품은 하나도 없다. 세계 교역규모 100대 상품 중에서 시장점유율이 1위는 아니지만 자동차, 반도체 제조장비, 전자부품, 이동통신기기 등은 1~10위권에 진입해 있으므로, 향후 한국기업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다수의 세계 일등 상품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만일 한국이 세계 일등 상품 200개를 확보한다면 세계 TOP 7 국가가 된다.

<표 8> 주요국가의 세계 일등 상품 현황

1인당 국민소득(만불) 일등 품목 수(개)
프랑스 23,990 281
벨기에 25,520 154
캐나다 27,130 126
영 국 24,160 121
네덜란드 27,190 103

일등 상품 200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품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실천전략이 요구된다. 차세대 수종사업 발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시장지향형 R&D 등의 경영 전부문에 걸친 혁신이 요구된다.

실천 정책 3-1. 차세대 수종사업 발굴

국내 10대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보유액이 20조원에 달하는 등 투자 마인드가 극도로 부진한 상황은 성장잠재력의 상실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 일본은 1980년대 제조업에서 세계최강을 자랑하였으나 IT로의 사업구조 전환이 늦어지고 미국에 뒤지면서 장기불황에 직면하여 소위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난관에 봉착한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한국기업들은 미래의 산업구도를 정확히 예측하여 기술표준을 주도하거나 니치마켓을 공략하기 위하여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를 해야 한다. 첨단기술을 보유한 선진기업의 R&D 부문을 M&A하는 기회를 모색하며 원천기술 특허가 없더라도 응용기술에 과감히 투자하여 표준진영에 중추적인 플레이어로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예컨대 CDMA 원천기술이 없어도 한국은 이 분야의 마켓 메이커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한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기존의 사업을 새로운 영역에 제품과 기술을 적용하는, 소위 도메인적 발상을 통하여 고부가가치 산업을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예컨대 레고는 전통적인 완구를 첨단기술의 영역으로 확장하여, 사용자가 로봇을 PC로 제어할 수 있는 ‘마인드스톰’ 시리즈를 출시했다. 본업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의도적으로 탈피해 봄으로써 전혀 새로운 형태의 사업발상을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국내기업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조직 내부에서 구체화할 수 있는 사업추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다양한 발상을 취합, 평가한 후에 유망사업으로 추진하는 주관부서를 구성하되 발상 참여자는 전체 임직원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추진의 통제력을 유지하면서도 창조적 활동의 강도를 높일 수 있도록 기업 내부의 통제시스템을 바꾸어야 하며, 반드시 필요하지 않는 통제절차는 과감하게 폐지할 필요가 있다.

실천 정책 3-2. 시장지향형 R&D

국내기업들의 뛰어난 제품화기술을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고객이 원하거나 기대하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 R&D의 목적은 단순히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상용화하는 데 있다. 세계시장에서 후발주자인 한국기업들은 고객을 염두에 둔 제품개발을 통해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설사 앞선 기술을 활용하여 첨단제품을 만들었다 해도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아니라면 기술은 효용가치를 상실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지향형 R&D의 성패는 정확한 시장동향의 파악 여부에 좌우된다. 시장동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잠재적인 고객의 니즈를 분석하고 이를 신속하게 제품개발에 반영한다.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정례화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씽크패널(think panel)을 활용하여 내부역량의 한계를 보완할 수도 있다. 또한 시장성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하여 조직과 의사결정체계를 재구축하며 자체개발, 제휴, 아웃소싱 등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실무자에게 업무권한을 최대한 위양하고, 불필요한 결재과정은 단계적으로 폐지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과 창의를 장려하는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장기적인 투자를 해가는 CEO의 결단이 요구된다. 이러한 투자는 분명한 연구개발 원칙이나 기준 아래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유망사업을 추진하는데 요구되는 기술의 우선순위와 확보방안을 사전에 명확히 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자사의 전략과 기술역량을 감안한 중장기적인 기술로드맵을 선결되어야 한다. 시장성, 경제성, 기술성 측면에서 수익과 위험을 평가한 후에 선정된 프로젝트 별로 자원배분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실천 정책 3-3. 제품 고부가화

국내기업의 강점인 제조 및 판매에 차원을 넘어 사업전략에 서비스와 지식을 결합하여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0.5차 전략’도 유효한 수단이다. 한국의 서비스산업의 비중은 1970년 46%에서 2002년에는 55%로 높아졌지만 아직 미국(73.3%), 일본(67.7%), 영국(71.5%), 독일(68.5%) 등 선진국보다는 낮은 수준이므로, 본업인 제조업을 유지하면서도 소프트와 서비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갈 필요가 있다. 우선, 디자인, 브랜드 등 소프트적 요소가 핵심경쟁력으로 부각하면서 부가가치의 축이 생산이나 기술에서 마케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현실의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코카콜라의 경우 브랜드자산의 가치는 유형자산의 15배, 시장가치의 55%에 달한다. 한국기업 역시 소프트 자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브랜드 자산에 대한 관리시스템을 전방위적으로 확대, 강화해야 한다. 브랜드 자산의 증감을 추적하고 장단기 브랜드 육성전략을 수립하며 시장조사 시 브랜드 관련 지표도 함께 측정하여 전략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또한 광고 이외의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통합적으로 활용하고 그 일책으로 유통업체, 미디어 등과의 제휴를 강화하여 더 많은 고객접점을 확보하며 브랜드 자산 관리를 위한 내부시스템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합리적 기준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국내기업들은 생산 중심의 기업문화를 고객 위주의 기업문화로 전환해야 한다.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대량생산의 제조업 마인드가 강한 기업체질의 변화는 top level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므로 CEO의 관심과 투자가 선결요건이다. 마케팅 부서와 디자인 부서와의 업무조화를 위해 부서간 적극적인 협업과 인적 교류를 유도하며 마케팅과 디자인 조직의 통합운영도 고려하고 전문 디자이너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투자 역시 시급한 과제다.[18]

핵심 정책 내용 4. 글로벌 기업신뢰도 Top 10

GMA가 되기 위해서는 탁월한 재무성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2003년의 경우 포천 글로벌 50대 중 17개 기업만 50대 ‘글로벌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사회적 책임, 더 나아가 사회적 리더십을 통한 사회발전에의 공헌이 요구되며 투명성 제고와 윤리경영 역시 불가결 요건이다. 특히 선진경제들은 사회 여러 부문에서 기업과 기업인에게 리더의 역할이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한국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신뢰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다.

<표 9> IMD 국가경쟁력 기업신뢰도 관련항목 순위[19]

항목 한국의 국가순위
윤리 관행(Ethical Practices) 26 위/30개국
경영자 신뢰도(Credibility of Managers) 24 위/30개국
이사회의 역할(Corporate Boards) 29 위/30개국
주주가치(Shareholder Value) 25 위/30개국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18 위/30개국
건강, 안전, 환경(Health, Safety & Environmental Concerns) 19 위/30개국

이에 한국기업들은 사회 여러 방면에 걸친 공헌활동의 비중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종업원, 주주 등 한정된 기업의 이해관계자의 범주를 넘어 지역사회와 국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가야 할 것이다.

실천 정책 4-1. 기업의 사회적 리더십 확보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존경심이 낮은 국내 풍토는 기업들의 적극적이고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서 변화가 가능하므로 수동적 의미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는 기업의 사회적 리더십 발휘가 요구된다. 사회적 책임의 이행은 기업의 중요한 존재이유 중 하나로 오늘날에는 그 의미가 점차 변하고 확대되는 추세이다. 또한 기업들이 보유한 지식이나 인프라가 상업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사회적 목적을 위해 긍정적으로 쓰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IBM은 보유기술을 활용한 ‘현물지원’ 형태의 지원활동을 실시하는데 1998년에는 보유기술을 동원하여 세계 문화재 복원, 각종 이벤트 등을 지원하는 ‘e-Culture’ 프로젝트 개시했다. 또한 사회공헌을 통해 단순한 상업적 보상 이외에 기업의 잠재력을 최대화하는데 활용할 수도 있다. 나이키는 그들이 가진 청소년에 대한 지식을 사회적 목적에 활용, 영국청소년을 위한 체육교육과 스포츠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책임감과 리더십 함양에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실천 정책 4-2. 사회 친화적 기업활동 강화

국민소득 2만불 시대에는 한국의 문화산업의 비중이 현재보다 더욱 증가할 것이므로 기업 메세나 활동 같은 비경제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통하여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한다. 현재도 선진국에서는 문화산업이 GNP의 30%를 차지할 만큼 핵심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므로 기업의 문화지원 활동도 지금보다는 훨씬 광범위하고 심도 있게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월마트는 여러 지역의 기념관, 박물관, 문화, 예술, 교육기관을 지원하면서 이를 매장의 판촉 및 고객관리와 연계하는데 2002년 지원예산은 1억 9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환경, 건강, 안전(EHS; environment, health, safety)에 대한 고려는 선진사회에서 기업경영에 필수요건이지만 국내기업들의 EHS에 대한 관심과 제도 정비수준은 미흡한 수준이다. 따라서 CEO의 관심과 주도적 역할 아래 EHS 전담조직을 설치하는 등 종업원의 건강, 안전에 대한 배려를 경쟁력 향상으로 승화시켜가야 한다. 환경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기업경쟁력 제고의 원천으로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환경친화형 제품개발도 적극 추진할 수 있다. 고소득 선진사회일수록 ‘녹색기업(green company)’에 대한 요구가 높다. 예컨대 다우는 9백만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감행하여 1995년 ‘EH&S 2005 Goals’를 수립해 안전사고와 재해의 90% 감축, 오염물질의 50%와 에너지 소비의 20% 감축을 이루어냈다.

실천 정책 4-3. 기업활동의 투명성과 윤리경영

기업투명성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동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국내기업들은 경영성과에 비해서 저평가되고 있는 현실이므로 기업활동의 투명성 제고를 통해 신뢰 회복과 경쟁력 확보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이사회의 정비, 기업의 자발적인 공정공시, 경영정보의 공유 등을 통해 기업활동의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의 윤리경영은 선택이 아닌 글로벌 경쟁력의 필수조건이므로 윤리경영을 체질화하고 그 수준을 높여 이해관계자들의 신뢰 확보한다. IMD 발표 순위에서 한국 기업의 윤리경영 수준은 30개 경제권 중 26위 수준이다. 윤리강령의 작성 및 준수, 윤리교육, 임직원 평가에 있어서 윤리성 비중을 높여야 하며 미국 윤리임원협의회에서 정한 ‘기업 윤리경영 표준안’ 등 글로벌 윤리기준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다.


[1] 다윈의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자연환경은 개체를 선택하고, 개체는 자연환경변화에 적응해야 생존할 수 있고 진화해 간다. 가장 힘이 센 개체나 가장 머리가 좋은 개체가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적응력이 높은 개체가 생존한다. 최근 카우프만 등이 주장하는 복잡계이론에 따르면 개체가 자연환경으로부터 선택받기도 하지만 여러 개체들이 자기조직화(self-organizing)를 통해 환경을 자신들에 맞도록 변화시켜 나가기도 한다. 이를 공진화(co-evolution)라 한다. 마찬가지로 기업조직도 경영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도 하지만 환경을 변화시켜 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기업 자체가 스스로 노력해서 경쟁력을 높여갈 수 있는 전략에 대해서만 언급할 것이다.

[2] IMD World Competitiveness Yearbook, 2003.

[3] Interbrand, 2003 Global Brands Scoreboard (2003.8.4)

[4] 2003 Fortune Global 500 (2003.7.21)

[5] Forbes, The Global 2000 (2003.7.21)

[6] Fortune, 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2004 (2004.3.8); 50위권 이내는 대부분 선진기업이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 36개, 독일 2개, 영국 2개, 영국/네덜란드 합작 2개, 일본 3개, 프랑스 2개, 핀란드, 스위스, 싱가포르가 각 한 개씩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7] Fortune, 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Fortune]과 Hay Group 컨설팅은 전세계 345개 주요기업의 경영자와 관리자 등 만여 명을 대상으로 기업실적을 토대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여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을 선정한다. 존경받는 기업에 대한 평가는 혁신성, 기업자산 운용, 글로벌화, 경영의 질, 임직원 자질, 제품과 서비스 품질, 장기투자 가치, 재무적 투명성, 사회적 책임 등 9개 범주에서 응답자들이 1점에서 10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경쟁업체 순위를 평가하고, 올스타 목록은 이 평가를 기초로 설문자들의 투표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2003년 3월 발표된 10대 기업은 월마트, GE, MS, 델 컴퓨터, 존슨앤존슨, 버크셔 해더웨이, P&G, IBM, 코카콜라, 페덱스 등이다. 현재 업종별 top 10에 진입한 한국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8] Fortune(2003.3.3)

[9] 매출순위는 포천지 선정 산업분류 내 순위, 수익성은 총자산수익률 기준(ROA), Fortune(2002.7), 와이즈넷.

[10] 네덜란드는 해외에서 우수한 실적을 올리는 기업에 대해 “Royal”이라는 칭호를 부여하여 국민적 명예를 부여한다.

[11] 후보기업군은 매출순위가 동업종내 글로벌 30위 이내 기업, Fortune 2002.7, 와이즈넷.

[12] 한국생산성본부, 생산성 국제비교 보고서, 2002.

[13]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한국사무소 이병남 부사장, ‘글로벌 초일류기업 무엇인가?, 2004

[14] OECD, Main Economic Indicators, 2003

[15] ASEAN(10개국), EU(15개국) 평균

[16] OECD, Science, Technology and Industry Scoreboard 2001

[17] UN, International Merchandise Trade Statistics (PC-TAS), 2001년 기준

[18] 국내 기업들의 디자인 관련 투자는 총매출액의 0.5%에 불과하다.

[19] Statistical Tables, IMD Competitiveness Yearbook,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