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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컨센서스 13차 콜로키엄]

  • 주제: 한국의 복지정책: 복지국가의 태동? The Politics of Welfare in South Korea: The Birth of Welfare State?
  • 발제자: 송호근 교수 (서울대 사회학과)
  • 일시: 2007년 2월 27일 (화요일) 오후 5시
  • 장소: EAI 회의실
  • 참석자: 김병국 손동현 윤순봉 이정우
  • 자료정리: 송문희(EAI)

콜로키엄 정리자료_text 21p


[요약] 복지국가의 태동

[발제] 한국의 복지정책: 복지국가의 태동 (송호근 교수)

[토론]


[요약] 복지국가의태동 

1. 세계화(globalization)와 복지 재편의 관계 (globalization & welfare restructuring)

복지국가(welfare state)를 정치경제학적으로 설명하면, 인플레이션과 실업 사이의 딜레마를 정치적 임금(political wage) 설정과 사회적 보호(social protection)를 통해서 순화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기본골격은 1970년대를 경과하면서 내적-외적 도전에 직면하였고, 1980년대에 미국과 영국에서 등장한 보수주의적 시장개혁을 계기로 복지국가의 전면축소 내지 재조정론이 고개를 들게 되었다.

그렇다면, 복지국가는 왜 1970년대를 경과하면서 확대성장을 멈추고 재조정의 길로 접어들었는가? 그 배경은 무엇인가? 그 답은 ‘세계화(Globalization)’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화는 단순히 말하면,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가 확대되는 과정이며,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를 기초로 한 자유경쟁원리가 모든 교역질서에 적용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여기에 시장질서를 최선으로 여기는 신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 요인이 부가된다. 세계화의 발전과 심화는 복지국가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게 되었고, 이러한 정치경제적 환경의 변화 속에서 각 국가들의 복지정책에 대한 선택과 적응전략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세계화(Globalization)에 따라 복지 재편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질 것인가? 세계화(Globalization)가 복지국가의 축소(retrenchment)를 가져온다는 것이 신자유주의자들의 기본명제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러한가?

2. 두 가지 상반된 가설: Neo liberal hypothesis vs. Social democratic hypothesis

여기에는 두 가지의 가설이 있다. 신자유주의 가설(Neo liberal hypothesis)과 사회민주주의 가설(social democratic hypothesis) 이 그것이다. 전자에 따르면 세계화의 논리에 적응하려는 정부가 채택하게 되는 정책기조는 긴축정책(austerity)이자 재정적자 축소, 복지 감축(welfare cut)이라고 주장한다. 라틴 아메리카와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실제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후자는 세계화(Globalization)가 노동조건(working condition)을 악화시켰으므로 양극화나 사회 혼란(social dislocation)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강한 국가가 복지정책을 통해 이를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논지이다. 이 중에서 어떤 가설이 보다 적합성을 갖는가를 둘러싸고 많은 논쟁과 연구들이 진행되었지만 실제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는 복지정책 개혁의 패턴에는 이 두 가지 양상이 종종 혼재되어 나타난다.

세계화와 복지제도간의 관계가 이렇게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국가가 처한 경제환경, 경제구조, 시장개방의 정도, 국내정치적 구조 등 다양한 요인들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제도적 구조나 경로의존성의 문제가 중요하게 거론된다. 우리나라는 특히나 이러한 영향력이 상당해 흔히 제도학파에서 언급되는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을 나타내고 있다. 제도적 연속성(institutional legacy)과 정당정치(party politics)의 관계를 보면 복지정책이 정치적으로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알 수 있다. 복지감축(welfare cut)을 추진하려 할 때는 주로 야당이 거부세력(veto power)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들에서는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점진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복지국가는 실제로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효율성 증진을 위해 비용절감과 긴축재정이 필수적이라는 신자유주의 가설이 맞는다면 복지국가는 상당한 축소가 일어났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980년~1995년간 OECD국가의 복지동향은 신자유주의적 가설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복지국가의 프로그램별 지출비용의 증감추세를 살펴보면, 큰 폭의 삭감을 단행한 국가들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점진적 증액이 일반적 추세로 나타난다. 즉 복지국가 위기론이나 축소론이 상당히 설득력을 얻었던 1980년대 초반 이후에도 복지국가는 오히려 확대되었다

3. 복지국가 재편의 요인과 복지정치

세계화의 외압이 없었더라도 복지국가는 그 자체 재편의 요인을 안고 있다. 고령화, 실업, 산업구조의 변화, 여성노동참가율의 증가, 가족구조의 변화 등이 그런 요인들인데, 이것들은 모두 복지수요를 증대시키고 재정에 압박을 가한다. 경제에 참여하는 주요 행위자간의 관계구조를 생산체제라고 한다면, 생산체제의 결정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정당정치이다. 따라서 복지국가의 여러 지표들, 예를 들면, 사회지출비, 혜택의 포괄성과 관용성, 프로그램의 지속성 등은 정당정치의 성격과 직결된다. 특히나 조합주의적 기제라는 정당정치의 특성은 복지국가의 재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탈산업화 현상은 복지정치에 두 가지 문제를 촉발한다. 하나는 노동자와 사무직간 새로운 갈등, 다른 하나는 실업률, 재정적자, 소득불평등 간의 새로운 균형을 찾아야 하는 정책적 딜레마이다. 경제성장을 통한 실업률 축소, 소득평등, 재정 건전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태에서 각국은 세 가지 중 어느 한 가지를 희생시켜야 하는 불가피한 선택상황(trilemma)에 직면한다. 위 세 가지 목표 중 어떤 것을 희생시킬 것인가는 결국 정치적 선택에 따를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여성노동확산에 따른 남성부양 가족모델의 비중축소, 출산율의 저하와 가족규모의 축소, 새로운 가족유형의 확산 등으로 인한 가족구조의 변화와 규모축소 등도 복지국가의 역할증대를 필요로 하는 요인이다.

4. 복지정치의 구조

복지정치는 긴축이나 축소의 필요성에 당면한 국가가 복지제도의 기본골격을 바꾸거나 아니면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기존원리를 그대로 유지, 발전시키려는 정치전략을 지칭한다. 흥미로운 점은 복지국가의 축소정치(politics of retrenchment) 는 확장정치(politics of expansion) 와는 많은 점에서 다르다는 사실이다. 성장정책은 ‘신용을 쌓는 정치’이지만, 축소는 ‘비난을 피하는 정치’이다. 그래서 축소의 정치는 복합적, 다면적 과정이다. 거시적 관점에서 복지정치는 세 가지 측면으로 조명된다. 이 세 가지 측면은 ‘복지국가의 축소’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여론과 선거정치, 제도적 집착성, 정책환류(policy feedback)이다. 복지국가의 선거기반은 매우 넓고 축소시도에 대해서는 투표를 통해 정치적 처벌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축소시도는 더욱 어렵다. 제도적 집착성은 ‘경로의존성’과 ‘거부권’(veto power)의 측면에서 조명된다. 경로의존성은 어떠한 제도적 개혁조치들도 최초의 설계와 제도적 연속성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 그리고 다른 대안을 선택할 경우 비용을 증가시키고 현재의 경로를 벗어나는 출구를 막아버리는 경향을 지칭한다. 정책환류의 문제는 정책이 배태한 이익집단의 영향력에 주목한다. 제도도입은 그것을 옹호하는 집단들을 생성시켜 그것에 반대하는 집단들과 새로운 갈등관계를 형성한다. 복지정책이 복합적 균열구조를 촉발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복지정치의 큰 회복성(resilience)과 저항성 때문에 축소나 감축노력은 흔히 허사로 돌아간다.

5. 한국: 복지국가의 태동?

한국은 1987년 민주화 이후 복지제도의 비약적 발전을 이룩했다. 1998년을 고비로 사회지출비가 GDP 대비 10% 수준으로 상승하고 사회보험의 제도적 기반이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 한국이 ‘본격적 복지국가’에 도달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터이지만, 복지국가를 향한 시동은 이미 걸었다고 판단한다. 민주화와 세계화의 이중적 전환을 거치면서 가족과 기업에의 의존성을 낮추는 과정에서 한국의 복지체제는 대단히 복합적 성격을 갖게 되었다. 점진주의(incrementalism)야말로 노태우 정권을 필두로 노무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복지정치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원리이다.

그간 네 개 민주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복지제도는 포괄성(수혜자의 규모)과 관대성(혜택의 정도)의 측면에서 아직 충분히 성숙되었다고 평가할 수 없으며 단지 포괄성, 관대성, 보편성을 높이는 프로그램적 개혁이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추진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실업상태가 아니라면(예를 들면 가정주부의 경우) 이러한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복지프로그램은 제한된 국민만을 수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 복지 제도의 또 다른 특징은 초기의 발전 양상이 정책 구조를 모두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산 구조(Production regime)에 급격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서야 비로소 선택의 폭이 커질 것이다. 분배 소득격차를 줄이는 정책들은 이 위기 없이는 효과가 없다.

6. 노동시장 분절화와 경직성의 문제

한국의 노동시장 구조는 1987년 이후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1990년대 중반 기업의 대량 해고사태가 일반화되면서 ‘유연성’과 ‘고용안정’간 이해충돌이 발생했다. 이후 두 차례의 노동법 개정은 유연성과 엄격성을 동시에 증대시키는 효과를 낳았는데, 날로 뚜렷해졌던 분절 노동시장의 구조 위에서 유연성은 비정규직에 엄격성은 정규직에 각각 한정적으로 적용하는 상호배제적 현상을 재촉했기 때문이다. 사회보장제도와 기업복지가 정규직에게 집중되었기 때문에 복지제도의 한국적 특성인 ‘고용연계적 복지’는 더욱 단단히 고착되었다. 그 결과는 유연성 증대 조치의 비정규직 집중이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삼분구조(관리직, 비정규직, 정규직)가 복지제도의 혜택과 자격요건을 다 결정해 버리는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현재 시급한 문제이다. 또한 고용 경직성이 매우 크고. 정규직의 보호 비율이 이미 높아 비정규직에게 돌아가는 복지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점도 문제이다.

그렇다면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유연안정(flexicurity)은 불가능한 것인가? 한국이 노동시장에서 고용과 복지 모두에 긍정적 효과를 창출하는 ‘유연안정’을 기하려면 대규모 정규직 노동조합이 향유하는 고용보호조치들을 양보할 것을 전제로 한다. EPL의 하향 조정, 그리고 비정규직으로 혜택을 분배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것은 노동조합의 정치적 결단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정리해고의 위협이 보편화된 세계화의 시대에 노동조합이 과연 양보교섭을 할 것인가는 의문이다.

7. 새로운 복지정치의 탐색

한국과 같이 복지확대에 대한 거부권이 광범위하게 분포된 국가에서 체제변혁(systemic shift)이 발생하려면 매우 강한 외적 충격이 필요하다. 생산체제에 아무런 위기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복지확대를 꾀하는 것은 곧 저항에 부딪친다. 외환위기 사태는 바로 그런 충격이었다. 노무현 정권이 분배와 평등을 국정원리로 내세워 분배프로그램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했지만 별반 성과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바로 경제위기의 소멸과 거부권의 회복 때문이다. 복지반대론이 비교적 강한 한국사회에서 경기침체는 분배정책에 대한 중산층과 상층의 관용수준을 낮춘다. 또한 노동시장의 삼분구조라는 한국 노동조합에 씌어진 ‘구조적 덫’은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다. 삼분구조는 고용조건이 관리사무직,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구획된 노동시장을 지칭하며, 이는 임금 및 채용과 해고의 규칙이 전혀 다른 세 개의 내부노동시장이 작동함을 뜻한다.

그렇다면 한국에 맞는 새로운 복지정책의 방향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사회보험의 양적, 질적 성장이다. 국가복지를 취업자 전반으로 확대하는 시스템적 개혁이 우선 필요하고, 정규직 중심의 고용보호 관행과 규제장치를 하향 조정해서 비정규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전자는 국가재정건전성의 위험부담이 따르고, 후자는 정규직이 정리해고의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복지정책의 특성인 점진주의적, 부가적 방식의 느린 성장, 새로운 복지수요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한 이후에야 새로운 프로그램이 도입되는 사후적 조치, 초기적 제도설계의 경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소극적 조치들, 기업구조조정이 쏟아내는 문제들을 해소하는 방식의 반응적 정책양식, 그리고 경기침체와 함께 강화되는 거부권과 반복지이념 등 한국의 복지제도에 가해지는 이런 제약요인들을 뛰어넘는 새로운 복지정치가 필요하다.

<키워드>

탈산업화(deindustrialization), globalization, 복지 정책(welfare policy,) 복지감축(welfare cut), 복지국가의 재구성(welfare state restructuring), 신자유주의 가설(neoliberal hypothesis), 사회민주주의 가설(social democratic hypothesis), 거부권(veto power), 기업 복지(company welfare), 사회 보장(social insurance), 노동시장의 삼분구조, 경로의존성, EPL(employment protection legislation)


[발제] 한국의 복지정책: 복지국가의 태동 (송호근 교수)

발제자료_ppt 35p


1. 세계화(globalization)와 복지재편의 관계 (globalization & welfare restructuring)

(1) 세계화에 따른 복지국가의 위기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최대의 난점인 자유와 평등의 상호충돌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는 정밀한 설계도로서의 복지국가는 이른바 ‘복지국가의 황금기’로 불렸던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그 기본골격을 갖췄다. 복지국가(welfare state)를 정치경제학적으로 설명하면, 인플레이션과 실업 사이의 딜레마를 정치적 임금(political wage) 설정과 사회적 보호(social protection)를 통해서 순화시키려 하는 것이 복지국가(welfare state)이론의 배경이다.

그런데 그 기본골격은 1970년대를 경과하면서 내적-외적 도전에 직면하였고, 1980년대에 미국과 영국에서 등장한 보수주의적 시장개혁을 계기로 복지국가의 전면축소 내지 재조정론이 고개를 들게 되었다. 그렇다면, 복지국가는 왜 1970년대를 경과하면서 확대성장을 멈추고 재조정의 길로 접어들었는가? 그 배경은 무엇인가? 또한 재조정의 패턴은 어떠한가? 그 답은 ‘세계화((globalization)’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화는 단순히 말하면,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가 확대되는 과정이며,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를 기초로 한 자유경쟁원리가 모든 교역질서에 적용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여기에 시장질서를 최선으로 여기는 신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 요인이 부가된다. 세계화의 발전과 심화는 복지국가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게 되었고, 이러한 정치경제적 환경의 변화 속에서 각 국가들의 복지정책에 대한 선택과 적응전략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2) 두 가지 상반된 가설: neo liberal hypothesis vs. social democratic hypothesis

세계화(globalization)에 따라 복지 재편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질 것인가? 세계화(globalization)가 복지국가의 축소(retrenchment)를 가져온다는 것이 신자유주의자들의 기본명제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러한가? 여기에는 두 가지의 가설이 있다. 신자유주의 가설(neo liberal hypothesis)과 사회민주주의 가설(social democratic hypothesis) 이 그것이다. 전자에 따르면 세계화의 논리에 적응하려는 정부가 채택하게 되는 정책기조는 긴축정책(austerity)이자 재정적자 축소, 복지 감축(welfare cut)이라고 주장한다. 라틴 아메리카와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실제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후자는 세계화(globalization)가 노동조건(working condition)을 악화시켰으므로 양극화나 사회 혼란(social dislocation)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강한 국가가 복지정책을 통해 이를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논지이다. 이 중에서 어떤 가설이 보다 적합성을 갖는가를 둘러싸고 많은 논쟁과 연구들이 진행되었지만 실제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는 복지정책 개혁의 패턴에는 이 두 가지 양상이 종종 혼재되어 나타난다. 이런 복합적 양상의 혼재를 피어슨은 복지정치(welfare politics)로 설명한다. 설령 세계화가 복지국가의 재정위기를 악화시키고 축소의 필요성을 촉발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축소를 단행하는 것에는 정치적 비용이 따른다는 것이다(P. Pierson, 1996). 세계화와 복지제도간의 관계가 이렇게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국가가 처한 경제환경, 경제구조, 시장개방의 정도, 국내정치적 구조 등 다양한 요인들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제도적 구조나 경로의존성의 문제가 중요하게 거론된다. 흔히 제도적 연속성(legacy)이 발전에 장애가 되는 경우가 많다. 즉 국민적 동의가 이루어져도 기존의 제도적인 응축력이 있기 때문에 내부갈등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복지 정책(welfare policy)을 도입하면 거기에 따라서 이익집단(interest group)이 생겨나고. 이익그룹들이 정치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때 제도(regime)를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기존의 제도적인 구조가 견고한 경로의존성을 형성해 복지정책의 변경이나 축소를 방해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특히나 이러한 영향력이 상당해 흔히 제도학파에서 언급되는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을 나타내고 있다. 제도적 연속성(institutional legacy)과 정당정치(party politics)의 관계를 보면 복지정책이 정치적으로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알 수 있다. 대표적인 학자가 바로 Pierson 이다. 그는 아래와 같이 주장한다.

“복지국가를 공격하는 것은 선거에 있어 위험부담을 무릅쓸 공산이 크다. 오늘날의 복지정치는 위험회피정치(politics of blame avoidance)이다. 정부가 복지제도를 과감하게 축소하려 한다면 정치적 비용이 최소화되는 영역에 한정해서일 뿐이다. 그러나, 그런 정치기술을 확보하기란 불가능하다. 모든 국가에서 복지국가의 축소는 실행되기 어렵다. 복지국가는 전후 정치경제에서 가장 신축적 영역이다.” 이것은 대중적 지지도(popular support)나 선거 위험성(electronic risk)이 정책적 판단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또한 복지감축(welfare cut)을 추진하려 할 때는 주로 야당이 거부세력(veto power)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들에서는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점진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복지국가는 실제로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효율성 증진을 위해 비용절감과 긴축재정이 필수적이라는 신자유주의 가설이 맞는다면 복지국가는 상당한 축소가 일어났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980년~1995년간 OECD국가의 복지동향은 신자유주의적 가설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복지국가의 프로그램별 지출비용의 증감추세를 살펴보면, 큰 폭의 삭감을 단행한 국가들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점진적 증액이 일반적 추세로 나타난다. 즉 복지국가 위기론이나 축소론이 상당히 설득력을 얻었던 1980년대 초반 이후에도 복지국가는 오히려 확대되었다

(3) 복지국가 재편의 요인과 복지정치

세계화의 외압이 없었더라도 복지국가는 그 자체 재편의 요인을 안고 있다. 고령화, 실업, 산업구조의 변화, 여성노동참가율의 증가, 가족구조의 변화 등이 그런 요인들인데, 이것들은 모두 복지수요를 증대시키고 재정에 압박을 가한다. 재정적 제약과 수요폭증에 직면한 국가는 프로그램의 정비와 삭감 조치를 단행하려고 할 것이다. 재정적 제약(fiscal constraints)과 그에 따른 긴축재정이 복지국가의 최대 당면 과제가 된 것은 이런 배경에서이다.

그렇다면 세계화를 구성하는 각 요인들은 무엇이며, 이들이 복지국가의 재편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① 경제적 개방: 무역과 자본이동

로드릭(Rodrik)은 무역증대가 큰 정부(big government)를 창출한다는 인과관계를 제시하였는데, 양자의 매개변수로 노동조건의 악화를 들고 있다. 즉 무역증대가 노동시장에 불균등한 영향을 미침으로써 미숙련, 반숙련 노동자, 여성노동자 등 경쟁력이 없는 취약계층의 기반을 와해하게 된다. 정부는 과잉경쟁에 노출된 집단들을 보호하기 위해 재정적 수단을 더욱 강화한다. 그 결과, 경제적 개방도와 복지국가의 규모간에는 매우 강한 인과관계가 성립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자본이동의 영향을 살펴보아도 같은 결론을 얻는다.

② 생산체제와 정당정치: 경쟁적 조합주의

정부 성격에 따라 시장개입방식이 달라지고, 자본과 노동의 관계 및 노동시장의 구조가 결정된다. 경제에 참여하는 주요 행위자간의 관계구조를 생산체제라고 한다면, 생산체제는 경제의 정치적 조직양식을 의미한다. 조직양식은 정당정치(partisan-ship)에 의해 좌우된다. 생산체제의 결정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정당정치이다. 따라서 복지국가의 여러 지표들, 예를 들면, 사회지출비, 혜택의 포괄성과 관용성, 프로그램의 지속성 등은 정당정치의 성격과 직결된다. 세계화의 여러 요인들이 미치는 영향력도 결국 정당정치의 내적 구조를 거치면서 서로 다른 결과를 만들어 놓는다. 특히나 조합주의적 기제라는 정당정치의 특성은 복지국가의 재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③ 탈산업화와 실업

탈산업화란 농업과 제조업 인구가 서비스산업으로 대거 이동하는 현상, 그래서 농촌과 제조업 종사자의 규모축소와 공동화현상을 지칭한다. 첨단과학기술과 정보기술의 발전에 의하여 생산성은 증가하지만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성장이 가능하게 되었다.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은 결국 서비스부문의 확대를 낳았고, 제조업부문에서 서비스부문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실업의 위험을 증대시켰다. 탈산업화현상은 복지정치에 두 가지 문제를 촉발한다. 하나는 노동자와 사무직간 새로운 갈등, 다른 하나는 실업률, 재정적자, 소득불평등 간의 새로운 균형을 찾아야 하는 정책적 딜레마이다. 경제성장을 통한 실업률 축소, 소득평등, 재정 건전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태에서 각국은 세 가지 중 어느 한 가지를 희생시켜야 하는 불가피한 선택상황(trilemma)에 직면한다. 위 세 가지 목표 중 어떤 것을 희생시킬 것인가는 결국 정치적 선택에 따를 수밖에 없다.

④ 국내적 요인: 여성노동, 고령화, 가족구조

여성노동의 규모확대는 아동수당, 아동보호, 교육, 탁아소와 유치원, 의료혜택의 확대 등 공적지원의 증대를 촉발한다. 인구고령화 역시 복지국가 확대를 촉진한 또 다른 요인이자 축소와 삭감조치들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여성노동확산에 따른 남성부양 가족모델의 비중축소, 출산율의 저하와 가족규모의 축소, 새로운 가족유형의 확산 등으로 인한 가족구조의 변화와 규모축소 등도 복지국가의 역할증대를 필요로 하는 요인이다.

(4) 복지정치의 구조

세계화에 대응하여 복지국가가 수렴현상을 보인다는 세계화론자들의 주장은 경험적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수렴이 아니라 다양성이 보다 일반적이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바로 복지정치(welfare politics) 때문이다. 복지정치는 긴축이나 축소의 필요성에 당면한 국가가 복지제도의 기본골격을 바꾸거나 아니면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기존원리를 그대로 유지, 발전시키려는 정치전략을 지칭한다. 흥미로운 점은 복지국가의 축소정치(politics of retrenchment) 는 확장정치(politics of expansion) 와는 많은 점에서 다르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성장과 축소의 경로가 다르기 때문이고, 축소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쟁점과 문제들은 성장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들이기 때문이다. 성장정책은 ‘신용을 쌓는 정치’이지만, 축소는 ‘비난을 피하는 정치’이다. 그래서 축소의 정치는 복합적, 다면적 과정이다.

거시적 관점에서 복지정치는 세 가지 측면으로 조명된다. 이 세 가지 측면은 ‘복지국가의 축소’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여론과 선거정치, 제도적 집착성, 정책환류(policy feedback)이다. 복지국가의 선거기반은 매우 넓고 축소시도에 대해서는 투표를 통해 정치적 처벌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축소시도는 더욱 어렵다. 제도적 집착성은 ‘경로의존성’과 ‘거부권’(veto power)의 측면에서 조명된다. 복지국가의 제도적 특성은 최초의 설계가 어떤 것인가에 초점을 두는데, 축소정치는 최초의 설계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에서 피어슨이 강조하는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 개념과 부합된다. 경로의존성은 어떠한 제도적 개혁조치들도 최초의 설계와 제도적 연속성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 그리고 다른 대안을 선택할 경우 비용을 증가시키고 현재의 경로를 벗어나는 출구를 막아버리는 경향을 지칭한다. 그래서 일단 도입된 제도들은 그 자체 지속성을 갖고 연속적 궤도를 거쳐나간다. 거부권은 새로운 정책도입을 거부하거나, 정치적으로 반향이 큰 개혁조치들을 거부하는 권한이다. 거부권이 다수이고 분산적이라면, 급진적 개혁정책은 거의 불가능하다. 정책환류의 문제는 정책이 배태한 이익집단의 영향력에 주목한다. 제도도입은 그것을 옹호하는 집단들을 생성시켜 그것에 반대하는 집단들과 새로운 갈등관계를 형성한다. 복지정책이 복합적 균열구조를 촉발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복지정치에 있어서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 수혜자와 배제된 집단, 납세자와 수혜자, 민간부문과 공공부문 간의 다중적 균열과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복지정치의 큰 회복성(resilience)과 저항성 때문에 축소나 감축노력은 흔히 허사로 돌아간다. 기껏해야, 수혜자들이 눈치를 못 채거나 너그럽게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의 점진적 개혁조치들이 가능하다.

2. 한국: 복지국가의 태동?

(1) 복지국가의 태동: 문제의 제기

한국은 1987년 민주화 이후 복지제도의 비약적 발전을 이룩했다. 1998년을 고비로 사회지출비가 GDP 대비 10% 수준으로 상승하고 사회보험의 제도적 기반이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 한국이 ‘본격적 복지국가’에 도달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터이지만, 복지국가를 향한 시동은 이미 걸었다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복지제도의 성격은 무엇인가? 발전궤도의 특징은 무엇이며, 향후 어떤 경로로 발전할 것인가?

민주화와 세계화의 이중적 전환을 거치면서 가족과 기업에의 의존성을 낮추는 과정에서 한국의 복지체제는 대단히 복합적 성격을 갖게 되었다. 다시 말해 지난 19년 간의 발전과정은 선진복지국가들과의 제도적 공통성의 증대와,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특유의 제도적 관행의 약화현상이 중첩된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민주화 이후의 복지정치는 시스템적 개혁이 아닌, 프로그램적 개혁을 거쳐온 것이 특징적이다. 경제수준의 관점에서 보면 1987년 이후 복지제도의 변화는 ‘따라잡기적 확대과정’이며 제도론적 관점에서 보면 초기설계의 성숙과정이다. 점진주의(incrementalism)야말로 노태우 정권을 필두로 노무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복지정치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원리이다. 네 개 민주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복지제도는 포괄성(수혜자의 규모)과 관대성(혜택의 정도)의 측면에서 아직 충분히 성숙되었다고 평가할 수 없으며 단지 포괄성, 관대성, 보편성을 높이는 프로그램적 개혁이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추진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경로의존성과 영역별 구분(spectral division: 산업 영역, 제조, 서비스 영역)의 존재로 인해 우리 나라의 사회복지 프로그램은 각 분야별로 점진적인 증가형태를 보여왔다. 문제는 실업상태가 아니라면(예를 들면 가정주부의 경우) 이러한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복지프로그램은 제한된 국민만을 수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현재 민노총 등이 잘못하고 있는 것은 이 EPL(employment protection legislation)비용을 국가가 모두 부담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국가의 재정은 모두 중산층의 세금으로 이루어진다. 중산층이 이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서는 보상이 필요한 데 정치과정에서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수의 세금들이 균형발전과 행정복합도시 등으로 빠지는 과정이 중산층의 거부반응을 불러일으키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복지 제도의 또 다른 특징은 초기의 발전 양상이 정책 구조를 모두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책 선택은 정치가가 선택하는 것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생산 구조(production regime)에 급격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서야 비로소 선택의 폭이 커진다. 노무현 정권이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경제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생겨야 복지가 발전한다는 사실이다. 분배 소득격차를 줄이는 정책들은 이 위기 없이는 효과가 없다.

(2) 노동시장 분절화와 경직성의 문제

한국의 노동시장 구조는 1987년 이후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1990년대 중반 기업의 대량 해고사태가 일반화되면서 ‘유연성’과 ‘고용안정’간 이해충돌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시장의 교섭력 약화’와 ‘유연성 증대’를 골자로 한 노동법의 개정이 있었다. 이후 두 차례의 노동법 개정은 유연성과 엄격성을 동시에 증대시키는 효과를 낳았는데, 날로 뚜렷해졌던 분절 노동시장의 구조 위에서 유연성은 비정규직에 엄격성은 정규직에 각각 한정적으로 적용하는 상호배제적 현상을 재촉했기 때문이다. 사회보장제도와 기업복지가 정규직에게 집중되었기 때문에 복지제도의 한국적 특성인 ‘고용연계적 복지’는 더욱 단단히 고착되었다. ‘고용연계적 복지’라는 한국 복지제도의 기본원리는 복지국가의 태동이 일어났던 김대중 정부 기간에도 그대로 관철되었다. 그 결과는 유연성 증대 조치의 비정규직 집중이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삼분구조(관리직, 비정규직, 정규직)가 복지제도의 혜택과 자격요건을 다 결정해 버리는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현재 시급한 문제이다. 또한 고용 경직성이 매우 크고. 정규직의 보호 비율이 이미 높아 비정규직에게 돌아가는 복지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점도 문제이다.

그렇다면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유연안정(flexicurity)은 불가능한 것인가?

한국이 노동시장에서 고용과 복지 모두에 긍정적 효과를 창출하는 ‘유연안정’을 기하려면 대규모 정규직 노동조합이 향유하는 고용보호조치들을 양보할 것을 전제로 한다. EPL의 하향 조정, 그리고 비정규직으로 혜택을 분배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것은 노동조합의 정치적 결단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정리해고의 위협이 보편화된 세계화의 시대에 노동조합이 과연 양보교섭을 할 것인가는 의문이다. 이외에도 노동시장제도의 초기설계의 경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초기설계란 두 가지이다. 하나는 고용연계적 복지제도이고, 다른 하나는 정규직 중심의 보호정책이다. 그런데 이 양자는 서로 맞물려 있는 것으로서 어느 하나만 풀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국가복지를 취업자 전반으로 확대하는 시스템적 개혁이 우선 필요하고, 정규직 중심의 고용보호 관행과 규제장치를 하향 조정해서 비정규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전자는 국가재정건전성의 위험부담이 따르고, 후자는 정규직이 정리해고의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3) 새로운 복지정치의 탐색

노무현 정권에서 복지제도의 성장이 더디게 나타나는 것, 사회지출비가 김대중 정권에 비해 다소 하락한 것은 민주주의가 하락했다는 것을 뜻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한국과 같이 복지확대에 대한 거부권이 광범위하게 분포된 국가에서 체제변혁(systemic shift)이 발생하려면 매우 강한 외적 충격이 필요하다. 외환위기 사태는 바로 그런 충격이었다. 마침 외환위기사태와 중첩해서 친노동정권이 태어났고 서민을 위한 여러 가지 다양한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이 저항없이 실행될 수 있었다. 거부권의 일시적 약화에 따라 ‘기회의 창구’가 열렸기 때문이다. 그 기회의 창구는 경제위기가 가라앉음과 동시에 서서히 닫히기 시작했고, 일시적으로 약화되었던 거부권도 원래 상태로 복원되었다. 노무현 정권이 분배와 평등을 국정원리로 내세워 분배프로그램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했지만 별반 성과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바로 경제위기의 소멸과 거부권의 회복 때문이다. 복지반대론이 비교적 강한 한국사회에서 경기침체는 분배정책에 대한 중산층과 상층의 관용수준을 낮춘다.

‘분배와 평등’은 노무현 정권이 추진해 온 가장 강력한 정치적 슬로건이었지만 이러한 이념과 실제 정책업적 간의 엄청난 격차는 결국 정치적 정당성의 훼손을 가져왔다. 또한 노동시장의 삼분구조라는 한국 노동조합에 씌어진 ‘구조적 덫’은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다. 삼분구조는 고용조건이 관리사무직,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구획된 노동시장을 지칭하며, 이는 임금 및 채용과 해고의 규칙이 전혀 다른 세 개의 내부노동시장이 작동함을 뜻한다. 이 구조적 덫은 복지정치에 있어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어떤 뚜렷한 방향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를 축소한다. 이런 사정은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복지정책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가진 국가는 기업과 생산체제의 동향을 먼저 살펴야 한다. 생산체제에 아무런 위기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복지확대를 꾀하는 것은 곧 저항에 부딪친다. 복지재정의 주요한 자원인 기업과 자본의 반대가 거세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에 맞는 새로운 복지정책의 방향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사회보험의 양적, 질적 성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복지정책의 특성인 점진주의적, 부가적 방식의 느린 성장, 새로운 복지수요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한 이후에야 새로운 프로그램이 도입되는 사후적 조치, 초기적 제도설계의 경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소극적 조치들, 기업구조조정이 쏟아내는 문제들을 해소하는 방식의 반응적 저액양식, 그리고 경기침체와 함께 강화되는 거부권과 반복지이념 등 한국의 복지제도에 가해지는 이런 제약요인들을 뛰어넘는 새로운 복지정치가 필요하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은 향후 연구과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 한국이 어떤 복지국가모델로 발전할 것인가는 더 고찰해봐야 할 문제이다. 세부적으로는 국가의 역할이 복지국가의 제공인가, 혹은 규제인가와 복지프로그램의 대상이 보편적인가 혹은 선별적인가에 따른 문제가 있다. 어떤 모델로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삼민주의 형태로 가야 한다는 진보적 지식인들의 의견이 있으나 그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토론]

토론주제

  • 어떤 형태의 복지국가모델이 미래에 경쟁력을 가질 것인가?
  •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갈등과 비정규직 조직화의 문제
  • 한국 산업사회 구조변화 예측과 복지국가의 운용방안

1. 어떤 형태의 복지국가모델이 미래에 경쟁력을 가질 것인가?

김병국: 다음 시대에도 지속가능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복지국가모델은 무엇이 될 것인가? 새로운 시대에 국가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의 노동시장과 복지제도를 가져야 하는지, 즉 노동시장 유연성(labor market flexibility)과 사회적 복지(social welfare)의 결합은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y축(수직), 사회보험(social insurance)의 정도를 x축(수평)으로 놓고 볼 때 강연자는 높은 노동시장 유연성과 높은 사회 복지가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은 부족한 재정, 경로의존성 등 여러 제약조건들 때문에 이런 결합방식으로 나가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

현재 한국의 경우는 노동시장 경직성이 높고 높은 보장을 받는 정규직 노동자가 노동시장 경직성이 낮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착취하고 있는 양상을 띠고 있다. 아직까지는 삼성과 같은 국내 대기업이 수출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높은 고용안정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높은 수준의 사회보험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 인도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경우 이것이 한계에 다다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향후 한국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위해서는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노동시장과 사회보장의 결합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동시에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사회서비스를 확충하는 방안이 무엇일까? 덴마크와 같은 보수적 조합주의(conservative corporatism) 유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송호근: 덴마크의 예를 들자면 노동시장에 문제가 생기고 노동정치성이 높아지게 되자 이를 완화시키고 저항(protection)을 낮추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복지혜택을 줄여나가는 위험을 실직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노동시장으로 내보내고 직업을 습득하고 노력하는 사람들로 복지혜택의 자격을 제한함으로써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다. 즉 인센티브를 늘리면서 복지비용은 조금씩 줄이는 것이다. 스웨덴은 국가가 제공하는 복지의 수준을 유지하면서 버티려고 하다가 크게 실패한 경우이다. 독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네덜란드나 덴마크의 경우 노동 유연성을 줄이지 않고 그 대신 국가에서 복지를 늘려 실직자를 도와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증가, 사회적 보호 감소, 성장확대(경제적 보조의 확대)라는 황금의 트라이앵글 삼각구조로 가고 있는 것이 유럽의 일반적인 형태이다. 그러나 남미의 경우는 재정적자가 심하기 때문에 생명보험 기업에서 연금을 운용하는 방식으로 나가고 있다. 이런 여러 방식 중에서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가가 향후 연구의 주제가 될 것이다.

2.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갈등과 비정규직 조직화의 문제

손동현: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조직화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이론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 노동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정규직 비정규직 보호를 둘러싼 갈등 때문에 오히려 비정규직에 있는 사람들이 아예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비정규직은 조직화가 어려운데 이들을 조직화시키기 위해 정치세력이 규합될 수는 없는가? 비정규직의 노동의 질(質)과 정규직의 노동의 질이 근접해질 수는 없는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어서 갈등을 해결할 수는 없는가?

이정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이들간에 존재하는 엄청난 거리를 단축시키는 방법이 바로 복지일 것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이를 줄여버리면 이중고가 없어지게 된다. 19세기에는 노동자를 대변해주는 쪽이 없었으나 현대에 와서 노동조합이 생긴 이후 지금은 그때와 반대로 정규직 노동자가 기득권층이 되어버렸다. 그러므로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조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누가 조직화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송호근: 한 기업 안에서 복수노조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비정규직의 조직화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이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인 & 아웃하는 조직이고 조합원의 혜택도 없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돈을 내지 않게 된다. 또 노동자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이 쉽지 않아 조직화의 공간과 비용 문제 등 매우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 정규직에 복지프로그램이 집중된 상태에서 이들의 복지를 비정규직에까지 나누어 주기 위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가 과연 바람직한가’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정규직에서 이를 받아들이는 것인데, 이 순간 조직의 issue와 조직 규범이 아주 달라져버리게 되고 나눠 먹을 파이의 양이 줄어드는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과거에 정규직은 조직에서 비정규직을 몰아냄으로써 조직 내에서의 정치적 목소리(political voice)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90년도부터 많은 논의가 있었으나 6년의 기간 동안 조직의 복잡한 이합집산을 규합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핵심 사업장, 이익이 같은 그룹만 묶어 정치적 입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민노총이 부상할 수 있었다. 이후의 목표는 비정규직을 위해서 일하고자 하는 것이었지만 외부의 압박이 심해서 이를 실행하지 못하고 미적거리다 지금까지 와버린 것이다. 즉 한국의 노동시장 구조가 이렇게 구조화되어 왔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노조를 비난할 수도 없다.

이 경우와 관련하여 영국에서 new unionism이 성공한 케이스가 있다. 처음에는 마스터(master)가 관리하는 구조였으나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갑자기 늘어난 비숙련공을 받아줄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적이 있었다. 이들을 받아주면 노조 조직이 희석되고, 안 받아주면 이들이 맑시스트로 가버려 사회불안정이 커질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비숙련공들을 받아주되 산업별로 조합을 나누는 것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즉 산업별 노동자의 이익에 따라 유연하게 자르고 붙이는 구조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산업별로 정확히 구분되거나 노조가 기능별로 분할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이 매우 힘들다. 훈련비용과 대체가격이 비싼 core worker들을 제외한 나머지 계층은 유연하게 내보낼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 기업의 전략이었고 90년대 초반에는 이것이 허용되기도 하였다.

생산현장에 대한 지식에 있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현저한 차이가 있다. 회사의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면서 회사에 기여하는 정도도 정규직이 훨씬 크다. 단일한 노조대신 복수노조(한 기업 안에서 노조가 두 개 생기는 경우)를 선택하면 이것이 수월해질 수도 있겠다. 복수노조가 생겨서 서로 경쟁하거나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가 너무나 심각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노동 경직성을 줄이고 경제 성장력도 제고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노동시장의 현실은 아직 이 수준까지는 오지 못했다.

3. 한국 산업사회의 구조변화 예측과 복지국가의 운용방안

김병국: 복지국가라는 것이 반드시 선(善)인가? 복지의 수요가 너무 커졌기 때문에 오히려 복지국가가 유용하지 않을 수 있다. 시장의 논리와 복지국가의 조합점을 찾게 되는 시기는 역사적으로 볼 때 막판까지 극단적으로 치달아 대타협이 불가피해지는 순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민노총은 정치적 역량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꼭지점까지 다다르지 못할 것이다.

송호근: ‘노동유연성’을 늘리느냐 줄이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생각해 보자. 한국의 경우 현재 노동시장 경직성이 너무 높기 때문에 경직성을 줄여야 한다. 노조가 약한 미국, 영국, 아일랜드, 덴마크의 수준까지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어려운 것은 고용 보호를 높이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문제된다. 노동의 삼분구조 때문에 이를 노조에 요구하는 것 역시 역사적으로 볼 때 무리가 있다. 탈산업화(deindustrialization), 즉 산업고도화가 이루어지면서 일자리 생산 없는 경제발전이 이루어지는 현상이 있다. 일자리 위험(job risk)은 커지고 산업전반의 구조가 재편되는 탈산업화의 결과는 일반적으로 서비스 사업의 확대로 여겨지고 있으나, 일부 연구자들은 ‘서비스 산업의 확대와 복지가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느냐’라는 문제 자체에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결과적으로는 전반적인 산업 영역의 경계가 흐려지고 과거의 형식으로는 안정화 방안을 모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한국은 전형적인 구조를 따라오다가 중간에 단절적으로 큰 변화들을 겪어왔다. IMF 금융위기 등이 그 예이다. 이 때 산업구조상 밀려나 버린 관리직 노동자들이 자영업 쪽으로 큰 변화(빅뱅)가 있었다. 1950년대에는 경쟁력 있는 분야와 경쟁력 없는 분야의 임금이 협상을 통해 노동한 만큼 임금을 받는다는 원칙으로 서로의 불평등을 완화시켰다. 이것이 바로 당시의 생산성 연합이고 이로 인해 생산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그러나 산업구조가 바뀌고 유연성이 높아지면서 그 실익이 와해되고 협상이 불가능해졌다. 현재 민노당이라는 정당은 만들어졌지만 이것이 노동계급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기는 힘들다.

한국의 경우 의료, 연금체계의 불완전성은 큰 문제이다. 이것의 양적 확대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비용지불을 어느 계층에게 요구할 수 있을 것인가? 예를 들어 의료보험을 저소득층에게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15%의 복지재정 증가가 필요하다. 문제는 중산층의 인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역시 복지비용을 2-30%늘였는데 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소리가 나오느냐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비용대비 효과가 크게 떨어져 종합적으로 실익이 없었다. 앞으로 복지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것을 복지제도의 현대화라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과연 현대의 복지 수요에 발맞춰줄 수 있겠는가 하는 데 있다. 문제의 핵심은 누가 돈을 대느냐이다. 한국은 제조업 30%, 서비스업 70%으로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높지만 문제는 그것이 고부가가치 산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복지국가는 인류의 발명품 중 가장 훌륭한 것이다. 현실적인 공간 속에서 복지정책의 위치를 지정하고 시장과 복지 배합률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에는 노조 문제를 협상과 임금으로 해결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이것이 불가능하고 정치적 발명품이 필요하다. 그 좋은 예로 스페인이 있다. 당시 스페인에서 노조의 파워는 매우 강력하였다. 정부와 갈등이 심화되었을 때 실업률이 20%까지 올라갔으나 이후 대타협이 이루어져서 해결을 보았다. 그 결과 이후에 유럽 자본이 스페인으로 몰려든 바 있다. 또 다른 예는 독일의 노조이다. 그 당시 독일은 철강 등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이루고 있었으나 이것은 5%정도에 불과하였다. 국가는 사회주의에 대한 방어책으로서 복지제도를 구축하려고 하였으나 소수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그 비용을 대지 않으려고 했다. 결과적으로는 중소기업들의 은행을 이용하여 복지제도를 갖추었으나 노동조합들이 하나로 규합되어 버림으로써 노조가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

윤순봉: 우리 나라 산업 구조에 있어서 심각한 것은 골드칼라와 화이트칼라 노동자 문제이다. 프리랜서들이 고가의 임금을 받는 사회적 강자로서의 비정규직이 등장한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노동시장 경직구조가 더 고착화된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일정 부분 산업 구조와 관련이 있다. 뉴질랜드 호주 등의 국가들은 노동 집단이 비가시적이므로 노동의 가치에 따라서 다른 능력급제를 선택했다. 중화학공업 중심 구조에서 집단적인 급여 협상이 가능한 한국은 좌표상에서 우측 상단에서 좌측 하단으로 가고 있으나 앵글로색슨 국가들과 같이 되진 않을 것이다. 한국은 지금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고난을 겪고 있다. IT 중심으로 산업이 발전하면 할수록 실업자는 양산되는 형태를 띠고 있다. 고용률이 떨어지는 속도는 자체 해결 능력으로 소화시킬 수 있는 선을 넘어설 것이다. 그러면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이를 극복하려면 산업정책을 아예 바꿔야 한다. 고부가가치나 노동생산성만을 중시하는 것에서 탈피하여 고부가가치 고노동생산성 산업(예를 들어 관광산업)을 의도적으로 양성해나가지 않는 이상 이러한 사회적 불만을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실업이 생기는 경우는 첫째, 사회에 나왔는데 취업이 안 되는 경우(청년실업), 둘째,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빠지는 경우(혹은 완전히 실업), 셋째, 생산가능 연령을 넘은 노동인력(고령화로 인한 실업)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우리는 현재 2번째 경우만 중요시하고 있지만 미래연구를 위해서는 은퇴자의 실업연구가 보다 중요하다. 70세 이후의 신인류는 종족 번식의 생물학적 의무를 벗어난 완전히 자유로운 인류의 탄생을 의미한다. 새로운 삶의 시작에 맞는 새로운 교육체계가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는 은퇴후 신분이 하락해도 만족하고 산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런 것이 불가능하다. 이것이 한국적 평등주의 사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자체가 한국 사회의 에너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지혜와 직관을 갖춘 원로들은 대개 사회적 존경을 받으며 현명한 사람들의 활동 영역은 계속 넓어질 것이다. 이렇게 변한다면, 완전히 다른 개념의 복지 시스템도 상상 가능하다. 지식의 격차를 줄여주는 교육, 패자부활전을 만들어주는 시스템, 패자부활전에서도 제외된 사람들을 국가에서 돌봐주는 등 역시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